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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The Iron Vein-812화 (807/1,132)

< -- 812 회: [3부] 파트2. 작은 여신의 무지개빛 눈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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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뭐 하는 곳이냐?”

눈동자를 굴리며 안으로 걸음을 옮기던 카렐은 옆의 통을 타고 슬금슬금 기어 올라가던 검은 벌레 한 마리를 재빨리 손으로 탁 집었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손에 쥐어 주머니 속에 슬쩍 감추었다. 벨트 쪽을 힐끔 쳐다보았던 카렐은 [통신 불가]라는 불이 반짝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만 보아도 엄청난 보안시설로 관리해 왔음이 분명했다.

“노에누스 가에서 나온 치안군 진압반이다. 빨리 대답해라. 뭐 하는 곳이냐고.”

카렐이 여전히 치안군 티를 내고 으르렁거리며 재차 연구원들에게 물었다.

“별 것 아닙니다.”

이 군인들이 이곳의 정체를 모른다고 넘겨짚은 연구원 중 한 명이 입가에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광산에서 쓰는 분석도구들 모아놓은 창고입니다.”

“분석?”

카렐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녹화장치가 달린 스코프를 똑바로 고쳐 쓰고는 이 실험실을 구석구석 훑었다. 맘만 같아서는 이곳을 폐쇄하고 물품들까지 모조리 압수하고 싶었지만 이 시설물을 털어서 크게 얻어낼 만한 건 없을 듯 보였다.

“실험실이든 뭐시기든 관청에 신고 안 된 시설 아냐.”

공무원 차림의 자이납이 도면을 보는 척 계속 시비를 걸었다. 그가 주의를 끄는 동안 카렐은 단속을 하는 것처럼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렸다.

“이거 다 뭐에 쓰는 놈들이야?”

카렐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물건들을 더듬으며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작은 추적 장치들을 ‘제일 비싸 보이는’ 장비들, 그리고 검은 유리병에 슬쩍 붙여놓았다.

“여기는 별 것 아닌 그냥 창고일 뿐입니다. 폭도들이 있다고 하니 다른 곳부터…….”

연구원들이 당혹스런 얼굴로 계속 변명을 하며 어떡해서든 이들을 내보내려 들었지만 카렐은 한 귀로 흘려버렸다. 팽팽한 긴장이 흘렀지만 아직은 어느 쪽에서도 저항을 하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혼자서 이곳저곳 왔다갔다 하던 카렐은 이 난장판 구석에 있는 책상과 캐비넷을 발견했다. 책상 위의 큰 모니터에 이곳 컴플렉스 구석구석의 상황이 차례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아 누군지 몰라도 보안 책임자, 혹은 관리자의 자리가 분명했다.

“여긴 누구 자리냐? 실험실인데 시험관이니 쥐새끼 같은 건 없어?”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지며 책상을  뒤적거리던 카렐은 한쪽에 붙어있는 [보안부장 나딘]이라는 명패를 발견했다.

‘보안부장?’

솔깃해진 카렐은 단속을 하는 척 캐비넷을 뒤졌지만 중요한 자료는 이미 다 빼간 모양이었다. 안에 남아있는 건 자잘한 사무용품, 소일거리로나 읽을 잡지책, 별로 중요치 않은 영수증 정도가 전부였다.

“음?”

생각 없이 서랍을 열었던 카렐은 마찬가지로 흐트러져 있는 그 내용물들 사이에서 아주 낡아빠진 노트를 발견했다. 엉망진창인 서랍 한쪽에 이상하리만큼 가지런히 놓여 있는 그 촌스런 노트는 색이 잔뜩 바랜 데다 모서리 부분은 완전히 삭아 있어 함부로 손을 대기도 겁이 날 정도였다.

“뭐지?”

카렐은 자신이 이 노트를 집어드는 모습에 연구원들 중 몇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사라지는 것을 눈치 챘다.

노트에서 한 장을 넘겨 본 카렐은 [구조단 일지-1, 타리프 카파키]라는 바람어(語) 문장에 하마터면 놀란 티를 낼 뻔했지만 주변의 눈을 의식해 얼른 눈빛부터 가다듬었다. 내용이야 어쨌든 치안군 병사에 불과한 사람이 고대 교단에서 쓰이던 희귀한 문어(文語)까지 알아본다는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는 서랍에 혹시 뒷권도 있는지 살폈지만 이곳엔 이 한 권 뿐이었다.

