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96화 (96/300)

96화. 구렁이들만 버려짐 (3)

“…을 이유로 대한민국 XX당의 해산을 명령한다.”

땅! 땅! 땅!

촤좌좌좌좌좍!

제1야당이 해산되었다.

바로 정부에 의해서.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다고!”

“이 개X끼들아! 너희들만 살겠다는… 으읍!”

명분은 제1야당의 헌터 범죄 은닉과 각종 범죄 교사에 따른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명백한 꼬리 자르기였다.

[제1야당 의원들의 충격적인 실태 드러나… 헌터 범죄 은닉은 기본, 범죄 교사도 수차례.]

[정계와 헌터계의 유착, 신조어 ‘정헌유착’ 탄생.]

[지금까지 헌터 범죄로 인한 피해자 수 추산 불가… 대체 어떻게 감출 수 있었나?]

[JBS 소문광 사장 曰, “언론에 대한 윗선의 압박 상당해, 신변의 위협이 되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아.”]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낸 대한민국의 현주소… 이대로 괜찮은가?]

ㄴ 어 그럴 줄 알았다

ㄴ 애초에 믿지도 않았음 개같은 놈들ㄴ 어떻게 국회의원은 역사상 단 한 번도 더럽지 않은 적이 없지?

ㄴ 국회의원도 시험봐야 한다니까 ㄹㅇㄴ 진짜 최소 인적성 검사라도 봐야 하는 거 아님? 과거 행적 조사하고?

ㄴ 전과자들 받아주는 것부터 이미 이 나라는 글러먹었음ㄴ 국개의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헌터들은 진짜 실망이다ㄴ 애초에 헌터도 사람인데 완벽하다고 신격화하는 것부터가 문제였음

ㄴ 2222 이게 맞다

ㄴ 333333

촤좌좌좌좌좍!

정당 해산과 함께 각종 죄목에 따른 수사가 진행되며 모조리 잡혀 들어가기 시작하는 제1야당 의원들.

그리고 그 중엔,

“…….”

“이런 개 같은 새끼드으으을……!”

제1야당의 수장 격 인물인 박기성과 이한천 의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니, 이젠 의원도 아니었다.

정당 해산으로 인해 국회의원 자격마저 상실하게 되었으니까.

그들은 이제 그냥 뒤가 구린 돈만 잔뜩 가지고 있는 백수 범죄자일 뿐이었다.

수사를 통해 드러난 그들의 더러운 이면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무슨 돈세탁 단위가 기본 수십억……!”

“이중장부에 타인 명의에 탈세까지… 부동산 투기도 있네?”

“헌터도 헌터지만 용역 깡패로 묻은 피해자가 대체 몇 명인 거야 이 미친놈들?”

“…예상은 했지만 헌터들도 안 되겠네. 이 사람들이랑 엮인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야당 의원들의 자택과 별장, 그리고 그들의 컴퓨터와 핸드폰 기록을 전수 조사하던 검찰과 경찰들은 수사하는 내내 혀를 내둘러야 했다.

의원 하나가 타인의 명의를 통해 가지고 있는 사업체만 기본 2~3개.

세금 신고 없이 쌓아놓은 비자금만 최소 수십억씩 드러났고, 기본적으로 전부 한두 번씩은 범죄를 교사한 적이 있었다.

야당 의원 전원이 모두 여러 개의 범죄를 저지른 ‘결합범’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자수하겠습니다.”

몇몇 경찰 관계자들이 자수와 내부 고발을 하면서 일은 배로 커졌다.

“윗선의 압박을 못 이겨 헌터 범죄를 인지하고도 놓아주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정계에서 경찰들을 압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꼬리 자르기를 당한 야당 의원들에 대한 여론은 그야말로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 * *

며칠 뒤, 협회장실 겸 대회의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들 정말 수고 많았어요. 앞으로 좀만 더 힘내보자고요!”

차랑!

협회장과 부협회장을 포함해 각 행정부서 팀장들과 전투부서 조장들이 한데 모여앉아 샴페인 잔을 건배하고 있었다.

“이게 다 특임반장님 덕분입니다.”

“진짜! 너무 감사해요!”

다른 직원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모두가 함께 힘내서 버티고 버텨온 결과입니다. 너무 저한테만 금칠하지는 마세요.”

태운은 멋쩍게 칭찬을 받으며 샴페인을 홀짝였다.

지금의 이 자리는 거국적인 일을 조촐하게나마 기념하는 자리였다.

어떤 일을 기념하느냐고?

그건 바로,

[XX당 소속 정치인 44명 전원 구속, 전원 최소 징역형 피할 수 없어…….]

