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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250화 (250/300)

250화. 2인자들이 힘을 합침 (2)

청룡.

말 그대로 푸른 용을 뜻했다.

전설이나 신화에 따르면 용은 예로부터 하늘의 기상을 지배하는 존재로 알려져 있었다.

바람을 부르고 비를 내리며 천둥 번개를 일으키는 신적인 존재.

그리고 그 모든 전설은 김천용의 고유 능력 ‘청룡(靑龍)’을 통해 증명되고 있었다.

1차 각성 때는 바람, 즉 공기를 다루었으며 2차 각성 때는 물을 다뤄 비를 내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니까.

또한 김천용이 주로 사용하는 능력인 ‘백뢰(白雷)’는 S급 헌터가 되며 얻게 된 청룡의 번개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천용이 얻은 능력들은 모두 평범한 용들도 다루는 권능.

용 중에서도 특별한 ‘청룡’만의 고유한 능력은 얻은 적이 없었다.

청룡은 다른 용들과는 달랐다.

영물 중에서도 가장 최상위 격을 지녔다는 사신수 중 하나이자 사방을 수호하는 사방신 중 하나이니까.

단순히 전설 속에 등장하는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신격’으로 떠받들어지던 존재라는 것이다.

청룡.

4개로 나뉜 방위 중에서도 동을 수호하는 신.

그리고 그 동쪽이라는 방위는 오행 중 목의 기운을 상징했다.

그래, 목이다.

나무였다.

사방신 중에서도 유일하게 생명의 기운을 다루는 특별한 존재.

그런 청룡의 힘이,

콰드드득!

대한민국의 어느 한 골짜기에 처음으로 현실화되고 있었다.

쑤우우욱 ―

민호성의 고유 능력 ‘대나무’와는 차원이 다른 힘.

오로지 ‘대나무’라는 한 종류의 나무를 다루는 호성의 고유 능력과는 다르게 천용의 4번째 능력은 모든 종류의 나무, 아니 식물을 다룰 수 있었다.

콰드드득!

마치 넝쿨처럼 자라난 종을 알 수 없는 나무가 드미트리의 전신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크으윽!”

그냥 호박 넝쿨도 아니고 단단한 나무가 그의 몸을 감싸 안으며 자라나기 시작하니,

드득! 드득!

그 사이에 낀 드미트리는 순식간에 옴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익!”

키이잉 ―

드미트리가 거대화 상태에 더해 마력으로 신체까지 강화하여 발버둥 쳐보았지만,

드득! 드득!

“……!”

그의 몸을 속박한 나무는 여전히 꿈쩍도 안 하고 있었다.

금조차 가지 않고 멀쩡한 나무.

그런 나무의 상태에 놀란 드미트리가 말을 더듬었다.

“미, 미친… 나무 따위가……!”

물론 드미트리의 몸을 감싸고 있는 나무의 두께는 상당히 두꺼웠다.

세상에 이렇게나 굵은 나무가 있을까 싶을 정도.

천용이 드미트리의 사이즈에 맞게 나무를 두껍게 자라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봐야 나무는 나무.

고작 두꺼운 나무 따위가 산을 통째로 날리고, 대지를 뒤엎는 거대 괴수와 같은 드미트리의 힘을 견뎌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

강천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어느새 발을 멈추고 가면 뒤에서 입을 살짝 벌린 채 고개가 뒤로 꺾인 자세로 거대하게 자라난 나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리그넘바이티라고 알고 있나?”

인간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어느새 전신이 푸른 비늘로 덮여 있는 반룡인 상태가 된 천용이 드미트리를 노려보며 말했다.

“리그넘… 뭐?”

드미트리가 처음 듣는다는 듯 천용의 말을 다 따라 하지도 못했다.

그러자,

“리그넘바이티(Lignum vitae).”

천용은 그의 말을 정정해주며 한마디로 설명해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나무다. 그 단단함은…….”

쑤우우욱 ―

드미트리의 몸을 감싼 나무 위로 똑같은 나무 한 줄기가 더 자라나 그 위를 한 번 더 감쌌다.

“강철을 뛰어넘을 정도지.”

꾸드드드득 ― !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나무가 드미트리의 전신을 죄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단단한 와중에 세계급에 이른 천용의 마력으로 강화까지 되었으니, 드미트리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만도 했다.

