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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의사가 능력을 가짐-109화 (109/145)

그날의 이야기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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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나는 속으로 괴성을 질렀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휴대폰을 손에 잡았고.

바로 그때, 정면으로부터 갑자기 엄청난 불빛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거대한 무언가가 그렇듯 갑자기 튀어나왔다.

찰나, 아버지는 그 거대한 뭔가를 보게 되었고.

찰나, 본능적으로 핸들을 좌측으로 꺾었다.

이게 바로 무시무시한 본능이다.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그 무시무시한 본능!

그 때문에 찰나, 내가 앉은 조수석은 그 거대한 뭔가에 그대로 노출됐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요란하게 고함을 질렀고.

그 고함 때문인지 몰라도.

아버지는 다시 액셀을 밟은 듯 갑자기 충돌 위치가 바뀌었다.

조수석은 좀 더 앞으로 나아갔고.

그러나 바로 그 조수석 뒤쪽 후방!

그곳은 거대한 뭔가와 그대로 충돌하고 말았다.

콰아앙!!!!!

엄청난 충격과 함께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고.

위아래가 바뀌는 듯한 느낌과 좌측 우측이 뒤엉키는 듯한 느낌들도 이어졌다.

쾅!! 쾅!! 쾅!! 쾅!! 쾅!!

굉음들은 쉴 새 없이 들려왔고.

엄청난 충격들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뭔가가 내 머리를 후려쳤고.

내 전신을 뒤덮으며 무섭게 휘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 스르륵 사라져 버린 내 의식.

그러고는 그로부터 한참 뒤···.

희미해져 있던 내 의식 속으로.

이때, 이상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바로 내 근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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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 어떻게 할까요?”

“잠깐 기다려.”

“깨어나기 전에 목을 돌려버리면 누구도 모를 겁니다. 단순 교통사고로 일가족이···.”

“야, 기다려!”

“네.”

“···네, 네, 알겠습니다. 국장님. 그럼 저희들은 여기서 철수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과장님!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이 새끼, 그냥 명줄 따고 가는 거 아닙니까?”

“야, 그만해.”

“네?”

“저 봐. 두 명이나 죽었어. 뒤쪽은 떡이 됐잖아. 저 꼬맹이 새끼는 저기 튕겨나가 죽은 것 같고. 그만하고 철수하란다. 이 정도 했으면 알아서 기겠지.”

“근데 이렇게 살려둘 이유가 있습니까? 일가족 교통사고 사망 건은 흔한 일이 아닙니까? 뺑소니 건으로 처리되면···.”

“야! 우리 임무는 끝났어.”

“과장님! 이 새끼, 이대로 두면 보복하는 거 아닙니까?”

“너 말대로 단순 뺑소니인데 누가 알겠어? 그리고 저 정도 다쳤으면 몇 달은 누워있을 거야. 우린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해.”

“하지만···.”

“인마! 사고 원인이 뭔데? 저 새끼가 역주행한 거잖아. 자기만 살려고 핸들도 자기 쪽으로 틀었고.”

“알겠습니다. 근데··· 저 새끼 뒤에 누가 있습니까? 빽이 아주 센데요?”

“그래, 대단한 인간이긴 해! 그 때문에 위쪽에서도 관심이 아주 크고. 근데 너도 알잖아? 한 회장, 실형은 면하게 해줘야지. 결국, 저 새끼, 욕심이 너무 셌어. 제어가 안 돼! 그러니 자기 가족들이 저렇게 됐지. 사람이 물러설 줄도 알아야지. 야! 담배 다 폈으면 가자!”

그러고는 점점 더 희미해지는 목소리들.

그리고 이때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부들부들 떨리는 눈.

그러고는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돌려지지 않던 고개.

그때서야 돌아갔고.

뒷좌석 그곳의 아주 처참한 모습들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내가 알던 그 뒷좌석은 이미 사라진 상태다.

뭉개지고 심하게 접혀지고.

그리고 그 쇳덩이 사이로 희미하게 드러나 있는 어머니의 두 다리.

