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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The Iron Vein-827화 (822/1,132)

< -- 827 회: 파트 3. FimbulWinter - 세 번째 겨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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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군은 대체 언제 도착하는 거야!”

코리온이 뿌연 바깥을 내다보며 버럭 짜증을 내자 마자리크가 더듬더듬 대답했다.

“사가에 들렀다 바로 온다면 시간이 거의 된 것 같습니다만…….”

습관처럼 팔뚝의 시계를 보았던 마자리크는 기계가 꺼진 것을 깨닫고는 짜증스레 고개를 저었다.

“날씨도 점점 험악해지고…….”

마자리크는 작동도 하지 않는 스코프를 일단 꺼내 눈에 끼고는 도로 해치 문가로 나가 보았다. 짙은 회색빛 재도 재지만 산 정상에 바람까지 거세어지면서 눈도 뜨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지금 오후 시간이 맞는 거야?”

바깥을 둘러본 마자리크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지금까지는 고작해야 모래바람처럼 시야를 가리는 정도였지만, 이젠 사방에 먹물이라도 뿌려놓은 것처럼 밤인지 낮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잠깐, 밖에 뭔가 오는데?”

마자리크를 뒤따라 나온 세네피스가 눈가에 힘을 주었다. 그는 다른 사람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딘가를 혼자서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마자리크가 정색을 하며 물었다.

“상장군 일행 아닙니까?”

“아냐, 상장군은 아냐.”

세네피스가 고개를 저었다.

“저 쪽엔 문이 없습니다만……맙소사.”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린 마자리크가 경악을 했다. 세네피스가 손끝으로 가리킨 곳은 행궁 출입문이 아니고 높은 방호벽과 철조망이 쳐 있던 곳이었다. 마자리크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 저곳으로 온다면 분명 제네르 일행은 아니었다.

“담을 넘어오고 있어. 100명이 훨씬 넘어, 200명은 안 되고…….”

“예에?”

위험을 직감한 마자리크가 뒤를 휙 돌아보았다.

“황실 분들께선 일단 프리깃을 타고 출발하십시오!”

마자리크는 세네피스와 코리온에게 일방적으로 통고하고는 무기를 빼들었다. 침입자들이 정확히 누군지는 몰라도, 이 암흑 아닌 암흑을 틈타 행궁을 공격하려는 불온세력이 분명했다.

“우리 병력은?”

마자리크가 캐빈 벽에 걸려 있던 여분 갑옷 중 아무 거나 대충 집어 몸통에 걸치며 경호대장을 맡은 가디언에게 물었다.

“경호대 50명에 함께 탄 발더 분견대 50명까지 동원하면 100명쯤 됩니다. 경호대엔 가디언이 10명이 넘으니 저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됐다. 경호대 15명은 프리깃에 남아서 어르신들을 지키고 나머지 35명과 주둔군은 나와 함께 나가서 저놈들을 저지하면 돼. 황실 손님들 안위가 제일 중요하니 프리깃은 우리가 나가는 대로 무조건 출발해. 저분들부터 안전한 곳에 모셔드리고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 빨리! 빨리!”

마자리크는 프리깃에 함께 탄 장병들에게 빨리 나가라며 손짓으로 이젠 거의 깜깜해진 바깥을 가리켰다.

“알겠습니다.”

지시를 받은 30명 넘는 경호대가 황급히 캐빈 문 밖으로 걸음을 옮겼지만 움직인 건 그들뿐이었다.

“ ……너흰 빨리 안 움직이고 뭐해!”

마자리크가 버럭 화를 낸 건 조금 전 이 캐빈 안으로 도망쳐 들어온 [발더 분견대] 때문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발바닥이 붙은 듯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너희가 여기 지리에 익숙하니 앞장서 나가야 할 것 아니냐!”

마자리크의 불같이 호통을 쳤지만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캐빈 안쪽과 출입문 부근에 자기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때, 그들 중 덩치 큰 사관이 앞으로 성큼 나서며 오만하게 대답했다.

“경께선 저희 부대 명령권자가 아니시지 않습니까.”

“뭐? 지금 뭐라고 했나?”

마자리크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되물었다.

“저 깜깜한 데서 싸우라니요?”

