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4 회: Part 7. 루피너스의 모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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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ㅤㅋㅞㄹ크의 전사단 본부마을에도 한바탕 소란이 지나갔다. 루쿠스탄에서 돌아온다던 카렐이 곧바로 ㅤㅋㅞㄹ크로 오지 않고 타르서스 별궁에 하루정도 들렀다가 온다는 소식에 카렐이 돌아오기만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던 세네피스 황후가 결국 타르서스로 직접 가버렸던 터였다.
그동안 카렐과의 개인적인 연락까지도 철저하게 금지시키고는 이일저일 사사건건 참견이 심하던 황후의 태도에 가뜩이나 기분이 상해있던 아메스는 황후가 카렐의 정실 약혼자인 자신을 쏙 빼놓고 혼자 타르서스로 가버렸다는 말에 아침부터 아예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점심식사 대신 시커멓게 변해버린 묵은 바나나를 씹으며 합숙소 방 안에서 가슴까지 훤히 드러난 민소매 셔츠에 팬티 차림으로 혼자 딩굴던 아메스는 자신의 할룩스가 울리는 소리에도 한참동안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천장을 날아다니는 날파리만 세고 있었다.
"제길할, 누군지 더럽게 끈질기네."
세 개 째의 바나나껍질을 내던진 아메스는 결국 아무 생각없이 할룩스의 작동버튼을 눌렀다. 그가 자신의 지금 옷차림을 생각못한 건 어쨌든 꽤나 큰 실수였다.
"헉,"
갑자기 나타난 카렐의 형상에 아메스가 기겁을 하고 놀라며 거의 속옷차림에 가까운 자신의 몸을 담요로 급히 가렸다. 떠날때처럼 검은 수트에 종아리까지 오는 긴 튜닉까지 걸쳐입고있던 품위있고 단정한 모습의 카렐은 아메스의 황당한 모습에 웃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다.
"몸매가 매력적이군요. 아메스 아씨."
카렐이 결국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자신에게 바싹 다가선 카렐의 형상을 멍 하니 올려보던 아메스는 얼굴을 조금 붉히며 그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안받으시길래 옷 갈아입고계신 줄 알았습니다."
카렐의 형상이 아메스를 가볍게 껴안았다.
"실물이시라면 기꺼이 이 담요는 벗어던지고 안겼을텐데."
조금은 능글맞게 웃음지은 아메스는 바닥에 내던졌던 바나나껍질을 발견하고는 슬쩍 옆으로 차내버렸다.
"바나나껍질을 바닥에 버리시는 건 위험합니다."
웃음지은 카렐이 다시 짖ㅤㄱㅜㅊ게 말을 건넸다. 카렐이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몰래 연락을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한결 풀린 아메스는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애써 감추고 있었다.
"타르서스로 가신다고요?"
"대공주저하와 네페티 부인 보호문제로 그쪽 지방장관과 만날일이 있습니다. 내일이면 ㅤㅋㅞㄹ크로 돌아갈 겁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메스가 카렐을 간절한 눈빛으로 올려보며 중얼거렸다. 그 눈빛이 무얼 뜻하는지를 너무나 잘 아는 카렐은 웃음띤 얼굴로 아메스의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해 주었다.
아메스의 형상이 사라진 후에도 카렐은 잠시 멍 하니 서 있었다. 창밖으로 황제령이 조금씩 가까와지고 있었다. 아메스에게 연락하기 전에 먼저 만나보았던 솔은 카렐을 멍 하니 바라보며 아무 말도 못한 채로 몇분간 가만히 있기만 했던 터였다.
솔에게 또다시 죄책감이 느껴진 카렐은 문득 한숨을 내쉬었다.
"황제령 대기권에 진입합니다. 바로 타르서스 별궁으로 가겠습니다."
베네루스의 보고에 정신을 퍼뜩 차린 카렐은 부하들이 기다리고 있는 셔틀 객실쪽으로 나왔다.
"황후폐하께서 별궁에 와계시다는군."
카렐이 미리 기다리고 있던 제네르에게 중얼거렸다.
"별로 이상한일도 아니죠. 전하께서 오신다면."
