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1화 (1/300)

1화.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삐용 ― 삐용 ―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웠다.

“뭐야, 뭔 일이래?”

“외국에서 온 헌터가 난동 피우고 있다는데?”

“헉!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삐이익 ― !

대낮에 벌어진 소란에 사람들이 몰려들자, 협회 직원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통제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마력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위험합니다!”

삐이익 ― !

협회 직원들의 경고에 슬슬 물러나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표정엔 아쉬운 기색들이 역력했다.

“아~ 아쉽다! 곧 있으면 그 사람들 올 텐데!”

“그 협회 소속 특수부대 말이지? 나도 한번 보고 싶다. 영상으로밖에 못 봤는데.”

누군가를 보지 못해 아쉬운 듯한 사람들의 대화 내용. 그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한 외국인이 실소를 흘리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홀리 지저스 크라이스트! 아니, 저키요. 지큼 난리 치는 솨람 누쿤지 몰라요? S급 헌터라구요! 헌터 어쏘시에이션 사람이 캉하면 월마나 캉하다고?”

“……?”

“…푸흡.”

외국인의 말을 듣던 사람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크큭… 아, 미안해요. 그래, 외국인이면 잘 모를 수도 있지.”

“아놔, 크큭! 갑자기 국뽕 차오르네. 하긴, 사실 헌터 협회는 길드 뒷구멍 닦아주는 게 전 세계 국룰이긴 하지.”

한참을 웃다 겨우 숨을 고른 한 남자가 외국인의 어깨를 툭툭 쓰다듬었다.

“아… 쏘리쏘리. 너무 웃었죠? 한국말 잘하는데 아직 여기 오신 지는 얼마 안 되었나 봐?”

“…눼… 일주일 전에 삘리삔에서 비즈니스 출장 와써요.”

싱긋 ―

일주일 전에 왔다는 말에 미소를 지어 보이는 남자.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뭐, 곧 보면 알게 될 겁니다.”

“……?”

외국인은 갑자기 하늘을 바라보는 남자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쿠르릉 ―

어디선가 천둥이 울리고 있었다.

* * *

{내가 감히 누군 줄 알고!}

콰아아앙!

어마어마한 기파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막아!”

우우웅 ―

주위를 포위한 협회 직원들, 그중 전투 요원들을 필두로 두 손을 뻗은 채 마력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막고 있었다.

다행히 소란이 벌어진 장소는 헌터 전용 호텔. 모두가 마력에 면역이 있는 사람들이라 적어도 호텔 안에서 휘말린 일반인은 없었다.

콰아아아앙!

“크으윽!”

어마어마한 위력의 기파에 전투조들의 이마에서 땀이 삐질삐질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기는 알파! 대체 지원은 언제…….”

전투조를 이끌던 이태성이 무전기에 대고 지원을 독촉하려는 그때,

콕콕.

누군가 그의 등을 손가락으로 두어 번 찔렀다.

홱 ―

고개를 돌리는 이태성.

그리고 등 뒤의 누군가를 확인한 이태성의 얼굴이 환해졌다.

“강… 아니, 코드 원! 뭐하다 이제 와?”

코드 원이라 불린 사내는 이태성의 반가움이 섞인 가벼운 질타에 억울하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저 연락 받고 5분도 안 걸렸는데…? 이거 좀 억울하네요.”

콰아아아앙!

{약소국 주제에 감히 대국의 국보 헌터인 나를!}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 난리를 피우는 소란의 원흉.

우웅 ―

코드 원은 이태성의 옆에서 한 손 거들며 이태성에게 물었다.

“그래서? 왜 저 난리를 피우고 있는 거래요?”

코드 원의 물음에 이태성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담배.”

“예?”

“호텔 로비에서 담배를 피우려고 하길래 호텔 직원이 실내 흡연 금지라니까 개지랄을 했댄다. 직원이 협회에 신고한다니까 감히 자기를 협박하는 거냐고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고.”

“흐음~”

코드 원은 눈을 가늘게 뜨며 앞을 바라보았다.

난장판이 된 호텔 로비.

그리고 호텔 직원 하나가 외국인 헌터의 손에 멱살을 잡힌 채 공중에 들려 있었다. 상태를 보아하니 이미 몇 대를 맞은 듯 얼굴은 새빨간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저 직원이군요? 용감하네. 그래도 S급 헌터가 상대인데.”

