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55 회: 파트 6. 신께서 쥐신 검은 튜울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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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후, 새벽 2시가 되는 대로 두 번째 공성전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에 연합군에는 긴장을 넘어선 비장함까지 감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는 공성전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지휘관 회의에 모인 무장들의 잔뜩 경직된 표정에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보급대는 무사히 들어왔나?”
회의장에 들어선 공동사령관 샤자한 공의 첫 질문은 전투에 관한 것이 아닌, ‘목구멍 문제’였다. 그의 질문을 받은 참모장이며 남부 3제후 카산드라 호지 경이 모처럼 밝아진 얼굴로 대답했다.
“강 건너에 있을 때보다야 한결 나아졌죠.”
“비축량은?”
“열흘분 정도 됩니다.”
“그나마 웃을 일이 생겼군.”
샤자한 공이 비아냥거리듯 중얼거리며 한쪽에 앉은 베흔을 돌아보았다.
“다 우리 덕분이지요.”
베흔이 그답지 않게 어깨까지 으쓱 해 보이며 생색을 냈다.
“그래, 근위대가 아니면 다 굶어죽을 뻔했지. 인정할 건 해야지.”
웬만해서는 근위대 칭찬은 생각도 하지 않았을 샤자한 공이었지만 이번만은 예외였다. 그는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말을 조금은 씁쓸한 표정으로 털어놓았다.
“탄현성이 아니었으면 이 숙영지도 25만명분 초대형 무덤이 되었을 테니.”
샤자한 공은 한쪽에 마치 죄인처럼 앉아있는 마누엘 델루지 경을 잠시 쏘아보았다.
지난 첫 번째 공성전에서 사령부를 휩쓴 아쉬드 하지즈 장군이 연합군의 비축식량까지 모조리 태워버리면서 잠시나마 식량 비축량이 완전히 바닥까지 간 일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각 가문별로, 혹은 병사들이 지니고 있던 비상식량으로 하루나 이틀은 어려운대로 버티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절체절명의 며칠 사이, 탄현성을 통한 육로 보급이 뒤늦게나마 시작될 수는 있었다. 그리고 예르마크 경의 2군 기병대가 합류해 샤마시 평원의 보급로를 지키면서 지난 몇 달간 연합군을 괴롭혀 온 지독한 굶주림은 일단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식량이 바닥났던 덕택에 2차 공성전이 이렇게 며칠이나 지체된 건 사실이니 타격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 어쨌든 그동안 적들도 성벽을 제법 많이 복구했고, 부상자들도 많이 복귀했을 테니.”
샤자한 공의 불평에 아무도 감히 반박을 하지는 못했지만 단 한 명만은 예외였다.
“좋은 일은 좋게 좀 넘어갑시다. 그 덕택에 우리 쪽에도 복귀한 사람들이 있지 않소. 공의 손자도 마찬가지고.”
한쪽에 말없이 앉아있던 제롬의 짜증스런 목소리에 회의장에도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그 거구의 사내는 등에 맞은 도끼 때문에 아직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몰골이었지만 보통 사람에 비하면 그 회복속도는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도 평소 같았으면 회의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분위기를 압도했을 그가 의자에 마치 인형처럼 꽁꽁 묶여있는 모습은 지휘관들에게 꽤나 낯선 광경이기는 했지만.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천하태평이로군.”
샤자한 공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굳어진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제롬의 말대로, 일정이 늦어진 덕분에 그의 손자 보벤이 그의 옆에 앉아있을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기는 했다. 욱리하 도하전에서 온몸에 중화상을 입고 실려갔던 보벤은 얼굴 대부분, 그리고 군복 아래로도 온통 드레싱을 한 채 간만에 참석한 회의장에 짜증스런 얼굴로 앉아있었다.
“여전히 눈 한 번 맞추지 않는군. 소문이 사실인가 보지.”
마누엘 경이 샤자한 공과 손자 보벤을 가리키며 옆에 있는 조카 제롬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제롬이 바싹 굳은 자세 그대로 입술만 살짝 움직였다.
“안 봐도 뻔하지 않겠소. 뭐, 전쟁도 다 끝나가는 판이니 동부 놈들이 지들끼리 으르렁대면 우리로서야 나쁠 건 없지.”
