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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The Iron Vein-715화 (710/1,132)

< -- 715 회: 파트 10. 오팔에 핏빛이 드리울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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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해오는 동맹군의 도착을 코앞에 두고, 2번 도시에는 이런 기대와 함께 불안한 전운이 흐르고 있었다.

적 동맹군은 이 난공불락의 도시에 딱히 기상천외하거나 깜짝 놀랄 기습전을 펼치지는 않았다. 그들은 한나절 거리에 여유 있게 상륙해 보란 듯 육로로 남진을 개시해서 나름대로 긴장하고 있던 수비군을 허탈하게까지 만들었다.

어쨌든 수비군의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싸움은 싸움이고, 사람들의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절반 자의로, 절반 강제로 베흔에게 포섭된 아리아노 경 역시 싸움을 코앞에 두고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다.

성문이 완전히 폐쇄되기 직전, 2번 도시의 성벽 밖 해안까지 나간 아리아노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20여명의 사람들을 자신이 종장으로 있는 라자루스 가 가병(家兵)으로 위장해 다시 도시 안쪽으로 들어와야 했다. 그가 들어온 직후, 카렐의 동맹군 선봉이 성 밖 정찰대에 모습을 드러냈고 성문도 완전히 폐쇄되었다.

그리고 2번 도시는 역사상 첫 번째의 전투를 앞두고 있었다.

어쨌든 그 정체불명의 일행을 무사히 데리고 성 안까지 들어온 아리아노는 그들이 동맹군 가디언들이나 특수부대려니 생각했었지만 막상 만난 그들의 지휘관은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다.

“저어, 죄송합니다만.”

아리아노는 함께 차에 오른 사람을 존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혼돈스러웠다. 이전같았다면 그는 연합군측 황비였지만 지금의 그는 그저 쫓기는 신분의 슈트란 가 영애에 불과했다.

“검문도 통과했으니 후드는 벗으셔도 됩니다. 쓰고 계신 게 더 어색합니다.”

아리아노가 차를 별궁 쪽으로 돌리며 망토를 눈썹까지 푹 뒤집어쓴 이 손님에게 말했다. 아리아노는 그를 나름대로 친절하게 대하려 했지만 워낙에 타고난 흑인종의 탁하고 걸걸한 목소리는 다정하고 고운 것과는 좀 거리가 멀었다.

어쨌든 이 여자는 근위대의 1순위 수배대상이었고, 성문에서 검문이라도 당했다면 바로 붙잡혔을 위험인물이었다. 하지만 명색이 법무대신이 직접 운전하는 차를 감히 검문하겠다고 덤빌 경비병은 아무도 없었다.

아리아노의 말에 구르베스는 별 대답 없이 침착하게 후드를 벗었다.

“모두 궁금해 했었는데 그동안 어디서 지내셨…….”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돌렸던 아리아노는 흡 하는 소리를 내며 입을 꾹 다물었다. 벗어 내린 후드 밑에는 핏줄이 파랗게 보일 정도로 완전히 삭발한 머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머, 머리라도 다치셨는지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던 아리아노는 자신의 질문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구르베스의 귀 밑에는 원래 있었어야 할 상급귀족문 대신 혜성 문양의 표식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아뇨, 머리는 제 뱃속의 아이처럼 아주 멀쩡합니다.”

구르베스의 첫 마디에 머쓱해진 아리아노가 가는 곱슬머리를 괜스레 긁적거렸다.

“성직자들의 삭발은 금지되었지만 대신 이젠 신학교 생도들이 머리를 깎습니다. 놀라신 건 압니다. 나갈 땐 모자를 쓸 테니 염려 마십시오.”

구르베스가 침착하게 대답했지만 똑똑한 아리아노에게는 굳이 필요 없는 설명이었다.

귀족의 개종이 흔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전례가 아주 없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상급귀족의 개종, 심지어 신학교 생도까지 된 건 아리아노도 난생 처음 겪어보는 당혹스런 상황이었다.

상급귀족가의 종규대로라면 구르베스는 조만간 슈트란 가에서 파문을 당하고 상급귀족을 박탈당할 테고 대군이 되었을 뱃속의 아이 또한 부모 양가에서 모두 버림을 받을 것이 뻔했다.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르지.’

