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3 회: Part 1. 디모르포세카, 음지에 피다. -- >
"그쪽에서 치료도 부실했던 것 같고.......식사도 매우 불량했던 것 같습니다. 체지방비가 많이 떨어졌군요."
쓰러진 카렐을 진단한 페로 관 담당의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페로 관의 수련장 책임자로서 첫 임무를 받은 모렌 박사는 창백한 얼굴로 병상에 누워있는 카렐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워낙 기초대사량이 크다보니 조금만 식사를 걸러도 바로 몸에 이상이 오지......모두 멍청이같은 내 잘못이야. 겉으로는 얼핏 강한 것 같아도.....뜯어보면 온통 결함투성이니......"
모렌 박사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수액을 투여하고 있으니 깨어나는대로 최대한 고열량식을 제공하는게 좋겠습니다."
병상에 누운 카렐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눈을 가늘게 겨우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들었던 페로 관의 의무실 그곳이었다. 모렌 박사가 긴장된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첫 임무야. 카렐. 널 회복시키는 게. 안심해. 내가 계속 곁에 있을테니까."
얼굴을 매만져주는 그의 모습에서 마치 어머니같은 편안함을 느낀 카렐은 자기도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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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우스 3세 황제와 실리페 베로 황후는 어찌보면 부부라기보다는 '동업자'라고 하는 편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황제가 황후에게 원한 건 전 황후에게서 미처 이루지 못했던 '태자의 생산' 그것 뿐이었고, 황후 역시 황제에게서 바란 건 '명예와 허영심의 만족' 뿐이었다. 그렇다보니 둘은 잠자리조차도 거의 하지 않았고, 두사람 모두 그 사실에 그다지 불만을 가지고있지도 않았다.
황제 입장에서는 극심한 반발을 무릅쓰고 첫번째 정실이며 '너무 잘난' 여인이던 세네피스 카파키 황후를 전쟁까지 치러가며 가까스로 몰아낸 후 어렵게 이루어진 재혼이었지만, 실리페 황후 역시 저 소심한 황제 옆에서 해해거리고 얼굴마담이나 되어 줄 녹녹한 여자는 틀림없이 아니었다.
게다가 거의 금욕주의자에 가깝던 유학자 출신의 세네피스 전 황후와는 대조적으로 '색광' 수준의 실리페 황후는 걸핏하면 밑의 신하들이나 제후들을 침실에 끌어들기기가 일쑤였지만 황후라는 존재 자체에 지쳐버린 황제는 아예 그런 문제에 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자신이 데리고 놀 미녀들을 모으는데만 열중하고 있었고 황후 또한 남편의 여자관계에 거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S혈통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황제의 정식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이른바 "통제특권'도 베로 황후에게는 가끔 철없이 황후의 권위에 도전하려 드는 첩들이나 다른 '황제 소유 여자들'에 대해 본보기로 처형명령을 내리는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결국 황후의 황제간의 이 기묘한 '자유협정'은 둘 모두를 철저한 방종으로 이끌어가고 있었다.
검은 수트 위에 피를 온통 뒤집어쓴 카렐이 이미 초죽음이 된 사람 하나를 한손으로 붙들고 셔틀에서 질질 끌어내렸다. 그리고 카렐의 휘하 근위대원들이 그 추종자들을 끌어내 바닥에 동댕이쳤다. 종종 공개처형이 있곤 하던 황궁 앞 광장의 높은 상석에 나와 앉은 세나우스 3세 황제는 카렐이 잡아온 십여명의 유학자들을 내려다보며 입가를 씰룩거리고 있었다.
"폐하, 더 이상은 아니되옵니다. 이러한 탄압은 폐하의 권위를 높이는 것이 아니옵니다."
유학자들의 상징과도 같은 흰색 무명포와 남극성당 학표가 새겨진 머플러를 두른 남극성당 대제학 란조 경은 그 경황없는 와중에도 황제 앞에 절을 올리며 쉰 목소리로 간하고 있었다. 카렐을 얻으면서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은 황제는 그동안 눈엣가시같이 굴던 말많은 유학자들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바짝 조여들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들은척만척 한 황제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란조 경, 결국 이렇게 잡혀올 걸 쓸데없이 그런 상소를 올리기는.....쯧쯧, 남극성당 대제학이면 조용히 생도들이나 잘 가르치고 있을 것이지....."
