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44 회: Part 16. 내 아버지 곁의 고결한 소나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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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망원경으로 누마의 일행을 확인한 샤드니는 자리에 엎드린 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함께 온 50여명의 장갑보병들과 50여기의 기병들은 이 험준한 절벽 꼭대기에 서서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확인했으니 돌아가야겠습니다. 각하. 이제 대응방안을 생각해야하지 않겠습니까.”
하지즈 장군이 망연한 표정의 샤드니를 달래주려 애쓰고 있었지만 모래바닥에 엎드린 샤드니는 꿈쩍 할 생각도 않은 채 눈물만을 삼키고 있었다.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위험합니다. 부근에 적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한참만에 울먹이며 고개를 샤드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시신을 가져가는 적병들이 몇 명인가.”
“각하,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부근에 적병들이 얼마나 깔려있을지 모릅니다. 제발, 이성을 찾으십시오.”
“몇 명이냐는 말이다!”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지른 샤드니가 하지즈 장군의 멱살을 거칠게 붙들었다. 깜짝 놀란 하지즈 장군이 마지못해 대답을 뱉어냈다.
“20명 정도......”
“저분 시신을 찾으러 가겠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샤드니가 대뜸 허리의 칼에 손을 가져가자 소스라치게 놀란 하지즈 장군이 그의 팔을 붙들었다.
“이러시면 안됩니다! 지금 여기까지 온 것만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이 망할 놈! 네가 내게 항명해!”
흥분한 샤드니가 하지즈 장군을 거칠게 밀어냈지만 하지즈 장군은 그의 망토자락을 움켜쥔 채 끝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항명이라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은 안됩니다! 차라리 제 목을 치고 가십시오! 제발, 이성을 찾으십시오!”
흥분한 샤드니가 휘두른 주먹을 가까스로 피한 하지즈 장군은 이 반쯤 정신나간 최고제후의 어깨를 낚아채 바닥에 힘껏 쓰러뜨렸다. 이 둘을 둘러싸고 있던 장갑보병들은 최고제후와 가문 사령관의 느닷없는 난투극의 중간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모래바닥에 나뒹군 샤드니는 자신을 깔고 앉은 하지즈 장군을 떨궈내려 미친 듯 발버둥치고 있었고 하지즈 장군 역시 얼굴을 몇 대째 얻어맞아 피투성이가 되어가면서도 그의 멱살을 쥔 손을 절대 놓지 않았다.
“이......이놈을 당장 포박하지 않고 뭐하냐!”
샤드니가 병사들에게 악을 쓰자 하지즈 장군 역시 질세라 언성을 높였다.
“보면 모르나! 최고제후님께서 지금 일시적으로 판단력을 잃으셨으니 명령을 듣지 말란 말이다! 알았나!”
“망할 놈들! 가만히 있는 놈들은 돌아가서 목을 쳐 버릴 테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정신없이 멱살잡이를 하던 둘은 위장포로 존재를 감추고 절벽을 타고 살그머니 접근해오는 남부 산악병들을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장군님! 적 셔틀입니다!”
스캐너를 살피던 기병 장교의 고함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하지즈 장군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 사이 빈틈을 발견한 샤드니가 그를 힘껏 걷어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장 날 따라서......”
칼을 뽑아들던 샤드니의 바로 옆 절벽에서 적 병사 두 명이 튀어 올라온 건 눈 깜짝할 순간의 일이었다.
“각하!”
하지즈 장군의 고함소리에 옆을 휙 돌아본 샤드니는 적병이 휘두른 망치에 가슴을 스치며 뒤로 벌렁 넘어지고 말았다.
“뭐야!”
튼튼한 흉갑 덕택에 1격에는 별 상처를 입지 않았지만 그들의 뒤를 이어 수십의 산악병들이 숨어있던 절벽 밑에서 우루루 몰려 올라오고 있었다.
“적이다! 적군이다!”
절벽 반대편을 지키고 있던 서부 장갑보병들이 할버드를 쥐고 샤드니를 지키기 위해 벌떼같이 달려들었다.
“빨리 피하십시오! 각하!”
느닷없는 적병의 기습에 반사적으로 시미터를 뽑아든 하지즈 장군은 샤드니의 가슴을 향해 전투 망치를 내리찍으려던 남부 병사의 목을 힘껏 내리찍었다. 잘려 떨어지는 병사의 머리와 함께 쏟아지는 검붉은 피가 샤드니의 놀란 얼굴 위로 확 쏟아져 내렸다. 하지즈 장군 덕에 구사일생한 샤드니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칼을 뽑아들었다.
