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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184화 (184/300)

184화. 보스가 너무 강함 (2)

‘하하하……!’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키에에에에엑!”

아무리 처리해도 사방에 열린 게이트에서 계속해서 쏟아지는 몬스터들과,

고오오오오오오 ― !

하나같이 평범한 세계급 헌터를 한참이나 뛰어넘는 강력한 10명의 적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다.”

그중 한 명은 태운의 스피드를 몇 배나 상회했고,

“다들 마음껏 싸우시죠. 언제든 살려드릴 테니.”

다른 한 명은 힐러를 뛰어넘는 부활술사를 맡고 있었으며,

“네놈……!”

기껏 처리했던 두 놈 중 한 명은 태운의 정보를 훤히 꿰뚫어볼 수 있었다.

둥실.

거기다 지켜야 할 사람들까지.

‘…이런 게 궁지에 몰리는 기분이라는 건가?’

태운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잠시 생각했다.

그동안 이렇게 곤란했던 적이 있었을까?

살면서 패배라고는 겪어본 적이 없는 그였다.

격투기 선수 시절에도 전승을 달성했던 태운.

헌터가 된 이후에도 항상 승리만을 거머쥐었던 태운.

‘…아니, 한 번 있긴 했지.’

정원준에게 맞아 나가떨어졌을 때.

그때가 그가 겪어본 유일한 패배였다.

일반인과 헌터 사이에 존재하던 엄청난 간극.

아무리 격투기 선수들 사이에서 날아다니던 태운도 그 어마어마한 차이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그땐 어땠지?’

막막하고 답답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눈이 뒤집힐 듯한 분노로 무작정 주작 길드를 찾아가긴 했으나, 솔직히 그때의 정원준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찾아간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당시의 분노를 터트릴 곳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부서지지 않는 거대한 벽, 혹은 넘어설 수 없는 태산을 마주한 것 같았던 그때의 막막한 심정.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은 상황에도 그때의 태운은 일단 부딪혔다.

비록 계란인 자신의 몸이 부서질지라도 말이다.

‘지금도 그러한 상황인가?’

지지직…….

태운은 눈앞의 용의 방주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뢰검을 내렸다.

“포기한 건가…? 잘 생각했다. 상황 파악도 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진 않은가 보군.”

용의 방주, 제이슨은 코드 제로가 자신의 벼락창과 맞대고 있던 자줏빛 번개검을 내리자 히죽 미소를 지었다.

스윽 ―

태운은 자신을 바라보며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미소를 짓는 용의 방주와 눈을 맞추며 가만히 자신의 명치를 쓰다듬었다.

‘…막막하진 않아.’

답답하지만 막막하지는 않다.

‘질 것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왜 이리 답답하게 느껴질까?

슬쩍 ―

태운의 시선이 허공에 떠 있는 한국 일행들을 향했다.

씨익 ―

흔들리는 강천의 두 눈과 눈이 마주친 태운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족쇄가 있잖아.’

굳이 비교해보자면 한중 전쟁 당시 군종 기자들의 헬기가 날아다니던 상황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후우…….”

치이이이……!

상황을 냉정하게 가늠해보는 태운의 머리가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패배할 정도는 아니야. 하지만 족쇄를 매단 채로는 승리도 불가능하다.’

스윽 ―

태운의 시선이 벌집처럼 허공을 가득 메운 게이트들을 향했다가 다시 눈앞의 제이슨에게 향했다.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며 이죽거리고 있는 제이슨.

치지지직!

승리를 확신한 제이슨이 태운의 목을 향해 벼락창을 겨누며 말했다.

“뭐, 남기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지금껏 네놈처럼 우리 방주들을 애먹였던 자는 없었다. 유언 정도는 남길 수 있도록 해주지.”

그런 제이슨의 행동에,

“요, 용의 방주! 그, 그럼 안……!”

되살아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던 원숭이의 방주가 기겁하며 말을 더듬으면서 외쳤다.