‘이게 왜 여기 있지?’

카렐은 노트가 행여 상하기라도 할까 조심조심 첫 장을 넘겼다.

‘맙소사.’

놀란 표정을 감추며 몇 장을 넘긴 카렐은 겉으로는 정반대의 말을 중얼거렸다.

“이게 대체 뭐라고 써 놓은 거야?”

그때, 그는 문 쪽에서의 인기척에 고개를 휙 돌렸다. 어지간히 서둘러 달려왔는지, 거친 숨까지 몰아쉬며 모습을 나타낸 건 창백한 인상을 한 웬 마른 여자였다.

“헉, 헉.”

여자는 잠시 긴장했던 표정을 얼른 풀고는 카렐과 자이납, 루스탐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카렐은 조금 전 이 여자를 컴플렉스 정문 앞에서 본 것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컴플렉스 총무과장 이디나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폐갱인데 잠시 창고 겸 실험실로 쓰고 있었습니다. 불법인지 미처 몰랐습니다만 혹시 문제가 있다면 기꺼이 책임을 지겠습니다.”

이디나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이 세 명의 [공직자들]의 눈빛을 재빨리 확인했다. 잠시 머뭇대던 그는 갑자기 카렐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음?”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자의 모습에 당황한 카렐은 그때까지 보고 있던 [타리프의 노트]를 급히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이디나는 그런 그에게 난데없이 고개를 깊숙이 숙여보였다.

“책임자 되시죠? 젊고 미숙한 제 잘못이니 현명한 선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돌발행동에 당황한 건 도리어 카렐 쪽이었다. 그의 제복에 계급장이 달린 것도 아니고, 얼굴에 후드까지 쓰고 있으니 표정도 읽을 수 없을 터였다. 그런데도 이 여자가 셋 중 상급자를 어떻게 바로 귀신처럼 찾아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봐, 귀한 분들을 멀뚱하니 보고만 있냐.”

이디나의 눈짓을 받은 연구원 한 명이 따뜻한 차 한 잔을 얼른 마련해 카렐에게 올렸다.

“보시다시피 별 것 없습니다. 원하시는 자료를 모두 제출하겠습니다. 제 사무실로 가시죠. 모두 해명하겠습니다.”

카렐이 헛기침을 하며 못 이기는 척 물러났다. 여자의 언행을 보아 보통내기가 아닌 듯 보였다.

“당장은 폭도 잡는 게 더 급하니 여기 단속은 그럼 나중에 해야겠군.”

카렐이 자이납과 루스탐에게 나가라며 눈짓을 보냈다. 중요한 증거인 멸구 표본도 확보했고, 추적 장치도 붙였으니 더 이상 일을 키우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 뒤를 쫓는 게 더 나아 보였다.

“너희들 운 좋은지 알아. 감히 공직자를 공격하려고 했지?”

자이납이 조금 전 체포한 2명의 용역들 손에서 수갑을 풀어주며 있는 대로 생색을 냈다. 돌에 맞아 머리에 혹이 난 용역도 그제야 조금 정신을 차렸는지 비틀거리며 일어나려다가 도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나가자.”

문을 향해 막 돌아서던 자이납과 루스탐은 또다시 씩씩대며 뛰어 들어온 또 한 무리의 사람들에 움찔하며 멈췄다.

“뭐야? 이놈들은?”

이번에 문을 확 막아서며 거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른 건 나딘이었다. 신경 쓰이는 침입자들을 일단 달래고 잠시나마 안도했던 이디나는 오빠의 난데없는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괜찮습니다. 저희 컴플렉스 사람입니다.”

이디나는 눈빛이 굳어진 카렐에게 다시 웃음을 보이고는 이번엔 오빠에게 말했다.

“노에누스 가 치안군과 산업부에서 나오신 분들입니다. 다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디나가 이들을 내보내 주라고 나딘에게 슬며시 손짓을 했다. 하지만 이 다혈질 사내는 두 팔로 철문 사이를 딱 막아선 채 눈을 부라리고만 있었다. 그는 자신의 책상을 뒤지고 있던 ‘치안군 병사’ 카렐의 모습에 이를 뿌득 갈았다.

