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맥The Iron Vein-545화 (544/1,132)

< -- 545 회: 파트 6. 신께서 쥐신 검은 튜울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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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마즈가 X들을 따돌리고 달아난 것을 뒤늦게 알아챈 베흔이 펄펄 날뛰었지만 그날 저녁, 아케메니안 궁에 다시 나타난 헌병감 바스토프 베멜러 준장은 태연한 얼굴이었다.

그는 오르마즈를 당장 내놓으라는 베흔의 협박에도 오르마즈를 정식 재판에 회부한다는 고소장을 가져오면 업무 지침대로 처리하겠다며 뻔뻔하게 대답했을 뿐이었다. 오르마즈가 베흔의 손에서 빠져나온 이상, ‘특명 헌병감’인 그는 더 이상 베흔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그는 죽은 샤미르의 유언장을 당장 내놓지 않으면 도리어 베흔을 체포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역공을 펼치기까지 했다.

그의 역공에 당황한 베흔은 처음에는 유언장 따위는 없었다고 발뺌했지만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 놓은 샤미르가 정작 유언장만 남기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았다.

오르마즈의 예상대로, 베흔의 이런 미심쩍은 상식 밖 행동들에 제일 먼저 제동을 걸고 나선 건 바니샤드 플레렌을 필두로 한 유학자 세력이었다. 그들은 재빨리 성명서를 발표해 베멜러 준장을 옹호하며 샤미르의 유언장 공개를 함께 요청하고 나섰다.

다른 때의 베흔이었다면, 이 정도의 저항은 무시하고 자신의 계획대로 몰아붙였겠지만, 이후 정세는 그에게 유리하게만 풀리지는 않았다.

베흔과의 야합을 통해 비엔과 칼릴을 거의 공짜로 ‘접수’한 테번 델루지는 당초 약속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지역들까지 자신이 데려간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차례차례 영향권 하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전통의 농업지역인 루게를 시작으로 이베르, 산악지역인 일리안과 목축지역인 클리코브에까지 측근들을 보내 자신의 영향권임을 선포하기 시작했다.

테번이 그렇게까지 빨리 영향권 확대를 노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베흔으로서는 안팎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셈이었다.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콜로니 전체가 두 조각이 나고, 지난 전쟁이 이름만 바뀌어 곧 재개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그가 오르마즈, 어린 유평에 대한 사살 명령을 전격 철회하고 일부 부분이 ‘불에 타’ 없어진 반 토막 뿐인 샤미르의 유언장을 전격 공개한 것도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었다.

베흔의 눈을 피해 타르서스로 피신해 있었던 오르마즈는 자신에 대한 사살 명령이 철회되고도 나흘 가까이가 지난 후에야 남극성당 옆, 한때 나즈라 라카드 박사가 살았던 집을 개조한 자신의 술집에 모습을 나타냈다.

술집에 남아있던 세네피스와 유레트는 연락조차 끊어져버린 이 풍운아 덕택에 까맣게 속을 태웠지만 군데군데 찢긴 얼굴에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인 채 돌아온 그의 첫 마디는 ‘술집 문은 왜 닫았어?’ 라는 무심한 한 마디였다. 세네피스는 이 야속한 언니의 가슴을 몇 번이나 때리고는 결국 울음까지 터뜨렸지만 오르마즈는 그런 동생에게 조금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안아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최소한 겉보기로는, 오르마즈 주변의 모든 것이 평소처럼 돌아갔다.

여느 때처럼 술집 제일 안쪽의 낡고 큰 카우치에 앉은 오르마즈는 뿌연 물담배 연기를 마치 한숨처럼 훅 내뿜었다.

이런 오전 시간은 술집이 하루 중 제일 한산할 때였다. 물론 대목인 저녁 시간이라고 사람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었지만.

크지 않은 창을 타고 들어오는 환한 아침햇살, 그리고 그 사이를 뿌옇게 떠다니는 오래된 먼지가 낡은 나무가구와 반쯤 삭은 나무기둥이 군데군데 세워진 허름한 선술집의 풍경처럼 펼쳐졌다.

그가 운영하는 술집은 항상 이 모양이었다. 오르마즈는 술집의 분위기를 너무도 사랑했지만 손님들을 접대하는 데는 빵점이었고, 이곳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관리하는 데도 관심이 없었다. 그는 그저 누군가 술을 마시면서 왁자지껄하는 모습을 제3자가 되어 지켜보는 것만 좋아할 뿐이었다.

