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화. 반격이 이루어짐 (2)
꽈아아아아아앙!
촤아아아악!
거대한 굉음과 함께 붉은 선혈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쿨럭! 쿨럭! 허억… 허억……!”
뚝… 뚝… 뚜둑…….
마력 폭주를 두 번이나 겹쳐서 사용한 정태의 전신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충돌로 인한 부상은 아니었다.
오로지 그 본인의 기술로 인한 반동일 뿐.
스스로가 시전한 기술의 반동임에도 불구하고, 정태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전신을 파르르 떨며 힘겹게 서 있었다.
“허억… 허억… 진짜 더럽게 아프네……!”
잔뜩 지친 표정의 정태.
그런 그의 시야에,
“쿠웨에에에엑……!”
건물 잔해 속에 처박혀 피를 토해내고 있는 이화연의 모습이 들어왔다.
명치를 중심으로 상반신의 오른쪽이 완전히 날아간 그녀의 모습.
몸통뿐만이 아니라 골반과 얼굴까지도 일부가 날아간 것이 이미 시체와 다름없는 몰골이었다.
그러나 이화연은 고유 능력 ‘초재생’ 보유자.
치이이이이이 ― !
그녀는 어마어마한 양의 피를 토해내면서도 별다른 마력 수치의 희생 없이 잃은 피와 신체를 순식간에 회복해 나가고 있었다.
“씨X……!”
정태는 핏물로 가득한 입가를 닦아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심장을 날릴 목적으로 이화연의 왼쪽 가슴을 노렸던 그였다.
하지만 이화연은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었는지 오히려 반대편인 오른쪽만 날아가 있었다.
‘오버 스프린트의 한계 시간은 10초… 그 안에 마무리 짓는다……!’
마력 회로를 과부하시키는 마력 폭주를 한 번 더 겹쳐 사용하는 기술인 오버 스프린트.
지금의 정태로서는 10초 이상 이 기술을 이어갈 경우, 자칫 잘못하면 마력 회로 자체가 망가져 마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자가회복도 못하게 될 터.
헌터로서는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지 않으려면 그 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했다.
스팟 ― !
정태의 신형이 앞으로 쇄도했다.
“……!”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하던 정태가 갑자기 달려들자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던 이화연의 두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이익!”
치이이이익 ― !
이화연은 초재생을 전력으로 전개하며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굴렸다.
콰아아아아앙!
그녀의 신체 절반을 날렸던 방금 전의 공격과 비슷한 수준의 공격이 그녀가 누워 있던 잔해더미를 통째로 지워냈다.
실로 어마어마한 권격이었다.
“꺄하하하하하하! 좋아! 좋다고!”
완전히 피해내지 못했는지 막 회복시켰던 오른쪽 가슴이 또다시 날아간 이화연은 미친 듯이 광소를 터뜨리며 발악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광전사.
그런 그녀의 모습은 오히려 몰아붙이고 있는 정태의 등골에 자꾸만 소름이 돋게 만들고 있었다.
“제발 좀 얼른 뒈져라……!”
이를 악문 정태가 다시 몸을 날려 바닥을 구르고 있는 이화연을 쫓아갔다.
“꺄하하학! 쿨럭!”
바닥을 구르는 동시에 광소를 터뜨리며 피까지 토해내고 있는 이화연.
그런 그녀의 몸통 위로 정태의 권격이 다시 작렬했다.
콰아아아아아앙!
지면이 뒤집히며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꺄하학! 꺄하하학!”
이번엔 활어처럼 몸을 튕겨 살아난 이화연.
치이이이이익 ― !
우다다다 ―
하체가 통째로 날아가긴 했지만 초재생과 자가회복을 동시에 전개하여 어느새 완전해진 허리 위 상체만이 남은 그녀가 고전 이야기 속 귀신처럼 두 팔을 이용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 기괴한 모습을 바라보는 정태의 신형이,
피잉 ―
순간 한쪽으로 기울었다.
털썩 ―
현기증이 일기 시작한 정태는 그런 그녀를 바로 쫓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크윽……!”
10초가 다 된 것이다.
푸확 ― ! 슈우우우우……!
과도할 정도로 과열되었던 몸의 힘이 풀리며 그의 전신에서 뿌연 연기가 잔뜩 뿜어져 나왔다.
치이이익 ― ! 치이이익 ― !
오버 스프린트에 대한 반동으로 전신에 생겼던 잔상처들을 자가회복으로 회복하는 정태.
