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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158화 (158/300)

158화. 전쟁이 일어남 (2)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선전포고한 한국.

그러나,

“우리는 오늘! 한국을 세상에서 지운다!”

오히려 먼저 움직인 것은 중국이었다.

경제 보복을 단행하기도 전에 이미 산둥반도에 집결해있던 중국의 병력들이 경제 보복을 단행하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부아아아아아앙 ― !

“끼야호!”

수천 대에 이르는 대형, 중형, 소형 고속정들과,

투두두두두두 ―

쿠우우우우우 ―

수백 대에 이르는 헬기와 수십 대의 수송기들이 경제 보복 단행 신호와 함께 산둥반도를 출발했다.

푸우우웅 ― ! 푸우우웅 ― !

그 안에 타고 있는 수백만 명의 중국 헌터들이 전신에서 살 떨리는 마력을 연거푸 방출했다.

우우우우우웅……!

바다가… 아니, 천지가 울기 시작했다.

헌터 수가 대한민국의 인구수만큼이나 많은 중국이었다.

그중 일부만이 출전했음에도 천지를 압도하는 그들의 기세는 실로 어마어마하기가 그지없었다.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헬기들과 수송기, 그리고 바다를 가득 메운 고속정들.

개미떼 보다도 더 많이 몰려오는 그 중국의 병력을,

쏴아아아아 ―

“…….”

하얀 가면을 쓴 남자가 서해 한복판에서 맞이하고 있었다.

* * *

한국의 전략은 간단했다.

―다른 분들은 한국을 지켜주세요. 공격은 저 혼자 합니다.

태운이 공격, 나머지는 방어.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가 아닙니까?

물론 반발은 있었다.

하지만,

―…비행하면서 동시에 운신에 제약 없이 전투가 가능하신 분이 계십니까?

스윽 ―

정작 태운이 말한 조건을 충족하는 이들은 몇 되지 않았다.

김천용을 비롯한 몇몇 조류형 동물 능력자들.

그러나,

―솔직히 S급 미만은 들지 마시죠. S급 헌터가 한국의 A급 헌터 만큼이나 많은 나라가 중국입니다.

냉담하고 엄격한 태운의 기준에 그마저도 김천용을 제외한 모두가 손을 내렸다.

스윽 ―

태운과 천용의 두 눈이 마주쳤다.

―청룡길드장님.

―네.

―길드장님께서 수도권을 이탈하면 수도권 라인에서 S급이 사라집니다.

―…그렇죠.

―부길드장께서 건재하셨다면 모르겠습니다만… A급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홀로 그 라인을 감당하실 수 있을지는 미지수군요. 충청도와 전라도는 S급이 2명씩인데 비해서 말입니다.

백호의 두 S급이 버티고 있는 충청도 라인과 현무와 코드 원이 버티고 있는 전라도 라인.

수도권에도 청룡을 비롯한 다른 길드들이 버티고는 있지만, 민호성이 힘을 잃으면서 정작 S급은 김천용 혼자뿐이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빠진다?

수백 명에 이르는 중국의 S급 헌터 하나만 수도권으로 들어와도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방어에 집중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니요. 오히려 감사합니다.

결국 뜻을 굽히지 않은 태운의 고집에 모두가 방어 병력으로 분류되었다.

솔직히 손을 들었던 헌터들은 모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라고 해서 사지로 들어가고 싶었겠는가?

헌터라고 해서 불사무적의 존재는 아니었으니까.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압도적인 중국의 헌터들이 몰려오는 곳으로 소수 인원으로 돌격하고 싶었을 리 만무했다.

그저 코드 제로 혼자만을 보내기에 양심이 찔렸을 뿐이었다.

그를 지키는 전쟁이나 마찬가지인 전쟁에서 그를 혼자 중국의 군세 속으로 보내는 것이 말이다.

그렇게 확정되고 만 포지션.

―폰이 꺼지기 전에 돌아오겠습니다.

스팟 ― !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자신한 태운의 신형이 귀신처럼 사라지고,

꽈악 ―

꿀꺽 ―

전선에 배치된 헌터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손 안에 흐르는 땀을 저마다 옷에 닦으며 마른침을 삼키기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모든 이들의 시선이 생중계가 되고 있는 태운의 바디캠 영상과 서해 한복판에 나가 있는 종군 기자들의 생중계 영상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 * *

쿠우우우우 ― !