“이 무엄한 놈들!”
시미터를 움켜쥔 샤드니는 적 분대장이 내려치는 전투 망치를 재빨리 피하며 날카로운 송곳이 돋은 팔꿈치로 내려찍어 적의 얼굴에 씌워진 바이저를 단번에 우그러뜨려 버렸다. 얼굴에서 피를 쏟으며 비명과 함께 물러나는 적의 목을 육중한 힘으로 후려진 샤드니의 시미터는 적의 목과 쇄골을 대각선으로 갈라내며 피와 살점을 공중에 쏟아냈다.
“저기 있다! 저놈이다!”
막 쓰러뜨린 적 분대장 뒤로 다시 달려드는 세 명이나 되는 병사들에 기겁을 한 샤드니가 조금씩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린 이 최고제후의 곁을 그제야 도착한 서부의 정예 장갑보병들이 묵직한 할버드를 휘두르며 급히 막아섰다.
“퇴각! 퇴각한다! 최대한 빨리 셔틀 착륙하라고 해!”
하지즈 장군이 손을 휘저으며 부장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적들의 눈을 피해 멀찍이에 대기하고 있는 병력수송셔틀을 타고 일단 피하는 것이 최선책이었다.
“뭐야? 저거 우리 꺼야? 벌써 온 거야?”
막 명령을 내린 하지즈 장군은 스코프에 바로 나타난 웬 누런 형상에 얼른 초점을 맞추었다.
“남부 녀석들 겁니다!”
“이런 썅!”
적들이 치밀하게 자신들만을 기다리고 있었음을 깨달은 절벽 옆에서 장갑보병들과 어울려 사투중인 샤드니를 급히 돌아보았다. 절벽에서 뛰쳐 올라온 50여명의 적 산악병들이 장갑보병들을 붙들고 시간을 끌고있는 새 남부 병력수송셔틀은 어느새 그들의 코앞까지 쳐와 있었다.
“적 보병은 장갑보병 소대에 맡겨두고 기병은 주변에 산개해! 우리 셔틀이 착륙할 장소를 확보해! 1분대는 최고제후님을 안전한 중앙으로 모셔! 빨리! 빨리!”
하지즈 장군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적 보병의 칼을 힘껏 쳐내며 필사적으로 명령했다. 그의 명령대로, 십여 명의 장갑보병들에게 거의 떠밀리다시피 한 샤드니가 일단 안전한 중앙으로 밀려났다.
“장갑보병 10명만 절벽 쪽에 남고 나머지는 이쪽으로 돌아와! 적 셔틀에서 나올 놈들을 막아라!”
상황을 파악한 하지즈 장군이 보병들의 어깨를 하나하나 두들기며 일사불란하게 명령을 내렸다. 아군을 1차 기습한 50여명의 산악병들은 장갑보병들로 절반 이상 제압되어가고 있었지만 문제는 적 셔틀이었다. 전방에 착륙하고 있는 적 병력수송셔틀 안에서 도대체 얼마만큼의, 어떤 병력이 튀어나올지 아직 알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문제의 적 셔틀이 요란한 흙먼지를 사방으로 날리며 절벽 반대편, 퇴로를 정확히 가로막고 내려섰다.
“걸렸구나!”
문이 열린 남부 병력수송셔틀 안에서 제일 먼저 튀어나온 건 은색 갑주를 차려입은, 건장한 무사였다. 이마와 갈기에만 은빛 털이 나 있는, 특이한 외모의 건장한 검은 말에 오른 그 거한은 눈앞을 가로막는 두 명의 서부기병들을 큰 날이 달린 창으로 순식간에 베어 넘기고는 곧바로 샤드니를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썅! 저놈 뭐야!”
그 거한의 뒤를 이어 지난번 전장에서 본 바 있던 히르직스와 그를 따르는 족히 200명의 남부기병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맙소사!”
하지즈 장군의 얼굴이 순식간에 파랗게 질려버렸다. 겨우 50여기에 불과한 서부기병들은 그들의 매서운 돌진에 제대로 저항도 못해본 채 기껏 확보해놓은 ‘착륙지’를 그대로 빼앗겨버리고 있었다.
“장갑보병! 1열 정렬해서 기병들을 막아! 최고제후님을 지키란 말이다!”
궁지에 몰린 하지즈 장군이 마치 피를 토하듯 처절한 목소리로 이 절벽 위를 울렸다. 적 기병들의 돌격에 셔틀 착륙지 쪽으로 일단 피해있던 샤드니도 크게 놀라며 다시 절벽 쪽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대마 정렬!”
