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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의사가 능력을 가짐-34화 (34/145)

아름다운 그녀의 지옥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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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일인지?

순간 떠오르는 대다수의 생각.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은 즉시 연회장 좌측 한쪽 테라스 쪽으로 향했다.

깊어진 가을바람을 쐬면서 담소를 나누려던 사람들. 그들은 외부 바람을 쐬려고 작은 테라스 쪽으로 넘어갔는데.

그런데 문제는 그 테라스 유리창이 비록 투명하지만, 밝은 쪽과 어두운 쪽의 차이 때문에 테라스 바깥 모습이 여기선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테라스 문이 거칠게 열리며 뛰어들어온 누군가가 부들부들 떨며 고함을 질렀다.

다만, 그 목소리가 너무 찢어져 순간적으로 정확하게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뭔가 사고가 났다는 것을 나는 직감했다.

나는 재빨리 뛰었다.

좀 전에 다시 서용준 상무를 만나 잠시 담소를 나누던 중이었는데.

내가 번개같이 뛰어나가자, 움찔! 하던 서용준 상무도 한발 늦게 뒤따라왔다.

“시발!! 사람이 떨어졌다고요!! 저기 떨어졌어! 시발! 빨리 어떻게 좀 해 봐!!”

테라스 입구 앞.

표정이 일그러지고 몸을 부들부들 떠는 남자.

이제 좀 더 목소리가 정확하게 들렸다.

그는 제법 호리호리한 체격에 멋진 연미복을 입고, 상당히 잘 생긴 젊은 남자다.

지금 그는 순간순간 욕설까지 하며 쉴 새 없이 구조 요청을 하고 있다.

순간, 나는 그 남자를 스치듯 지나갔고.

곧바로 테라스 입구를 통과한 뒤, 현장으로 들어섰다.

두 쌍의 남녀.

그들은 크게 놀란 듯 정신없이 테라스 아래를 쳐다보고 있다.

앞선 그 남자의 말대로 누군가 아래로 추락한 게 확실하다.

다만, 이 호텔은 구조상 1층의 높이가 보통 높이가 아니었다.

천장이 아주 높게 설계되어 있어, 여기서 떨어졌다면 최소 아파트 5층, 6층 높이에서 떨어진 거나 다름없는 아주 절박한 상황.

정말 위험하다!

나는 즉시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이, 시발!

순간, 나도 모르게 욕설이 나오며 저절로 인상을 팍 썼다.

저 아래쪽!

저 시퍼런 딱딱한 시멘트 바닥!

날카로운 호텔 펜스 안쪽 공간에 한 여자가 추락해 있고 주변에 피가 흩어져 있다.

여자는 미동조차 없다.

도대체 왜 이곳에서 추락했을까?

그게 단순 사고일 수도 있고.

타의에 의한 추락일 수도 있고.

자살 시도 사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건 나한텐 하등 의미가 없다.

그냥 추락 환자를 구하는 거, 그 자체가 나한텐 아주 시급한 일이니까.

문제는 여기서 그냥 뛰어내릴 수가 없다.

내가 다칠 수 있을 정도로 위치상 너무 높다.

그래서 재빨리 뛰었다.

서둘러 1층으로 가야 한다.

뒤늦게 다가와 아래를 내려다보던 서용준 상무. 그는 이때 뭔가 끔찍한 것을 발견한 듯, 뒤늦게 큰 비명을 질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겁니까!! 저거 유나씨! 유나씨 아냐? 아이씨!! 돌겠네!!”

그러나 이때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뛰면서 즉시 사람들한테 고함을 질렀다.

“119, 119 빨리 불러요!! 빨리요!! 빨리!!”

그러고는 순식간에 나는 연회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즉시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달려간 나는 이때 내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곧장 도약했고, 에스컬레이터 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붉은 차단 띠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때, 선글라스를 쓴 경호원들이 그 모습에 깜짝 놀라며 날 붙잡으려고 했으나.

뒤따라오던 서용준 상무의 악에 서린 외침에 그들은 바로 난감해졌고.

이내 우르르 내 뒤를 쫓아왔다.

