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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의사가 능력을 가짐-101화 (101/145)

긴급 약혼 발표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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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씨! 신라그룹 한유나씨와 약혼하기로 하셨다는데, 대체 언제 약혼하시는 겁니까?”

“김정민씨! 한유나씨와는 어떻게 만나게 된 겁니까?”

“재벌가의 사위가 되시는 건데, 기분은 어떻습니까?”

“결혼 일자는 언제쯤 잡으실 겁니까?”

“한태산 회장님의 심장 수술 때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인연이 되신 겁니까?”

“신라그룹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처가에 대해서 부담감이 없습니까?”

“김윤상 의원님이 부친이라고 들었습니다! 정·재계 대형 혼사가 터진 건데, 부담감은 없습니까?”

“성국대 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보실 겁니까?”

“용감한 시민상 수상까지 하시게 됐는데, 그때 상황이 무척 위험하지 않았습니까?”

“김정민씨! 이런저런 소문들이 많습니다! 성국대 흉부외과에서 엄청난 일을 하셨다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입니까?”

“수술에 천재적인 역량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신라그룹 그룹 쪽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으실 생각입니까?”

그렇듯 기자들이 날 둘러싸며 쉴 새 없이 수많은 질문들을 쏟아냈고.

그 바람에 서철성 교수님은 옆으로 계속 밀려났다.

그런데 그런 서철성 교수님한테도 몇몇 기자들이 달라붙었고 나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당황함을 넘어서, 머리가 멍해질 지경이었는데.

이때, 경찰관들이 우르르 뛰어나왔고.

“기자님들! 잠시 물러서 주세요!”

“여긴 경찰서입니다! 협조해 주십시오!”

그렇듯 경찰관들은 내 주변을 정리해줬다.

그 바람에 나는 서철성 교수님과 함께 드디어 경찰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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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자네··· 정말 신라그룹과···?”

내가 김윤상 의원의 아들인 건 이미 알고 있던 서철성 교수.

그런데 이번엔 한유나에 대한 이야기까지 듣게 되자 무척 놀란 표정이었다.

서철성 교수님은 아직 거기까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놀란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약혼식 같은 게 전혀 확정된 것도 아니었고.

한태산 회장과 아버지가 잠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는 걸 김경준씨를 통해 듣긴 했으나.

그 뒤, 나한테 특별한 연락이 온 게 하나도 없었다.

물론, 내가 일부러 나서서 알아보는 것도 좀 그랬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괜한 오해를 주기 싫어서였다.

그런데 그사이, 내가 모르는 사이, 꽤 많은 진전이 있었던 걸까.

이렇듯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든 걸 보면, 이 일에 뭔가 큰 변화가 생긴 게 분명해 보였다.

더군다나 하필 이 시점에?

공교롭게도 내가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하는 바로 그 시점에 기자들은 몰려들었고.

그 사실만을 놓고 보면, 무언가 의도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대체 뭘까?

설마 대중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

사실, 한유나와 내가 약혼을 하게 된다면, 또다시 정·재계의 결합이라는 명목으로 은근히 질타를 받을 수도 있다.

아무리 재벌가의 힘이 대단하다고 해도, 정치인인 아버지 역시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필 이 시점에 그 소식이 기자들한테 전달된 것일까.

사제총기 사건의 범인을 잡은 용감한 의사들. 바로 우리가 ‘용감한 시민상’을 받게 되는 이 시점에 말이다.

어쨌든 그간 사정을 서철성 교수님께 이야기하면서, 나는 잠시 후 작은 회의실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잠시 뒤.

경찰서 내, 중형 규모의 회의실.

그곳에서 이번 ‘용감한 시민상’ 표창식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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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단한 식순이 진행되었고.

“표창장! 김정민! 귀하는 투철한 사명감과 뛰어난 봉사 의식으로··· (중략) 특히 중요범인을 검거하는 데 있어 기여하신 바가 크므로 이에 표창합니다!”

잠시 후, 경찰서장은 연단에 서서 표창장을 서철성 교수님과 나한테 차례로 건네주었고.

특히 나한텐 검거 포상금 5백만 원을 따로 건네주었다.

물론, 내가 포상금 수익을 위해 범인을 잡은 게 아니기 때문에 그 포상금 전액은 즉시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기부로 결정되었다.

그러고는 잠시 뒤 경찰서장과 함께 공식적인 사진 촬영이 있었고.

그 일을 마친 뒤, 나는 경찰서장에게 작은 부탁을 했다.

경찰서 입구 쪽, 거기에 기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 있어, 그쪽으로 나가는 게 불편하니 좀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러자 서장은 흔쾌히 응했다.

