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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236화 (236/300)

236화. 괴물이 더 강해짐 (2)

꽈지지지직 ― !

이질적인 소리와 함께 검은 뇌전이 공간을 갈랐다.

“끄윽!”

천둥과 번개의 신 토르의 권능을 하사받은 다니엘.

자신의 고유 능력인 ‘금속’을 사용하여 커다란 피뢰침을 만들어낸 그가 피뢰침에 재빨리 푸른 번개를 덧씌웠다.

치지지직!

번개를 덧씌운 피뢰침이 태운의 묵뢰를 유도했다.

꽈지지지직 ― !

미세하게 방향이 비틀리는 묵뢰.

파삭……!

피뢰침 끝을 향해 날아간 묵뢰가 피뢰침 자체를 없애버렸다.

“허억……!”

그 위력에 새삼스레 다시 놀란 다니엘은 헛숨을 들이켰고,

“……!”

잭과 루카스 그리고 데런은 그저 입을 뻐끔거리며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코드 제로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더 심하게 그들의 전신을 잠식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뭐, 뭐 하는 거야……!”

겨우겨우 충격에서 헤어 나온 도명조가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이를 악문 그의 두 눈에서는 당혹스러움과 광기, 두려움이 한데 얽혀 어지러운 감정이 짙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머저리들아 뭐 하는 거야! 당장 저 네 명을 공격해! 어서!”

화르르륵 ― !

도명조의 양손에서 검붉은 화염이 치솟았다.

퍼뜩!

도명조의 외침을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잭, 루카스, 데런.

“이익!”

“뒈, 뒈져라!”

쿠아아아아아아!

지이이이이잉 ― !

오딘의 힘을 사용하는 잭의 폭풍과 시바의 힘을 사용하는 루카스의 파괴광선이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 네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

“이 새끼들이……!”

태운은 잔뜩 지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꽈지지지직 ― !

그의 전신에서 피어오른 묵뢰 줄기들이 살아 있는 뱀처럼 두 사람이 쏘아 보낸 공격을 정면에서 막아섰다.

“으헉!”

마치 칼로 두부를 썰어버리듯 너무나도 손쉽게 갈라지는 폭풍에 잭은 다시 한번 폭풍을 쏘아 보내다 말고 몸을 웅크렸고,

꽈지지지지직!

지이이이이이잉 ― !

“끄으으으으으으으……!”

잭과는 달리 파괴광선으로 묵뢰의 소멸의 힘을 잠시나마 버텨내던 루카스는,

투둑! 투두두둑!

두 눈의 실핏줄이 모두 터질 정도로 있는 힘껏 마력을 잔뜩 쏟아부으며 버텼다.

‘염동력으로 죽여야 하나……?!’

솔직히 네 사람을 죽이는 일 따위는 푸르바만큼이나 루카스에게도 쉬운 일이었다.

염동력으로 목을 따버리면 그만이었으니까.

하지만 염동력을 이용해 그럴 수 없었던 이유는 여태껏 언급했듯, 그들의 존재 자체가 코드 제로에게 최소한의 족쇄 역할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젠 이러나저러나 죽게 생긴 판이 돼버렸으니 그냥 다 죽여버릴까 하는 고민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루카스가 모든 마력을 쏟아부으며 잠시나마 태운의 묵뢰를 버텨내던 그때,

“조심해!”

꽈르릉 ― !

다니엘의 목소리와 함께 검은 불빛과 굉음이 그의 눈앞에서 번뜩였다.

파괴광선을 피해 대기를 지워버리며 날아온 다른 한 줄기의 묵뢰였다.

파삭……!

“허억… 허억……!”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니엘이 무언가를 던진 자세 그대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루카스의 눈앞으로 번개를 입힌 피뢰침을 던져 가까스로 태운의 묵뢰의 방향을 살짝 비튼 것이었다.

빠직 ―

다니엘의 피뢰침에 두 번이나 방향이 비틀린 태운의 이마에 핏줄이 돋아났다.

꽈지지지직!

다니엘의 전신을 지워버릴 듯한 막대한 양의 묵뢰가 태운의 손끝에서 피어나고,

“으아아아아아아!”

화르르르르륵 ― !

그 엄청난 양의 묵뢰를 본 도명조가 경기를 일으키듯 뜨거운 흑염을 대통령들에게 쏟아냈다.

화르르르륵 ― !