하지만 손님이 들지 않으면 그것도 다 소용없는 바램이었다.

오르마즈가 떠나고 거의 보름 가까이 문을 닫았던 술집은 다시 손님을 받기 시작했지만 오늘도 텅 비어있었다.

그간 아기 키우는 데만 신경쓰라며 유레트의 술집 출입을 막아왔던 오르마즈도, 웬일인지 오늘만은 그에게 아무 잔소리도 하지 않았다. 마치 지금껏 주인이었던 듯, 유레트는 자연스럽게 주방 할멈에게 오늘 할 일을 지시했고, 손수 청소와 정리를 하겠다며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선 모습이었다. 그리고 진짜 주인 오르마즈는 마치 없는 사람처럼 한구석에서 평소처럼 사과향 물담배만 물고 앉아있었다.

등에 어린 유평을 업은 유레트는 이미 더러워진 몇 장의 물걸레와 물통을 들고 벌써 세 시간째 이 더러운 곳을 정신없이 청소하고 있었다. 이 먼지구덩이와 담배 연기에 저 조그만 아기가 재채기 한 번 하지 않는 모습이 신통할 지경이었다.

“입지가 썩 좋은 술집은 아니지만.”

유레트가 창가에 앉은 오르마즈에게 사뭇 명랑하게 말을 건넸다.

“조금만 손보면 훨씬 좋아질 것 같아요.”

오르마즈는 별 대답도 없이 짐짓 무표정하게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담배연기를 훅 내뿜었다. 이쯤 되면 유레트가 가게 주인이 맞냐며 잔소리를 한 번쯤 할만도 했지만 그는 이런 오르마즈의 모습을 종종 돌아보며 엷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럼(Rum) 좀 가져다주시오. 트레이 꼭대기에 있는 누런 병이 내가 먹는 거요.”

“아, 예. 잠깐만요.”

유레트는 더러워진 손을 얼른 닦고는 바(Bar)로 달려갔다.

“여기요.”

잔 내려놓는 소리에 옆을 돌아보았던 오르마즈는 갑자기 유레트의 눈을 올려보았다. 독하기로 소문난 바하칼리 산 럼과 빈 잔, 그 옆에는 잘게 찢은 마른 고기조각과 차가운 물 한 컵도 함께 놓여있었다.

“바하칼리 산 럼은 입에는 달아도 속에는 무척 안 좋아요. 몸을 생각하시면 수에니 산의 순한 걸로 드시던지 다른 안주도 함께 드세요. 독주 드시는 건 상처 낫는데도 안 좋고요.”

“안주를 먹으면 제 술맛을 알 수가 없소.”

“어젯밤에도 여기 내려오셔서 혼자 술 드신 거 알아요. 요즘 왜 그러시는 지도 잘 알고요.”

유레트는 꿰맨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오르마즈의 관자놀이와 뺨을 걱정스레 더듬었다. 무표정하게 담배연기를 혹 내뿜으려던 오르마즈는 그의 등에 업힌 아기 유평을 힐끔 돌아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에 내뱉고는 자리에 돌아왔다.

“하루이틀 마신 것도 아니고.”

오르마즈가 물담배를 끄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앞으로 손님들한테는 그런 잔소리는 하지 마시구려. 그나마 없는 손님도 다 떨어질지 모르니.”

“잔소리도 그럴 의미가 있는 사람한테 하지 아무에게나 하지는 않아요.”

유레트가 고기조각 하나하나를 손으로 문질러 부드럽게 만들며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품었다. 그의 등에 업힌 작은 아기는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오르마즈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이가 오르마즈님만 쳐다보죠?”

오르마즈는 저 여자는 혹시 눈이 뒤통수에도 있나 싶었다. 굳이 이 일이 아니어도 이 여자는 유달리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제법 똑똑한 듯 싶었다. 이런 여자가 어쩌다가 한때나마 밑바닥 창녀로 살아가야 했는지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자요. 상처 때문에 그냥 씹으면 아프실 테니 이걸로 드세요.”

유레트가 끝끝내 안주를 안 먹고 버티던 오르마즈의 손에 술잔 대신 부드러워진 고기조각을 억지로 쥐어주며 말을 이었다.

“아이가 오르마즈님을 각별한 존재로 아는 것 같아요. 오르마즈님이 시야에 보이면 잘 울지도 않고 항상 그쪽만 쳐다보고 있거든요. 이 어린 게 뭘 알긴 아는 건지......”

