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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The Iron Vein-437화 (436/1,132)

< -- 437 회: Part 2. 석류꽃 속에는 핏빛 씨앗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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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암호를 지키는 연합군 병사들이 그렇게 2군 맞이에 정신이 팔린 사이, 이암호를 가로질러 헤엄쳐가는 1백여개의 시커먼 그림자들을 아직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북쪽의 이암성 본성에서 살그머니 빠져나온 그 그림자는 연합군 보트들이 군데군데 감시의 눈길을 부릅뜨고 있는 호수를 가로질러 댐 중앙, 금빛의 근위대 깃발이 걸려있는 중앙성을 향해 소리없이 다가가고 있었다.

“승리에는 전력도 중요하지만 솔직히 운도 절반은 필요해.”

물안개가 잔뜩 낀 호수물 위로 누군가가 젖은 머리를 살그머니 머리를 내밀었다.

“운도 실력이라는 돼먹지 못한 개소리를 하는 멍청이들도 있지만 운은 운일 뿐이야.”

자이납은 아직 욱신거리는 옆머리를 살짝 더듬으며 얼굴을 찡그렸다.

“최소한 저 새끼들한테는.”

자이납은 중간이 끊어져 이젠 흉물로만 남아있는 옛 구름다리와 중앙성을 올려보며 이를 갈았다. 이암성의 야전병원에 누워 이 빌어먹을 머리 상처를 부여안고 억울함과 수치심에 펑펑 운 것이 이미 며칠째였다. 지금 이 시간도 이곳에 있지 않았다면 병상에서 눈물로 베개를 적시고 있었을 터였다.

“오늘의 운은 우리 편이군.”

서성 쪽으로 움직이는 연합군 병사들을 쳐다보며 자이납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와 동맹군의 가디언들이 이렇게 나온 건 예르마크 경의 도착과 함께 이곳 숙영지가 산만해질 테니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카렐의 특별한 당부 때문이었다.

게다가 양쪽의 동성이나 서성과는 달리, 중앙성은 원래 댐 중간, 작은 섬 위에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적들이 이암댐의 수문을 며칠째 닫아놓으면서 이암호의 수위가 만수위에 가깝게 올라 있었다. 그렇다보니 수면에서 중앙성 위까지는 채 50척(15m)도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상황이 좋아.”

자이납이 뒤따르는 가디언들에게 계속 나아가라며 손짓을 보냈다.

‘적 수비병들이 40척(12m)에 1명씩 성벽을 지키고 있습니다.’

선두에서 헤엄쳐가는 페로 가디언이 수화를 보냈다. 성벽 40척에 수비병 1명씩이라면 ‘수비’가 아닌 ‘경비’ 수준이었다.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중앙성의 수비병들도 모두 서성과의 전투를 보기 위해 그쪽에 몰려 있는 모양이었다. 이암호와 접하고 있는 중앙성의 북쪽 벽에는 병사들이 드문드문 서서 호수 건너 이암성의 동향만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카렐이 예상했던, 바로 그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중앙성 북쪽 방벽 밑에 거의 도착해가던 자이납은 서성 아래쪽에서 다가오는 검은 물체를 발견하고는 재빨리 정지 신호를 보냈다. 흠뻑 젖은 채 물을 가로질러 헤엄쳐 온 건 페로의 특등급 가디언 헨지였다. 이 믿음직한 특등급 가디언의 모습에 가디언들의 표정에서도 한결 활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자이납이 헨지에게 좋다며 손짓을 보냈다. 이제부터는 헨지가 지휘관이었다.

가디언들의 머릿수을 확인한 헨지는 자이납과 그를 따라온 가디언들에게 성벽에 바싹 붙을 것을 지시했다.

‘수비병을 사살하는 대로 따라 올라와서 1차로 발라스타 발사대부터 점거해라.’

헨지의 수화에 자이납이 알았다며 대답을 보냈다. 자이납과 그를 따라온 백여명의 가디언들은 성벽에서 각자 맡은 위치로 접근했다. 심야의 어둠과 수면을 덮은 짙은 물안개는 이 가디언들의 움직임을 수비병들의 눈에서 훌륭하게 가려주었다.

동맹군에 속한 여러 명의 뛰어난 특등급 가디언들 중 카렐이 하필 헨지를 이곳에 보낸다고 했을 때, 동맹군 지휘부가 잠시 의아해하기도 했다. 헨지는 대병력이나 정규군 지휘에는 거의 경험이 없었고, 순발력은 좋지만 가디언 치고는 근력이 떨어지다 보니 1대1 싸움 실력에서도 다른 특등급 가디언에는 조금 처지는 편이었다.