어마어마했다.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병력.

바다를 가득히 뒤덮은 고속정과 하늘을 빽빽하게 메운 헬기들은 그 모습만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압도되는 기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더욱더 무서운 사실은,

‘저 안에 타고 있는 이들이 죄다 헌터라는 거지.’

저 병력을 이루고 있는 이들이 전부 웬만한 군부대 하나를 괴멸시킬 수 있는 초인들이라는 것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헌터들을 보유한 중국.

헌터 시대가 되면서 그간 쌓아왔던 각종 군사 병력이 무용지물이 되었음에도 그들은 그게 뭐가 어떻다는 듯 오히려 세계 1위를 넘볼 정도로 더 강력한 힘을 갖춘 채 돌아왔다.

투두두두두 ―

서해 상공에 나가 있는 한국의 종군 기자들이 저마다 마른침을 꿀꺽 삼켜댔다.

그들 전원이 마력 면역자들.

마력에 휩쓸려 죽을 일은 없는 데다가 국제법상으로도 종군 기자들을 공격하는 것은 금지되어있기 때문에 헬기와 몸 여기저기에 종군기자 마크가 표시되어있는 이상, 그들은 전선에 있더라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 또한 대부분 한국인들.

자국의 운명이 달린 전쟁을 바라보는 그들의 심정이 떨리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코드 제로…….’

‘제발……!’

마치 하늘에서 강림한 사도마냥 검은 정장을 입고 하얀 가면을 쓴 채 공중을 부유하고 있는 코드 제로를 카메라에 담는 기자들이 속으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힘을 보여줘……!’

‘한국을 지켜주세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떠올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그를 카메라에 담는 종군 기자들.

그들의 기도를 들었던 것일까?

스윽 ―

뒷짐을 지고 있던 코드 제로의 양손이 천천히 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우르릉……!

천지…, 아니 천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 * *

서해 상공으로 나선 순간부터 이미 서해 전역에 넓게 중력장과 자기장을 펴두었던 태운.

[광역자기중력장(廣域磁氣重力場)]

지이이잉 ―

그 순간부터 서해 전체와 해수면으로부터 30km 지점인 성층권 일부까지의 모든 영역이 태운의 지배하에 들어가 있었다.

지지징 ― 지징 ―

자기장 안에서의 모든 물체의 움직임이 시시각각으로 태운의 뇌 내 정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체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자기의 흐름은 변화하니까.

그 말은 즉,

‘전부 다… 락 온(Lock―on).’

서해에 들어온 모든 존재는 이미 태운의 손바닥 하에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

스윽 ―

태운은 뒷짐을 지고 있던 손을 풀고 천천히 양손을 뻗었다.

첫 번째 타겟은,

투두두두두두 ―

쿠우우우우 ―

하늘을 수놓으며 날아오고 있는 중국의 헬기들과 수송기였다.

지지지지지지지징 ― !

서해 전역을 품은 자기장이 바다를 건너오고 있는 모든 공중의 기체들을 정확히 지정하기 시작했다.

쿠우우우우 ―

웅장한 모습을 뽐내며 하늘 여기저기를 점령한 채 날고 있는 수송기들과,

투두두두두두 ―

서해 상공에서의 전투를 상정했는지 언제든 나설 수 있게 헬기의 양쪽 문을 모두 연 채 날아오고 있는 중국 헌터들.

끼야하하하하……!

그들의 고함과 웃음소리가 멀리서부터 태운의 귓가에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피식 ―

그 소리에 한 차례 비웃음을 흘린 태운은,

“선전포고는 우리가 했는데, 왜 너희들이 먼저 오고 그래?”

팍 ― !

비틀린 미소를 머금은 채 양 손목을 아래로 꺾어 내렸다.

[중력프레스 ― 2,000G]

터어어어어엉 ― !

어마어마한 진동과 함께 대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헬기를 타고 날아오던 헌터들이 갑자기 흔들리는 기체에 당황하기 시작하고,

“…….”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종군 기자들이 입을 쩌억 벌린 채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키이이이잉 ― !

피이이이이잉 ― !

잘 날아가던 수송기들과 헬기들이 무언가에라도 부딪힌 듯 갑자기 기역 형태(ㄱ)를 그리며 수직으로 뚝 추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아아아아아악!”