사실 아리아노는 이 상황에서도 자신을 위해 주판알을 두드릴 정도로 치밀한 사람이었다.

비록 카렐 황제가 델루지 가를 남부 2제후로 강등시킬 참이라지만 최소한 그로서는 자신의 사위 제롬과 외손녀 세데스에게 실상 델루지 가의 피는 한 방울도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터뜨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했다.

그런데 구르베스 뱃속의 아이는 어쨌든 테번의 유일한 손자였고 진짜 델루지 가 혈통이니 딸 가족에게는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존재였다. 그런 녀석이 어머니의 멍청한 선택으로 태어나기도 전에 가문에서 쫓겨나게 되었으니 아리아노로서는 표정관리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그나저나, 함께 온 저네들이 그 유명한 크바르나 헤네티들입니까?”

아리아노가 표정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물었다. 개종을 하고 신학교에 들어가 머리까지 삭발했지만 망토 아래로는 꽤 낯선 형태의 경갑옷 목 부분이 살짝 드러나 있었다. 차에 탈 때 철크덕거리는 소리가 났던 것을 보아 속에는 무장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한때 동부에서 기병대 장교로 있었던 구르베스에게 어색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아리아노에게 더 중요한 건 그가 이곳에 ‘싸울 계획’으로 왔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여기에 온 겁니까?”

“이 도시와 별궁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제가 저네들을 지휘하겠다고 먼저 지원했습니다.”

어느새 사교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구르베스의 대답에 아리아노는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는 것 같았다. 자신의 신분이 어떻게 되건, 뱃속의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되건 그에게는 이제 별로 중요치 않은 것 같아보였다.

“이제 황비 저하……아니, 구르베스 경도 카렐 황제를 위해 싸우는 겁니까?”

“아뇨, 전 황제의 사람이 아닙니다.”

구르베스가 분명하게 대답했다.

“성직자든 헤네티든 어차피 자신의 교단과 마구스에게만 충성합니다. 전 아직 성직자는 아니지만 제위 문제는 이제 제 관심사 밖입니다. 다만…….”

구르베스가 말꼬리를 흐렸다. 속으로는 사오시안트 별궁에 억류되어 있는 남편 수우 걱정을 하고 있을 테지만 자신이 지휘하는 헤네티들 앞에서 말조심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리아노가 직접 모는 차는 사오시안트의 시가지를 지나 별궁 앞에 접어들었다.

비록 이쪽이 압도적인 우세라고는 하지만 동맹군이 공격을 해 온다는 소식에 여유가 있는 민간인들은 이미 짐을 꾸려 이곳을 떠난 후였다.

하지만 미처 뜨지 못한 가난한 민간인들이 이제와 배편으로라도 도망치겠다며 항구로 꾸역꾸역 몰려들면서 항구와 가까운 별궁 일대는 차 한대 빠져 지나가기도 어려울 만큼 아수라장이 연출되고 있었다.

근위대는 민간인들에게 ‘집에 그냥 있는 편이 안전하니 꼼짝도 하지 마라’며 공문을 내렸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많지 않았다.

‘카렐 황제’에 대한 이미지는 ‘등급 없는 가디언’이라는 그의 잔혹한 전력 덕분에 그다지 좋지 못했고 동맹군이 진주하면 얼마 전 타르서스에서처럼 지도층에 대한 대학살이 벌어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

그 소문에 놀란 부자들, 지도층 상당수가 앞장서 도시를 빠져나갔고, 소식을 전해들은 소시민들까지 위기감에 일단 빠져나가고 보겠다며 가뜩이나 군인들로 북적이는 항구로 무작정 몰려들고 있었다.

고작해야 도둑이나 잡던 소수의 치안군들로 그 많은 민간인들을 단속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그렇다고 이미 동맹군 선봉이 성문 밖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판국에 근위대 정규군을 시가지 단속에 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보니 시가지 도로 곳곳은 차와 사람들로 뒤엉켜 움직이기도 어려운 꼴이었고, 이대로는 군사작전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했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이 난장판에 당황한 근위대들이 ‘적군이 일부러 이걸 노리고 여유부리면서 상륙했나?’라며 의구심을 품을 정도였다. 차라리 적이 기습공격을 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상황이 시간이 길어지고, 민간의 공황심리까지 연결되면서 수비군에 안 좋게 작용하고 있었다.