그런 그였지만 제국의 다른 어느 가디언보다 능한 것이 딱 두 가지 있었다. 바로 카렐에 맞먹을 만큼 뛰어난 절벽타기 실력, 그리고 빼어난 임기응변과 잠입기술이었다. 페로 가디언들을 그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카렐인 만큼, 헨지를 이곳에 보냈을 때 그는 이미 이번 반격을 의중에 두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성벽 구석진 틈새에 바싹 달라붙은 헨지는 미리 가져간 케이블을 조심스럽게 성벽 위에 걸었다. 그리고 물가에 모인 가디언들 역시 한 손으로는 리프트를, 나머지 한 손으로는 무기를 움켜쥐었다. 지난번 다리를 빼앗겼을 때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번엔 중앙성을 탈환하는 것이 이번 목표였다.

그의 특기대로, 헨지는 케이블을 손으로 쥐고 윈치 없이 순전히 팔힘만으로 성벽 위로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중앙성 위의 연합군 병사들은 여전히 서성 쪽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예르마크 경의 2군이 넘어가는 사이, 견제공격을 나간 1천의 동료들이 지난번 격전이 있었던 두 성 사이 요새를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성 위에 남은 몇 안 되는 병사들이 마치 구경거리마냥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헨지의 손에 제일 먼저 쓰러진 경계병에 뒤이어 2인 1조로 성벽 위를 순찰하던 수비병 역시 거의 동시에 목이 붙들리며 소리도 못 내고 쓰러진 것도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성 안쪽으로 진입하는 작은 출입구를 확보한 헨지는 아직 수면에 남아있던 병사들에게 바로 진입신호를 보냈다.

“공격!”

동료들의 서성 공격을 마치 구경거리처럼 지켜보고 있던 연합군 병사들은 어디선가에서 들려온 이 고함소리를 동료들에게 지르는 연합군 지휘관의 명령으로 잠시 착각했다. 하지만 그 고함소리에 뒤이은 건 연합군의 서성 공격이 아니고 동맹군 가디언들의 텅 빈 중앙성 기습이었다.

“적 가디언이다!”

놀라 비명소리를 지르던 연합군 수비병 중 달아날 수 있는 행운아는 거의 없었다. 댐 높아진 수면에서 중앙성 꼭대기까지 가디언들이 오르는 데는 잠깐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죽여! 확인사살해!”

자이납의 악을 쓰는 고함과 함께 공중으로 솟구쳐오른 연합군의 페로 가디언들은 혼비백산 달아나는 연합군 보병들과 얼마 안 되는 근위대 가디언들의 뒤통수에 인정사정없이 칼날을 박아넣었다.

“별 거 아냐! 몇 안 되니까 흔들리지 말고 일단 자리를 지켜라! 본대에 지원군을 요청하고 공격을 나간 부대는 당장 귀환해서.......”

예상치 못한 기습에 당황한 연합군 교위는 왜 하필 아리엘이 없을 이 시간에 이런 일이 터졌는지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서성을 공격하러 나갔던 부대 역시 예정에 없던 귀환 명령에 잠시 우왕좌왕했다.

“서성에서도 적이 나옵니다!”

“무어?”

교위는 잠시 자기 눈을 의심했다. 지금껏 본대의 파상공격에 죽을 둥 살 둥 버티어오던 서성의 수비군들이 중앙성과의 사이에 난 요새문을 갑자기 활짝 열고는 밖으로 몰려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정규군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무식하기까지 해 보이는 웬 야만족 보병들이었다.

“어떡합니까! 중앙성으로 복귀합니까? 아니면 저들을 상대합니까!”

서성을 공격하던 일선 지휘관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지휘관에게 물었다. 하지만 중앙성에 있던 대대장 역시 쉽사리 대답을 줄 수가 없었다. 중앙성으로 불러들인다면 저 야만족들이 후미를 공격할 테고, 그냥 놔두었다가는 중앙성이 가디언들의 기습에 나동그라질 상황이었다.

“대대장님! 동성에서도 적들이 옵니다!”

아찔해진 대대장이 순간 자리에서 휘청거렸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동성에서도 2백 정도로 보이는 북부보병들이 창을 앞세우고 전진해오고 있었다. 1천의 보병들이 서성 쪽으로 나가있지만 않다면 이 모두를 충분히 막고도 남을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절묘한 타이밍의 일제 기습공격이었다.