리그넘바이티(Lignum vitae), 혹은 유창목이라고도 불리는 이 나무는 볼링공을 만드는 데에 주로 쓰이는 나무였다.

더군다나 리그넘바이티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질병을 치유해주는 생명의 나무라고도 불렸기에,

꾸드드드득 ― !

청룡이 가진 목이라는 생명의 기운과도 매우 잘 어울리는 나무였다.

“으그그극!”

새롭게 자라난 또 다른 리그넘바이티에 의해 순식간에 목이 졸리기 시작한 드미트리가 두 눈을 부릅뜨며 재빨리 권능을 전개했다.

“이까짓 거!”

우우웅 ―

드미트리의 전신에 아레스의 두 번째 권능, ‘파괴’의 힘을 담은 파괴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드득……!

드미트리의 전신을 죄이며 자라나던 리그넘바이티가 성장을 멈추었다.

아레스의 파괴기에 담긴 ‘기능 상실’이 적용된 탓이었다.

“……!”

마력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나무들이 자라지 않자 천용의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이, 이게 무슨……!”

당황한 것은 드미트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괴기를 접촉시켰음에도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나무들이 부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주… 권능을 가졌다고 했나……?”

천용은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드미트리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의 밑에 서 있던 강천이 싸움에 뒤늦게 참여한 천용에게 알려주었다.

“아레스 신의 권능이라고 했습니다. 아레스는 전쟁과 파괴의 신이죠.”

“그렇다면… 방금 전 이상한 기운은 파괴와 관련된 기운이겠군요.”

“…그렇겠죠.”

이미 드미트리의 파괴기에 백린탄이 허무하게 막힌 적이 있었던 강천이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

“하지만… 아까 전 제 공격이 닿았을 때 제 공격 자체를 파괴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파괴는 파괴인데 일부만이 파괴된 듯한…….”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래라면 제 의지대로 자라났어야 하는 나무가 성장을 멈췄어요. 죽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천용은 나무에 속박되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드미트리를 바라보았다.

“그 자체를 부수는 게 아니다……?”

“백린탄이 그냥 평범한 고철 덩어리로 변했고… 나무는 죽었다……?”

번뜩!

눈치 빠른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기능을…….”

“빼앗는다……!”

나무는 생물.

생물의 기능이라 함은 살아 있는 것이었다.

생물은 죽음으로써 그 기능을 상실하니까.

하지만 나무는 생명이자 재료.

나무가 죽었다고 해서,

드드득!

나무가 그 단단함을 쉽게 잃을 리가 없었다.

즉 무생물과 인공물이 아니라면, 기능적 목적이 있는 물건이 아닌 원래의 자연 상태라면 드미트리의 파괴기는 아무런 효과도 볼 수가 없다는 뜻이었다.

“하, 뭐야.”

강천은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양손을 무언가로 변형시켰다.

“괜히 쫄았잖아?”

[화염방사(火焰放射)]

푸화아아아아악 ― !

드미트리의 발밑으로 거대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크윽!”

발이 한순간 뜨거워진 것을 느낀 드미트리가 재빨리 발을 빼려 했지만,

드득!

아직 여전히 그 형을 유지하고 있는 리그넘바이티가 그의 몸을 놔주지 않았다.

“이거 왜… 안 부서져!!!”

그그그극 ― !

거대한 불곰이 다시 한번 전신을 흔들었지만,

“흐읍!”

천용의 마력을 가득 머금은 리그넘바이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후웅 ―

천용은 동시에 공기를 다뤄 강천의 화력을 더욱 키워주었다.

세계급에 이른 천용의 마력 통제력은,

화르르르르륵 ― !

공기 중의 산소만을 따로 다룰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었다.

“크아아아악!”

드미트리의 전신이 순식간에 거대한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다 이긴 것 같은 상황.

그러나 천용과 강천은 그 순간 보지 못했다.

드미트리의 전신이 불길에 휩싸이는 순간,

움찔.

그의 입가가 살짝 씰룩였다는 것을 말이다.

* * *

화르르륵 ― !

산보다도 거대한 불곰이 거세게 불타오르자 골짜기는 하늘의 태양이라도 떨어진 듯 어마어마한 빛과 열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이……!