펑! 펑! 퍼어엉!

빙글빙글 돌아가며 떨어지는 기체에 수송기에 타고 있던 헌터들은 물론이고 헬기에 타고 있던 헌터들까지 탈출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기체와 함께 해수면 아래로 허무하게 수장되고 말았다.

바다 밑까지 내리누르고 있는 태운의 중력 프레스.

‘꼬르르르륵……!’

한번 잠긴 이들은 결코 떠오를 수 없으리라.

콰아아앙!

한편,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린 수많은 기체들과 부딪힌 몇몇 고속정들도 침몰을 면치 못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순식간에 텅 비어버려 깨끗해진 하늘에 당황한 고속정의 헌터들이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전방 상공에 코드 제로 출현! 전방 상공에 코드 제로 출현!”

얼마 지나지 않아 고유능력 ‘벌매’의 한 동물형 A급 헌터가 뛰어난 시력으로 저 멀리 한반도 쪽 상공에 떠 있는 태운을 발견했고,

“코드 제로다!”

“코드 제로가 나타났다!”

고속정에 탄 중국 헌터들은 단숨에 기세를 끌어올리며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헬기를 타고 오던 헌터들이 전멸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림잡아 백만은 넘을 듯한 고속정의 헌터들.

쿠오오오오오 ― !

백만이 넘는 헌터들의 기운이 오로지 단 한 사람, 태운을 옥죄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말 징글징글하게 많구나, 너희들은.”

태운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오른손을 위로 뻗었다.

치지지직!

태운의 손에서 한 줄기의 붉은 전류가 피어오르는가 싶더니,

쿠르르르릉 ― !

순식간에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저, 저건……!”

“다중 브레이크 때의……!”

순식간에 수많은 헬기와 수송기들을 수장시킨 코드 제로의 엄청난 활약에 환호하던 국민들은 영상 전체가 붉게 물들자, 다시 저마다 양손을 꽉 마주 잡고 입술을 깨물기 시작했다.

익숙한 장면이 겹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이미 본 적이 있으니까.

아니, 사실 이미 전 세계가 알고 있었다.

정보 왜곡망이 사라진 이후 코드 제로의 다중 브레이크 토벌 영상은 ‘레드 스카이 맨’이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에 퍼진 지 오래였다.

이미 2억 뷰를 훌쩍 뛰어넘고 있는 그 영상은 코드 제로가 가진 진짜 힘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상 중 하나였던 것이다.

쿠르르릉 ― ! 쿠구궁 ― !

파지지지직!

붉게 물든 하늘에서 붉은 뇌전들이 용처럼 꿈틀대기 시작했다.

서울 상공 전역을 붉게 물들였던 코드 제로.

그러나 이번엔 그 당시의 힘조차도 우스울 정도의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서울의 수십… 아니ㅡ 수백 배는 되는 서해 상공 전체가 태운의 적뢰에 의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쿠르르르릉 ― !

붉게 물든 하늘로 인해 어느새 붉은 홍해로 변해버린 서해.

“…이게 사람의 힘이라고?”

덜덜덜……!

그 붉은 바다 위에서 붉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보는 상당수의 중국 헌터들이 사지를 벌벌 떨기 시작했다.

쿠르르르릉 ― !

붉은 뇌전으로 가득히 물든 하늘.

중국 헌터들은 벌벌 떨면서도 하늘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뚝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무시무시한 붉은 벼락들이 세상을 가득히 뒤덮은 하늘 여기저기서 붉은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으니까.

조금이라도 눈을 돌렸다간, 뭐에 당했는지도 모른 채 비명횡사할 것만 같은 압도적인 공포가 그들의 숨을 옥죄고 있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코드 제로가 얼마나 강한지.

하지만 영상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다른 법.

영상 속에서만 맹수를 접하던 이들은 맹수의 진정한 강함을 알지 못한다.

하물며 그들이 상대해야 할 존재는 맹수에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괴물……!”

세계를 집어삼킬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파직!

벌벌 떨고 있는 중국 헌터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태운의 전신에서 붉은 뇌전이 다시 한번 튀어 오르고,

“잘 가라.”

[적뢰우(赤雷雨) ― 초광역 ver]

콰과과과과과광 ― !

잠시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오직 붉은색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색인 것처럼.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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