제네르가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오늘 별궁에서 찬바람이 불겠군."
제네르는 카렐을 힐끗 돌아보았지만 그 이상 묻지는 않았다. 카렐의 말하는 태도로 보아서 어차피 묻지 않아도 조만간 알게 될 것이 뻔했다.
타르서스의 거친 사막 상공에 도착한 셔틀은 별궁 꼭대기 48층 옥상의 주기장에 사뿐히 내려섰다. 참으로 오랫만에 정든 황제령의 땅을 밟아보는 부하들의 얼굴이 한껏 밝아져 있었다. 하지만 옷차림을 단정히 한 카렐은 사뭇 무거운 표정으로 셔틀 문 앞에 말없이 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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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간 페로는 수우 녀석에게 카렐을 소개해준것을 꽤나 후회하고 있었다.
10살이 되면서 3번 도시 황실학교 우등반에 수우와 나란히 들어간 페로는 그 귀풍스럽고 잘생긴 외모와 큰 키, 훌륭한 가문과 우수한 성적으로 처음에만해도 교내 여자아이들의 관심을 모두 독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페로의 그 유난히 신경질적이고 짖ㅤㄱㅜㅊ은 성격과 권위적인 태도가 이래저래 문제였다.
처음에 외모만으로 관심을 보였던 여자 급우들이 얼마못가 이 자존심세고 성깔사나운 소년에게 진절머리치기 시작한 건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었다. 게다가 그를 대신해 급우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게 된 것이 다름아닌 수우 녀석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남부 최고제후 아버지와 서부 최고제후 어머니를 둔, 보기드문 명문혈통인 수우는 생김새나 키에서는 페로보다는 약간 떨어졌지만 훨씬 부드럽고 선한 인상에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매너도 흠잡을데없고 어른스러운, 대책없는 개구장이에 짖ㅤㄱㅜㅊ기 짝이없는 페로와는 여러모로 틀린 녀석이었다.
여자아이들을 대하는 녀석의 태도 역시 세련되고 꼼꼼하기 짝이없어서 여자 급우 십여명의 생일을 모두 챙겨서 그날그날 꼼꼼하게 잘 쓴 편지와 선물을 챙겨줄 정도로 세심한 면까지 지니고 있었다. 물론 천하의 악동 페로 눈에는 할일없이 남 생일이나 챙겨주는 닭살돋는 미친놈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쨌든 현실은 여자아이들이 그런 수우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페로로서는 여간 자존심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던 페로가 그토록 '착해보이는' 수우 녀석의 진짜 모습을 보고는 황당해한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어느날 페로를 불러낸 수우 녀석은 주머니에 갖고있던 무려 오십여장의 여자아이 얼굴을 내보이며 자신만만하게 입을 열었다.
"골라 봐."
"뭘?"
"제일 예쁜 애."
"왜?"
"내가 너 줄께. 다 내꺼 여자애들이니까 니가 달라면 줄께."
순간 페로는 '여자친구를 준다'는 눈앞의 이놈이 도대체 제정신인가 싶은 생각에 잠시 녀석의 위아래만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페로가 선택을 하지 않자 수우는 그 50여장 중 제일 예쁘장하게 생긴 검은머리 여자아이 하나의 사진을 멋대로 골라 불쑥 내밀었다.
"서부 5제후 이스마엘 가 계집애야. 우리보다 3살 많아서 벌써 젖도 통통하게 커졌어. 서부애라 되게 이뻐. 너 가져. 대신 나랑 친구해."
"됐어. 내 여자친구가 훨씬 예뻐."
이런 황당한 녀석의 말에 넘어가는 건 자존심강한 페로로서는 용납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페로의 큰소리를 비웃음으로 들어넘겨버린 수우는 그의 자존심을 또한번 짓뭉개고 있었다.
"니 여자친구가 어딨냐? 거짓말 마. 여자애들이 다 너 건방져서 싫대."
"씨이,"
정곡을 찔린 페로의 얼굴이 또다시 붉어졌다.
"내 여자친구 카렐이 훨씬 예뻐. 학교에 못생긴 계집애들은 댈바도 아냐."