그 짧은 사이,
치이이이이익 ― !
이화연은 정태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상처를 회복하며 어느새 무릎께까지 하체를 회복하고 있었다.
“꺄하하하하! 힘 빠졌어? 사내 놈 체력이 그리 부실해서 어디다 쓸래?”
연신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터뜨리며 정태를 비웃는 이화연.
으드득……!
정태는 이화연을 상대로 장기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에 분한 듯이 이를 갈았다.
하지만 그때,
우드득!
어디선가 나타난 커다랗고 하얀 호랑이 한 마리가 주저앉아 웃고 있는 이화연의 머리통을 뜯어냈다.
콰드득! 콰드득!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잔인한 소리가 반파된 건물 안에 울려 퍼졌다.
퉤!
투두둑 ―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으스러져 육편 조각이 되어버린 그녀의 머리통이었던 것들이 잔해더미 위에 토사물처럼 쏟아져 내렸다.
주작 길드의 부길드장, 광전사 이화연.
오랜 시간 한국의 S급 헌터로 명성을 떨쳤던 그녀치곤 실로 허무한 결말이었다.
“미친년이라 그런지, 거 더럽게 맛없네.”
커다란 백호가 피 묻은 이빨을 드러내며 정태를 바라보고 씨익 미소 지었다.
“어때? 지금은 좀 듬직하냐?”
정태가 이화연을 상대하는 사이, 순식간에 양주시를 한 바퀴 돌며 잔당들을 처리하고 돌아온 호백.
씨익 ―
이화연을 정태에게 맡기고 자리를 피했던 그가 바퀴벌레보다도 질긴 그녀를 마지막에 끝장낸 것이었다.
거의 다 잡아놓은 이화연을 막타로 잡아놓고 큰소리치는 호백을 바라보며,
“…형님이 인육도 드실 줄은 몰랐소.”
정태는 어이가 없다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렇게 포천시에서 내려온 잔당들에 의해 함락될 뻔했던 양주시는,
“뭐, 뭔 개소리야! 다 뱉은 거 안 보여?”
“미친년이라 맛없다는 소리는 안 미친년이면 맛있단 소리 아뇨?”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새끼야!”
늦지 않게 도착한 백호와 현무에 의해 다행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 * *
“케에에에엑!”
그 시각 포천시.
태성과 청룡 길드가 악마들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었다.
전신이 시커먼 형상을 하고 있는 악마들이 박쥐의 날개와 닮은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헌터들을 향해 쇄도했다.
“크아아아악……!”
악마의 손에 의해 마력검이 부러진 청룡 길드의 한 헌터가 비명을 질렀다.
마력검이 부러지며 속이 뒤집어진 것이다.
악마의 신체능력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던 탓이었다.
“팀장님!”
마력검이 부러진 헌터의 후방에 있던 서아가 이를 꽉 물며 곧바로 지원에 나섰다.
핏 ― ! 피빗 ― !
허공에서 압축된 수탄들이 마치 총탄처럼 날아갔다.
A급이 되며 마력 통제 능력도 함께 일취월장한 서아의 수탄은 철판 여러 겹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케에에엑!”
파바박 ― !
무시무시할 정도의 신체능력을 지닌 악마는 그 빠른 속도의 수탄을 가볍게 손으로 쳐냈다.
“크윽!”
서아는 견제용으로 수탄을 계속 날리며 지면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키이이잉 ―
아스팔트로 만들어진 도로 밑에 있던 흙들이 순식간에 서아의 지배권하에 놓이고,
쿠드드득!
거대한 흙의 뿔이 아스팔트를 뚫고 솟아올랐다.
“케엑!”
펄럭 ― !
지면에서 솟아나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 날개를 퍼덕이며 공중으로 몸을 피하는 악마.
“팀장님!”
악마를 잠시나마 물러나게 만든 서아는 재빨리 내상을 입은 헌터를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씨익 ―
공중으로 솟아올랐던 악마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그려졌다.
퍼엉 ― !
허공을 마치 지면을 박차듯이 박찬 악마의 신형이 검은 잔상을 그리며 아래로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두 사람이 모이는 걸 기다렸다는 듯이.
“조, 조심……!”
부축받으며 자가회복을 하던 팀장이라 불린 헌터가 뚝 떨어져 내리는 악마를 보고 경고하려 했으나,
쐐액 ― !
순식간에 두 사람의 정수리 바로 위까지 내려온 악마의 공격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아……!”
