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의 신 01
<129>
[히든 미션: 성스러운 의사의 길!]
[···24시간 종료···]
[생명의 카운트다운은 현 시간부로 종료되었습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당신은 총 3명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새로운 칭호가 즉각 부여됩니다···]
사실, 지난 24시간 동안, 나는 무척 바빴다.
가족 TA 환자들에 이어서, 각종 TA 환자들이 응급실로 실려 왔고.
조은하 선배 등과 함께 바삐 움직인 끝에 이때 여러 생명들을 더 구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몸과 정신은 무척 힘들었으나.
그러나 이번엔 그 보상이 따로 주어지게 되었다.
바로 [히든 미션: 성스러운 의사의 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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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인덕의 아스클레피오스]
[···Lv.01···]
[당신에게 새로운 칭호가 부여되었습니다]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어 환자를 살리는 위대한 의사!]
[당신은 이제 전설적인 의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특별 칭호 부여 원칙에 따라··· 특별 보상도 주어집니다]
[특별 보상···]
[‘전용 특성’ 등급 업그레이드 기회 3회 제공···]
[축하드립니다!]
[···인덕의 아스클레피오스(Lv.01) 칭호 획득에 따른··· 광범위 효력 적용이 가능합니다!]
[당신이 치료하는 환자는··· 그 즉시 신체 활력이 30% 증가됩니다. 제한 조건: 각 환자에 대해 1회 적용 가능, 중복 효과 없음]
한편, 다음 날.
히든 미션 [성스러운 의사의 길]이 종료되자, 그런 시스템 알람들이 차례로 뜨고 있었다.
다만, 내가 보유하고 있는 전용 특성 [천사의 심장(SS)] 쪽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게 좀 이상했는데···.
[천사의 심장(SS): 사심이 없는 자비로운 당신에게 무한한 축복이 주어집니다. 자신을 헌신하여 생명을 구할 경우, 그 축복을 받아 당신의 생명력은 1년씩 늘어나게 됩니다. 제한 조건: 없음]
즉, 이런 설명들을 아주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내가 단순히 CPR(심폐소생술)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건 해당 사항이 없다는 말 같았다.
결국, 내가 가진 뭔가 중요한 것을 내놓아야만, 그때서야 발동되는 특성이라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비록 [천사의 심장]은 무척 매력적인 특성이지만, 이 특성으로부터 보상을 받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한편으론 이번 기회에 수명 연장을 못 해 약간 아쉽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런 수명 연장 자체가 단순히 내 수명을 연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일대일 교환(S)]!
사실, 나한텐 전용 특성 [일대일 교환(S)]이 있다.
[당신의 생명력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달된 생명력만큼 수명은 감소됩니다]
[반대로 타인이 허락할 경우, 타인의 생명력을 당신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성 발동시 사신이 당신을 주목하게 됩니다]
그렇듯 수명이 늘어나게 되면, 내 수명을 내 자신을 위해 쓸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선 남들한테 전해줄 수도 있게 된다.
그러니 [천사의 심장(SS)] 특성과 [일대일 교환(S)] 특성은 서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고, 어떤 상황에서 특성 간의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듯 매력적인 특성들을 차례로 확보하게 되자, 나는 은근히 마음이 풍성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한편, 새로운 칭호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무척 만족했다.
아스클레피오스!
그러고 보면 이 ‘명칭’은 놀라운 의술을 발휘하여 죽은 사람까지 되살릴 수 있는 ‘의술의 신’을 가리키고 있는데.
비록 내게 ‘인덕’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었고.
이 칭호의 레벨이 고작 Lv.01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이 칭호 부여를 통해 얻게 된 베너핏 또한 절대 나쁘지 않았다.
전용 특성 세 개를 즉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었고.
내가 치료하는 환자들은 그 즉시 활력 30%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이상한 점도 있다.
새로운 칭호???
특히, 이 ‘새로운’이라는 말 자체가 뭔가 어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언제 이런 식의 특별한 칭호를 받은 적이 있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억 자체가 없기 때문.
그래서 고민하다가.
혹시 몰라, 나는 꽤 오래간만에 내 스탯 전체를 쭉 확인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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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김정민]
[클래스: 의사(인턴)]
[등급: S]
[칭호: 인덕의 아스클레피오스(Lv.01)]
[전용 술기: 인투베이션(기관삽관): S, 심장막천자(pericardiocentesis): S, 흉강삽관술: S]
[경험치: 3,003]
[전용 특성]
혼미(B)
갈렌의 나이프(B)
이격 블레이딩(C)
예술자의 손(B)
사신의 낫(A)
베살리우스의 눈(S)
검은 고양이(C)
춤추는 메스(B)
수처 마스터(B)
진귀한 모래시계(S)
???의 블러드 디텍터(B)
수술자의 의지(B)
일대일 교환(S)
천사의 심장(SS)
[특전]
[은빛 성수]
[천사의 눈물]
[천사의 노래]
[천사의 날개]
[천사의 광휘]
[거짓 없는 입](2)
[페널티]
[사신의 저주, 6일간의 지옥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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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근데 진짜 많기도 하다.
그 말인즉슨, 내가 그간 정말 많은 미션들을 뛰었다는 것이고.
이런저런 많은 일들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전용 특성]들도 많아졌고, 일회용 [특전]들도 많아졌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아무리 봐도, 현재 칭호만 기록되어 있을 뿐.
다른 칭호 같은 건, 찾아볼 수가 없다.