그의 말에 이태성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 상황에 그게 할 말이야? 저 사람이 괜히 그랬겠냐고? 너희 대장을 믿으니까 그랬을 거 아니야! 근데 너희 대장은 어디 있고 너만 왔어?”

“이미 왔어요.”

코드 원의 말에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는 이태성.

“뭐, 뭐? 어디?”

“저기요.”

코드 원이 손가락을 쭉 뻗었다.

이태성과 코드 원의 반대편 쪽,

저벅 저벅 ―

주위를 둘러싼 전투 요원들 사이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 * *

{내가 담배를 피우겠다는데 네까짓 게 뭔데 자꾸 지랄이냐고!}

“커헉……!”

피투성이가 된 호텔 직원이 멱살을 잡힌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실내 흡연은 금지라고… 몇 번을 말해, 이 짱깨 새끼야…….”

국제 번역기가 상용화된 덕에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두 사람.

콰아아앙!

직원의 말을 알아들은 외국인 헌터, 왕펑의 몸에서 거센 마력의 기파가 터져 나왔다.

{짱깨…? 너 진짜 나 누군지 모르냐……?}

“네가 씨X… 짱깨지… 누구겠냐…….”

덜덜덜.

호텔 직원은 오른팔을 덜덜덜 떨리며 들어올리더니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려 보였다.

“허억… 이거나 먹어 새꺄.”

빠직.

왕펑의 이마에 붉은 핏줄이 솟아올랐다.

{오냐, 그래. 단숨에 죽여주마.}

사아아아아―

왕펑.

전 세계 상위 1%에 해당하는 S급 헌터이자, 중국의 고위 헌터.

그의 고유 능력이 발현되며 순식간에 거대한 모래 낫이 그의 손에 만들어졌다.

{죽어라.}

왕펑의 손이 휘둘러지려는 그때.

저벅 저벅 ―

주위를 둘러싸고만 있던 헌터 협회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걸어 나왔다.

“……?”

그를 바라본 왕펑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넌 뭐야? 나랑 해보자는 거냐? 협회 직원 따위가 뭘 할 수 있다고?}

협회 소속 헌터는 약하다.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변하지 않는 진리이자 명제였다. 전 세계 모든 협회들은 대형 길드 사이에서 뒤치다꺼리나 하는 그런 위치나 다름없었으니까.

하물며 약소국인 한국의 헌터 협회?

‘견제할 가치도 없지.’

애초에 EX급은 커녕 S급 헌터조차 10명도 안 되는 약해빠진 나라의 협회면 얼마나 쓸모가 없겠는가?

{좋은 말로 할 때 꺼져라.}

왕펑은 걸어 나온 남자에게 마지막 자비를 베풀었다. 그라고 해서 외국까지 나와 쓸데없이 살생을 늘리고 싶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저벅.

“헌터 범죄에 관한 특별법 제 2조 1항.”

{뭐?}

남자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던전 토벌 혹은 브레이크 진압 외적인 상황에서 마력을 사용하여 선량한 일반인이 휘말렸을 경우, 피해자가 마력감염증으로 인해 사망할 시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뭔 개…….}

“헌터 범죄에 관한 특별법 제 2조 2항.”

저벅.

“고의적으로 선량한 일반인을 마력에 휘말리게 했을 경우, 무조건 사형에 처한다.”

척 ―

어느새 왕펑의 지척까지 다가온 남자.

그의 차가운 두 눈이 왕펑을 가만히 주시했다.

“일부러 그랬나?”

{뭐, 뭐? 뭔 개소리야! 헌터 호텔에 일반인이 어디 있다고!}

그의 차가운 눈빛에 당황한 왕펑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살짝 더듬었다.

“호텔 앞을 지나가던 행인 하나가 너의 기파에 휘말렸다. 어째서 마력을 퍼뜨렸지?”

{뭐? 젠장… 어쩌라고! 누가 휘말리든 말든 내 알 바냐! 벌금 내면 그만 아니냐고!}

“…고의는 아니었군.”

스윽 ―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는 남자.

휴대용 소형 녹음기였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방금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가 사망하면 너는 최소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진다. 좀 더 자세한 조사를 위해 협회로 함께 가줘야겠어.”

{이 개X끼가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고 있어! 저리 안 꺼져?}

슈칵 ― !

호텔 직원을 베려던 모래 낫이 남자의 목을 노리고 짓쳐 들어왔다.

퍽 ―

솨아아아 ―

{…… 어?}

산산이 부서지는 모래 낫.