“차라리 그냥 집에 있는 게 나을 텐데.”

좁은 시가지와 길거리에서 차와 뒤엉켜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는 민간인들을 보며 아리아노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그는 법무대신이고, 책임감 강하고 고지식한 남편이 바로 이 2번 도시의 시장이다 보니 이 사태가 아주 남 일은 아니었다. 남편은 민간인들을 통제하고 시가지의 안전을 확보하는 문제로 며칠째 집에는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또 막혔네.”

민간인 행렬에 막혀 차가 또다시 멈추자 아리아노가 조종간을 뻑뻑해진 어깨를 풀었다. 하지만 차에 오른 헤네티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별궁 주변 사방을 살피는 중이었다.

“저놈들이 코런덤입니다.”

뒷자리에 앉아있던 크바르나의 헤네티 사관이 별궁으로 진입하는 구름다리 위에 모인 수백의 낯선 군인들을 가리켰다.

“저놈들이 그 무시무시하다는 헤네티들?”

그들이 가리킨 곳에는 몸통만 가리는 경갑주에 정수리만 가리는 간단한 투구, 짧은 칼, 석궁 하나씩으로 무장한 평범한 용병들이 서 있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갑옷과 투구 위에는 목까지 완전히 가리는 두툼한 가죽 코트와 모자를 겹쳐 입고 있었다.

“글쎄, 겉모양은 하나도 안 무서워 보이는데?”

아리아노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북부 사람답게 체격이 제법 크기는 했지만 키가 6척 반(195cm) 내외나 되는 가디언들처럼 어마어마한 거인들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피다이처럼 반쯤 넋이 나가 있거나 눈에 살기가 번쩍번쩍하는 괴물들도 아니었다. 길거리에서 본다면 그저 몸 좋은 시민 남자 정도로 보일 그저 그런 외모들이었다.

사실 그렇게 보면 뒤에 타고 있는 ‘크바르나’들도 겉으로는 별로 특별나 보이는 외모는 아니었다.

지휘관에게서 무언가 지시를 받은 용병들은 각자의 군장을 짊어지고 성문이 있는 북쪽으로 열을 맞춰 행군하기 시작했다. 워낙에 길이 막혀 차를 이용하느니 걷는 편이 차라리 빨랐다.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는 모습이었지만 전직 수사관 아리아노의 빠른 눈만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말이요, 추운 북부에서 온 놈들인데 근위대도 안 입은 코트를 왜 입었을까요?”

“저 코트 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요.”

구르베스가 걱정스레 대답했다.

“까짓거 알아보면 되니 꽉 잡으십시오. 얼굴 드러내지 말고.”

갑자기 호기심이 솟구친 아리아노가 갑자기 차를 출발시키더니 갑자기 민간인들 사이를 돌파해서는 이번엔 열을 맞춰 길을 건너고 있던 용병들에게 돌진했다.

“차야! 피해!”

느닷없이 달려오는 차에 놀란 용병들이 기겁을 하며 사방으로 흩어졌고 한 명은 차에 살짝 받혀 넘어지기까지 했다.

“야, 이 새끼들, 용병 주제에 길 줄줄이 쳐막고 뭐 하는 짓이야! 다른 사람들도 좀 다녀야 할 것 아냐! 이 새끼들아!”

차를 급제동시킨 아리아노가 차창을 열고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로 악을 썼다. 물론 이 ‘사고’가 ‘법적으로’ 누구 잘못인지는 아리아노 자신이 훨씬 잘 알고 있었다.

“이년 뭐야!”

적반하장으로 소리를 지르는 이 까만 피부의 여자에게 우루루 몰려들려던 용병들은 차에 새겨진 법무대신 관용차 표시에 기겁을 하며 움찔거렸다. 막 분위기가 험악해지려는 찰나, 바로 옆에 있던 근위대 초소 병사들이 그를 알아보고는 허겁지겁 달려와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법무대신께서 오시는 줄 모르고……”

“씨이, 군바리 새끼들은 도무지 법을 몰라, 법을.”

