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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The Iron Vein-708화 (703/1,132)

< -- 708 회: 파트 10. 오팔에 핏빛이 드리울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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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대신관을 바닥에 눕힌 채 멍하니 앉아있던 오르마즈는 낮은 한숨과 함께 일단 현실로 돌아와야 했다. 15명 정도의 경호대 병사들과 니사, 울피가 그만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오르마즈는 야푸르의 허리춤에 가지고 다니던 가죽 주머니를 풀어냈다.

그의 몸처럼 항상 같이 다니던 그 작은 주머니 안에서는 이제는 파문당한 사바브 교단의 것까지 총 13개의 보석이 들어있었다. 각 교단의 마구스들이 후계자로 선임될 때 뽑아낸 이마의 보석을 충성을 의미로 바친 것들이었다. 이 물건은 복종의 상징물이었고 대신관으로서의 권위를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주머니 안쪽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몇 개의 열쇠들, 그리고 그가 꼬깃꼬깃 접어서 넣어 둔 작은 메모가 함께 들어있었다. 어차피 공식적인 유언장은 따로 있을 테니 이 메모는 그가 오르마즈에게 개인적으로 남기는 마지막 글이었을 터였다.

“대신관님, 일단은 이곳에서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경호대장의 재촉에 오르마즈는 죽은 야푸르, 아니 그에게는 ‘나즈라’로 더 익숙한 남자의 시신을 다시 등에 업었다. 그리고는 마치 산 사람처럼 등을 토닥여주며 힘없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벽을 가득 채운 거미줄, 암흑과 씨름하며 한참을 나아가던 오르마즈는 어디선가 새어드는 빛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막 모퉁이를 돌아선 오르마즈는 그 너머에서 나타난 푸른빛 희미한 인공조명에 깜짝 놀라며 자리에 멈춰 섰다.

“이게 뭐냐?”

오르마즈가 멍한 표정으로 경호대장에게 물었지만 그는 정말로 몰라서인지, 할 말이 없어서인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복도 양옆 긴 선반을 따라 죽 놓인 병들에는 갖은 형상으로 절단된 사람 머리들, 기형적으로 뒤틀린 손과 발, 어디선가 적출해 낸 내장들이 고유번호를 적은 작은 라벨 하나씩을 건 채 창백한 인공조명 아래에서 이 손님들을 맞아주고 있었다.

“아스탈 그놈이 말했던 ‘표본병’이 이것들이냐?”

“아마도……그럴 것이옵니다.”

“제엔장.”

‘이 짓’을 해 놓은 것이 누구인지 잘 아는 오르마즈는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지만 정신이 팔릴 여유는 없었다. 그는 좌우로 늘어진 끔찍한 광경들을 무시하며 걸음을 내디뎠다. 어두운 조명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 끔찍한 복도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었고, 표본은 눈에 보이는 것만 족히 수백 점은 되는 것 같았다.

그때, 맞은편에서 여러 사람들의 인기척과 함께 웬 랜턴 불빛이 보였다. 순간 반사적으로 석궁을 들었던 오르마즈는 그 선두에서 보이는 눈에 익은 모습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수나 마구스요?”

“아르잔 후계자이십니까?”

수나 마구스가 랜턴을 겨누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의 뒤에는 30여명의 경호대 헤네티들이 동료들을 도우러 따라오던 참이었다.

“후계자가 아니고 이젠 대신관이십니다.”

경호대장의 대답에 수나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시신의 잘린 팔과 오르마즈의 지친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던 수나는 막 눈물이 비치려는 얼굴을 흰 베일로 얼른 가려 버리고는 뒤로 급히 돌아섰다.

“새 육신을 찾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오르마즈는 그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고 있는 것을 눈치 챘지만 못 본 척 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오십시오. 상황이 좋지 않으니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합니다.”

수나는 벽면을 가득 채운 표본병들, 그리고 양옆으로 있는 실험실들 사이를 마치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었다. 오르마즈도 당장 이곳의 정체와 그 배후에 깔린 무서운 사건들을 뒤져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좋지 않다니?”

“코메트가 궁을 완전히 포위했고, 하마피타 신전들을 모두 장악했습니다. 크바르나 여단과 저희 하마타의 병력이 일단 지키고는 있지만 이대로는 어렵습니다. 더 나쁜 건…….”