그리고 잠시 뒤.

건물을 돌아 돌아 나는 현장에 드디어 도착했다.

그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을 숙였다.

곧바로 경호원들도 나타나 주변을 에워쌌는데.

서용준 상무도 나타났다.

그 순간, 나는 외쳤다.

“주변에 자동제세동기가 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안 되면 호텔 로비로 가서 빨리 말씀해보세요!”

몇몇 경호원들이 후다닥 뛰어갔고.

나는 그때부터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살펴봤다.

현재, 환자의 의식이 없다.

특히, 좀 전에 확인한 결과, 환자의 심장이 전혀 뛰지 않는다.

추락 충격이 생각보다 컸다는 의미.

맥박도 잡히지 않고.

젠장!

이건 뭐, 삽시간에 어레스트(심정지) 상태가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서둘러 시행해야 할 게 있다.

무조건 심장부터 살려야 한다.

환자의 기도부터 확보한 뒤, 나는 즉시 자세를 잡았고.

바른 자세에서 깍지를 낀 두 손으로 서둘러 흉부 압박부터 시행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앞쪽 늑골 골절 흔적은 없어 보인다는 점.

그래서 숫자를 속으로 세면서 규칙적으로 흉부 압박을 시행했고.

중간중간 인공호흡도 시행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추락 사고에서 때에 따라선 환자 심장 상태가 이런 심장 압박술만으론 쉽게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점점 더 내 전신에 땀이 차올랐고.

머릿속은 점점 더 혼란해졌다.

시간이 경과되면 경과될수록 돌이킬 수가 없다.

심장이 멈추게 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결국 뇌가 된다.

뇌세포가 빠르게 죽어가면서 환자 역시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도대체 왜 이런 심정지 상태가 발생했을까.

장 파열 원인?

아니면 뇌출혈 등의 손상 원인?

그런데 보통 이런 추락의 경우, 머리부터 떨어지느냐, 아니면 사지부터 떨어지느냐 등에 따라 그 중상 정도가 달라지게 된다.

추락한 바닥의 성질 역시 아주 중요하다.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이냐, 아니면 흙이 있는 다소 부드러운 바닥이냐에 따라 그 중상 정도가 달라지는 거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바닥이 너무 딱딱하니까!

호텔 구조상, 추락 높이도 생각보다 높다.

“정민아, 어때?”

서용준 상무가 걱정하며 물었고, 나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현재 수행한 단순 압박술만으론 심장이 다시 뛰지 않았고.

이대로 가다간 환자의 생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저깁니다! 저기!”

이때,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호텔 직원이 이동식 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를 들고 나타났는데.

서둘러 그걸 받았고, 서둘러 나는 심장충격기를 통한 전기충격을 환자한테 가했다.

그나마 앞선 진행했던 가슴 압박이 어느 정도 효과를 줬는지.

딱 한 번의 전기충격! 그것만으로도 심장 시그널이 환상처럼 살아났다.

와아! 이거 겨우 살았다!

내 심장이 같이 뛰며 살아난 듯, 속으로 환호하다가.

곧이어 환자의 호흡 여부도 다시 확인해 봤다.

환자는 미약하지만, 호흡을 시작하고 있고.

맥박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그래서 곧바로 다음 작업도 이어나갔다.

즉, 출혈 문제.

보통, 이런 추락 사고에선 출혈 포인트를 얼마나 빨리 잡느냐, 그것 역시 생사를 가르는 주요 포인트가 된다.

특히, 이런 추락 사고에서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게 되는 주요 원인은 바로 출혈이다.

단순골절로는 환자가 쉽게 죽지 않는다.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 그리고 그로 인한 혈압 강하.

그런데 이런 출혈은 뇌, 흉부, 복강 등, 위치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환자한테 드러난 출혈 흔적은 손발 등의 일부 단순 외상 출혈 외에도 머리 쪽에 일부 출혈 흔적이 잡히고 있다.

만약 이 환자가 머리부터 떨어진 거라면 더 큰 출혈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 출혈량이 많지 않다.