페로가 다 들으라는 듯 언성을 높였다. 자존심 때문에라도 이 정신나간 녀석에게서 절대 물러날수가 없었다.
"카렐? 그게 누군데? 어느 가문 애야? 부모님이 누군데?"
'여자친구'라는 말에 수우가 눈동자를 빛내며 페로에게 따져들고 있었다.
그제서야 자존심을 챙겼다는 생각에 신이나서 수우를 데리고 집에 간 어린 페로는 이 닭살돋는 친구녀석에게 자신의 '유일한' 여자친구 카렐을 자랑, 아니 소개시켜 주었다. 하지만 페로가 이 섣부른 행동을 후회하는데는 채 열흘도 걸리지 않았다.
"이야, 수우 니네집 되게 좋은 데 있나보다."
난생처음, 아니 아기 때 이후로 처음 도시에 와 본 어린 카렐은 온통 신기한 것 투성이인 창밖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수우의 최고급 전용차 창에 거의 달라붙어 있었다. 뒷자리 상석을 차지하고 앉은 이 셋 중 딱 중간에 앉아있던 수우가 그런 카렐의 어깨를 껴안고 얼굴까지 바싹 붙이고는 함께 밖을 내다보며 하나하나 자기가 아는 것들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봐, 저건 도서관이야. 되게 크지? 저기 있는 어떤 책은 4천년이 넘었대. 아참, 저긴 옷가게인데 이쁜거 되게 많아서 우리 엄마도 주문하신 적 있어. 내가 저기서 니 옷하고 구두 이쁜거 사줄께. 며칠 이따가 둘이 같이 나오자."
자리배치부터가 도무지 맘에 들지 않은 페로는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린 채 뾰로통해져 있었다. 자기 앞에서는 그리도 먹보같이 처먹어대던 카렐이 이상하게 수우 앞에서는 고상을 떨기가 일쑤였고 걸핏하면 자기를 바보라며 놀리던 카렐의 심통이 수우에게 가는 꼴을 도무지 본 적이 없었다.
어쨌든 그런 세 꼬마들을 실은 수우의 전용차는 도시 반대편 외곽 고급주택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고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수우 도련님. 친구분들도 오셨군요."
차 문을 열어준 집사는 수우와 함께 나오는 여자아이의 팔에 채워진 파란색의 가디언 팔찌에 어지간히 놀랐는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우가 집사에게 고개를 꼿꼿이 세우며 물었다.
"엄마는 어디계셔?"
"아, 안쪽 정원에....."
수우의 뒤를 따라 집 안에 들어서며 페로가 또 괜한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집도 코딱지만하네......우리집이 이거 백배는 넘겠다."
"비엔에 우리집 본가는 니네집보다 더 커."
"이씨, 아빠가 우리집이 제일로 크댔어."
"그짓말 마, 우리집이 더 커."
두 사내아이들의 말도안되는 자존심대결을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던 카렐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열대 스타일의 거대한 실내 정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다짜고짜 온실에 뛰어든 카렐은 난생 처음보는 열대의 식물들과 꽃들에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디모르포세카."
카렐이 작은 흰색의 꽃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이건 알로에 사포나리아.......이건 캐시미어 자스민이네,"
"꼬마애가 별걸 다아는구나."
뒤에서 들린 낯선 목소리에 카렐과 페로가 아무생각없이 뒤를 돌아보았다. 흰 원피스 차림에 맑고 선해보이는 선명한 파란색 눈동자, 거의 은발에 가까운 옅은 금발머리를 늘어뜨린 놀랄만큼 아름다운 여인이 둘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카렐과 페로, 둘의 입이 딱 벌어졌다. 슈막의 첩 중 한 명인 가비가 황제령에서 최고 미인이라는 소리를 얼핏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 여인의 모습을 보아서는 그 말 역시 거짓말임이 확실했다.
아직 어린 열살배기 소년소녀였지만 눈앞의 여자가 얼마나 대단한 미인인지 정도는 거의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제 친구들이예요."
수우가 둘을 가리키며 어머니인 네페티 발 플레렌 부인에게 말했다. 부인은 앞에 서 있는 똘망똘망하게 생긴 큰 키의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정하게 물었다.