황제가 그의 고개를 치켜올리게 하고는 비웃듯 중얼거렸다. 황후는 뒤에서 조용히 이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폐하, 모두 사실이옵니다. 근위대의 전횡이 도를 넘고 있사옵니다. 바라옵건대 제니안과 TSG의 원래 정신으로 돌아가주시옵소서. 폐하께선 근위대의 권위가 황권과 비례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계시옵니다. 특히 저 베....."
카렐이 무어라 더 말하려는 란조 경의 목을 발로 꾹 밟아버리자 그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황제가 기분이 많이 상한 듯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카렐은 자신에게 목이 밟힌 채 거칠게 버둥거리는 이 개혁파 원로유학자의 얼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의 말이 하나 틀릴 것 없다는 사실은 카렐 역시 너무나 잘 알고있었다.
원리주의와 중도파, 개혁파로 삼분되는 제국의 유학자세력은 각각이 뚜렷한 정치적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3분의 2라는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정치문제에는 철저히 무관심한 '수도승' 원리주의자들을 제외하면 중앙정계는 그간 개혁파와 중도파가 엎치락뒤치락해가며 세력다툼을 벌여오고 있었다.
거의 독재에 가까운 철권통치를 주장하는 이들 개혁주의자들은 '철의 유평대제' 라고까지 불리던 세나우스 2세 황제 치세에 그 중추적 역할을 했던 세력이었다. 하지만 그 후계자인 이 멍청이 황제 치세에 그걸 바라는 것 자체가 이 개혁주의자들의 몽상에 불과한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귀족적 봉건주의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중도파들이 이 황제 치하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건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젠 거의 맥이 끊길 지경까지 가 버린 이 '개혁주의자'들의 마지막 보루이기도 한 란조 경을 감히 잡아들인 것 역시 한참 분위기가 잡힌 이기회에 개혁파를 몰락시키기 위한, 베흔을 앞세운 중도파들의 모략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제학급의 최고위급 유학자를 비록 황제라해도 이렇게 잡아들여온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베흔이 황제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원리주의자들 동향이 심상치않습니다. 녀석들 유학자를 건드린다면 걸핏하면 히스테리를 부리는 녀석들이니 최대한 빨리 처치하십시오."
베흔의 조언에 황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유학자들의 성향을 너무도 잘 파악하고 있는 베흔다운 정확한 지적이었다. 란조 경이 없어져준다면 중앙정계의 기득권을 완전히 차지하게 될 중도파들이야 적당히 '비난상소' 몇장 올리는 선에서 눈치껏 마무리짓겠지만, 앞뒤 꽉꽉막힌 원리주의자들은 '유학자의 권위'라는 말만 나오면 입에 게거품을 무는 인간들이었다.
물론 말만 앞세우는 원리주의자들이야 적당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주면 되겠지만 문제는 유학자들이라면 설설 기는 서부제후들과 서부의 시민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번 일도 괜히 질질 끌어 좋을 턱이 없었다.
황제가 사뭇 흥분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네놈 지껄이는 것이 극히 방자하구나. 지난번엔 내 형제들을 어쩔 수 없이 처형한 것이 도리에 안맞는다고 망발을 지껄이더니, 이젠 내가 근위대 뒤에 숨어 선대황제이신 어머님의 흉내만 내고 있다고? 네 그 막되어먹은 주둥아리를 갈갈이 찢어놓아야 정신을 차릴 테냐?"
카렐은 무어라 대꾸하려는 란조 경의 목을 꾹 밟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사실 앞뒤 꽉꽉 막혔기로서는 원리주의자들이나, 개혁파들이나 매한가지인 이상, 이 인간이 말하게 놔둬봤자 튀어나올 말들은 어차피 예정된 자신의 죽음을 더 끔찍하게 만들 구실만 될 뿐이었다. 버둥거리던 란조 경이 카렐의 발목을 붙들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네놈을 어떻게 죽여줄지 지금 결정해야겠다. 카렐. 무슨 생각없나?"