반면, 몸통부터 떨어진 거라면, 장기 파열 외에도 혈복강, 혈흉 같은 상황도 특별히 고려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즉시 [특전: 베살리우스의 눈(S)]을 발동시켰다.

[베살리우스의 눈(S): 병변 부위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제한 조건: 성공 확률 95%, 스캔 깊이 제약 없음, 1회 사용]

단 1회 사용이라는 아쉬운 제약이 걸려 있지만.

현재 [아름다운 그녀의 지옥(클래스 B)] 미션을 수행하는 중이고.

지금 상황에선 누가 봐도 이 여자가 내 미션의 당사자임이 틀림없다.

과감하게 특성을 발동시켰고 잠시 기다리자, 곧이어 아주 신비로운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환자의 바로 위!

그 허공에 동일한 신체 투영체가 형상화되더니.

현재 위험 부위 및 출혈 위치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특히, 출혈 및 파열이 발생한 곳은 유난히 빨갛게 빛나고 있고.

그 위치를 식별해 보니 후복강 쪽과 심장 쪽이다.

두개골 쪽에서도 붉은빛이 약하게 나타나지만 주로 피부 쪽일 뿐, 내부 출혈 흔적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조금 전 심정지가 발생했던 건 그만큼 심장 쪽 충격이 컸다는 의미!

그 때문일까. 심장 쪽! 심장 일부 파열로 인한 카디악 탐폰(심장 압전) 현상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럴 때가 아니다.

심장을 다친 여자!

만약 여기서 심낭천자술 같은 걸 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심낭을 향해 주사기를 찔러넣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걸 할 수가 없다.

잠시 후, 119구급대원이 나타났고.

나는 즉시 내 신분을 알린 뒤 성국대 병원 응급실로 가자고 요청했다.

“출발합니다!”

위용··· 위용··· 위이이잉···!

그때부터 119 앰뷸런스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빠르게 도로를 질주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국대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한편, 119구급대원과 함께 움직인 나는 병원 도착과 동시에 즉시 내렸고.

응급실 연락을 미리 취한 터라 미리 나와 있던 응급실 레지던트 2년차 조은하 선배와 함께 스트레처카를 밀며 황급히 뛰었다.

골든아워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일분일초가 아주 귀한 순간이었다.

<37>

띠이. 띠이. 띠이.

나는 잠시 멍하니 바이탈 기계를 쳐다봤다.

1차 수술이 막 끝난 상태. 환자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다.

빠른 응급처치와 빠른 수술이 이 환자를 살린 거다.

밤 10시쯤 야간 콜을 받고 나오신 윤미연 교수님은 직접 이 수술을 집도했다.

그 결과, 수술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골든아워를 잘 지킨 탓이다.

그리고 조만간 협진으로써 일반외과(GS) 수술도 곧 진행될 것이다.

“나가자.”

“네.”

나는 윤미연 교수님과 함께 수술방에서 나왔다.

은근히 수술방이 후덥지근하다.

밖으로 나오자 오히려 공기가 더 시원하다.

“근데 김정민 선생, 파티에 갔었나 보네?”

“아, 네.”

“어떻게?”

“그게 오늘 오프였습니다.”

“오프?”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

인턴한테 주중에 오프라?

물론, 오프가 주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오프다운 오프가 주어진 것 같아 윤미연 교수님은 의아한 것이다. 뭐, 흉부외과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이해가 잘 안 될 수밖에 없다.

사실, 흉부외과는 레지던트 3년차 조차도 제대로 쉴 틈이 없다. 모든 게 무진장 바쁘고, 쉴 틈 없이 병동은 돌아간다. 그리고 그렇듯 너무 바쁘다 보니 레지던트 지원자들도 해가 바뀔수록 더 줄어들고 있다.

“갑자기 무슨 오프?”

“아, 좀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윤미연 교수님은 더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 환자, 김 선생 아는 사람이지?”

“네. 인사를 했습니다.”

“신라그룹 핏줄이라던데?”

아시는구나.

하긴, 신라그룹 비서실 직원들이 응급실 이송 직후 이곳으로 달려왔고.

그들은 재빨리 이런저런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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