한편, 다시금 과거의 기억들을 곰곰이 떠올려봤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한테 별다른 칭호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시스템은 분명히 ‘새로운 칭호’라고 지칭했는데.
설마, 또 다른 뭔가가 있나?
턱을 괴고 잠시 더 생각해 봤으나.
결국, 더는 떠오르는 게 없었고.
할 수 없이 나는 그 생각을 우선 접기로 했다.
대신에 나는 현 단계에서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있는 [전용 특성]들에 대해 생각해 봤고.
각 [전용 특성]의 구현 능력들을 유심히 살피다가.
마침내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세 개의 [전용 특성]을 고르게 되었다.
그래, 이 세 개로 하자!
그리고 잠시 뒤.
시스템 알람이 잇달아 내 귀에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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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살리우스의 눈(S) 특성이 즉각 SS등급으로 상향됩니다!]
[베살리우스의 눈(SS)]
[병변 부위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제한 조건: 성공 확률 99%, 스캔 깊이 제약 없음]
그 순간, 나는 이제 거의 완벽한 진단 능력을 얻게 되었다.
결국, 99% 수준이면 거의 괴물급 진단기기가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사실, 모든 치료는 진단에서 시작하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성공적인 의술을 펼치기 위한 첫 관문을 활짝 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시스템 알람 소리가 곧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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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춤추는 메스(B) 특성이 즉각 A등급으로 상향됩니다!]
[춤추는 메스(A)]
[메스를 손에 쥐게 되면, 손의 움직임이 3배 빨라집니다]
그렇듯 [춤추는 메스] 특성이 상향 조정되면서, 나는 앞으로 좀 더 빠른 수술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제 남은 건···.
마지막 한 가지에 대한 특성 업그레이드!
이때, 나는 [수처 마스터(B)], [천사의 심장(SS)], [갈렌의 나이프(B)], [혼미(B)], [사신의 낫(A)] 등을 놓고서 한참 고민했는데.
결국, 쉬운 길로 가기보다는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한번 해 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잠시 뒤···.
[축하드립니다!]
[···사신의 낫(A) 특성이 즉각 S등급으로 상향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여러 변화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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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나에게 있어 ‘사신’은 어느 순간부터 대항마가 되어버렸다.
생명을 구하려는 의사인 나!
반면, 생명을 가져가려는 ‘사신’이라는 존재.
결국, 우리는 무조건 대칭점에 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상황에선, 내가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사신’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아야 한다.
그 방안으로써 나는 [사신의 낫] 특성에 대한 등급 상향을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사신의 낫] 특성은 사신과 무조건 관련된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특성 상향을 통해 일련의 정보들을 얻는 게 좋은 방편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사신의 낫] 등급 상향을 나는 직접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뒤.
내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뜻밖의 정보들이 곧이어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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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낫 S등급!]
[사신은 인과에 의해 죽음을 지배합니다]
[그런 죽음에서 벗어나고 싶은가요?]
[사신의 손에서 낫을 빼앗는 순간···]
[당신은 영원히 사신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유효 기능: 당신의 반경 10m 거리 이내, 하루 이내 사망자 식별 및 숙명의 시간 확인 가능, 제한 조건: 없음]
그렇듯 [사신의 낫(S)] 특성에 대한 관련 설명들이 끝나자, 그 즉시 전체 변화도 생겨났다.
즉, 강제적으로 발동되어 있던 [사신의 낫(A)] 특성, 그게 즉시 무력화되었고.
그 자리를 대체하듯, [사신의 낫(S)] 등급이 강제적으로 발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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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낫(S)! 완전 개방!]
[현재 진행 중인 연계 미션의 달성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기존과 동일하게 사신의 낫(S) 특성은 무기한 발동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신의 낫(S) 특성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모든 시스템 알람은 끝나고 있었다.
<130>
한편, 그로부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2001년 12월 28일 금요일 저녁.
이제 2001년이 며칠 남지 않은 그 시각.
응급실 의사들은 차례로 병원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저녁 날씨는 역시나 추웠고.
다들 잠바 차림을 하고서 야외 주차장 쪽으로 이동했는데.
잠시 응급실 일들을 간호사들한테 맡긴 뒤.
응급실 의사들끼리 조촐한 저녁 회식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물론, 중증 환자가 들어오게 되면 언제든 콜을 던지라는 조건부로 응급실 의사들은 병원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응급실 과장 장종욱 선생의 차를 타고서 의사들은 곧이어 작은 도시의 시내로 들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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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진짜 여긴 맛있는 데가 별로 없다니까. 도시가 소박하고, 다들 검소하고. 잠깐! 혹시 다들 참치 좋아하나?”
“네? 참치요? 네! 저야 좋아하죠.”
“그럼 조 선생은?”
“네. 저도 좋습니다.”
“이야, 잘됐네! 마침 저기 시내에 참치 전문점 한 곳이 나름 괜찮거든. 우리 거기 가서 먹자고.”
장종욱 선생은 그렇게 행선지를 말하며 운전했고.
그 와중에 중간중간 수고했다는 말들을 계속 반복했다.
사실, 내일이면, 근 2주간 이어지던 파견근무도 끝나게 된다.
그래서 내일 낮 근무를 마친 뒤 저녁이 되면, 우리는 즉시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12월 30일 일요일 하루 동안은 오프가 예정되어 있고.
그래서 하루 동안 우리는 푹 쉴 수가 있다.
그리고 다음 날, 12월 31일 새벽 6시까지 성국대 병원 응급실에 출근해야 한다.
어쨌든 그로부터 잠시 뒤.
우리는 드디어 참치 전문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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