‘뭐 이 따위 놈들이 다 있나’라며 호통을 치려던 마자리크는 그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에 들어오며 거추장스런 투구를 벗어버렸던 경호대 장병들과는 달리, 그들은 모두 완전 무장을 한데다가 여전히 투구를 꼭꼭 눌러쓰고 있었다.

‘설마?’

일순간 혼란스러워진 정신을 다잡고 재차 둘러본 이 프리깃 캐빈 안에는 아군인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온통 뒤섞여 있었다.

‘이놈들 정체가 뭐지?’

그는 이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를 무분별하게 다 태워 주었던 것이 큰 실수였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프리깃을 나가려 했던 35명의 경호대들도 무언가 이상한 조짐을 눈치 채고는 급히 자리에 멈췄다.

“저놈 느낌이…… 가디언 같습니다.”

경호대 가디언이 조금 전 항명했던 사관을 가리키며 마자리크의 귀에 낮게 속삭였다.

“그런데 가디언이 갑옷을…….”

경호 가디언이 말꼬리를 흐렸다. 예나 지금이나 가디언들은 묵직한 갑옷이나 투구를 쓰지 않는 것이 전통이었지만 저자는 갑옷까지 입었고 팔찌도 보이지 않았다.

“경호부대 소속이 아닌 놈들은 모두 엎드려!”

즉시 순발력을 발휘한 마자리크가 찢어져라 고함을 질렀다.

“다 엎드리라고! 무기 있는 놈들은 무기 버리고!”

마자리크가 다시 으르렁거리자 행궁 종사자 복장의 민간인들이 겁먹은 얼굴로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하지만 이제는 저들도 믿을 수가 없었다.

“너희들 당장 투구 벗어!”

마자리크는 그 50여명의 분견대 병사들에게 재차 칼끝을 겨누었지만 그들은 귓구멍이라도 막은 듯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상한 조짐을 눈치 챈 경호부대 병사들이 재빨리 황실 사람들을 에워싸며 무기를 뽑았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황실 일행과 분견대 차림의 장병들이 작은 캐빈을 양쪽으로 나누어 차지한 채 날카롭게 대치했다.

“이놈들이? 빨리!”

마자리크의 얼굴에 식은땀이 배어났다. 다급해진 마자리크는 눈동자를 힐끗 움직여 뿌옇게 시야가 가려진 프리깃 밖을 내다보았다. 눈앞의 이자들 때문에 정작 바깥에서 몰려오고 있다는 더 많은 침입자들에게는 손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경호대의 상태를 확인한 마자리크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코리온과 주페는 15명의 경호대와 함께 캐빈 제일 안쪽에 있었고, 세네피스와 마리안은 35명의 경호대, 마자리크 자신과 함께 문 부근에 있으니 황실 사람 전체가 두 토막이 나 있는, 누가 봐도 불리한 배치였다.

“흩어져 있지 말고 한데 집결을…….”

마자리크가 조심조심 뒷걸음치며 눈짓으로 지시를 내린 순간, 상대방 쪽에서 이런 그의 의도를 먼저 읽어냈다.

“지금 자리에서 더 이상 꼼짝하면 알아서 해라.”

조금 전의 그 ‘가디언’이 칼을 휙 뽑아 세네피스 쪽에 겨누며 슬슬 본색을 드러냈다.

“더 움직였다가는 황태후를 제일 먼저 발겨줄 테니.”

눈앞이 아찔해진 마자리크가 등 뒤에 있는 세네피스를 힐끔 돌아보았다.

“화, 황태후 폐하, 아무래도…….”

세네피스는 무어라 말하려는 마자리크에게 손바닥을 보이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닥치고 싸워라. 내 안전 지껄이며 물러섰다가는 다 찢어 죽일 테다.”

“저놈의 자존심은 여전하군!”

조금 전의 가디언 사관은 더 이상 경고로 시간을 끌지 않고 세네피스를 향해 무섭게 돌진해왔다. 동시에 분견대 차림을 한 이 정체불명의 병사들도 경호부대에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지켜! 황실 분들을 지켜!”

마자리크가 악을 썼다. 조금 전까지도 이 기분 나쁜 잿빛 화산에서 빠져나갈 유일한 탈출로로 믿었던 프리깃 안은 비명과 고함으로 일순간 지옥이 되고 말았다.