조금 뒤늦게서야 죽기 전 자신이 꿰뚫어보았던 코드 제로의 정보를 상기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언이라……?”

태운의 행동이 그보다 한 수… 아니, 두 수는 더 빨랐다.

쿠궁 ― !

기기기기긱……!

세상이 흔들렸다.

“너, 지금 방심했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는 공간 때문에 놀란 제이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 *

“너… 대체 무슨……!”

히죽 ―

제이슨을 마주 바라보던 태운의 두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며 호선을 그렸다.

“일단 족쇄부터 좀 풀자.”

치지직……!

태운의 손안에서 사라지는 자뢰검.

소멸하는 자뢰검 속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힘을 느낀 제이슨의 동공이 흔들렸다.

홱 ― !

제이슨의 시선이 원숭이의 방주, 에메르송에게로 향했다.

에메르송이 죽기 직전 뭐라고 외쳤던 코드 제로의 정보에 대해 듣지 못했던 그였으니까.

기기기기기긱……!

원숭이의 방주는 하늘을 바라보며 턱을 덜덜 떨고 있었다.

“괴, 괴물이… 진심을 내려 하고 있어……!”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는 원숭이의 방주.

번쩍!

위기감을 느낀 제이슨은 일단 태운의 앞에서 섬광을 번쩍이며 물러나더니 원숭이의 방주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말해라! 아까 뭘 봤지? 당장 저놈의 힘에 대해 말해!”

흠칫!

덜덜덜……!

제이슨에게 멱살을 잡힌 채 흔들리다 태운과 눈이 마주친 원숭이의 방주의 몸 떨림이 심해졌다.

“그, 근원……!”

“뭐?”

제이슨이 에메르송의 멱살을 붙잡고 잘 안 들린다는 듯 자신의 귓가로 끌어들였다.

“노, 놈은… 모든 힘의 근원을 다루……!”

콰르르르르르릉 ― !

더 이상 떠들지 말라는 듯 하늘에서 고막을 찢을 듯한 천둥이 울리며 원숭이의 방주의 목소리를 묻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끼기기기기기긱……!

“자, 족쇄를 풀 시간이야.”

태운은 하와이 전체를 감싸고 있는 자신의 자기중력장 내의 모든 공간을 느끼며 고개를 쳐들었다.

후욱 ―

자기중력장에 새로운 힘이 덧씌워졌다.

모든 것을 붙들고 결합시키는 태운의 세 번째 힘, ‘강력(强力)’.

온전히 태운의 지배하에 놓인 자기중력장 내 공간 곳곳에 태운의 강력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브레이크된 게이트들.

태운이 손을 들고 서서히 주먹을 쥐자,

끼기기기기기기기긱……!

열려 있던 게이트들이 강제로 닫히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에엑!”

무언가에 막힌 듯 더 이상 던전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울부짖기만 하는 몬스터들.

“이제 그만 나와라.”

끼기기기기긱……!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작아지기 시작하는 게이트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모든 방주들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던전을 강제로 닫는다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뱀의 방주.

그런 그녀의 말에 태운은 피식 웃으며 곧바로 반박해주었다.

“강제로 여는 건 말이 되고?”

끼기기기기긱……!

쿠웅! 쿠웅! 쿠웅!

던전의 입구, 게이트는 곧 서로 다른 차원과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

그 통로들이 하나둘 완전히 닫히더니 게이트들이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춰버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남은 게이트는 단 하나.

“…….”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다는 듯 한국 정상 일행들이 입을 쩍 벌린 채 게이트들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코드 원.}

퍼뜩!

태운의 부름에 가면 뒤에서 입을 벌리고 있던 강천이 재빨리 정신을 차렸다.

{예.}

{저 던전에서는 B급 몬스터들이 나오고 있었다. 다들 데리고 들어가. 그리고 보스는 잡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게 정리하고 있도록. 알겠나?}

“……!”