오르마즈는 그의 말을 짐짓 못 들은 척, 럼주 한 모금을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런 오르마즈를 올려보며 유레트가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얘가 오르마즈님을 진짜 아빠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죠.”

마치 평범한 한 명의 부인네처럼, 온화한 표정으로 고기조각을 손질하는 유레트를 힐끔 돌아보았던 오르마즈는 그가 쥐어 준 안주를 결국 입에 넣었다.

“언젠간 친부를 알게 해 줘야겠지.......아니, 어쩌면 평생 모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오르마즈님을 정말 아빠로 여긴다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말꼬리를 흐린 유레트가 고개를 떨어뜨리며 그의 시선에서 살며시 얼굴을 감추었다. 그런 유레트를 말없이 내려다보던 오르마즈는 술집 문 밖에서 들려온 발자국 소리에 반사적으로 허리춤의 단검을 붙들었다.

“무장한 자로군. 여럿이니 움직이지 마시오.”

“예?”

오르마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는 유레트와 유평의 앞을 막아섰다. 끼익 하며 열린 문 너머에서 민병대 정복 차림의 누군가와, 그의 경호원으로 보이는 4명의 전사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휴우.”

오르마즈가 그제야 긴장을 풀며 허리춤에 갔던 손을 내렸다.

“솔로스 장군.”

“무사히 계신 모습을 뵈어서 다행입니다.”

민병대 케레사스 솔로스 중장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술집 안에 성큼 들어섰다. 유레트 역시 낯익은 그에게 꾸벅 인사를 해 보였다. 오르마즈가 다시 자리를 잡고 앉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 정도면 최고의 마수걸이로군, 5명이나 되는 장정들이 아침부터 매상을 올려주면 그보다 반가울 게 없지.”

오르마즈의 넉살에 웃음을 지어보인 솔로스 장군이 뒤따라온 경호원들에게 구석진 자리를 가리켰다.

“서둘러 오느라 아침도 못 먹였으니 아무 거나 든든한 걸로 이 녀석들 배나 좀 채워주십시오, 유레트 부인. 매상은 충분히 올려 드리죠.”

말뜻을 알아챈 유레트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방으로 급히 자리를 비켜 주었다.

경호원들을 구석 식탁에 앉힌 솔로스 장군은 오르마즈가 앉아있는 제일 안쪽 테이블에 다가와 조심스레 자리를 잡았다. 그는 유레트가 잘 찢어놓은 고기조각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건 제가 손대면 큰일 나겠군요.”

“5인분 중에 1인분은 알아서 따로 차려서 내올 게야. 눈치가 빠르거든.”

오르마즈는 주방 틈새로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유레트를 힐끔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음식 솜씨가 끝내주니까 좋다고 너무 과식하지는 말도록 해.”

큭 하고 웃음을 터뜨린 솔로스 장군은 유레트가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껏 결을 찢어 놓은 마른 고기조각을 다시 쳐다보았다.

“마누라도 술 먹을 때 옆에서 잔소리나 퍼붓지 이렇게까지 해 주지는 않죠. 훗, 지금 보니 셔츠에 날까지 세우셨군요.”

둘 사이를 은근히 떠 보는 솔로스 장군에게 오르마즈가 냉큼 대답했다.

“그야 유레트는 내 마누라가 아니니까.”

잠시 말이 없던 솔로스 장군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계속 이렇게 계실 겁니까?”

“이렇게 뭘?”

럼을 한 모금 삼킨 오르마즈는 유레트가 찢어 준 고기조각을 질겅거리며 짐짓 무표정하게 물었다.

“잘나가는 술집 사장님이 내 평생의 꿈이라는 건 자네도 잘 알지 않았나?”

“그쪽으로 재능이 없는 건 솔직히 인정하시죠.”

솔로스 장군이 피식 웃음을 지으며 텅 빈 술집을 가리켰다.

“뭐, 차마 부인은 못 하겠군.”

오르마즈가 킬킬거리며 술 한 모금을 더 삼켰다. 말없이 잔을 만지작거리는 오르마즈와, 그런 오르마즈를 말없이 지켜보는 솔로스 장군 사이에서 또다시 지루한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아침상을 차려든 유레트가 주방 할멈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오르마즈의 말대로, 할멈은 경호원들의 식탁으로 향했고 유레트는 1명분의 식탁을 든 채 오르마즈 쪽으로 다가왔다. 솔로스 장군의 쟁반을 든 유레트는 어딘지 굳어있는 오르마즈의 표정에 문득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오르마즈의 얼굴을 쳐다보았지만 결국 입을 열지 못한 채 조용히 돌아섰다.