“감히!”

황태후를 지키던 상등급의 경호 가디언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일선 가디언의 돌격을 급히 막아섰다. 일선 사관 근무는 젊은 신참 가디언의 통과의례였고, 저자가 정말로 일선 사관이라면 황실 경호부대에 편성된 상등급의 고참 가디언보다는 훨씬 등급이 낮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만 그 역시도 오판이었다.

“아압!”

가디언의 칼을 받아낸 경호 가디언이 비명과 함께 뒤로 한참을 밀려났지만 뒤에 있던 마자리크가 어깨로 힘껏 받쳐준 덕분에 넘어지는 것만은 가까스로 면할 수 있었다.

“비켜!”

그자는 뒤에서 주춤거리며 물러나고 있는 세네피스를 노리고 다시 달려들었고, 경호 가디언과 마자리크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그때, 경호부대 사관의 잘린 머리가 마자리크의 발밑에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이크!”

깜짝 놀라 그쪽을 돌아보았던 마자리크가 순간 경악을 했다.

“이런, 맙소사.”

사관을 쓰러뜨린 건 분견대 보병 차림새의 적병이었다. 상식적으로도, 이 최정예 부대 고참 사관의 머리를 일격에 베어낼 자가 아니었다.

“이놈들 야전군이 아니잖아!”

상황을 파악한 마자리크가 황실 일행에게 물러나라고 손짓을 보냈다.

“이놈들 분견대가 배신한 게 아냐! 가짜 놈들이다! 젠장! 함정이라고!”

마자리크는 30년 전, 제위 전쟁이 끝나던 마지막 날 황궁에서 싸웠던 ‘좀비’들을 떠올렸다. 무장으로서, 그는 이기기 불가능한 적들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깨달았다.

“빠져나가! 빨리! 프리깃에서 나가야 한다!”

“어디로요! 문은 막혔습니다!”

마자리크의 지시에 가디언이 울부짖었다. 그의 말대로, 출구 쪽은 이미 적이 차단하고 있다 보니 일행 전체가 해치 안에서 꼼짝달싹도 할 수가 없었다.

“이, 이놈 거의 특등급…….”

무어라 더 말하려던 가디언은 상대방 ‘가디언’이 또다시 돌진해 와 힘껏 들이받으면서 악 소리를 내고 바닥을 뒹굴고 말았다. 적은 황실 일행과 그들을 호위하는 경호부대를 프리깃 안쪽으로 점점 더 밀어붙여왔다.

그때, 프리깃 밖에서 무언가 요란스레 바닥을 딛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경호부대의 제일 앞에서 어렵사리 그들을 이끌던 마자리크가 고개를 번쩍 들고 해치 밖을 내다보았다. 깜깜해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전력 질주하는 기병의 발소리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상장군?”

앞쪽의 경호부대 장병들과 마자리크가 필사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안, 구석에 몰려 있는 황실 사람들이라고 안전한 처지는 아니었다. 먼저 탔던 코리온은 주페와 함께 제일 안쪽 구석에 몰려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고, 세네피스와 마리안은 캐빈 출입문 부근 마자리크의 바로 뒤에서 역시 옴쭉달싹도 못 하고 있었다.

“보지 마십시오!”

주페를 안고 있던 코리온은 앞줄에 있는 병사가 쓰러지며 내지른 비명소리와 끔찍한 피보라에 깜짝 놀라 얼른 이 어린 소년의 눈을 가렸다. 언제, 어떤 치명적인 무기가 날아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자리에 움츠리는 것이 유일한 방책이었다.

“이런!”

주페를 안은 채 고개를 조금 들었던 코리온은 누군가가 던진 손도끼가 얼굴 옆으로 날아가는 섬뜩한 느낌에 경악을 하며 다시 주페를 끌어안고 바닥에 몸을 낮추었다. 주페를 안은 팔에 어찌나 힘이 들어갔는지 그는 이 어린 소년이 몇 번이나 콜록거리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작은 손도끼는 벽 내장재 한쪽을 깨부수고 요란스런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헤네티들이다.”