아리아노가 여전히 적반하장으로 큰소리를 쳤다. 물론 수사관 시절 갈고닦은 운전 실력으로 사람을 일부러 들이받은 것이었지만 현직 법무대신을 감히 의심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아리아노는 근위대들이 온 후에야 비로소 입을 씰룩거리며 차에서 내려섰다.

“이봐, 죽은 건 아니지? 그래, 뭐, 치료비 정도는 물어줘야지. 상처 좀 봐봐, 얼마나 다쳤나.”

아리아노가 선심을 쓰는 척 다가가 쓰러진 용병의 가죽코트를 확 벗겼다. 코트 안쪽, 용병의 희한한 장비에 놀란 아리아노의 눈이 휘둥그레진 순간, 지휘관인 듯한 한 명이 급히 다가와 아리아노와 부하와의 사이를 재빨리 막아섰다.

“신경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희가 직접 돌보겠습니다. 라자루스 법무대신님.”

자휘관의 재빠른 대처로 오래 볼 수는 없었지만 아리아노는 특유의 관찰력으로 코트 안쪽 병사의 몸통에 주렁주렁 두르고 있는 손바닥만한 납작한 상자들과 세부적인 차림새, 심지어 작은 악세사리까지도 모조리 기억 속에 재빨리 집어넣을 수 있었다.

“뭐 문제 있으면 연락해. 병원비는 내가 책임질 테니까.”

아리아노는 짐짓 너그러운 척 명함까지 내밀고는 태연자약하게 다시 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조금이라도 잊어버리기 전, 운전석 옆의 수첩을 들고 방금 전 본 것들을 후다닥 그리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아리아노의 스케치를 옆에서 유심히 살피던 크바르나 사관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놈이 혹시 목걸이를 하고 있었습니까? 이런 거 말입니다.”

사관이 내민 건 자기 목에 걸고 있던 새끼손가락만한 은색 캡슐이었다.

“아니, 이런 캡슐이 아니고 무슨 노예들 쓰는 콜라(Collar) 목줄 같은 거 하고 있던데?”

아리아노가 목에 손을 감아 보이며 냉큼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창백해진 사관이 구르베스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송신기입니다. 몸에 달고 있는 상자는 인화물일 테고요.”

“무슨 뜻이지?”

“저놈들이 연합군을 도와 싸우려고 온 게 아닌 모양입니다. 그럴 거라면 저런 것을 달고 있을 무게로 갑옷과 무장을 좀 더 제대로 챙겼겠죠.”

“싸우지 않으면 뭘?”

아리아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동맹군 부대에 자살돌격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송신기까지 단 건 죽자마자 그 상태 그대로 새 육체에서 재작동하기 위한 겁니다.”

“전장에서 죽고 나서 두 번째 임무가 있다는 뜻인가?”

구르베스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보통은 죽어도 개별적으로 재작동을 시키는데 저렇게까지 미리 다 준비를 했다면 저 몸이 죽고 나서 쓸 두 번째 신체에도 따로 임무가 주어져 있을 겁니다. 예비 신체는 두 번째 작전을 벌일 곳에 미리 배치해 뒀을 겁니다.”

“1500개나 되는 사람 몸을?”

옆에서 이들의 대화를 말없이 듣고 있던 아리아노는 오전쯤에 베흔이 북부에서 들어온 ‘건조식량’ 화물에 정말로 식량이 실렸는지 알아봐 달라며 부탁했던 것을 문득 머리에 떠올렸다.

‘영 찜찜하네.’

문제의 화물이 항구에 있는 창고에 들어와 있다는 것까지는 알아냈지만 워낙에 이런저런 다른 일로 바쁜데다가 이네들까지 데리고 들어오느라 미처 확인할 여유가 없었다.

“나와 함께 어디 좀 가봅시다.”

아리아노가 급히 차를 다시 출발시켰다. 하지만 항구 부근에 워낙 민간인들이 버글거리는 통에 제대로 나갈 수가 없었다.

“이런 빌어먹을.”

아리아노가 이를 갈았다. 동맹군 선봉대가 성 밖에 이미 모습을 나타냈다고 하니 전투가 벌어질 때까지 채 1시간도 남지 않은 판국이었다.

막 짜증을 내던 그는 그 책임감 강하고 고지식한 남편이 어쩌면 지금쯤 항구에서 민간인들을 수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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