데런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고유 능력인 ‘불’을 이용해 대통령들에게 시뻘건 화염을 토해냈다.

‘젠장… 하필 권능도 근접캐가 걸려서……!’

거대한 화염을 발사하던 데런은 속으로 신경질을 부렸다.

그가 노아신에게서 하사받은 힘은 타락한 아수라의 힘.

귀신들의 왕이자 투신인 아수라는 대부분의 힘이 근접 전투 능력과 관련되어 있었다.

물론 원거리 공격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신 방주 대부분은 아직 자신이 받은 권능 중 한두 가지밖에는 익히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중 데런이 익힌 힘은 아수라의 힘 중 첫 번째 능력인, 광란혈투.

자신이 상처를 입을수록 신체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권능이었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수라도를 다스리는 아수라답게 광전사 같은 대단한 힘이었지만,

‘저 자식은 전부 한 방 컷이잖아……!’

하필 그가 상대해야 할 대상이 태운이라는 것이었다.

상처?

상대가 코드 제로이니 상처를 입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저런 괴물을 상대하면서 상처를 입지 않는다는 것이 애초부터 어불성설.

그러나 코드 제로의 공격에 상처를 입는다는 것은,

꽈르르릉 ― !

곧 그 자체로 죽음을 의미했다.

꽈지지지지지직!

다니엘의 전신을 지우려던 검은 뇌전의 일부가 4인의 대통령을 감싸며 도명조와 데런의 화염을 단숨에 지워버렸다.

* * *

꽈지직!

츠즈즈……!

검붉은 불꽃과 시뻘건 불꽃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묵뢰가 검은 혓바닥을 잠시 날름거리다 이내 허공에서 사라졌다.

‘…역시 유지 시간이 너무 짧아.’

두 방주의 공격을 막아낸 태운이 사라지는 묵뢰를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부들부들……!

태운의 눈꺼풀이 금방이라도 감길 듯 파르르 떨려왔다.

현재 태운은 너무 무리하고 있었다.

남은 마력량도 마력량이지만, 묵뢰 한 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한 번에 사용되는 마력량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기본 형태인 금뢰에서 마력 입자를 한 번 결합시킨 청뢰.

그리고 그 청뢰를 강력을 이용해 붙인 자뢰.

자뢰만으로도 기본 형태인 금뢰에 비해 최소 수 배의 마력과 정신력이 소모되었다.

그런데 그런 자뢰 열 줄기를 배배 꼬아버린 것도 모자라, 그 위에 강력을 한번 덧씌우고 또 그 위에 약력까지 입혔으니,

꽈지지직!

금뢰와 비교하면 최소 100배가 넘는 마력이 드는 기술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력은 그 이상으로 소모되는 기술이 된 상태였다.

덜덜덜……!

묵뢰를 만들어낼 때마다 태운의 전신이 미세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이미 ‘광뢰신’ 등의 남발로 인해 여러모로 꽤나 지쳐 있던 태운.

그런 와중에 신기술을 만들어낸 것도 모자라서 그 신기술을 남발하고 있었으니,

덜덜덜……!

몸에 과부하가 걸리고 마력 회로가 충분히 경련을 일으킬 만도 했다.

아마 일반 다른 헌터… 아니, 다른 세계급 헌터였더라도 진작에 마력 회로가 터져 나갔을 수준.

그러나 태운은,

까득 ― !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스륵 ― 스륵 ―

중간중간 눈앞이 살짝씩 흐려지기를 반복했지만,

꽈르릉 ― !

그럴 때면 묵뢰가 일으키는 천둥소리를 알람 삼아 정신을 차렸다.

‘정신 차려라, 권태운…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어……!’

마력보다도 정신적인 피로가 태운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래도 초인적인 의지로 정신을 붙드는 태운.

그의 두 눈이 흔들리는 시선으로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5명의 방주를 향했다.

조금 떨어져 있는 푸르바는 흐릿한 시야 때문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스륵 ― 스륵 ―

자꾸만 눈앞이 흐려졌지만 태운은 온몸의 근육에 잔뜩 힘을 주며 휘청거리려는 몸을 간신히 붙들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의 비틀거림은 곧 빈틈을 의미하니까.

가면을 쓰고 있어 잠깐잠깐 흐릿해지는 눈빛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지금 상태로는… 묵뢰를 쓰면서 동시에 움직이기까지는 힘들어.’

