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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279화 (279/300)

279화. 압도적임 (1)

콰르르릉!

꽈지지직!

검보랏빛 번개와 묵빛의 번개가 허공에서 충돌했다.

번개에 담긴 기운 자체의 크기는 묵빛 번개 쪽이 훨씬 더 작았으나,

파스슥!

힘없이 흩어지는 쪽은 검보랏빛 번개 쪽이었다.

“으흐흐흐흐! 소멸의 힘이라! 참으로 탐나는구나!”

키잉 ―

바알은 자신의 번개에 파괴신 시바의 권능을 가득 담았다.

모든 걸 파괴하는 권능이 번개에 중첩되고 또 중첩되자,

파지지직!

어느 순간부터 바알의 번개는 태운의 번개에 담긴 소멸의 힘을 견뎌내고 있었다.

“좋구나!”

후욱 ― !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처럼 바알의 손이 이리저리 허공을 휘저었다.

콰르르릉!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쿠우우우우 ― !

검보랏빛 번개와 화염을 두른 거대한 거암이 떨어져 내렸다.

메테오(Meteor)였다.

마신성 전체보다도 더 큰 메테오의 등장에 신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렇게나 큰 유성이라니……!”

“마계까지 통째로 날릴 생각인가……!”

저 정도의 크기의 메테오와 저 속도라면 마계 전체가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터.

졸지에 십자가에 묶인 채 최후를 맞이하게 생긴 신들의 표정에 다급함이 일었다.

“제, 젠장! 이렇게 죽을 수는……!”

“지금까지 어떻게 버텼는데……!”

오랜 시간 바알에게 고문당하면서도 타락하지 않고 버틴 시간이 무색해진다는 사실에 신들의 머리 위에 커다란 절망이 내려앉는 찰나,

팟 ―

태운은 가만히 손을 위로 뻗었다.

[묵뢰파(墨雷波)]

지지직……!

태운의 손바닥 위로 검은 번개가 구체를 이루고,

콰르르르릉!

커다란 천둥소리와 함께 무수히 많은 묵빛 번개 다발이 마계의 하늘로 솟구쳤다.

소멸의 힘이 담긴 번개가 단숨에 메테오를 지울 듯했지만,

파지지지직!

메테오를 감싼 바알의 번개에 막혀 허공에 흩어지고 말았다.

“크크크큭! 네가 가진 소멸의 힘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시바의 권능을 중첩하고 또 중첩한 힘을 담은 바알의 번개는 어느덧 더 이상 태운의 번개가 통하지 않을 지경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크하하하하하! 그대로 죽어라! 네 영혼은 내가 가져가주지!”

바알의 얼굴이 살짝 빨갛게 상기되었다.

이미 천계와 마계 그리고 연옥까지 지배하고 있는 바알.

눈앞의 인간만 해치우면 중간계까지 그의 손아귀에 들어올 터였다.

그렇게 되면 모든 차원을 바알이 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

우주 역사상 최초로 전 차원을 지배한 존재라는 타이틀이 코앞까지 다가오자,

“크하하하하핫!”

바알은 도저히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쿠우우우우우우 ― !

어느새 마신성 바로 위까지 다다른 메테오.

그 크기가 어찌나 큰지 하늘 전체가 바위에 가로막힌 듯했다.

“바알! 마, 마계까지 통째로 부술 생각이더냐!”

염라가 다급히 외쳤지만,

“그럼 뭐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정작 마계의 주인인 바알은 태연했다.

“어차피 내게 더 이상 타락신은 필요 없다. 굴복할 필요는 없으니 이대로 모두 죽어라! 네놈들의 영혼은 모두 내가 흡수해주지!”

마계 같은 건 부서져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죽었던 악마병들이 다시 태어나고 저절로 복구될 테니까.

계약자인 아와드까지 흡수한 이상 타락신도 필요 없었다.

즉, 구태여 고문까지 해가며 신들의 마음을 꺾을 필요가 없다는 것.