황제가 카렐을 돌아보았다. 온통 피를 뒤집어써 마치 저승사자를 연상케하는 모습의 카렐은 자기 발밑에 이미 저항불능상태로 있는 사람과 황제를 한번씩 돌아보았다. 카렐이 별 말이 없자 황제가 한번 더 재촉했다.
"네 의견대로 저놈을 죽여줄테니."
란조의 눈빛을 한 번 바라본 카렐이 평소처럼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란조 경은 소신있는 유학자이옵니다."
갑자기 주변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약간 당황한 황제가 카렐에게 다시 물었다.
"무, 무어? 뭐라고했지?"
"소신은 있사오나 그 뜻이 바르지 못하니 참으로 불쌍한 자이옵니다. 무식을 탓할수는 없음이오니 후덕하신 폐하께서 넓으신 아량을 베푸심이 타당할 듯 하옵니다."
카렐의 '말장난'에 자기도모르게 말려들어간 황제가 얼굴을 조금 붉히고 있었다. 카렐이 황제에게 허리를 직각으로 굽혀보이며 나즈막히 말했다.
"그러하니 소신이 고통없이 깨끗하게 집행하겠사옵니다."
황제가 그제야 약간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그래. 내 방자한 상소를 올린 란조 경에게 황제로서의 아량을 베풀어 고통없이 죽여주기로 결정했다."
"알겠사옵니다."
카렐이 머리를 조아렸다. 그의 발에 밟힌 란조 경은 엎드린 채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천천히 몸을 낮춘 카렐이 그의 목 뒤를 그 큰 손으로 조용히 짚자 앞으로 다가올 일을 짐작한 몇몇 가디언들이 몸을 바싹 움츠리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영문도 모르는 란조 경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양옆을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란조 경에게만 들릴만큼 작은 소리로 속삭인 카렐이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순간 아드득 하는 목뼈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버둥거리던 란조 경의 몸이 그대로 맥없이 축 늘어져버리고 말았다. 너무도 짧고 간단한 죽음이었다.
숙소로 돌아와 목욕을 하던 카렐은 황후의 갑작스런 호출을 받았다. 몸에 범벅이 된 피만 대강 닦아낸 카렐은 급히 새 옷으로 챙겨입고 황궁 149층에 위치한 황후 처소로 향했다. 귀족부인들을 배웅하고 난 황후는 머리를 조아린 채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흰 근위대 지휘관 정복 차림의 카렐을 보고 약간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옷이 멋있는걸......네가 그걸 입은 건 처음보는데? 훗, 같은옷도 네가 입으니 정말 때깔이 나는군."
"평소 입던 옷은 더럽고 많이 손상되어 손질을 맡겼사옵니다."
카렐도 무슨 이유엔지 이 옷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근위대 정식보급품이 아닌 검은색 수트는 그 한벌이 고작이었다.
"오늘 폐하께선 들어오시지 않아."
순간 카렐의 표정이 약간 굳어버렸다. 황후는 황제가 궁에 없는 날이면 항상 잘생긴 귀족남자들을 불러 잠자리를 같이하는것이 보통이었다. 그리고 대개 그런 날이면 바로 그 침대맡을 카렐이 지켜야만 했다. 게다가 황후는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도중에도 바로 옆에 선 카렐에게 묘한 눈짓을 보내 그를 당혹스럽게 만든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카렐로서는 당연히 가장 내키지않는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거역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카렐이 들릴듯말듯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어디서 주무시겠습니까?"
"169층. 용의 방."
"알겠사옵니다."
169층에 도착한 카렐은 여느때처럼 문을 단단히 잠그고 침대맡에 인형같이 똑바로 섰다. 가디언들에게 있어 주인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것은 큰 금기중의 하나였고, 이런 사적인 공간에서는 철저하게 '인형' 그 이상도 이하도 되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널찍한 창으로 멀리 1번 도시의 거대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황후는 오늘따라 기분이 무척이나 좋은지 콧노래까지 연신 흥얼거리며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황후의 수발을 끝낸 시녀들이 잠자리를 정돈하고 방을 비워줄때까지 카렐은 방 중간의 침대 옆에 말없이 서 있었다.
시녀들이 다 나가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 문을 누군가가 두들겼다. 카렐이 문고리를 쥐고 황후를 돌아보며 당연한 질문을 던졌다.
"오늘은 누굽니까?"
"아무도 아냐."