제롬이 비웃음인지 무엇인지 알쏭달쏭한 미소를 지었다.
보벤이 중화상을 입었던 욱리하 도하전에서, 샤자한 공이 고립된 손자의 기병대를 구하러 바로 뛰어들지 않은 건 전술적으로만 보아서는 극히 바른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덕택에 부대가 전멸당하고 본인도 저 꼴이 되어버린 손자 보벤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보벤이 자신을 문병하러 간 할아버지에게 베개까지 집어던지며 길길이 날뛰고 화를 냈다는 사실은 이미 지휘부 사이에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 있었다. 화상을 입은 이후로 보벤이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신경질적이고 거칠어졌다는 소문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을 터였다.
“어쨌든.”
차가워진 분위기를 눈치 챈 베흔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이번 공격은 이전 공성전만큼의 큰 피해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 봤자 공성전이지.”
샤자한 공의 신경질적인 대답에 베흔이 키득거리며 즉시 반박했다.
“이번만은 다르다니까요.”
자리에서 일어서서 황도 모형도 앞에 선 베흔은 각 가문 병력을 뜻하는 표시들을 하나하나 자리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공성전의 구체적인 작전은 그의 책임이었다.
이번 공성전의 배치를 지켜보던 샤자한 공이 어느새 창백해진 예르마크 경을 힐끗 돌아보며 빈정거렸다.
“부마의 어깨가 무거우시겠습니다.”
예르마크 경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번 전투에서 세닉 가 보병대가 맡은 곳은 지난 전투에서 근위대가 무너뜨렸던 황성의 동북쪽 성벽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들의 등 뒤에 마치 비수를 꽂듯 플라칼 가가 위치하고 있었다.
“훗, 플라칼 가를 설득하는 게 늦어지는 만큼........세닉 가 보병들만 죽어나겠군.”
보벤이 얼굴을 가린 드레싱 사이로 갈색빛 눈동자를 꿈틀거리며 예르마크 경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샤자한 공이 그에게 조용히 하라며 눈짓을 주었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무례한 표현이기는 했지만, 보벤의 말은 일단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행여 예르마크 경이 설득에 실패해 시간을 끄는 데 실패하거나, 최악의 경우 플라칼 가가 동맹군 쪽에 협조한다면 가장 위급한 지경에 처하는 것이 플라칼 가와 동맹군 사이에 ‘끼어버리는’ 세닉 가가 될 터였다.
“카나르 경을 무리해서 설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조짐이 안 좋다 싶으면 최대한 시간이라도 끄십시오.”
베흔이 눈웃음을 지으며 예르마크 경에게 조언 같지도 않은 조언을 했다.
“부마께서 공성전동안 플라칼 가를 묶어두기라도 할 수 있다면 이번 전투는 우리 승리입니다.”
예르마크 경이 베흔을 슬쩍 흘겨보았다.
“그래, 자네의 예의바른 말을 듣자하니 내가 그네들을 잡아두고 있는 동안 무슨 어마어마한 계획이라도 벌이려나본데, 그 내용을 내게 말해줄 만큼의 예의는 없는 건가?”
예르마크 경의 핀잔에 베흔은 짐짓 미안한 척 어색한 미소만 지을 뿐, 그와 말다툼을 벌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예르마크 경은 제롬의 뒤에 서 있는 신임 근위기병대장 루이제 대군을 걱정스런 얼굴로 돌아보았다. 가장 위험한 전장에 투입될 그의 병사들, 제롬의 곁에 묶여있는 딸, 남부에 있는 부인 레곤 대공주와 딸 상지 대군도 모두 인질이었다. 이 모든 것은 연합군 일에 매번 소극적인 그를 몰아붙이기 위한 베흔의 잔혹한 채찍질임에 틀림없었다.
“오늘 밤에 비가 많이 올 거라던데.”
제롬은 작은 빗방울이 어느새 방울방울 보이기 시작한 창밖을 힐끔 쳐다보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을 열고 잠시 손을 내밀어보았던 샤자한 공이 추운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차가운 겨울비라.......이런 날씨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베흔 역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날씨 따위에 우리의 승리를 기대는 건 무책임하겠지만.......최소한 지금으로서는 우리에게 딱히 나쁠 건 없습니다. 우리 근위대 아나콘다는 불을 사용하지 않지만 적군의 서부 사역병단 발리스타는 화공(火攻)을 선호하지요. 그리고 적 투창병이나 궁기병대의 사격도 아무래도 정확도가 많이 떨어질 테고요.”