"누구집 아들인지 정말 똑똑하게 잘생겼구나. 이름이 어떻게 되니?"
"안녕하세요. 페로 슈트란 자이센. 자이센 가 4대손입니다."
'자이센'이라는 소리를 들은 네페티 부인의 표정이 갑자기 창백해지고 있었다. 잠시 넋을 놓고있던 네페티 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럼.....투모카프 자이센의 손자구나....."
"어떻게 아세요?"
페로는 이 아름다운 부인이 자신의 조상에 관해 잘 알고있자 잔뜩 고무되었는지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린 페로도 언젠가 자신의 증조부와 조부가 서부에서 대단한 귀족과 그 식솔 25명을 몰살시킨 바 있었다는 '전공'이랄 수 있는건지 아닌건지 알쏭달쏭한 무용담을 들은적은 있었지만 그것이 이 눈앞에 서 있는 아름다운 수우 엄마의 가족들 이야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네페티 부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이 '철천지 원수'의 손자에게서 조용히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부인의 시선은 꽃의 이름을 줄줄이 읊어대던 유난히 조그만 여자아이를 돌아보았다.
"넌.....너도 수우하고 동갑이니?.......어?"
아이의 손목에 반짝이는 파란색의 가디언 팔찌에 부인 역시 순간적으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카렐이예요. 사람들이 저도 가디언이래요."
고개를 꾸벅 숙이며 너무나 천진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카렐의 모습에 부인이 놀란 표정을 애써 감추며 카렐 앞에 쭈그리고 앉아 얼굴을 바싹 들이댔다.
"참 귀엽구나. 이런 작은 여자아이가 가디언이라니.....세상에."
부인의 따뜻한 손이 카렐의 마른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난생 처음 누군가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낀 카렐의 얼굴이 가벼운 흥분으로 붉게 상기되고 있었다. 가디언 수련장에서 어린 가디언에게 다른 사람의 손이 몸에 닿는 건 잘못해서 얻어맞는 때 이외에는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부인은 자신의 아들보다도 훨씬 작은 이 여자아이가 가디언이라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지 카렐의 얼굴과 팔, 유난히 큰 손을 자신의 따뜻한 손으로 신기한 듯 어루만지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부인은 어린 카렐의 큰 회색빛 눈에 약간의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았다.
"왜그러니? 꼬마야?"
"아니예요."
한번 훌쩍거린 카렐이 옷소매로 얼른 눈물을 닦아냈다. 자리에 함께있던 페로도, 수우도 카렐의 눈물의 의미를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네페티 부인은 수우와 자신을 잠시나마 번갈아 쳐다보던 이 불쌍한 가디언 아이가 왜 우는지를 어렴풋이나마 깨닫고 있었다.
부인은 카렐의 작은 몸을 품에 꼭 껴안아주었다. 아이의 작은 몸에서 묘한 따스함이 전해져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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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 적습니다. 제 글에서는 공개게시판에 가까운 유조아에 올리는 관계로 몇 부분의 내용에 삭제 혹은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노골적인 묘사 부분도 그렇지만 내용 자체가 패륜스러운(?) 부분이 그렇습니다. 사실 아직 나오지 않은 뒤에도 그런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미 몇번 말씀드렸듯이 파트 3에 그런 부분이 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없어진 부분 때문에 저도 내용을 풀어나가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이 꽤 있습니다. (사실 지금 좀 난감합니다. ^^;;) 그래서 독자분들을 위해 삭제된 중요부분 내용만이라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1. 카렐과 페로와의 관계 : 이 부분에 특히 불만을 가지신 분이 많으신걸로 압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둘은 이미 파트 3에서 연인사이가 되었습니다.