“해결? 무슨 해결?”

발끈한 나딘이 이를 드러냈다.

“저 새끼들 여길 다 봤잖아!”

나딘이 씩씩대며 이 3명의 ‘적’들을 노려보았다. 물론 그의 가슴 한편에는 그가 입에서 단내 나도록 힘들게 달려오는 새 무능한 여동생이 이미 일을 해결해 놓았다는 것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자존심도 함께 도사리고 있었다.

“아무도 안 보고 연락도 안 되는데 무슨 상관이야!”

“아, 안 돼요, 그건…….”

허리춤에 손을 가져가려는 오빠의 모습에 가뜩이나 창백한 이디나의 얼굴에서 핏기가 더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건 상대의 움직임을 읽어낸 카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카렐의 외침에 루스탐과 자이납이 실험실 기계 뒤로 화급히 몸을 숨겼다. 거의 동시에 나딘이 빼든 팔뚝만한 파이프에서 철크덕 하는 짧은 타격음이 울렸지만 카렐이 캐비넷 뒤 좁은 구석으로 피한 것이 더 빨랐다.

“우아앗!”

이미 저 무기의 위력을 경험한 일 있는 자이납이 기계 뒤에 웅크린 채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싸쥐었다. 그가 숨은 기계 위의 약품 병이 산산조각나며 사방으로 치명적인 약품과 유리조각을 흩뿌려 놓았다. 병을 부숴놓은 발사체는 카렐이 숨은 캐비넷 옆 칸막이벽에 꽝 소리를 내고 명중하며 순식간에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구멍을 뚫어놓았다.

“그건 안 된다니까!”

절망한 이디나가 울부짖었지만 자신의 일격이 빗나가자 당황한 나딘은 더 결사적이었다. 겁먹은 연구원들, 작업 중이던 용역들도 비명을 지르며 여기저기로 허둥지둥 흩어졌다.

“너흰 문을 지키고! 너흰 저 두 놈을 죽여! 난 저 키 큰 놈을 잡을 테니!”

나딘은 조금 전 자이납에게서 막 풀려난 두 명의 용역들에게 출입문을 가리키고는 함께 온 두 부하들에게는 자이납과 루스탐이 숨어있는 실험 테이블을 가리켰다.

“어차피 독 안에 든 쥐야! 뒤탈 없는 게 나아!”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나딘은 방금 카렐이 몸을 피한 캐비넷 뒤로 후다닥 달려갔다. 그곳은 모서리였고, 도망갈 곳은 없었다. 그는 캐비넷 뒤로 휙 뛰어들며 재빨리 무기를 겨누었다.

“엉? 여기 맞는데?”

적이 있어야 할 곳이 텅 비어있는 모습에 당황한 나딘이 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그 꺽다리 병사는 그새 어디로 사라졌는지 혼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 사이, 자이납과 루스탐도 막 도망을 치려던 참이었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자이납은 문가에 가까이 있는 루스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문 옆에 분전함 있으니까 불 꺼버려!”

지시를 받은 루스탐은 칼을 들고 자신에게 다가오던 용역을 쇠파이프로 단번에 때려눕히고는 문 옆에 있는 동력 제어함으로 후다닥 달려갔다.

“잠겼는데요?”

“그냥 부숴! 답답하긴!”

루스탐은 옆에 있는 선반을 번쩍 들어 그 큰 제어함을 사정없이 후려쳐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이크!”

몇몇 곳에서 작업자와 연구원들의 놀란 비명소리가 터졌다. 동력 공급이 끊어지면서 이 지하실의 조명이 일제히 꺼졌고 이 넓은 공간이 일순간 암흑에 빠져버렸다. 몇 군데에서 비상등이 켜졌지만 그저 넘어지지 않도록 희미하게 바닥을 비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부장님! 저기 적이 도망갑니다!”

“뭐?”

그때까지도 캐비넷 뒤를 뒤지던 나딘은 문을 지키는 부하의 외침에 급히 튀어나와 눈에 스코프를 썼다. 언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몰라도 방금 전의 ‘치안군 병사’ 같아 보이는 시커먼 실루엣이 등을 보이며 도망치려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발끈한 나딘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탄력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저 괴물이 단 한 번의 점프로 사람 키보다 큰 캐비넷을 눈 깜짝할 새 뛰어넘어 도망쳤다는 것을 그가 알 리 없었다.