어머니의 다른 모습은 그 쇳덩이들 속에 짓눌리고 압착되어 보이지 않았다.

한편, 내 동생 정우는···?

그래, 여기선 보이지도 않는다.

저 멀리 튕겨 나가···.

피투성이가 된 채 목이 부러져 있을 동생 정우.

순간, 내 육신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그러나 지금 그 육신 속의 나는 미친 듯이 오열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시스템 알람이 내 귀에 들려왔다.

[···파손된 기억 파편은 영구적으로 기억 속에 이식됩니다···]

[······성좌께서 당신의 불행에 유감의 뜻을 보냅니다···]

[경험치 +50]

[···새로운 기억 조각이 특별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특전, 어느 망자의 인생 파편···]

[경고! 이 파편을 재생하게 되면, 망자가 무의식 속에서 겪었던 주변 모습들과 관련 사건들이 활성화됩니다···]

[···이 파편이 재생될 경우, 한유나 어머니가 죽게 되는 그 무의식의 순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14>

으으으···.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문 채 머리를 숙였다.

눈을 감았고.

그 와중에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입술에서 피가 주르르 흘러내리는 것 같다.

아픈 줄도 모르고 너무 심하게 입술을 깨물었기 때문이다.

비록 내 감정을 드러내기 싫어 억지로 참고 있으나.

그럼에도 내 눈을 타고서 폭포수처럼 눈물들이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소리조차 내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했다.

방지현은 아무것도 모른 채 건너편 데스크에 앉아 임상 논문들을 보느라 무척 바쁜 모습이다.

이 시각, 응급실에서 아직 일하고 있는 이동욱, 그는 다행히 의국에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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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치겠다.

갑자기 숨이 막혀온다.

어머니의 거의 잘려 버린 듯한 그 두 다리.

제멋대로 틀어져 버린 그 두 다리가 내 눈앞에서 계속 어른거리기 때문이다.

짓눌린 쇠붙이들.

뒤엉켜 버린 쇠붙이들.

피범벅이 되어버린 쇠붙이들.

무릎 위, 주먹을 나는 부러질 듯 억세게 쥐었다.

부들부들.

몸은 떨렸고.

식은땀은 온몸에서 돋아났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해서, 우선은 견뎌야 한다.

비록 피눈물이 새어 나온다고 해도.

우선은 견뎌야 한다.

그리고 이때, 더 많은 기억들이 샘솟듯 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사고 이후, 잠깐 의식을 되찾았던 나.

그리고 그때 내가 잠시 들었던 이야기들.

물론, 그 이야기들은 잠시 사라졌던 내 기억 속 [기억 파편]의 일부분이었다.

아마도 사고 충격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일부러 기억하지 않으려고 한 것인지.

그건 알 수가 없지만.

이제는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들.

그들은 사고 이후에 나타났고.

담배를 피우면서 이런저런 대화들을 주고받았다.

그러니까 단언컨대, 그때의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닌 것이다.

그 개새끼들!

그 개새끼들이 어머니와 정우를 죽인 것이다!

그 개새끼들!

그 개새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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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때 나는 아버지가 그 모든 잘못의 원인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머니한테서 몇 번의 주의를 받았음에도

아버지는 계속 무모하게 운전을 했고.

그 찰나의 순간, 핸들을 꺾어 자신을 구하고 가족들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그리고 가족들은 처참하게 망가졌다.

어머니와 동생이 죽었다.

두 사람 모두 어떤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훗날, 어머니 시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장례식 때, 그 입관 모습이 무척 처참했다고 한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얼굴과 상반신.

결국, 잘린 거나 다름없는 두 다리.

그런 모습으로써 장례가 치러졌다고 한다.

동생 정우 역시 마찬가지다.

아주 처참해진 모습으로 입관되었고 나중에 화장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 나는 장례식에 갈 수가 없었고, 계속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심한 뇌진탕을 겪었고.

심장 충격도 대단했던 것이다.

특히, 당시의 의료 수준 때문에 무려 4차에 걸친 대수술까지 받게 되었는데.