“1개 중대는 남아서 저 야만족들을 막고 다른 중대는 돌아와서 중앙성을 지켜! 본대에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 시간만 벌란 말이다!”

당황한 대대장은 결국 이도저도 아닌, 조금은 어정쩡한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그가 돌아본 중앙성 성벽 위의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나빴다. 1백여명의 동맹군 가디언들은 이미 중앙성의 북쪽 성벽과 그곳에 설치된 발리스타까지 눈 깜짝할 새 제압한 상태였다. 바로 연합군들이 중앙성을 점령할 때와 똑같은 상황이 이번엔 정반대로 벌어지고 있었다.

“중앙성만 되찾으면 된다!”

아직 성치 않은 몸으로 5백여 에키트 보병대의 선두에 직접 선 베레트라가 전투망치를 앞으로 겨누며 큰 소리로 외쳤다. 원래 타슈카가 앞장설 것이었지만 중앙성을 빼앗기고 퇴각한 것도 모자라 대대장의 토막난 시체까지 눈앞에서 말라 썩어가는 것을 보아야 했던 그에게 중앙성의 의미는 남달랐다. 베레트라는 그의 마음에 쏙 드는 이 야만족 병사들에게 악을 쓰고 외쳤다.

“중앙성 깃발은 우리가 바꾼다!”

그의 눈 앞, 중앙성 성벽에는 아직 덜 썩은 대대장의 시체가 여전히 걸려있었다.

서성을 공격하기 위해 다가오던 1천여의 남부 보병대 중 후미의 절반 정도가 중앙성으로 허겁지겁 퇴각하고 있었지만 저들만으로는 이미 성벽을 점거한 가디언들과 반대편 동성에서 협공해오는 북부보병들을 막아내지 못할 터였다. 그리고 절망적인 상황을 눈치 챈 남부 보병들의 표정에도 이미 공포감이 어려 있었다.

서성에서 한바탕 쏟아진 발리스타의 일제 사격에 뒤이어 그들의 코앞으로 야만족들이 악을 쓰며 덤벼왔다.

“공격!”

도끼를 앞세운 거구의 전사들이 남부보병들의 단단한 대오를 몸과 방패로 힘껏 들이받았다. 힘에서 밀린 남부 병사들 전열이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앉거나 짓밟혔지만 궁지에 몰린 그들의 저항 또한 격렬했다.

그들에게도, 동맹군에게도,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예르마크 경을 호위하고 댐 남쪽에 막 도착한 근위대 가디언 아리엘은 적의 기습 소식에 잠시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그리고 중앙성이 서성에 견제공격을 떠난 시점을 마치 점쟁이처럼 예측한 절묘한 기습 타이밍이었다.

“우라질.”

아리엘이 이를 빠드득 갈았다.  그는 자신의 뒤에서 이 모든 상황을 마치 남의 집 일처럼 구경하고 있는 엄한 예르마크 경을 잠시 째려보았다.

“아직 늦지 않았어.”

아리엘이 갑자기 이곳에 주둔하던 경보병대 장교를 손짓해 불러들였다. 그는 댐 하류 쪽을 순찰하고 있는 십여대의 보트들을 가리켰다.

“보트들 다 불러들여! 빨리!”

그의 앞에는 수문을 닫으면서 기초 부근까지 훤히 드러난 댐 하부와 중앙성 남쪽 벽, 그리고 중앙성에 조그맣게 부속되어 있는 댐 통제소가 보였다. 눈대중으로 보아 통제소까지의 거리는 대강 15스타디아(2.25km) 정도 되어보였다.

“본대에서는 당장 지원 병력 1개 대대를 배로 실어서 중앙성 북쪽으로 보내! 난 댐 남쪽에서 가디언, 경보병들과 함께 통제소로 바로 들어가겠다!”

그는 뒤따라온 20여명의 근위대 가디언들에게 뒤를 따라오라며 손짓을 보냈다. 이미 출발한 그의 뒤에서 할룩스가 웅웅거리며 울렸다.

“하지만 적들이 이미 중앙성의 발리스타 발사대까지 점거해서 접근하는 것이 극히 위험합니다! 그리고 대수가 적어서 1개 대대를 한 번에 상륙시키기는 어려운데다가 소형 보트들이어서 발리스타에 취약.......”

“절반 이상 깨져도 좋으니까 일단 보내!”