태운은 흐릿해지는 의식을 다잡으며 눈에 힘을 주었다.

이 기술을 처음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면 묵뢰와 광뢰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 그렇게 하기엔 피로가 과도하게 쌓인 상황.

‘어떻게든 마력 소모를 줄여야 한다.’

태운은 겨우 뚫어낸 활로를 이어 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상황을 살폈다.

스윽 ―

태운의 시선이 여전히 놈들이 들고 있는 레플리카 버전의 아이기스를 향했다.

‘아이기스만 지우면… 자뢰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아이기스만 없으면 묵뢰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으드득 ― !

상황을 타파할 다음 열쇠를 찾아낸 태운은 이를 악물며 젖 먹던 힘까지 정신을 붙잡았다.

그리고 곧,

꽈르르르르릉 ― !

태운의 주위로 다섯 개의 검은 선이 퍼져 나갔다.

* * *

꽈지지지지직!

순식간에 뻗어 나간 다섯 줄기의 검은 뇌전이 잭, 다니엘, 루카스, 데런 그리고 도명조의 정면을 향해 날아들었다.

계속 긴장한 상태로 코드 제로의 공격을 대비하고 있었음에도 뇌속으로 날아드는 필멸의 번개는 매번 방주들을 놀라게 하고 간담을 서늘케 했다.

“……!”

심지어 이번 공격은 지금까지의 뇌전보다 묘하게 조금 더 빠른 듯했다.

조금 전처럼 공격을 맞부딪치거나 피할 틈조차 주지 않는 그 무시무시한 공격에 5명의 방주는 최대한 몸을 비틀며 본능적으로 아이기스를 들어 올렸다.

파사사삭……!

마치 애초에 부서지기 쉬운 과자였던 것처럼 힘없이 바스라져버리는 아이기스.

하지만 그 덕에 0.01초의 시간이라도 더 번 방주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히익!”

“으… 으어어어어……!”

검은 뇌전을 피해내다 바닥을 구른 잭과 데런이 겁에 질린 듯 일어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바닥을 기어 뒤로 물러났다.

믿었던 아이기스마저 이렇게 힘없이 부서지다니.

쩌억…….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가까스로 살아남은 다니엘과 루카스도 손잡이만이 남아 땅에 떨어진 아이기스를 넋이 나간 듯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기스의 소멸.

이는 즉, 그들이 코드 제로의 모든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씨X……!’

자신이 만든 모든 아이기스가 부서지자 도명조가 이를 갈았다.

그리고는,

홱 ―

고개를 돌려 뒤로 물러서 있던 푸르바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 토끼 새꺄! 너도 빨리 거들어어어! 작전 변경이다!”

도명조의 발악과도 같은 그 외침에,

끄덕 ―

마찬가지로 겨우 충격에서 헤어 나온 푸르바는 고개를 끄덕이며 크로노스의 신기, 스퀴테를 들어 올렸다.

키이잉 ―

크로노스의 권능 두 번째, 농경.

푸르바가 크로노스의 두 번째 권능을 전개하자,

불룩 ― 불룩 ―

방주들의 공격과 태운의 움직임에 의해 잔뜩 뒤집혀 흙밭이나 다름없던 관저의 땅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쿠르륵 ― 쿠륵 ―

슈슈슉 ― !

땅을 갈아엎으며 자라난, 정체를 알 수 없는 농작물들의 줄기들이 순식간에 대지를 가득 메웠고,

“으아아아아아아!”

“히이익!”

쿠당탕탕!

4인의 대통령들은 갑자기 발을 옭아매기 시작하는 줄기들에 기겁하며 발버둥 치다 마구 넘어졌다.

주륵 ―

바닥에 넘어져 머리나 얼굴을 다친 대통령들의 얼굴에서 핏물이 흘러내렸다.

콰가각!

순식간에 선인장들로 그들의 목과 얼굴을 에워싸는 푸르바.

코드 제로의 움직임을 제약하기 위해 목숨은 빼앗지 않되, 완벽한 인질로 잡으려는 것이었다.

“움직이지……!”

권능을 사용해 네 사람의 목숨을 완전한 인질로 잡은 그가 코드 제로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치직……!

그 자리엔 자줏빛 정전기가 일렁이고 있을 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어디로……!’

놀란 푸르바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려는 그때,

“잡았다.”

그의 등 뒤에서 누군가의 익숙한 음성과 함께,

꽈지직!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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