[검찰, 박기성 전 국회의원을 비롯한 XX당 소속 주요인물 5인에게는 사형 구형… 근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

그동안 협회를 괴롭혔던 주요 인사들을 전부 처리하는 데에 성공한 일을 기념하는 것이었다.

행여나 그들에 대한 판결이 잘못될 리는 없었다.

그들의 편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여론은 협회의 편이었고, 그들을 수사하는 검찰과 경찰 중에는 그동안 윗선에 대해 불만을 품었던 자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정부와 여당에서 그들을 버리지 않았는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린 그들을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와 더불어 몇몇 경찰들의 내부 고발 덕에 윤정후 전북경찰청장을 비롯한 정계와 결탁하고 있던 경찰 측 상부 인사들까지 날려버렸으니 상당히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볼 수 있었다.

“비록 절반의 성공이긴 하지만… 이번이 끝이 아니니까요. 다들 상식적인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더 힘내봅시다!”

“상식적인 세상을 위하여!”

““위하여!””

혹시라도 취하여 실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서 그들에게 허락된 술이라고는 고작 샴페인 두 잔이 전부였지만,

“하하하!”

“호호호!”

직원들은 실로 오랜만, 아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밝은 분위기로 이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태운은 그런 직원들을 둘러보며 미소를 지으며 행정부서 팀장들에게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을 전했다.

“아, 그리고 팀장님들? 오늘 이 자리를 파하고 나면, 각 부서원들에게 확인 좀 해주세요. 전부 다 제대로 입금되었는지.”

“예? 입금이요?”

“네, 이렇게 기쁜 날 보너스가 빠지면 섭하잖아요? 안 그래도 일반 직원들 빼놓고 이렇게 자리 가진 것도 미안한데.”

“허억! 보너스를 또 주신다고요? 괜찮으신 거예요?”

“저 돈 많아요.”

“특임반장님! 사랑합니다!”

뜻밖에 또 다른 희소식에 팀장들이 태운을 향해 마구 손가락 하트를 날려댔다.

“허허허! 이거 참 특임반장이 완전 협회 사장님인데? 혹시 우리는 안 주나?”

동석의 농담에,

“엇… 협회장님은 제 윗사람이신데 제가 돈을 드리면… 음…….”

태운은 뭔가 진짜로 미안한 기분이 들었는지 말끝을 흐렸다.

“허허허허허! 농담일세! 농담이야!”

태운의 반응이 재밌다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동석.

하지만 동석의 옆자리에 앉은 현주의 표정은 조금 좋지 않았다.

까득!

아니,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듯 초조해 보였다.

‘지금이라도 유린이한테 연락해서 만나게 해야 하나? 하아… 근데 이 기집애 또 면전에서 초치면 어떡하지…….’

방금 전 팀장들 중 여직원들이 날린 손하트에 불현듯 경각심이 피어나고만 현주였다.

‘태운 씨는 무조건 내 사위야……!’

능력 있지, 예의 바르지, 정의롭지, 일 처리도 잘해서 무력 외적인 부분으로도 일을 술술 잘 풀어가는 영리함까지.

게다가 재력도 어마무시하다.

행정부서 직원들 한정이긴 하지만, 그 수많은 직원들에게 저렇게 보너스를 뿌려대는 걸 보면 말이다.

실제로 태운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직원들을 챙겨주기 위해 그렇게 보너스를 많이 뿌려댔음에도 재산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 있는 상태였다.

그야 가끔이라고는 하지만 홀로 A급과 S급 던전들을 처리하고 다녔으니까.

심지어 얼마 전 암흑룡 던전의 바다 밑에 있던 어마어마한 양의 마정석은 아직 처분하지도 못하고 그의 아공간 주머니 속에 있는 상태였다.

―태운아, 모든 걸 혼자 가지려 하면 안 된다. 베풀 수 있으면 베풀며 사는 게 인간의 도리야.

프로로서의 자세를 가르쳐주신 아버지와 달리,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가르쳐주셨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말씀을 여전히 잘 기억하고 있는 태운이었기에,

“근데 특임반장님 정말 괜찮으세요? 아무리 돈이 많으시다지만 직원들이 한두 명도 아닌데 매번 그렇게 사비를 터시고…….”

“괜찮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늘어나고 있는데요.”

“…하긴 A급 이상 던전 중 조사하시는 게 반, 말없이 토벌해버리시는 게 반이니…….”

“어디서 또 몰래 S급 던전까지 혼자 토벌해버리신 거 아니에요? 호호! 막 이래.”

“언니, 그거 언제적 말투…….”

“뭐, 뭐! 어쩌라고!”