남자의 맨주먹에 닿았을 뿐인데 마치 믹서기에 갈려 분쇄라도 된 것처럼 원래 모래보다도 더 고운 모래로 변해 바닥에 쏟아졌다.

“반항하는 건가?”

사아아아 ―

남자의 눈빛이 좀 전보다 더욱더 차갑게 변했다.

{무… 무슨…….}

“헌터 범죄에 관한 특별법 제 3조.”

치직!

순간, 남자의 손에서 붉은 번개가 튀어 올랐다.

“기타 정당한 사유로 인해 헌터를 제압해야 할 경우, 대헌터진압특수부대의 소속인 자는 헌터의 생명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제압할 수 있다.”

멍한 표정으로 가루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래 낫과 남자를 번갈아 보던 왕펑은 남자의 말에 흠칫 놀랐다.

{대헌터진압…? 뭐, 뭐야 그건! 그딴 건 들은 적 없어!}

“다시 한번 말하지. 순순히 따라오겠나?”

꿀꺽.

왕펑의 목 뒤로 절로 침이 넘어갔다.

‘이대로 가면 최소 10년…….’

물론 중국 정부가 더 빨리 빼줄 가능성이 더 크긴 하다. 하지만 왕펑의 뇌리에선 계속 경종이 울리고 있었다.

이대로 끌려 들어간다면,

‘조기 석방은 불가능해!’

끝까지 형기를 채워야 한다고.

{약소국 협회 직원 따위가아아아!}

콰아아아아 ― !

그의 전신에서 솟구치는 모래.

어마어마한 모래 더미는 어느새 왕펑을 중심으로 거대한 모래 거인을 만들어냈다.

쿠구궁 ―

“와우.”

왕펑이 만들어낸 모래 거인을 올려다보며 코드 원이라 불린 남자가 작게 감탄했다.

찌릿 ―

이태성은 그런 코드 원을 얄밉다는 듯 째려보았다.

“헌터 범죄에 관한 특별법 제 3조, 단서.”

{뒈져라!}

콰아아아아!

웬만한 건물 3층 높이에 달하는 로비 천장까지 머리가 닿을 정도로 커다란 모래 거인의 거대한 주먹이 남자를 향해 날아갔다.

“단, 정당방위나 사고로 인한 사망은 책임을 묻지 않는다.”

파직!

콰아아아앙!

거대한 모래 거인의 주먹이 남자가 있던 자리를 짓이겼다.

후두두 ―

헌터들의 다툼에 대비해 사용한 강화 대리석이 평범한 대리석마냥 산산조각이 났다.

S급 헌터다운 파괴력이었다.

“뭐,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이태성의 고개가 휙휙 돌아갔다. 거대한 모래 거인이 로비 전체를 가린 탓에 두 사람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

씨익 ―

그러나 코드 원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 * *

“나온다!”

“어디 어디!”

번쩍! 번쩍! 번쩍!

찰칵! 찰칵! 찰칵!

어느새 몰려온 기자들이 터트리는 플래쉬와 셔터 소리가 사방에서 쏟아졌다.

“좀 지나갈게요!”

“지나갑니다!”

협회 직원들이 무언가 들것에 실어 나르고 있었다.

“으윽…….”

피투성이가 된 호텔 직원.

그리고,

찰칵! 찰칵! 찰칵!

흰 천에 덮인 누군가였다.

흰 천에 덮인 누군가가 들 것에 실려 나오자 사망자가 발생한 것임을 안 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누굽니까! 사망자 누굽니까!”

“사망자가 누군지 확인 좀 합시다!”

몇몇 기자들이 선을 넘으려 했다.

그러자,

“그마아아아안!”

쩌렁 쩌렁 ―

“……!”

마력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순식간에 거리를 가득 채우는 이태성의 외침에 호텔 앞은 삽시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사상자들을 이송하는 대로 이 자리에서 기자 회견을 가질 테니, 잠시만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꿀꺽.

기자들의 목 뒤로 마른침이 넘어갔다.

‘이태성…….’

‘대한민국 헌터 협회 전투부서의 최강자!’

‘역시… 그들이 있기 전엔 이태성이 있었다더니!’

이태성의 패기에 위압된 사람들이 순순히 길을 비키자,

삐용 삐용 ―

사상자들을 태운 구급차는 순조롭게 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자 그럼…….”