침대맡에 앉아있던 황후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턱으로 문 쪽을 가리켰다.
"열어봐."
문을 연 카렐은 작고 화려한 술잔 두 개를 쟁반에 받쳐들고 서 있던 시녀와 마주쳤다. 카렐이 어리둥절해진 표정으로 황후쪽을 돌아보았다.
"받아가지고 와."
황후가 침대에 비스듬하게 누운 채 일렀다. 명령대로 쟁반을 받아 온 카렐에게서 술잔 하나를 집어든 황후가 나머지 한 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네꺼다."
황후의 말도안되는 지시에 카렐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근무중엔 술을 마시지 못합니다."
"근무중이 아니어도 거의 안마셔 봤을텐데? 네겐 술이 독약이잖아?"
순간 움찔 한 카렐과 황후의 눈동자가 똑바로 마주쳤다.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모르지만 이 황후는 자신의 신체적인 특징까지도---오직 베흔만이 알고있는--- 이미 파악하고 있음이 확실했다. 하지만 술을 마실때의 목구멍을 찢는 그 고통스러움과 참을 수 없는 구역질은 물론이고 스스로에 대한 통제까지도 완전히 상실하는 그 '약점'을 잘 알고있는 카렐로서는 순순히 따를 수 있는 명령이 아니었다. 황후는 카렐의 창백해진 표정을 은근히 즐기는 듯 은쟁반 위의 작은 술잔을 다시 턱으로 가리켰다.
"난 네게 음독하라고 명령한거다. 이 한잔만. 걱정마라. 죽을정도의 치사량은 아니니
까. 그건 아주 순한 술이거든......술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말이야. 내가 특별히
블렌딩시켰지."
"이유가 있습니까?"
"물론."
황후가 들고있던 술잔을 조금 들이켰다.
"빨리 마셔. 명령이다. 단번에 다."
재촉을 이기지못한 카렐이 결국 잔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황후쪽을 한번 돌아보고는 잔끝을 입술에 가져갔다. 카렐의 붉은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눈을 감은 카렐은 그 작은 잔에 담신 술을 한번에 훌쩍 들이키고는 그 역겨움을 억지로 참으며 목구멍 뒤로 넘겼다. 타는듯한 고통이 그의 식도와 위장을 엄습해오자 당황한 카렐은 급히 물 한컵을 들이키고는 가빠져오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꽤나 즐거운 표정으로 그런 카렐의 모습을 구경하던 황후 역시 자신의 술잔을 비우며 침대맡에 내려놓았다.
"네가 아까 란조의 목을 으스러뜨릴 때 난 엄청난 오르가즘을 느끼고 말았어......저 무시무시한 손으로 내 목을 붙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고......후훗......그 매력없는 사내하곤 어떻게 저렇게 딴판일 수 있을까?"
카렐의 붉게 충혈된 눈이 황후를 돌아보았다. 그는 '감히' 자신의 눈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카렐에게 술기운이 올라오고 있음을 깨달은 황후는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며 카렐에게 바싹 다가왔다.
"재밌어, 정말 재밌어......어때?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지?"
방의 환한 불들이 일제히 꺼지자 안에는 푸른기가 도는 희미한 불빛만이 나란히 마주선 둘의 실루엣을 보여주었다. 황후는 카렐의 손을 잡아당겨 자기의 목에 가져갔다.
"이 손이 아까 사람 목을 부숴죽인 그 손이 맞지?"
황후는 팔에 끼고있던 팔찌를 카렐의 손에 쥐여주며 중얼거렸다. 카렐의 손이 황후의 긴 목을 꽉 움켜잡자 황후가 움찔 하고 놀랐다.
"날 계속 놀리면.....똑같이 할지도 모릅니다."
이를 갈며 무례하게 대꾸하는 카렐의 태도에 잠시 긴장했던 황후가 다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어루만졌다.
"오늘밤 상대는 도대체 누굽니까?"
카렐이 평소같지않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카렐의 흐려진 눈동자가 앞에 마주선 황후의 몸을 위아래로 벗겨내리고 있었다. 황후가 자기의 목을 쓰다듬던 카렐의 손가락을 가볍게 깨물며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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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검열한다고 했지만 이거 혹시 18금이 아닐지 걱정되네요.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