그래서 잠시 후, 우리가 경찰서 뒷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고.

대기하고 있던 경찰차를 타고서 곧장 성국대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덧 병원에 막 도착할 무렵, 다시 문제가 터졌다.

<106>

웅성웅성.

병원 외래진료가 완전히 끝난 시각.

일찍 해가 지기 시작하는 12월답게 하늘에 붉은 노을빛이 가득해지는 바로 그 시각이었다.

병원 1층 입구 쪽.

거기엔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몰려와 있다.

특히, 응급실 쪽을 기웃거리는 기자들도 상당히 많은 편인데.

이때, 한 대의 경찰차가 나타나자 기자들은 흠칫하며 그 모습을 쳐다보다가 다시 하나둘 고개를 돌렸다.

경찰차가 아주 서행하더니 1층 입구 쪽을 통과하며 그냥 지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뒤.

병원 건물 우측, 그 떨어진 곳에 경찰차는 드디어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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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겠습니까?”

우리를 태워준 경찰관은 그렇게 넌지시 물었다.

이때,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서철성 교수님을 쳐다봤다.

서철성 교수님도 다소 당황한 표정이었다.

사실, 좀 전에 경찰차가 1층 입구, 기자들 쪽을 천천히 지나쳐갈 때.

요란하게 들려오는 각종 목소리들을 서철성 교수님도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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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이렇게 안 오지? 미치겠네.”

“김 기자! 표창식 마치고 바로 들어오는 거 맞지?”

“인턴이니까 무조건 오겠죠.”

“야! 최 기자! 연락 왔어! 경찰서에서 뒷문으로 이미 빠져나갔대!”

“선생님!! 선생님!! 혹시 김정민씨, 아직 병원으로 안 들어왔습니까? 저기요! 저기요!”

“에이씨, 응급실 인턴이라고 했잖아? 근데 왜 다들 여기 모여 있어?”

“야! 진짜 너무 한다! 기자들이 이렇게 와 있는데 병원 측이 너무 무성의한 거 아냐?”

“저기요! 저기요! 사람 좀 보내주세요! 김정민씨!! 김정민씨!!”

“봐! 봐! 병원이 무척 보수적이야!”

“우리 응급실로 쳐들어 갈까?”

“야! 박 기자! 그만해! 응급실 같은 덴 함부로 들어가면 안 돼!”

“형님, 우리 이럴 게 아니라 국회로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너도 소식 들었어? 김윤상 의원, 내일 기자회견 한다던데.”

“신라그룹 측에서도 뭔가 발표한답니다.”

“근데 대체··· 의사 양반이 왜 이렇게 안 오지?”

한편, 시간이 지날수록 해가 지기 시작했고.

겨울 추위가 몰려들면서, 1층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기자들의 입에선 하얀 입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으, 추워!”

“갑자기 추워지네.”

“바람은 또 왜 이렇게 불어?”

그러나 기자들은 거기서 좀처럼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한편, 나는 서철성 교수님과 함께 빙 돌아서 건물 반대편 후문을 통해 병원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고는 그 중간에 서철성 교수님과 헤어졌고.

나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 잠시 후 응급실 의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옷을 바로 갈아입은 뒤 곧바로 응급실로 들어갔는데.

이때, 주변 간호사들 외에도 치프 장태욱 선배, 조은하 선배, 김보영 선배 등이 갑자기 하던 일들을 멈추고 놀란 듯 날 쳐다봤고, 특히 조은하 선배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날 쳐다보고 있었다.

한편, 그 놀란 표정은 이동욱과 방지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바로 그때, 이동욱이 나한테 뛰어왔다.

“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신라그룹! 약혼 말이야!”

그 순간, 나는 잠시 멍해졌다가.

갑자기 움찔하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지금 요란하게 진동하고 있는 휴대폰.

즉시 발신자 번호를 확인해 보니, 강제철 실장이 나한테 전화를 준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즉시 이동욱에게 양해를 구한 뒤, 한쪽 구석으로 물러서서 그 전화부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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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님!!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잠시 후, 무척 목소리가 격앙된 나.

나는 그렇듯 따지듯 물었는데.

그러자 강제철 실장은 잠시 말이 없었고.

그러다가 이내 웃는 목소리로 그는 대답하고 있었다.

“···도련님. 축하드립니다.”

“네? 대체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실장님?”

“용감한 시민상, 그 수상 말입니다.”

그 순간,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은가.

설마 강제철 실장이 이 사태에 대해서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실장님! 지금 기자들이···.”

그러자 곧바로 가벼운 탄성이 들려왔다.