울먹이는 목소리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수나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더 나쁘다고? 대신관이 죽고 궁이 공격받는 것보다 더 나쁜 상황도 있소?”

오르마즈가 냉소적으로 되물었다. 그는 어느새 죽은 야푸르와 마찬가지로 이 하마타 수장을 자연스럽게 하대(下待)하고 있었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너무도 익숙했다.

“판지셰르에 주둔중인 민병대가 남하를 시작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코메트 부대의 배치이동을 틈타 공세를 가한다는 것이지만……글쎄요, 이번 일에까지 끼어든 걸로 봐서는 지도자라는 파냐드 그년이 민병대 전체를 이끌고 아스탈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인지도 모르죠.”

옛 기억을 떠올리며 오르마즈의 표정이 굳었다. 그가 20년이 넘게 몸을 담았던 민병대의 정체가 도대체 무언지, 그리고 자신의 ‘대신관’이라는 지위가 지금 상황에서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정확한 정보를 줄 변변한 측근이나 친위세력도, 믿을만한 지지 세력도 없는 그로서는 모든 판단과 결과가 자신의 몫이었다.

일행은 어느새 표본들로 가득 찬 이 음침한 복도의 제일 끝까지 와 있었다. 수나를 따라 이곳을 막 뜨려던 오르마즈는  ‘R원본’이라는 작은 팻말이 붙은 거대한 금속제 문을 문득 돌아보았다. 수나가 급히 그를 재촉했다.

“따라오십시오. 여길 나가야 합니다.”

자리에 멈춰 선 수나는 그 방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오르마즈를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았다.

“내 이곳에 한동안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군요, 수나.”

“예?”

“급한 것을 잘 아나 내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오.”

“거긴…….”

오르마즈는 저 침착한 마구스가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에 더 호기심이 솟구쳤다. 야푸르의 시신을 내려놓은 오르마즈는 수나의 만류를 뿌리치며 그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조금 전, 야푸르의 시체에서 거두어 온 열쇠들 중 이곳의 문에 맞을만한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후회하실 겁니다.”

수나가 그의 손을 붙들며 마지막으로 그를 막아보려 했지만 오르마즈도 완강했다.

“내게 후회를 생각할 만큼의 삶이 남아있기나 할까.”

문은 웬만한 은행의 금고 못지않게 크고 두꺼웠다. 무거운 문을 힘껏 당겨 연 오르마즈는 수나의 경고를 무시한 채 방 안에 성큼 들어섰다. 그리고 그에게는 너무도 낯선 한 광경과 마주했다. 이 안에 들은 건 대단한 금은보화도, 무서운 서류나 자료도 아니었다.

순간 놀라 휘청거리는 오르마즈를 수나가 얼른 붙들어 주었다.

“괜찮으십니까?”

수나가 경악에 빠진 새 대신관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하지만 오르마즈는 입을 멍하니 벌린 채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조그만 방 안에는 다 큰 어른 한 명이 들어갈 만한, 마치 관 같은 표본병 4개가 라벨 하나씩을 달고 세워져 있었다.

R-1 베타 - 마샤나그

R-2 프사이 - 세네피스

R-3 시그마 - 오르마즈

R-4 세타 - 투르케스크

4개의 병 중 3, 4번은 비어 있었고, 1, 2번의 투명한 보존액 속에는 오르마즈와 꼭 닮은 여자 그레이오팔 2명이 슬픈 눈을 힘없이 뜬 채 멍하니 바깥을 주시하고 있었다.

둘 다 40대 정도 중년의 모습이었지만 수명개조 이전 여성으로는 상당히 큰 6척(180cm) 내외의 키에 골격과 체형 또한 흠잡을 곳 없이 잘 발달해 있었다. 게다가 중후한 인상과 수려한 미모까지 살짝 주름진 얼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안에서 살아난다고 해도 누구도 나이 따위는 잊게 할 만큼 너무도 매혹적인 모습이었다.

“이게 도대체 누구요?”

오르마즈는 보존액 속에 떠 있는 자신의 비참한 ‘동족’들을 향해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수나는 고개를 숙인 채 잠시 대답이 없었지만 이 자리에서 사실을 말해 줄 사람은 그밖에 없었다.