베흔의 낙관적인 예측에 제롬이 입을 씰룩거리며 대꾸했다.
“하지만 땅이 진창이 지니 우리 쪽 공성탑이나 공성장비의 전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야.”
“어차피 공성전 자체는 그다지 중요치 않습니다. 제가 벌일 작전은 비오고 궂은 날씨가 도리어 은총이지요. 공성전은 너무 티 나지 않는 선에서 쉬엄쉬엄 하십시오.”
베흔이 하늘을 올려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먹구름으로 가득해 달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하늘은 곧 벌일 그의 비밀스런 작전을 감춰주는 훌륭한 수단이 될 터였다.
“그래도 내일 저녁은 황궁 아스트라이아 홀에서 거나하게 먹을 수 있을 테니.”
회의를 마치고 나온 부마 예르마크 경은 내내 우울했다. 회의장 앞에는 ‘공성전을 벌이는 동안’ 플라칼 가를 묶어놓을 사절단이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원을 확인하며 플라칼 가로 떠날 준비를 하던 부마 예르마크 경은 흰 터번을 두른 채 한쪽에 서 있는 검은 피부의 여자를 걱정스레 돌아보았다.
“왜 그러세요? 누군지 아세요?”
아버지의 짐을 챙겨주던 루이제 대군이 정색을 하며 물었다.
“페이 코다 박사. 내 어릴 때 우리 가족 주치의였던 사람이란다.”
“저 사람이요?”
루이제가 무언가 맘에 안 드는 듯 눈가를 찡그리며 수나 마구스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런데 꼭 민간인처럼 입고 있군요. 의무대 소속 같은데.......복장불량 아닙니까?”
루이제의 말대로, 속에 계급장이 붙은 연합군 의무대 군복을 입고 있기는 했지만 위에 두른 큼직한 흰빛 망토와 터번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서부 전통복장 차림의 민간인처럼 보였다.
“원래 군인이 아니니 당연하지. 옛정 때문에 억지로 왔을 테니 그냥 놔둬라.”
예르마크 경은 옛 생각이 나는지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품었다.
“워낙에 무뚝뚝하고 말도 없어서 누님하고 형님들도 어지간히 무서워했지.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니 은근한 속정은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구나.”
“왜요?”
“내 10살 때였나, 가족들끼리 소풍을 나간 일이 있었지. 이렌느 누님하고 이르센 형님이 수영 내기를 한다고 물에 뛰어들었다가 급류에 휩쓸렸지 뭐냐.”
“그런데요?”
루이제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아버지를 재촉했다.
“아버지는 잠시 자리를 비우셨고, 경호원들이 뛰어들어서 이렌느 누님은 일단 구해냈는데 이르센 형님은 위치가 안 좋아서 밧줄 던지는 거 말고는 뛰어들 엄두도 내지 못했었지. 눈앞에서 빤히 보면서도 말이야.”
“그야 이렌느 고모님이 적장자여서겠죠.”
“네가 웬일이냐.”
예르마크 경이 평소답지 않게 상황을 정확히 짚어낸 딸을 슬쩍 흘겨보며 물었다. 루이제가 아버지에게 입을 씰룩거리며 퉁명스레 물었다.
“그런데요?”
“냇가 중간에서 돌을 붙들고 버티던 형님도 체온을 잃고 의식을 잃어가니 난리도 아니었지. 그때 밧줄을 쥐고 무모하게 뛰어든 게 코다 박사였거든.”
“저 여자가요?”
루이제가 콧방귀를 끼며 수나 마구스를 흘겨보았다.
“웬일이래. 군인도 아니고 실험실에서나 푹 썩었을 학자님이 수영도 할 줄 알았어요? 생긴 거 보니 수명개조 당대 같은데.......그리고 이르센 숙부님은 덩치도 컸는데 어떻게.......”
“글쎄, 그 무서운 물을 혼자 헤치는데 우린 코다 박사도 휩쓸려 죽는 줄 알았지. 그런데 힘이 좋은 건지, 운이 좋은 건지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계속 나가지 뭐냐. 덩치 큰 경호원들도 못 버티고 막 떠내려가던 급류를 말이야.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신기해.”