“음, 벌써 그게 그렇게 됐군요. 도련님! 하지만 너무 흥분하실 거 없습니다.”

“네? 대체 무슨 말씀입니까?”

“의원님께서 한태산 회장과 어느 정도 조율을 하셨고, 마지막 결정은 한태산 회장의 몫이었습니다.”

한태산 회장의 몫?

그게 대체 무슨 말이지.

“도련님, 약혼 말입니다.”

“네?”

나는 당황하며 되물었고.

다시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실장님! 저는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대체 왜 저한테 그런 걸 알려주지 않은 겁니까?”

“하, 그야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도련님께선 무척 섭섭하실 수 있겠지만, 이런 혼사는 단순한 혼사가 아닙니다. 가문과 가문의 결합입니다. 당사자들의 의견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이런 결혼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성사가 힘들어집니다. 더군다나 당장 결혼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제 겨우 약혼식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기껏 약혼식?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당사자인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든 게 비밀리에 진행되었단 말인가.

“그래서요?”

순간, 내 목소리는 아주 딱딱해졌다.

“도련님! 너무 화내실 게 아닙니다. 사실, 의원님께서도 지금 무척 노력하신 겁니다. 어쨌든 도련님께선 마음이 있으신 게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위쪽 일들은 전혀 다른 이야깁니다. 가문의 합의가 없는 이상, 대형 재벌가의 결혼은 그 길이 무척 험난합니다. 그러니 도련님께서 좀 더 양해해 주셔야 합니다. 한유나씨도 그건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실장님! 제 약혼식입니다! 어떻게 제가 모를 수가 있습니까?”

그렇듯 내가 다시금 따지고 묻자, 강제철 실장은 바로 나한테 사과의 뜻을 전해왔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제가 중간에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사정이 이것저것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아셔야 합니다. 한태산 회장이 이 약혼에 무조건 호의적인 게 아니었다는 거 말입니다. 그래서 의원님께서 무척 노력하셨고, 결국 결실을 보신 겁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수시로 연락을 못 드린 점은 정말 죄송합니다.”

하!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렇게 대답을 하니, 달리 항변할 것도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럼 혹시··· 그쪽에서 요구 사항이 따로 있었습니까?”

한편, 나는 좀 더 구석진 곳으로 이동한 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강제철 실장의 대답은 바로 들려왔다.

“음, 지분 문제와 관련해서 한태산 회장의 요구 사항이 이것저것 있었습니다만···.”

그래, 역시나 지분 문제다.

한태산 회장은 일전에 나한테 조건을 걸었다. 바로 한유나의 지분 절반을 자신한테 넘겨달라고···.

“그래서요?”

“당연히 그 요구 사항을 듣자마자 의원님께선 그 요구에 대해 전면 거부하셨습니다.”

“네!!?”

순간,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게 되었다.

너무 뜻밖의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한태산 회장의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고?

“그래서 그 일 때문에 약혼 자체가 갑자기 없는 일로 될 뻔했다가, 다시 상황이 바뀌게 됐습니다.”

근데 상황이 바뀌다니 또 어떻게?

“이건··· 도련님께도 공개할 수 없는 일입니다만··· 과거 한태산 회장과 관련된 일들이 좀 더 남아 있었습니다. 도련님도 얼추 아시겠지만, 한때 의원님께선 한태산 회장을 노렸던 저격수였습니다. 그때 의원님께서 다 처리하지 못하신 건들이 몇 개 남아 있었고. 한태산 회장도 그걸 깨닫게 되자, 자신의 요구 사항을 모두 철회했습니다.”

그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그 지분 문제가 이미 정리됐다는 말인가.

“도련님! 그리고 이건, 꼭 기억하셔야 할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대한민국 재벌들이 왜 정치 세력들과 그렇게 손을 잡고 싶어하겠습니까? 아무리 대단한 한태산 회장마저도 권세를 지닌 의원님 앞에선··· 그저 고양이 앞에 쥐일 뿐입니다.”

하긴, 최근에 고상중 의원을 치면서 아버지의 힘은 더 커졌을 것이다.

권력을 위한 권력!

그 권력을 원하는 아버지는 대선주자급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고상중 의원을 완전히 뭉개버렸다.

그런 정치적 공격(?)을 통해 당신은 더 큰 힘을 얻게 되었을 텐데.

그래서 이 시점에서 한태산 회장의 목줄을 쥐려고 한다면, 옛날보다도 더 센 힘으로써 그 목줄을 쥘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제 약혼식은···”

“네! 날짜도 정해졌습니다. 도련님,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그러고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강제철 실장은 정말 깜짝 놀랄 말들을 계속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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