단번에 태운의 말뜻을 알아들은 강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꼭… 이기십시오.}

일행들을 붙든 강천이 가면 안 작은 무전기로 응원을 전했다.

피식 ―

이에 태운은 손을 휘저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해주었다.

{내가 지는 거 봤냐?}

휙 ―

태운의 손짓에 따라 공중에서 이동하기 시작하는 한국 일행들.

슈욱 ―

그들의 신형이 곧 유일하게 남아 있던 던전 너머로 사라졌다.

“자…….”

일행들을 던전 안으로 집어넣은 태운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방주들을 향해 빙글 몸을 돌렸다.

“족쇄는 풀렸다.”

씨익 ―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태운의 두 눈에 해방감이 깃들었다.

지지지직!

태운의 손에 다시금 자뢰검이 생성되고,

척 ―

자뢰검의 끝이 용의 방주, 제이슨을 향했다.

“야.”

흠칫!

태운의 말도 안 되는 능력에 충격을 받은 듯 살짝 넋을 놓고 있던 제이슨이 미세하게 움찔거렸다.

하와이 전체를 담고 있는 태운의 자기중력장.

그리고 그 안은 태운의 전용 링이나 다름없는 공간.

“너, 다시 지껄여봐. 뭐 유언이 어쩌고 어째?”

링 안의 절대자가 귀환했다.

* * *

하와이는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빅아일랜드, 몰로카이, 라나이, 마우이, 카호올라웨, 오아후, 카우아이, 니하우 등등.

세계 정상 회담이 이루어진 곳은 여러 개의 섬 중에서도 가장 큰 빅아일랜드였다.

그리고,

“진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사토는 빅아일랜드에서 꽤 멀리 떨어진 카우아이라는 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쿠궁…! 쿠웅……!

휘오오오오오오 ― !

처얼썩 ― !

대기가 울고 바다가 흔들렸다.

족히 수백 km는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도 이 정도의 여파가 느껴질 정도라면,

‘대체… 지금 현장은 어떤 상태인 거야.’

코드 제로 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빅아일랜드는 지금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일본 길드 아마테라스의 길드원, 사토는 핸드폰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당장 와. 말했던 곳에서 만나지. 서둘러!]

아마테라스의 실질적 길드장인 엔도의 문자.

그저 문자만으로도 상황이 얼마나 다급한지 알 수 있었다.

“흐아아아아아…….”

엔도의 부탁을 받고 카우아이섬에서 대기 중이었던 사토.

그래도 방주가 12명인데 자신이 나설 일은 없지 않을까 싶어 카우아이섬에서 모처럼 즐기려 했던 사토가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

미처 먹지 못한 음식들을 아쉬운 듯 바라보는 사토.

그러나 이내 미련을 버리고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천천히 바닷가로 향했다.

일단 음식보다는 길드 마스터의 목숨이 더 중요했으니까 말이다.

차박 ― 차박 ―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서서히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사토.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바다 아래로 완전히 잠겼다.

끼이이익 ― !

어느새 돌고래로 변신한 일본의 S급 헌터, 사토가 크게 요동치고 있는 바닷속을 헤엄쳐가기 시작했다.

쿠르르륵…….

크게 요동치고 있는 해수면과 달리 해수면 밑은 고요했다.

그러나,

꾸웅……!

쿠우웅……!

거대한 폭발음 같은 진동이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광활한 바다로 인해 더욱더 크게 울리는 소리가 바닷속을 헤엄쳐가는 사토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진짜 무서워 죽겠네……!’

나름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S급 헌터인 사토.

싸움의 여파만으로도 자신이 두려움에 떨 정도라니, 새삼 지금 빅아일랜드에서 싸우고 있는 존재들의 강력함에 다시 한번 놀라는 사토였다.

끼이이이익 ― !

바닷속에서 초음파를 발산하여 방향을 잡으며 빅아일랜드를 향해 빠르게 헤엄쳐가기 시작하는 사토.

준비성 철저한 도명조가 준비해둔 생명보험(?)이, 재앙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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