예르마크 경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게다가 코다 박사가 귀에다가 대고 말 몇 마디 하고나니까 기절해가던 형님이 마술처럼 정신을 확 차리기까지 하더군. 나중에 우리 남매들이 의사가 아니고 마법사인 모양이라고 수군거렸을 정도니까.”
“아니, 뭐라고 했길래요?”
“몰라. 이르센 형님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군. 충격을 받아 잊어버린 모양이지.”
예르마크 경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저 여자 혼자 숙부님을 건져낸 거예요?”
“형님을 물에서 내보낸 다음에 박사도 탈진해 쓰러져 버리더군. 형님을 어깨에 지고 나올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바람 빠진 풍선처럼 픽 쓰러지던걸.”
“풉. 저렇게 개폼 잡던 여자가 홀딱 젖어서 자빠지는 꼴도 볼만했겠네요.”
루이제가 별것 아니라는 듯 코웃음을 쳤다.
예르마크 경이 무심한 딸에게 꾸짖듯 말했다.
“네가 그 자리에 없었어서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모르는 거다. 뒤늦게 돌아온 아버지가 쓰러져있는 코다 박사를 껴안고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냐고 펑펑 울기까지 하셨을 정도였으니. 정작 이르센 형님은 거들떠보지도 않으시더군. 풋.”
“무슨 아버지가 그래요? 아들을 구해줬으니 그냥 고맙다면 되지?”
“그냥 립서비스였겠지. 아버지야 워낙 정 많고 여린 분이셨으니. 코다 박사를 워낙에 총애하셨거든.”
“허허, 여자라면 벽 쌓고 사셨다던 절세미남 할아버지가 저런 쌀쌀맞은 수명개조 당대 여자를요?”
루이제가 어깨를 들썩거리며 빈정거리자 예르마크 경이 정색을 했다.
“넌 ‘총애’라는 말을 꼭 네 방식으로만 해석하는구나?”
아버지의 핀잔에 루이제가 이를 드러내며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예르마크 경이 수나 마구스를 다시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아버지가 고용주이기는 했지만 실상 코다 박사가 아버지를 동생 대하듯 했었지. ‘이오타’ 라던가? 어쨌든 별 희한한 별명으로까지 다 부르더군. 그런 걸 다 받아준 아버지도 별난 양반이었지. 명색이 제후가 말이다.”
옛 생각을 떠올리며 예르마크 경의 눈매가 조금씩 가늘어졌다.
“하긴, 지금 생각해보니 아버지 돌아가시고 우리 남매들이 저 여자를 너무 차갑게 쫓아냈다는 생각도 들지만.”
“뭐, 제후가 죽으면 주치의도 형식적인 벌 좀 주고 추방하는 게 어차피 관례잖아요. 뭐 고작해야 태형 10대나 맞았으려나.”
“그렇긴 해도 굳이 장례 전에 쫓아낼 것까지는 없었는데.......이렌느 누님이 아버지 시신도 못 보게 바로 체포해서는 그 빌어먹을 ‘관례’대로 처리해 버리더군. 누님이 새 종장이니 나나 형님들로서도 손쓸 수가 없었지.”
마음약한 예르마크 경이 뒤늦은 후회가 드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떠나던 뒷모습을 아직 잊지 못하겠어. 고작 옷가방 하나 들고 혼자 쓸쓸하게 떠나는데.......왜 그런지 눈을 뗄 수가 없더구나.”
“제후 주치의 경력 정도면 오라는 곳도 많았을 텐데요, 뭐. 모르긴 몰라도 슬픈 척 나가면서 속으로는 제후 주치의만큼 편하고 수입 짭짤한 자리가 또 뭘까 생각하고 있었을 걸요.”
“하여간 넌......”
도무지 감성이라고는 통하지 않는 거친 루이제는 아버지의 이런저런 옛 추억에 도무지 맞장구쳐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 딸을 한심한 듯 흘겨보던 예르마크 경은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머리를 돌려야 했다.
“슬슬 출발해야겠다. 내 행차가 이 빌어먹을 전쟁의 마지막 전투가 될 지 두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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