샤드니를 호위하던 10명의 베테랑 장갑보병들이 창끝을 최대한 잡아 늘리며 한쪽 바닥에 고정시켜 돌진해오는 베흔의 말을 똑바로 겨누었다. 자신의 돌격에 겁을 먹기는커녕 자리에서 꿈쩍도 않는 그들 장갑보병들의 기세에 순간 기겁을 한 베흔도 결국 말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천하의 베흔이 하마터면 탈라스 최고의 명마 ‘척설오추’의 등에서 서부 장갑보병의 창의 방벽 위로 볼썽사납게 나동그라질 뻔했던 순간이었다.
“제기랄! 싹 다 죽여버려!”
짜증이 난 베흔이 함께 온 2백여 남부 중장기병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겨우 50여기의 서부기병들은 거의 4배에 달하는 남부 중장기병들에게 휩쓸려 이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정체불명의 셔틀 또 한 대입니다!”
부장의 목소리에 비어있는 말 등에 훌쩍 뛰어오른 하지즈 장군은 급한 대로 칼을 치켜들고 적병을 향해 무조건 돌진해 들어갔다. 후방의 남부 산악병들을 거의 제압해낸 40여명의 장갑보병들이 그의 뒤를 따라 대오를 맞춰 전진하기 시작했지만 다 합쳐야 50명의 장갑보병과 50기의 기병으로 베흔이 섞인 200여기의 남부기병들을 당해내기는 어차피 역부족이었다.
“최고제후님을 지켜야 된다! 1초라도 시간을 더 끌어! 셔틀이 착륙할 자리를 만들어라!”
남부기병 한 명을 칼로 쓰러뜨리며 하지즈 장군이 큰 소리로 부하들을 독려했다. 그 와중에 적 후방에 착륙한 또 다른 셔틀에서 다시 한 무리의 기병들이 우루루 내려서고 있었다. 하지만 얼핏 살펴본 그들의 복장은 남부기병들의 그것이 아니었다. 하지즈 장군에게는 너무나 한 맺힌, 용 문양이 새겨진 그 특이한 복합갑주는 다름 아닌 슈로 기사단의 그것이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순간 혼란스러워진 하지즈 장군이 머리를 싸쥐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유난히 조그만 체구의 기사단 장교가 크지 않은 창을 치켜들며 함께 온 100기의 기병들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서부제후군을 도와라! 퇴로를 뚫어!”
거의 패닉 상태까지 몰려있던 하지즈 장군은 남부기병들의 후방을 향해 돌격하는 슈로 기사단의 모습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 뒤로 검은빛 갑주를 차려입은 정체불명의 보병들도 소리 없이 내려서고 있었다. 상황은 틀림없이 혼란스럽지만 이제 하지즈 장군으로서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슈로 기사단과 함께 싸운다! 적을 돌파해 퇴로를 뚫어라!”
“거창.”
중앙에 선 용병대장의 짤막한 지시에 셔틀에서 내려서서 3열로 집결한 200여명의 북부용병들이 들고 온 창을 일제히 앞으로 겨누며 그 강인한 턱을 악물었다. 마름모꼴을 그리며 정렬한 그 정연한 대형은 바로 그들이 옛날 사령관이었던 오르마즈에게서 훈련받은 그대로였다. 양쪽으로 크지 않은 미늘이 돋아있는 이 위력적인 창은 상황에 따라 짧게도, 길게도 쓸 수 있는 북부제후군들만의 상징과도 같은 무기였다.
“속보전진.”
대장의 명령에 일제히 어마어마한 함성을 올린 이들 북부용병들은 기병들간의 난전이 한참 진행중인 절벽을 향해 속보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 큰 울림을 신호로 중앙의 슈로 기사단원들이 약속이나 한 듯 양쪽으로 확 갈라지기 시작했다.
“목표는 남부 기병이다! 돌격!”
누군가의 외침을 신호탄으로, 귀청을 찢는 북부인들 특유의 굵고 거침 함성이 기병들의 말굽소리를 압도하며 이 밤공기를 쩌렁 하고 울렸다. 기병들끼리의 난전에 휩쓸려 이미 특유의 속도를 상실한 남부 기병들은 장창을 든 보병들의 정연한 돌격에 순간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2차 혼란기 이후 북부보병과 단 한번도 마주친적이 없던 이들에게 이 황당하기까지 한 돌격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북부보병대의 두 번째 함성소리가 들려온 건 그때였다. 슈로 기사단에 묶여있는 그들 남부기병들의 정면을 그 빽빽한 창의 벽이 타격하면서 창에 찔린 말과 기병들이 미처 대항해볼 새도 없이 바닥에 나뒹굴렀다.