제 설정상 황제는 4명의 배우자를 두어야 햐며, 만약 페로가 공식적으로도 카렐의 ‘배우자’가 되고 싶다면 이 중 하나가 되어 내명부의 일원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페로는 혼인 경험과 딸 아메스의 존재로 황후위로서의 자격이 없으며, 설사 어거지로 된다 하더라도 외척의 권력독점을 금지하는 제국헌법에 의해 현재의 총리직과 자이센 가 종장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한 사람이 황후위와 총리, 중앙귀족가문 대표자리까지 모두 가지고있다면 사실상 황제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권력자가 되겠죠. -.-;;;)
하지만 자존심 강한 페로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황제의 그림자가 되어야 하는 이런 상황에 못마땅해 하고, 카렐 역시도 죽은 마리안 부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공식적인 관계’가 되는 것에 머뭇거리게 됩니다.
이 사실을 간파한 아메스가 아버지와 카렐에게 둘의 은밀한 관계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자신을 황후로 책봉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이를 둘이 승낙하면서 카렐과 아메스의 약혼이 성사된 겁니다.
하지만 워낙 패륜에 가까운 설정 때문에 페로에 관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뺐습니다.
2. 4명의 비빈? : 제 설정상의 '황실 내명부'의 개념은 다수의 배우자 존재를 합법화하고 이들을 일정한 법도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점에서 서구식이라기보다는 동양식에 가깝습니다.
역사상 한 나라의 지배자가 완전한 1처(혹은 1부)로 만족하고 살았던 예는 눈을 씻고 봐도 없었기에 여러 배우자를 두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배우자들 사이를 거의 기계(?)처럼 뛰어다니며 다독거려야 했고, 그들 중 한 사람에 특별한 총애가 있어도 정치적인, 혹은 법도에 의해 함부로 드러낼수도 없었던 옛 황제들이 그 현실에 그다지 행복해하지 않았던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
*1명의 황후 (품계없음)
--- 황권과 후계 안정을 위해 미혼자이며 다른 자녀가 없는 사람에 한하며 다른 공직의 겸임이 일체 금지됨. 전 배우자 혹은 태자의 이종, 이복형제가 있으면 유사시 후계 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세나우스 2세 치세에 불미스런 사건이 한 번 있은 후에 추가된 규정)
*1명의 황비 (1품, 총리급.)
--- 황후 부재시, 혹은 사정이 있을 때 그 역할을 대신함.
*2명의 황빈 (2품, 부총리급)
<이 4명이 황제의 공식적인 배우자입니다. 이들은 ‘국모’로서 대우받으며 황제가 직접 기소하지 않는 한 면책특권까지 가집니다.>
이 밑으로 첩실로는
귀인 (4품), 소의 (5품), 숙원 (6품)의 순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위의 4명은 반드시 두어야 하지만 이들을 두고 안두고는 전적으로 황제의 자유입니다. (물론 권력가들과의 정략혼 혹은 인질로 어쩔 수 없이 두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그냥 흥미거리 ^^>
ex) 당 황제의 경우 1후, 3부인, 9빈, 27세부, 81어처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었으며, 이들이 1달간 짜여진 일정표에 의해 황제의 침실에 들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내명부가 얼마나 조직적으로(?) 구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죠. ^^;;
이들 중 황후는 2일간 황제와 단둘이 동침할 수 있었으며,
3부인 역시 2일간 황제와 단둘이 있을 수 있었으나, 하루에 3사람이 번갈아가며 침소에 들었습니다.
9빈 역시 2일간 황제와 단둘이 있을 수 있었으나 하루에 9사람이 번갈아가며 침소에 들었습니다.
27세부는 3팀으로 나누어(?) 9명씩 한번에 침소에 들었습니다. 1대 9로군요....^^;;;
81어처도 9팀으로 나누어 9명씩 한번에 침소에 들었습니다. 역시 1대 9입니다.... -.-;;;
이 룰은 황제도 마음대로 바꿀수가 없었으며, 황제 입장에서는 특별히 총애하는 여인이 있어도 마음대로 불러들일 수 없으니 조금은 안됐다고밖에는.......-.-;;;
물론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어서 다른 룰을 적용한 때도 있었습니다.
황제는 무조건 비빈과 함께 잠자리에 들어야 하며, 세부와 어처는 그 위의 비빈과 함께하지 않으면 황제의 침소에 들 수 없도록 규정된 때도 있었습니다.
결국 황제는 다른 부인들 앞에서.......으음.......참 못할짓이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