“마샤나그라면 저분의 친어머니인데……왜 이런 꼴이 된 거요? 이 세네피스는 또 누구고? 내가 아는 수용소의 그 세네피스는?”

오르마즈가 부들부들 떨며 무섭게 따져묻자 머뭇거리던 수나 역시 힘겹게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타리프 카파키가 고향 행성에서 선별해서 가져온 우수한 순종 R개체들입니다. 마샤나그와 세네피스는 어린 영아였고, 3, 4번은 냉동세포 상태였습니다. 유일한 남자인 4번 세타 투르케스크는 타리프가 연구용으로 가져갔다가 나중에 손자로 입양했습니다.”

“R?”

“대멸망 이후의 고향 행성은 생명체에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돌연변이의 실험장이었습니다. 대다수는 변이에 실패했고, 극소수는 살아남고, 또 변이하고……. R은 사촌인 S와 함께 그곳에서 가장 발전된 돌연변이 풀입니다. 순종 호모일 경우 일반인이 볼 수 없는 파장까지 감지하는 그레이오팔이 됩니다.”

수나는 반쯤 넋이 나간 오르마즈에게 어렵사리 설명을 이어갔다.

“이 둘은 대신관 하렘에서 길러져서 자하크 대신관님의 여자가 되었습니다. 대신관께선 다른 여자들은 거의 침소에도 들이시지 않을 만큼 이 둘만을 총애하셨습니다. 여기 이 마샤나그가 야푸르 대신관님의 어머니입니다.”

“그럼……야푸르 대신관은 순혈 마구스가 아니었다는 거요?”

“자하크 대신관께서 마샤나그를 총애하신 나머지 그 아들을 후계자로 삼기 위해 친딸로 거짓 발표를 한 겁니다. 마구스 순혈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 모자가 둘 다 제거될 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다하카르 가문의 외모가 저분 대에서 완전히 달라진 거요?”

“후계자의 외모부터 크게 다르니 어차피 곧 드러날 거짓말이었습니다. 다행히 마구스들 사이에 이런저런 거래와 합의가 성립되어서 입막음이 되었을 뿐이지요.”

“그런데, 대신관에게서 그 정도로 총애를 받았던 여인들이 이 꼴이 되었다니?”

오르마즈는 ‘프사이-세네피스’ 라고 쓰여 있는 2번 표본병을 더듬었다. 같은 이름을 가진 또 한 명이 자신의 정체도 모른 채 수용소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그 아이가 야푸르의 딸이라는 것을 떠올린 오르마즈는 문득 드는 불길한 예감에 다시금 야푸르의 시신 쪽을 돌아보았다.

“설마…….”

“짐작하시는 대로 이 둘이 밀리타와 세네피스의 친모들입니다.”

오르마즈는 이들의 혈연을 떠올린 순간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늙어버린 대신관 대신 그 젊은 아들에게 안긴 세네피스까지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마샤나그는 친아들과 동침한 것도 모자라 그 아이까지 낳았다는 뜻이었다.

“그럴 리가……말도 안 돼.”

오르마즈는 누구보다 자상하고 믿음직했던 남자 ‘나즈라’가 정말로 그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모든 것을 부정하고픈 마음뿐이었다.

“마구스의 근친혼은 마구스의 피를 진하게 보존하자는 것이지 하렘에 난교를 허용한다는 건 아닙니다. 대신관의 여자들이 후계자, 그것도 친아들을 침실에 끌어들인 건 잘못되어도 아주 크게 잘못된 일이었죠.”

수나가 차갑게 대답하며 문 밖의 대신관 시신을 돌아보았다.

“노화에 대한 강박증으로 시달리시던 대신관이셨으니 뒤늦게 사실을 알고 격노하신 것도 당연했지요. 늙은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에 이런 극단적인 처벌까지 행해진 것이고요. 하지만 따져보면 이들을 이해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해? 가혹하긴 해도 용서받을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오르마즈가 눈에 힘을 주어 수나를 휙 돌아보았다. 이런 동정심을 보이는 건 평소 맺고 끊음이 분명하던 이 차가운 마구스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R과 S는 대멸망 이후 극단적인 환경에서 소수의 정상인이 다수의 돌연변이 사이에서 수백 년을 기적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 만든 돌연변이고, 우수한 개체라는 증명서였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같은 R개체 사이에만 유독 강력한 교감이 생기는 것도 생존과 종 보존을 위한 전략이었을 겁니다. 우리 마구스들처럼 그레이오팔들도 계속 근친교배가 되면서 이렇게 외모가 비슷해졌겠지요.”