그냥 죽인 뒤 영혼을 흡수해 힘을 차지해버리면 그만이었다.

“크하하하하핫! 크하하하하… 하하하……!”

모든 걸 손에 넣은 듯한 전능감에 대소를 터뜨리던 바알은 문득 어디선가 밀려오는 커다란 허무함을 느꼈다.

“…뭔가 허무하군.”

바알은 가만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게 바로 절대신만이 느낄 수 있다는 공허함이라는 건가…….”

우주 최초의 절대신이 되기 직전인 바알이 혼자 중얼거리는 그때,

“절대신? 공허하다고?”

그의 마지막 대적자, 코드 제로의 목소리가 바알의 귓가를 자극했다.

“어이가 없군.”

태운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음을 흘렸다.

“누가 너에게 절대신의 지위를 허락했다는 거지?”

“인간… 죽음이 다가오니 머리가 미치기라도 한…….”

바알이 어이없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는 그 순간,

“[소멸(掃滅)].”

태운의 입에서 뭔가 이질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그 목소리에 놀란 바알이 깜짝 놀라 바짝 신경을 곤두세웠으나,

“…….”

정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야?”

바알은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대체 이게 무슨 장난질……!”

말을 잇던 바알은 문득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휘익 ―

재빨리 하늘을 올려다보는 바알.

그의 두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이 휘둥그렇게 커졌다.

마계 전체를 짓누를 듯이 떨어지던 거대한 메테오가,

“……!”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으니까.

태운은 그런 바알을 바라보며 비웃음을 가득 담아 말했다.

“[누가 절대신이라고?]”

여전히 이질적인 목소리 그대로.

* * *

태초의 4대 힘이라 불리는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힘은 이 네 가지 힘으로부터 기원했다.

그 말은 즉, 이 4가지 힘의 조합과 비율만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힘을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것.

4대 힘의 집합체이자 모체라는 초힘을 지닌 태운은 곧 우주의 모든 힘을 다룰 수 있는 존재나 다름없었다.

“크아아아아아!”

크게 당황한 바알이 흡수한 신들과 대악마들의 무수한 능력을 마구잡이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퍼퍼퍼퍼퍼퍼펑!

제천대성의 신술로 수억 개의 분신을 생성한 바알.

수억 개의 분신이 각기 다른 힘을 전개했다.

화르르르륵 ― !

어떤 분신은 지옥의 열화를 전개했고,

쩌저저정 ― !

어떤 분신은 극한의 빙석을 생성했으며,

파지지직 ― !

어떤 분신은 소멸의 번개를.

쿠우우우우 ― !

어떤 분신은 파괴의 운석을 떨구었다.

콰아아아아아아 ― !

전방위에서 날아오는 갖가지 힘들이 오로지 단 한 존재, 태운만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단숨에 죽인다!’

그 어떤 존재도 이 공격은 버틸 수 없다.

우주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힘이 무지막지한 규모로 날아드는데, 그 누가 이를 버틸 수 있겠는가?

마신이라 불리며 이제는 신들과 대악마들의 힘마저 흡수한 바알조차도 이 집중 공격 세례를 버틸 자신은 없었다.

푸화아아아악 ― !

수많은 분신 속에서 자신의 권능 중 하나인 상대를 찢어발기는 도검풍을 전력으로 전개한 바알.

그가 떨리는 눈으로 자신과 분신들의 공격에 둘러싸인 코드 제로를 바라보았다.

‘죽어라… 죽어라… 제발 죽어……!’

바알의 안색이 꽤나 초조해 보였다.

방금 전의 이질적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순간 뇌리에 경종이 울리는 걸 느꼈으니까.

지금 단숨에 놈을 죽이지 않으면,

‘제발 죽어라……!’

당하는 것은 아마 자신이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아 ― !

찰나를 쪼개고 또 쪼갠 파편 같은 짧은 순간에 모든 걸 파괴하고도 남을 거대한 힘이 태운의 지척까지 도달했다.