아리엘이 악을 쓰며 빈 고속 보트에 뛰어올랐다. 그리고 뒤따라온 20여명의 가디언들로 꽉 찬 보트는 강 건너편, 댐의 통제소를 향해 최고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 십여명씩의 경보병들을 태운 보트가 그 뒤를 따랐다. 이 정도로 적의 공격을 모두 막기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중앙성에 지원병을 투입할 시간이라도 벌기 위해서는 일단 통제소라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적은 이미 성벽의 북쪽과 동쪽을 점령했습니다! 서성과의 중간에서는 적의 에키트 야만족들과 남부보병대와 전투가 진행 중이고, 1차로 상륙했던 적 가디언들 중 일부가 우리처럼 통제소로 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았다!”

직접 키를 잡은 아리엘은 실내에서 거추장스러운 프레일 대신 짧은 검을 뽑아 입에 물었다. 최고속도로 달리는 뱃머리에서 튀어오른 물로 배에 오른 가디언들 모두가 어느새 흠뻑 젖어 있었다. 댐 위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무언가 떨어지는 요란한 소음, 그리고 어딘가에서 타오르는 붉은 불길이 이 심야의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그가 향하고 있는 댐 통제소는 중앙성 남쪽 귀퉁이, 댐 기초 부분에 툭 튀어나온 옹성처럼 지어져 있었다. 급한 대로 물로 무작정 뛰어든 아리엘과 20여명의 가디언들은 겉보기에는 아직 건재해 보이는 댐 통제소로 허겁지겁 향했다.

아리엘이 20여명의 가디언, 그리고 80여명의 경보병들을 거느리고 통제소 남쪽에 진입한 같은 시간, 헨지와 자이납이 이끄는 30여명의 페로 가디언들이 마찬가지로 통제소 북쪽에 뛰어들고 있었다. 양쪽 모두, 통제소를 장악하는 것에 이번 기습공격의 사활이 걸려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난 제어실로 갈 테니까 넌 기계실로 가서 남은 적을 처치해!”

헨지가 10명 정도의 가디언들에게 자이납의 뒤를 따르라며 눈짓을 보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통제소는 층고가 웬만한 건물 3층 높이에 달하는 1층은 기계실, 2층과 3층은 이곳의 심장인 제어실과 사무실로 이루어져 있었다.

헨지의 명령대로 열 명의 가디언을 거느린 자이납은 기계실로 무작정 들이닥쳤다. 전투에 놀란 이곳 엔지니어들 역시 사방에서 혼비백산해 도망치고 있었다. 사실 그들에겐 이 댐의 주인이 누가 되건, 일자리와 목숨만 유지해 준다면 아무 상관이 없을 터였다.

자이납이 이곳 기계실에서 제일 높은 크레인 위에 기어올라 소리를 내질렀다.

“작업자들은 여길 떠나지 말고 자리를 지켜라! 움직이는 놈들은 세작으로 알고 다 베어버릴 테다!”

자이납의 협박에 놀란 엔지니어들이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근 두 달 새에 이미 두 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모습을 목격한 이들에겐 세 번째로 또다시 주인이 바뀌는 이 상황도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작업자들은 모두 여기 당직실에 집결해라! 5분 내로 안 모이는 놈들은 무조건 목을.......”

막 언성을 높이려던 자이납이 움찔하며 붐대 뒤로 얼른 몸을 감추었다. 당직실 창문 너머로 이곳에 상륙하는 남부 병사들과 근위대 가디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제기랄, 저놈들은 또 뭐야?”

근위대 가디언들은 이곳 기계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방금 헨지가 올라간 제어실 쪽으로 우루루 달려가고 있었다. 양쪽이 각각 통제소의 반대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위치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자이납은 재빨리 할룩스를 빼들었다.

“헨지 대장! 헨지 대장! 적이 남쪽에서.......”

헨지에게서는 별다른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 역시 제어실을 지키는 적과 한참 교전중인 모양이었다. 자이납은 명령받은 대로 이곳만 장악하고 다른 명령을 기다릴지, 아니면 적을 먼저 발견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빨리 움직여 적의 배후를 쳐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분대장, 넌 6명을 데리고 여길 지켜라. 난 3명만 데리고 저 놈들 뒤를 칠 테니까.”

거의 본능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 자이납은 시미터를 품에 감추고는 크레인 위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그는 크레인에 묻어있던 시커먼 기름때를 얼굴에 마구 처바르고는 그곳에 걸려있던 더러운 작업복을 재빨리 걷어 입고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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