수나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친아들에 대한 소유욕으로 반쯤 미쳐버린 마샤나그나, 젊은 후계자에 잘못된 연모를 품은 세네피스나……이 일로 평생 죄책감을 떠안게 된 야푸르 대신관께는 감당하기 힘든 본능이 도리어 저주에 가까웠겠지요.”

“휴우.”

오르마즈는 유리병을 짚은 채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이 ‘저주 아닌 저주’가 이 둘과 야푸르 대신관 대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아니 어쩌면 자신에게도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럼……3, 4번은 왜 세포 상태였소?”

“둘의 본체는 폐기 소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폐기? 죽였단 말이요?”

“4번의 본체는 성인 남성이어서 제거할 수밖에 없었고…….”

수나가 잠시 뜸을 들였다.

“3번은……상당히 어렸지만 이미 폭력적이고 영악하며 어떤 수단으로도 통제가 되지 않는 ‘극도로 위험한 개체’니 절대 발생은 시키지 말고 오직 연구용으로만 사용하라 했습니다.”

“내가? 내 유전자가?”

오르마즈는 지금 이 순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대체 무얼 더 물어야 할지도 혼란스러웠다.

멍하니 서 있던 오르마즈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수나, 이름 불러도 되겠소?”

“예?”

“그대도 R이요?”

오르마즈의 느닷없는 물음에 수나 마구스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답을 못 하고 있는 수나에게 오르마즈가 다시 물었다.

“타리프 카파키는 원래 트라카 교단 사람이었는데, 고향 행성에서 구해 온 어린 미녀들과 귀한 샘플들을 설마 남인 다하카르 교단에만 바쳤겠소?”

“……”

“이번 일로 쿠데타까지 일으켰을 정도로 혈통을 중시하는 마구스들이 저 분이 혼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입을 다물어 준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소? 당시 하마타 수장이던 그대의 아버지가 혼혈 대신관 후계자 건을 유야무야 넘긴 것도, 그대가 이 R들과 돌아가신 야푸르 대신관의 처지를 이해해 줄 수밖에 없었던 것도 결국 같은 처지라서가 아니요?”

오르마즈의 매서운 눈길이 수나를 향했다. 머뭇거리던 수나는 직접적으로 그렇다 아니다 대답을 해 주지는 않았다.

“제게서 교감을 느끼셨는지요?”

“아직은 잘 모르겠소.”

“어머니는 절 낳자마자 돌아가셨고, 전 외모도, 성격도 아버지를 아주 많이 닮았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오르마즈는 병을 짚은 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더 이상 묻는 건 서로의 비참한 혈통에 더 상처만 낼 뿐이었다.

“대신관님! 적이 추격해 옵니다!”

조금 전, 신전 쪽으로 보냈던 병사들 중 하나가 허겁지겁 달려와 표본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일단 차단하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 어려우니 빨리 안전한 곳으로 피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르마즈는 일단은 모든 호기심을 뒤에 남겨둔 채 돌아서야 했다. 표본실을 돌아 나온 오르마즈는 또다시 긴 세월 이곳에 버려져 있어야 할 두 명의 불운한 동족 여인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이곳의 모든 것 하나하나를 눈에 담았다.

오르마즈는 뽀얀 먼지가 앉은 철문을 다시 닫고 열쇠로 단단히 잠가 버렸다. 그리고 R의 비참한 역사가 담긴 이 작은 공간을 또다시 시간의 무덤 속에 파묻어 버렸다.

최소한 그가, 혹은 그를 이은 누군가가 이곳을 다시 찾을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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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분 끝이 약간(?) 남았지만 분량이 너무 길어져서 일단 여기서 잘랐습니다.

다음회부터는 이제 카렐의 이야기로 돌아가 2부의 엔딩 에피소드로 접어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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