솔로스 장군이 차 한 모금을 삼키며 묻어 온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비엔 쪽 소식은 듣고 계십니까?”

“테번이 폭주하리라는 건 어차피 예상했던 것 아닌가. 지금껏 독립 국가를 선포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지.”

“그래도 생각보다 워낙 빨라서 말입니다. 테번이 그렇게까지 똑똑한 놈은 아니었던 걸로 아는데.......”

“단순하지만 결단력 있는 테번에 용의주도한 간택자 출신 참모진들이 균형을 이루지 않았는가. 본인은 똑똑하지 못하지만 사람 쓸 줄은 아는 놈이거든. 내 입장에서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솔직히 간택자들이 콜로니 제일의 엘리트 집단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걸 미처 생각 못한 것이 베흔 놈의 실수였다고나 할까.”

무심코 이마를 만지작거리던 오르마즈가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간택자 중에도 나 같은 무학력의 놈팽이도 있긴 하지만.”

쓴웃음을 지은 솔로스 장군이 수첩을 뒤적거리며 마치 보고라도 올리듯 말을 이었다.

“나머지 지역들은 측근들을 보내서 하나하나 접수하고 있답니다. 클리코브는 보안사령관 카산드라 호지 대장한테 맡겼고, 루게는 교리성(省)에 파견되었다가 돌아온 요아킴 세닉 소장에게 맡기는 것 같습니다.”

‘요아킴’이라는 말에 오르마즈가 갑자기 입가에 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의 표정을 살피던 솔로스 장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요아킴 이 사람은 아나히타 교단 출신 법무관이고.......테번의 숨겨진 측근이라는 정도밖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인물인데.......아무리 측근이라지만 고위 장성도 아닌 법무관 출신 소장한테 한 지역을 맡긴다는 게 의외입니다. 혹시 잘 아십니까?”

“원래는 성직자였다지. 듣자하니 40대에 교단 신학교 석좌교수에 오를 정도였다니 꽤 잘 나가는 학자님이었던 모양이야. 뭐, 그것 빼고는 별로 많지는 않아. 워낙에 미남이라 이름을 아는 것뿐이지.”

오르마즈는 카우치에 몸을 깊이 파묻으며 장난스레 대답했다. 그의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솔로스 장군 역시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보다는 더 아실 것 같은데요?”

솔로스 장군의 능글능글한 웃음에 오르마즈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짐짓 마지못한 척 입을 열었다.

“성직자 생활을 접고 환속(還俗)해서 코메트 장교가 되었는데 워낙에 교리학자 출신이라 그동안은 교단 교리성에 종교재판관으로 파견되어 있었을 거야. 알다시피 재판관들의 신분은 철저하게 보안에 붙이지 않나. 말하자면 반(半) 성직자 신분이었던 셈이지.”

“종교재판관이요?”

솔로스 장군이 놀란 듯 어깨까지 들썩였다. 교리성의 최고기관이었던 종교재판소는 ‘종교’라는 이름이 붙어있었지만 정교일치로 운영되어 온 콜로니에서는 사법체계를 총괄하는 사실상 최고재판소였다. 게다가 마구스 조직과 함께 교단에서도 가장 은밀한 비밀조직이었고, 교단의 실권이 나오던 곳이었다.

그곳에서도 수뇌부를 구성하는 12명의 종교재판관들은 고위 신관에 못지않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베일 속의 인물들이었다.

“휴우, 그냥 법무관인 줄 알았더니........요아킴 세닉이라.......앞으로 여러 번 듣게 될 이름일 것 같네요. 혹시 성향은.......”

솔로스 장군이 휘파람을 불며 수첩을 넘겼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오르마즈가 웃으며 덧붙였다.

“별 건 없어. 다만.......그 사람이 종교재판관에 선임된 이후로 코메트에 잡혔던 우리 포로들이 훨씬 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걸 보면 대강은 알 수 있지 않나?”

“많지는 않다면서 알 건 다 아시는군요. 그것도 미남이어서요?”

솔로스 장군의 짓궂은 물음에 오르마즈는 피식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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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549회가 유실되어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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