“끌어내려!”
전열의 창병들이 속도를 잃고 우왕좌왕하는 남부 기병들에게 무더기로 달려들며 그 긴 창으로 말에서 끌어내렸다. 창에 찔려서, 혹은 창의 미늘에 걸려 버둥대며 떨어진 기병의 머리를 후열 보병들의 도끼가 산산조각 부수어 버렸다. 남부 기사단의 중앙이 이 무서운 타격에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얼레, 또 만났네,”
하지즈 장군에게 돌진해 창을 휘두르려던 베흔은 귀에 익은 목소리에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순간 그의 코앞을 거대한 도끼가 살벌한 바람을 일으키며 스쳐지나갔다.
“제기랄!”
히죽거리고 있는 네피를 발견한 베흔이 허둥지둥 말을 돌렸다.
“네놈이 언제 말 타는 걸 배웠냐,”
“네가 말 탄다기에 배웠지? 어때? 이 정도면 잘 타지 않냐?”
넉살좋게 대답한 네피가 베흔의 머리를 향해 다시 도끼를 내리찍자 그 강력한 공격을 가까스로 막은 베흔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이런 무식쟁이 같으니!”
보통의 가디언이나 시민들이라면 모르지만 네피 같은 고수 가디언, 그것도 말에 올라있는 녀석을 상대하면서 갑주를 입고 있는 건 베흔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갑주를 벗어버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베흔은 마상에서 신이 나서 도끼를 휘둘러대는 네피에게 밀려 조금씩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네피의 기마술이 자신에 비하면 아직 어린아이수준이라는 데 나름대로 감사하며 이 난국을 헤쳐나갈 방법을 쥐어 짜내려 애쓰고 있었다.
“에이! 썅!”
측면에서 돌진해 온 히르직스의 창에 팔을 베인 하지즈 장군이 비명을 내질렀다. 손에 익은 화극과 말을 기지에 두고 나온 그가 투구도 쓰지 못한 채 주운 창과 남의 말을 가지고 제대로 싸울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잘 걸렸구나! 이 서부 광신도놈아!”
신이 난 히르직스가 비틀거리는 그의 머리를 향해 다시 창을 내질렀다. 두 팔로 창을 치켜들며 가까스로 그의 참격을 막아낸 하지즈 장군은 히르직스가 창 반대편 끝을 휙 돌려 후려치는 그 날카로운 공격에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투구도 없는 상황에서 저 창끝에 맞으면 그대로 즉사였다.
“피하십시오! 선배님!”
굵은 고함소리와 함께 히르직스의 창을 대신 쳐낸 거구의 무장은 즉시 창을 돌려 하지즈 장군의 앞을 막아섰다. 슈로 기사단의 투구 끝으로 상징과도 같은 은발을 삐죽이 내밀고 있는 무장은 지난번 루쿠스탄의 전투에서 하지즈 장군에게 패해 낙마했던 발리였다. 몸 곳곳에 부상을 입고 신음하던 하지즈 장군은 이 듬직한 후배의 등뒤로 급히 피하며 잠시나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 풋내기 새끼 같으니!”
히르직스가 짜증을 내며 발리에게 창을 휘둘렀지만 그간의 계속된 전투에서 경험을 쌓은 발리 역시 전처럼 녹녹하게 당해주지는 않고 있었다. 게다가 이 광경을 본 라손까지 급히 합류하면서 히르직스는 눈 깜짝할 새 두 명의 무장에게 둘러싸여 수세에 몰리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앞뒤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창을 기겁을 하며 피하려던 히르직스는 라손의 창 미늘에 얽히며 하마터면 말 옆으로 굴러 떨어질 뻔하고 말았다.
“최고제후님?”
난전 와중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은 하지즈 장군이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후방에서 장갑보병대의 보호를 받으며 있어야 할 샤드니의 모습은 어찌된 일인지 눈에 띄지를 않았다.
“최고제후님 어디 가셨나! 앙?”
당황한 하지즈 장군이 말을 몰아 사방을 확인하고 있었지만 샤드니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스코프를 작동시킨 하지즈 장군은 멀리 절벽 아래, 어두운 계곡 사이로 십여명의 장갑보병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고 있는 샤드니의 모습을 그제서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무얼 쫓고 있는지는 말하나 마나였다. 순간, 하지즈 장군은 하늘이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최고제후님!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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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지난회 코멘이 왜이리 적지.....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