“하하하하!”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베푸는 데에 있어 거리낌이 없었던 것이다.

스윽 ―

행정부서 팀장들의 만담을 잠시 바라보던 태운은 고개를 돌려 전투부서 조장들을 바라보았다.

“…자, 행정부서 쪽만 챙겨주면 전투부서 직원분들이 서운하겠죠?”

태운의 말에 태성이 기겁하며 손사래를 쳤다.

“저희는 괜찮습니다. 저희는 던전 레이드를 뛰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특임반장님 덕분에 휴일도 엄청 늘어나서 오히려 행정부서 직원분들보다 더 많이 쉬고 있는데요. 어휴, 괜찮습니다.”

베타조장 안창훈과 감마조장, 델타조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까지 신경 써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행정직원분들 보너스만 해도 지출이 상당하실 텐데… 저희는 던전이 있으니까 정말 괜찮습니다. 명절 보너스도 챙겨주셨지 않습니까?”

행여나 태운에게 부담이 될까 한사코 보너스 지급을 사양하는 조장들.

태운은 자신을 신경 써주는 그들의 모습에 살짝 감동 받으면서도 동시에 재밌었다.

그 이유는,

“보너스 이야기가 아닌데요?”

태운이 챙겨주려는 건 돈이 아니었으니까.

“…그럼?”

의아함으로 물든 조장들의 표정을 잠시 바라보던 특임반장은 입가에서 미소를 지우며 동석을 바라보았다.

흠칫!

지금 태운이 꺼내려는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은 것임을 직감적으로 느낀 동석이 표정을 진지하게 굳혔다.

“…할 말이 있다면 하시게나.”

“예.”

태운은 옅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전 분지도에 나타났던 측정불능의 던전말입니다만.”

“……!”

사아아아아 ―

태운이 입을 여는 동시에 협회장실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알아낸 존재들이 있습니다.”

* * *

띠리리리 ―

“어.”

협회 옥상 난간에 기댄 태운이 전화를 받았다.

{형. 뭐해, 지금?}

전화 너머에서 한 청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뭐하긴. 전화 받으려고 옥상에 잠깐 나와 있지.”

{아하… 뭐 어쨌든 지금 한가한 거지? 개꿀빠네?}

“이 짜식이… 특임반장을 뭘로 보고.”

{하하핫! 죄송합니다!}

피식 ―

전화 너머 청년의 밝은 목소리가 태운의 기분을 좋아지게 했다.

“목소리 너무 밝아진 거 아니냐? 처음 봤을 때랑 너무 다른데… 너, 연애하냐?”

태운의 예리한 질문에,

{무, 무슨 소리야! 아직 아니야!}

당황한 전화 너머의 청년, 강천이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호오… 아직 아니다?”

{…어? 아니, 아니야! 아니라고!}

태운은 전화를 든 채 킥킥댔다.

“얌마, 재지 말고 걍 고백해라. 뭘 재고 있냐. 그러다 놓친다?”

{…복수가 끝나기 전엔 안 돼. 형도 알잖아.}

태운의 장난스런 말에 강천의 목소리가 순간 깊게 내려앉았다.

“…하긴, 그러네. 미안하다.”

태운은 망설임 없이 곧바로 사과했다.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지고 있던 아픔을 이미 공유한 바 있었으니까.

적어도 복수를 이루기 전 사랑은 두 사람에겐 사치였다.

설령 그 복수 뒤에 커다란 흑막이 있더라도, 최소 자신들의 가족을 잃게 만든 당사자에 대한 복수는 끝내야 마음 편히 사랑이라는 감정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애초에 사랑해본 경험도 없는 두 사람이기에 김칫국 마시는 다짐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랬다.

{…사실 누나랑 이미 이야기 끝났어. 복수가 끝나기 전까지 기다려달라고.}

“…뭐야, 이 새끼. 그러면 이미 거의 세미(Semi) 여친 아니냐?”

{…어? 그렇게 되나?}

가진 능력과 외모와 달리 상당히 어벙한 건 여전한 강천의 모습에,

“푸핫.”

태운은 다시 한번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여전하네, 강천. 그래, 그래서 뭐 때문에 갑자기 통화하자고 한 거야?”

{아! 맞아. 형 나 조기 졸업 신청했어. 어제 2차 각성했거든.}

“……!”

강천의 말에 태운의 표정에 화색이 돌았다.

안 그래도 방금 전 협회 간부진과 함께 협회 전력의 강화와 특임반의 개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오는 길이었으니까.

“…뭐가 이리 늦어, 이 자식아.”

씨익 ―

어느새 핸드폰을 든 태운의 입가엔 기대로 가득 찬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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