여기저기 골절상들도 너무 심각해 몸 여기저기에 철심을 박기도 했다.

그나마 그때 내가 살아날 수 있었던 건···.

도로를 벗어나 5m 아래로 추락한 자동차가 기이한 각도로 지면에 부딪힌 것도 있겠고.

내가 적절한 시점에 심폐소생술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아버지는 유일하게 앞쪽 에어백이 터지면서 사고 충격을 아주 적게 받았다고 한다.

각종 타박상과 가벼운 뇌진탕 외에는 별다른 상처가 없었다고 하는데.

그러나 당시엔 이런저런 출혈들이 많아, 그저 겉으로만 아주 심각해 보이는 그런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조수석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상당한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던 나하곤 완전히 다른 상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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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모든 게 너무 억울했다.

아버지도 모르고 있고, 나도 몰랐던 사고 이후의 일들.

결국, 그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아버지는 도대체 왜···?

특히, 사고 이후, 아버지의 낯선(?) 행동들.

사망자 2명이 발생한 교통사고이기 때문에 당연히 경찰 수사가 시작되었는데.

이때, 아버지의 낯선(?) 모습들을 나는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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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 내가 어떻게 진술할지 알려줄 테니까 그대로 경찰관들한테 말해. 알겠어? 절대 토씨 하나 틀리지 말고 그대로 말해. 그것 외에는 절대 말하지 말고. 꼭 명심해라. 꼭 명심해···.”

“···근데 이게 무슨 일일까···. 사고를 낸 트럭 운전자가 사라졌어. 흔적도 없다고 해···. 출입국 기록도 없고, 그냥 사라졌어.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건 좀 수상해. 근데 오히려 잘 됐어. 너는 아버지가 하는 말, 잘 들어. 절대 다른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아버지만 믿고···.”

그렇듯 끝끝내 트럭 운전사가 나타나지 않자,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는 경찰관 매수 등의 별의별 방법들을 썼고, 결국 자신의 과실 존재를 거의 덮어버렸다.

이때, 검사, 변호사까지 합세했고.

입원 중인 나한텐 그렇듯 각종 진술을 강요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아버지는 아주 작은 벌금형만 받게 되었다.

그러고는 그는 그 사건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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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은 의심을 낳고, 그리고 신뢰는 영원히 사라진다.

나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의심이 더 커지게 되었고.

그 의심은 어느 순간 증오와 미움으로 변했다.

사고 전의 아버지의 모습.

사고 이후의 아버지의 모습.

자신만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

그런 모습들에서 지독한 증오와 환멸감을 느꼈던 것이다.

특히, 아버지의 모든 행동들은 너무 저급했다.

모든 대처가 미숙했으며.

모든 행동들이 어리석었다.

물론, 어머니와 동생의 죽음에 대해 그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건 절대 지울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다만, 더 큰 문제를 유발시킨 제삼자가 있다는 것.

특히, 이번 [특전]을 통해 알게 된 이 사실들은 앞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데도, 내 삶에 대해 내가 생각할 때도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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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특히 한태산 회장!

또한, 대략 안기부 요원들로 생각되는 그 흡연자들.

한편, 나는 잠시 깊이 생각하다가.

몇 번이고 ‘한태산 회장’에 대해 다시금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한태산 회장’을 도우려고 했던 안기부 요원들.

그들은 분명 한태산 회장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던 그 사건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그 때문에 나는 결국 새로운 [특별 보상]에 대해서도 좀 더 주목하게 되었다.

[특전, 어느 망자의 인생 파편]

[경고! 이 파편을 재생하게 되면, 망자가 무의식 속에서 겪었던 주변 모습들과 관련 사건들이 활성화됩니다···]

[···이 파편이 재생될 경우, 한유나 어머니가 죽게 되는 그 무의식의 순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잠시 후, 나는 고개를 돌렸다.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는 방지현을 쳐다본 뒤.

곧이어 나는 [특전, 어느 망자의 인생 파편]을 발동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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