번뜩!

태운의 두 눈에 어린 오색의 광채가 한 차례 빛을 발하고,

“[전반사(全般事)].”

키이이이잉 ― !

말로 설명할 수 없이 깊은 힘이 요동침과 동시에,

콰과과과과과과광 ― !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힘에 의해 마계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 * *

“…내가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지?”

염라가 멍한 눈으로 가만히 중얼거렸다.

“허억… 허억… 허억……!”

십자가에 묶여 있는 신들을 지키기 위해 전력으로 방벽을 전개한 이랑이 마신성의 중앙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괜찮…으십니까……!”

털썩 ―

태운이 반사한 힘의 여파 중에서 단 일부만을 막은 것만으로도 천계의 대장군이라 불리는 이랑이 무릎을 꿇었다.

“쿨럭! 쿨럭!”

어지간히도 전력을 다했는지 이랑은 마신성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피를 토해냈다.

그러나 염라는 태운이 보여준 무위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주변의 그 어떠한 소리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 전의 기운은……!’

수없이 오랜 시간을 살아온 염라.

그는 단 한 번, 방금 전의 인간이 보여준 기운을 느낀 적이 있었다.

‘태초신(太初神)의 기운……?’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는 법.

그 진리이자 이치는 신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염라는 자신이 이 우주에 탄생했을 때를 상기했다.

너무 오래전이라 거의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탄생하기 직전에 느꼈던 그 기운만큼은 아직도 떠올릴 때면 생생했으니까.

너무나도 따뜻했고, 동시에 너무도 차가운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부드러웠고, 동시에 너무도 거칠었으며,

너무나도 편안했고, 동시에 너무도 무서웠다.

빛과 어둠이 한데 공존하고 있던 그 ‘태초의 혼돈’이 가진 그 느낌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기에 당시의 어린 염라의 기억에 각인되듯이 박혀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저 인간에게서 그 태초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란 말이냐……!”

우르르릉 ― !

염라의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마계의 하늘이 으르렁거렸다.

마치 그동안 제 역할을 외면해왔던 신들을 나무라는 것 같았다.

그때,

<어찌하여 울고 있는 이들에게서 눈을 돌렸느냐.>

흠칫 ―

신들의 머릿속으로 누군가 말을 거는 듯한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누, 누구……?’

<너희는 어째서 사사로운 욕심을 부렸느냐.>

<너희의 나태함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피눈물을 흘렸다.>

<너희의 방관으로 인해 수많은 선한 존재가 목숨을 잃었다.>

<너희의 역할이 무엇이더냐.>

<너희에게 어째서 영생을 부여했는지를 잊었더냐.>

쿠르르르릉 ― !

거대한 천둥이 신들을 질책하듯 으르렁댔다.

환청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일말의 양심을 하나하나 후비는 것 같았다.

“다, 당신은… 대체 누구십니까……?”

덜덜덜……!

염라는 단 한 번 느껴본 적이 있는 익숙한 듯 낯선 압도감에 전신을 벌벌 떨며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파스스스스……!

인간의 몸에서 퍼져 나간 갖가지 힘들이 바알의 분신을 모조리 먼지로 되돌렸다.

“쿠웨에에에엑!”

마찬가지로 반사된 갖가지 힘에 직격당한 바알은 피를 토하며 어디론가 나가떨어졌다.

쿠르르르릉……!

바알과 분신들을 모조리 날려버린 힘의 발원지 부근의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먼지 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인간.

번뜩!

그의 두 눈이 오색찬란한 광휘를 발하고 있었다.

<어리석구나.>

인간의 입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를 잊었더냐?>

오색안을 하고 있는 인간과 눈을 마주친 염라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얼른 숙였다.

덜덜덜……!

“죄, 죄송합니다……!”

오색안의 태운, 아니 누군가가 마신성 내에 살아남은 신들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나는 너희의 기원이자 부모이며 조물주.>

키잉 ― !

<우주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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