상황을 정리한 이태성이 이제 기자 회견을 가지겠다며 말하려는 찰나,

저벅 저벅 ―

문이 부서져 버린 호텔 안에서 건장하고도 훤칠한 사내 두 명이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

“코스모스 팀이다!”

“와아아아!”

순식간에 기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헌터 호텔 앞으로 몰려갔다.

“윽……!”

천하의 이태성도 그 인파를 다 저지할 수는 없었다.

* * *

헌터 호텔 앞.

간이로 마련된 장소에서 기자 회견이 시작되었다.

“방금 전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수많은 기자들을 비롯하여 그 이상으로 길거리를 가득 메운 일반 시민들.

그 수가 어찌나 많았는지, 다른 협회 직원들이 인근 경찰서에 협조를 구하여 차들이 우회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부탁해야 할 정도였다.

간이로 마련된 단상에 앉아있는 두 남자.

둘 다 가면을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새하얀 바탕에 눈코입조차 드러나지 않는, 마치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왔던 펜싱 호구 같은 가면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가면엔 보라색으로 각각 0과 1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었다. 1이 그려진 가면을 쓴 남자, 코드 원이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툭.

“중국 국적의 왕펑 헌터가 헌터 호텔 로비에서 흡연하려 했고, 이를 저지하려 했던 호텔 직원분을 폭행했습니다. 이상입니다.”

“고작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했다고 그 난리를 피운 겁니까?”

코드 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로 인한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의 질문에 코드 원은 지체 없이 대답했다.

“왕펑이 뿜어낸 마력 파동에 의해 호텔 앞을 지나가던 행인 한 분이 마력에 감염되어 구급차로 호송되셨습니다. 호텔 내부는 로비 전체의 가구들이 상했고, 바닥은 일부 파괴된 상태입니다. 천장도 크게 충격을 받아 점검이 필요합니다.”

막힘없는 대답.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도 거침이 없었다.

“아까 흰 천에 덮인 사람을 봤습니다. 그자가 왕펑입니까? 왕펑은 죽은 겁니까?”

“…….”

잠시 대답을 멈추는 코드 원.

코드 원은 고개를 돌려 가면에 0이 그려진 남자, 코드 제로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대답할까요― 라고 묻는 듯한 눈빛.

꿀꺽.

코드 제로의 대답을 기다리는 기자들과 사람들의 목 뒤로 마른침이 꿀꺽꿀꺽 넘어가고 있었다.

툭.

마침내 코드 제로가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예, 죽었습니다.”

“……!”

웅성웅성.

거리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왕펑은 중국 헌터, 그것도 S급 헌터였다. 그를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미, 미췬… 진짜 왕펑을……?”

아까 몇몇 사람들과 논쟁 아닌 논쟁을 벌였던 외국인이 기자 회견을 구경하다 자신도 모르게 한국 욕을 내뱉었다.

“왕펑은 중국의 S급 헌터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S급 헌터들을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조차 왕펑과의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왕펑을 상대한 겁니까?”

“제가 상대했습니다.”

코드 제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다시 한번 술렁이는 사람들.

다들 혼란에 빠진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몸에는 이렇다 할 상처나 먼지조차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렇다는 말은 눈앞의 남자가 왕펑을 압도했다는 말이 되었다.

다들 물어보고 싶었지만, 눈치를 보기 바쁜 와중 한 신입 기자가 당돌하게 손을 들고 말을 꺼냈다.

“코드 원 씨와 코드 제로 씨, 그러니까 대헌터진압특수부대 소속이신 두 분은 벌써 여러 건의 고위 헌터 범죄를 처리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두 분의 실력은 S급 헌터를 뛰어넘는… 아니.”

질문을 하던 신입 기자가 말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살짝 떨리는 그의 목소리.

잔뜩 긴장된 표정의 신입 기자는 숨을 고른 뒤 마침내 모두가 궁금했던 질문을 두 사람에게 던졌다.

“두 분은 대체 누구십니까?”

흘깃 ―

서로를 마주 보는 코드 제로와 코드 원.

씨익 ―

가면 속의 두 사람은 서로가 미소 짓고 있음을 알아챘다.

“저희는…….”

마이크를 입에 가져다 대는 코드 제로.

두근두근.

꿀꺽.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기자들과 사람들의 심장이 숨막힐 듯 조여왔다.

“…평범한 협회 직원들입니다.”

“…협회 직원인 걸 누가 모르냐고!!”

기자 회견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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