“씨이! 어딜 도망가!”

나딘이 다시 무기를 쳐들었다.

상대가 뒤에서 자신을 겨누려 한다는 것을 직감한 카렐은 순간 딜레마에 빠졌다. 맘만 먹는다면 저 성마른 청년과 이곳의 패거리 따위는 몰살시킬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일을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이거나 먹어!”

카렐은 조금 전의 보안부장 책상 밑으로 휙 몸을 날리고는 바닥에 누운 채로 책상을 나딘 쪽으로 있는 힘껏 밀었다. 그의 괴력에 책상이 밀려 날아가면서 위에 있던 물건들과 반쯤 열려 있던 서랍까지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우잇!”

나딘은 어둠 속에서 눈앞에 들이닥치는 육중한 형상에 지레 놀라 옆으로 오발을 날리고 말았다. 그는 몸을 피하려 했지만 책상에 부딪친 캐비넷이 넘어지면서 그의 머리 위를 덮쳤다.

“악!”

책상과 캐비넷에 받혀 넘어진 나딘은 육중한 가구가 가슴과 다리를 깔아뭉개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상대인 ‘치안군 특수진압반’이 얼마나 정예병인지 몰라도 ‘무적의 무기’까지 들고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당했다는 사실이 나딘도 믿어지지 않았다. 자존심이 제대로 상한 이 다혈질 청년은 아픈 것조차 느끼지 못했다. 눈에 끼고 있던 스코프도 깨졌는지 말을 듣지 않았고, 고개를 아무리 쳐들어도 가슴 위의 가구 때문에 적이 있는 방향을 볼 수도 없었다.

“이씨!”

그는 무기를 쥔 오른손을 캐비넷 위로 최대한 쳐들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무기에 달린 작은 모니터에는 적의 위치가 붉은 점으로 표시되어 여전히 나타나고 있었다.

그는 표적을 눈으로 확인조차 않은 채 무작정 방아쇠를 당겼다.

“뭐야, 저건?”

책상을 밀어내고 막 일어나던 카렐도 캐비넷 뒤에서 무기를 쥔 손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허둥지둥 문으로 피하려던 카렐은 조금 전 자신을 달래려 했던 ‘창백한 얼굴의 여자’가 자신과 그 무기와의 사이에 위험천만하게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이런!”

혼자 도망가려던 카렐은 영문도 모른 채 중간에 서 있던 이디나의 허리를 힘껏 낚아채 구석의 큰 기계장비 틈새 바닥에 거칠게 쓰러뜨렸다. 누구라도 여기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아악!”

나딘의 일격이 카렐과 함께 쓰러지던 이디나의 머리를 쫙 찢어놓고 날아가 반대편 벽에 쾅 소리를 내고 명중했다. 발사체의 엄청난 위력에 폐광의 단단한 돌벽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사방으로 파편을 쏟아내고 주변을 먼지로 뒤덮었다.

“아으윽.”

카렐의 육중한 체중 아래 깔린 이디나가 재차 비명을 질렀지만 그가 아니었다면 이복오빠의 부주의한 일격에 몸통이 두 토막이 났을 판이었다.

“엉?”

카렐은 피투성이가 된 여자의 뺨을 손끝으로 툭툭 두드려 보았다. 몸통이 잘리지만 않았을 뿐 죽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의 치명상이었지만 아직까지는 신통하게도 눈을 뜨고 있었다.

“살았소?”

카렐은 머리를 묶고 있던 밴드를 확 풀었다. 멍하니 누워 있던 이디나의 피투성이 얼굴 위로 길고 부드러운 적갈색 머리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가는 숨을 힘겹게 몰아쉬던 이디나는 눈동자를 힐끔 움직여 이 병사의 얼굴을 제대로 보려 했지만 어둠 때문에 검은 실루엣만 보일 뿐이었다.

“누르고 있으시오.”

카렐은 풀어낸 머리끈을 이디나의 깨진 이마에 재빨리 감아주고는 그 이상은 확인도 못한 채 벌떡 일어섰다. 그의 길고 고운 머리칼은 이디나의 얼굴 위 흥건한 피를 쓸어내고는 휙 하니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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