눈이 가려진 주페는 꽉 악문 그의 입가에 이 말이 흐르는 것을 듣고 있었다. 평소 그토록 차갑고 차분하던 이 당숙부가 ‘헤네티’라는 말과 함께 왜 이리 바싹 긴장을 하고 있는지, 왜 이토록 자신을 필사적으로 안고 있는지 그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그도 어리기는 했지만 자신과 일행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그에게도 지켜줘야 할 사람이 있었다.

“마리안, 마리안 어딨니!”

주페가 눈을 가린 코리온의 손을 떨쳐내고는 소리를 질렀다. 대답이 돌아온 건 문가 부근, 마자리크와 경호대가 한참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군인들 바로 뒷줄이었다.

“오빠! 여기, 오빠!”

마리안이 있는 곳을 돌아본 주페는 순간 아연실색했다. 곁을 지키던 기병 사관이 적의 칼에 쓰러지면서 마리안도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유혈이 낭자한 어른들의 싸움 사이에서 웅크리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주페가 있는 곳에서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볼트와 도끼, 칼날이 사방에서 날아다니는 와중에 갈 수가 없었다.

“이 아저씨 다쳤어!”

마리안은 자신을 지키다가 부상을 입고 쓰러진 기병 사관의 가슴을 끌어안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1선에서부터 핏자국이 바닥을 타고 길게 늘어진 것을 보아 저 정신 나간 소녀가 싸움터까지 나가 저 병사를 끌고 오는 미친 짓을 한 것이 분명했다.

“이리 와! 거기 있지 말고!”

“이 군인 아저씨 다쳤어! 날 지키다가 다쳤다고!”

“알았으니까 이리 와!”

주페가 소리를 질렀지만 눈물콧물로 범벅이 된 마리안은 못 들은 건지, 그런 척 하는 건지, 이 와중에 머플러를 벗어서는 조금 전 자신에게 과자를 주었던 이 사관의 상처를 꾹꾹 눌러주고 있었다.

“뭐 해! 뒤로 도망치라니까! 마리안!”

코리온의 손을 벗어나려 발버둥치던 주페는 그가 프리깃의 벽에서 웬 판넬을 뜯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셔틀과 프리깃에 누구보다 해박한 이 당숙부에게 무언가 의도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당숙부! 저 좀 놔 주세요! 제발요!”

“다 됐습니다!”

코리온은 빠져나가려는 주페를 갈비뼈가 부서져라 붙들고는 ‘주의-비행 중 절대 올리지 말 것’이라는 붉은 글씨가 큼직하게 쓰인 묵직한 레버를 힘껏 당겨 올렸다. 그의 목에 굵은 핏줄이 곤두서며 갑자기 프리깃의 벽이 덜컹 하고 크게 흔들렸다.

“씨이!”

두 군데의 레버를 풀어낸 코리온은 흔들거리는 프리깃 외벽의 판넬 조각을 몇 번이나 힘껏 걷어찼다. 프리깃을 정비할 때, 혹은 큰 화물을 안에 들일 때 떼어낼 수 있도록 조립식으로 끼워져 있던 두꺼운 판넬이었다. 발길질에 몇 번이나 차인 판넬이 귀청을 찢는 소음을 내며 밖으로 확 밀려나자 코리온이 바닥에 쭈그려 앉으며 주페의 얼굴을 품에 꽉 안았다.

“익!”

난데없이 벽이 떨어져 나가면서 회색 먼지로 가득한 바깥 공기가 강풍을 타고 프리깃 안으로 사정없이 몰아쳐 들어왔다.

“뭐야!”

그때까지도 정신없이 싸우던 양측 장병들이 놀라 잠시 싸움을 멈추었고, 누군가의 비명, 고함과 함께 캐빈 안쪽도 아수라장이 되었다. 코리온이 거세게 펄럭이는 무명포 자락을 여미며 짙은 재에서 입을 가렸다. 그리고는 초저녁 무렵처럼 깜깜해진 바깥을 가리켰다.

“일단 여기서 나가! 다들 나가라고!”

“어떻게요!”

밑을 내려다본 주페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캐빈 자체가 3층이 넘는 높이에 있다 보니 보통 사람이 다치지 않고 바닥까지 뛰어내리는 건 불가능했다. 급한 나머지 무작정 벽부터 뜯어냈던 코리온도 평소의 천재적이고 얼음장 같은 판단력을 잠시 잃었는지 약간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때, 바깥에서 말굽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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