팀장의 목소리에 뒤늦게 악마를 발견한 서아가 고개를 들었을 땐,
훅 ―
어느새 악마의 붉고 날카로운 손톱이 그녀의 두 눈 바로 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다, 당한……!’
주마등조차 느낄 새도 없이 악마의 손톱이 두 사람의 머리를 꿰뚫으려는 찰나,
쉬익 ― !
완전한 주홍빛 대호로 변한 태성이 어디선가 나타나 악마의 목을 채갔다.
콰아아아앙!
악마와 함께 도로변 옆에 있던 건물을 부수고 날아간 태성.
부들부들……!
그 찰나에 목을 물어뜯으려던 태성의 아가리를 두 손으로 막아낸 악마와 태성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케에에에엑!”
“크르르르릉!”
악마와 대호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던 것도 잠시,
번뜩!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한 태성은 곧바로 잠재되어 있던 전력을 끌어냈다.
긴 팔 아마조네스의 숲을 토벌하던 당시 익힌 사냥본능을 일깨운 것이었다.
화악 ― !
꾸드드득 ― !
태성의 전신 혈맥이 확장되고 감각이 대폭 강화되며 마치 일반형 능력자의 마력 폭주와 비슷한 효과가 일어났다.
조금 전보다 한층 더 두꺼워진 태성의 목 근육이,
우두둑 ― !
태성의 아가리를 잡고 버티던 악마의 두 손목을 눌러 꺾어버렸다.
“케에에에… 켁!”
손목이 부러진 고통에 악마가 비명을 지르는 것도 잠시,
콰직!
단숨에 목을 물어 경동맥을 뚫고 목을 부러뜨린 태성이 완전한 확인 사살을 위해 악마의 대가리를 몸통과 완전히 분리시켰다.
뚝… 뚝…….
“하아… 하아……!”
잔뜩 지친 표정의 태성은 입가에서 검붉은 핏물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대로 가면 전멸이다……!’
악마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S급 중위 던전의 몬스터 정도?
그런 악마들을 정예라고는 하지만 일반 청룡 길드원들이 당해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태성과 호성을 제외한 나머지 헌터들이 모두 뭉쳐 싸웠음에도 이미 절반 이상이 당해버린 상황.
태성을 구해주었던 김바울마저 안타깝게도 태성이 인지도 못 한 새에 어느 건물 벽면에 처박혀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그나마 선방하고 있던 태성과 호성도 상태가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
특히 S급의 위치를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호성도 이제 벌써 한계에 도달한 듯 자꾸만 큰 상처를 입는 빈도수가 많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악마들의 보스로 보이는 녀석은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제기랄……!’
급한 대로 2~3초간 잠시나마 숨을 돌린 태성은 곧바로 건물 밖으로 몸을 날렸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수많은 동료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도하고도 피눈물을 삼키며 전투를 이어 나가고 있는 청룡 길드원들.
그런 그들을, 어느새 새카만 악마들이 잔뜩 모여 포위하고 있었다.
주위를 돌아다니며 악마들이 청룡 길드원들에게 집중할 수 없게 주의를 끌던 태성이 건물 안으로 잠시 들어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민호성 헌터는……?’
당황한 태성이 흔들리는 눈으로 자신과 함께 악마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던 호성을 찾았다.
그리고,
“아……!”
곧 처참한 모습의 호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쿨럭……!”
한 악마의 손에 목을 붙잡힌 채 피를 토해내고 있는 호성의 모습.
태성은 그런 호성을 구하기 위해 재빨리 몸을 날리려 했으나,
콰아아아아아앙!
“끄아아아악!”
“꺄아아아악!”
다른 한쪽에서 들려온 다른 헌터들의 비명이 태성의 발목을 붙잡았다.
청룡 길드원들을 완전히 포위한 악마들이 총공세를 감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
태성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어, 어딜 구해야……!’
악마들과의 전투에서 가장 필요한 호성을 구하느냐, 아니면 절대적으로 다수인 청룡 길드원들을 구하느냐.
피이이잉……!
갑작스레 닥친 딜레마에 태성은 커다란 현기증을 느꼈다.
그렇게 졸지에 어처구니없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태성.
“켈켈켈켈!”
그런 태성을 뒤로하고 양측을 모두 사지로 몰아넣은 악마들이 악마 같은 웃음소리를 흘리며 양측의 목숨 모두를 거두려는 그때,
번쩍!
시커먼 악마들로 뒤덮인 포천시에 새하얀 뇌전 한 줄기가 날아들었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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