“끄으으으윽……!”

천용의 합류를 확인하고 좋아하던 연구원들은 골짜기를 가득 메운 그 화염의 열기에 미약한 화상을 입고 있었다.

“이런.”

콰드득!

슈우우우우 ―

천용은 재빨리 그들을 나무줄기로 감싸 그들을 골짜기의 다른 한쪽을 감싸고 있는 백적산 너머로 옮겨주었다.

“멀리 못 보내드립니다! 근처 도시로 피하세요!”

순식간에 골짜기를 벗어나 백적산 건너편에 도달한 허 회장과 연구원들은 얼굴이 온통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된 채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와 도망갈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워낙 거리가 멀어 들리지도 않을 인사였지만, 그들은 연신 백적산 너머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다가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후우…….”

일단 급한 불은 끈 천용은 한숨을 쉬다가,

푸화아아아아악 ― !

땀을 주륵주륵 흘리며 여전히 거대한 화염을 방사하고 있는 강천을 보고 그에게 말했다.

“그만 쏘셔도 됩니다. 코드 원 씨. 마력 부족하시지 않습니까? 제가 공기로 불씨를 더 키우겠습니다.”

“허억… 허억… 감사합니다…….”

천용의 말에 마력이 부족했던 강천은 팔을 덜덜 떨며 화염방사기를 꺼트렸다.

화르르르륵 ― !

“크아아아아악!”

골짜기에는 단 두 가지 소리만이 가득했다.

거대한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와 거대한 불곰이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

치이이이이이……!

그리고 그 두 소리 사이로 가끔씩 미약하게 드미트리가 자가회복을 전개하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쿵 ― ! 쿠웅 ― !

드미트리의 몸을 속박하고 있던 리그넘바이티들이 완전히 불에 타버려 더 이상 드미트리의 몸을 붙들지 못하고 부서져 지면으로 떨어졌다.

어느새 속박에서 벗어나게 된 드미트리.

하지만,

화르르르르륵 ― !

거대한 불곰은 여전히 불길에 휩싸인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치이이이이……!

여전히 계속해서 자가회복을 전개하면서 말이다.

“…끝났군요.”

드미트리가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 천용은 어느새 지면에 내려앉아 있었다.

강천은 바닥에 앉아 마력 호흡을 하며 열심히 마력을 회복시키고 있었다.

“스읍… 후우… 스읍… 후우…….”

그렇게 한참 동안 마력을 회복시키던 강천.

“후우우우…….”

어느 정도 마력을 회복시킨 그가 길게 숨을 토해내며 마력 호흡을 멈추었다.

화르르르륵 ― !

마력 호흡에서 집중력을 거두자 그의 귓가에도 다시 여전히 무언가 불타고 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응?”

마력 호흡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난 강천이 무언가 이상한 듯 미간을 좁혔다.

“…왜 그러십니까?”

강천의 옆에 서서 그가 마력 호흡을 하는 동안 그를 지키고 있던 천용이 무슨 문제가 있냐는 듯 물었다.

“…청룡 길드장님.”

“예?”

강천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저, 저 새끼… 언제부터 비명을 안 질렀습니까?”

“……!”

강천의 말에 그제야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낀 천용이 불타고 있는 거대한 불곰을 쳐다보았다.

화르르르륵 ― !

치이이이이……!

여전히 들리고 있는 불타는 소리와 회복하는 소리.

그러나 어느샌가부터,

“…….”

드미트리는 어떠한 비명도 지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거… 알아차리는 게 너무 늦은 거 아닌가? 목 아파서 안 지른 지 꽤 됐는데 말이야.”

거대한 불곰의 목소리가 골짜기 안을 울렸다.

“어, 얼른 불 꺼요! 당장!”

장군산을 날려버렸던 드미트리의 권능을 떠올린 강천이 재빨리 천용에게 외쳤고,

후욱 ―

천용은 재빨리 드미트리 주위의 산소를 없애 불을 꺼트렸다.

그러나,

“힘 고맙다~!”

쿠우우우우우웅 ― !

드미트리의 신체에는 어느새 가공함을 넘어 말도 안 되는 수준의 힘이 담겨 있었다.

“자! 후반전 시작이다아아아!”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 !

드미트리를 중심으로 반경 10km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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