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30 회: 파트 3. FimbulWinter - 세 번째 겨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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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
사지에서 빠져나오고 일단 한숨 돌린 마자리크가 제네르의 옆에 바싹 붙으며 물었다.
“아까 헤어질 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지……아, 알았네.”
마자리크는 하마터면 ‘지진관측소’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낼 뻔했다. 가까운 곳에 누가 어떻게 있는지 모르는 와중에 집결지를 큰 소리로 말하는 건 바보짓이었다. 제일 위험한 후미에 선 제네르와 마자리크, 네피는 행여 뒤처지거나 대오를 이탈하는 사람이라도 있을세라 눈을 부릅뜨고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행궁 북문을 나가서 초원 모서리를 따라가면 된다고 하는군요. 제 근위병들에게 일단 북문을 확보해 놓으라고 했습니다. 분견대 사관 말이 화산 폭발같이 통신이 어려운 상황에도 외부에 긴급 구조를 청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알아, 그래서 말했던 거니까. 얼마나 걸릴까?”
“평상시 도보로 2시간 거리라는데 지금 같아선 3시간 이상은 각오해야겠죠.”
마자리크는 고개를 돌려 방금 떠나 온 프리깃을 다시 돌아보았다. 프리깃 캐빈을 밝히던 환한 인공조명이 시커먼 회색빛 대기를 지나면서 먹구름 너머 아주 희미한 달빛처럼 보였다.
“어쨌든 저 지옥에서 빠져나왔군.”
마자리크가 아직까지 쿵쾅거리는 가슴을 애써 가라앉혔다. 아직까지는 코리온과 황태후, 두 황자들도 모두 무사히 일행에 남아있었다. 마자리크나 제네르, 네피 모두 일단은 일행들이 적의 마수에서 빠져나왔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다고 믿고 있었다.
“분견대장 자말이 분견대 보병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올라오는 중입니다. 여기 들르지 말고 바로 그리로 오라고 방금 기병 한 명을 보냈습니다.”
“…….”
“한 명이 아쉬우니 50명이나 되는 보병이 합류하면 훨씬 든든할 겁니다.”
“그럼 우리 행선지를 자네 양자도 안다는…….”
자칫 입방정을 떨 뻔했던 마자리크가 무겁게 입을 다물었다. 행궁에 있던 분견대 병력이 모조리 적 헤네티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 어딘지 미심쩍었지만 분견대장을 양자로 둔 제네르 앞에서 그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를 않았다. 대신 그는 최대한 완곡하게 자신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침입자들은 분견대 차림새였네. 진짜 군복 같았어. 이곳에 있던 진짜 분견대는 공격을 받아 몰살당한 걸까?”
제네르가 그제야 슬쩍 눈동자를 굴렸다. 눈치 빠른 그가 마자리크의 속을 알아채지 못할 상황이 아니었다.
“어쨌든 공격한 건 그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들어 봐, 올라오다 만난 6번 초소 경비병들은 분명 우리 내려갈 때 본 그 친구들이었어. 행궁에서 일하는 다른 민간인들도 전혀 이상한 기미가 없었고. 손바닥만한 행궁 안에서 함께 지내던 50명의 군인들이 몰살당하는 것도 몰랐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나? 위병소 같은 데서 시체는 못 봤나?”
말문이 막혀버린 제네르는 묵묵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자리크의 말이 분명 근거가 없지 않았지만 가족들의 시체를 지켜보고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모든 것을 고려할 만큼 맘의 여유는 없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인내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 제네르에게 마자리크가 또 한 방 날리려던 그 때, 눈치가 없는 것인지, 눈치가 아주 빠른 것인지, 네피가 난데없이 불쑥 끼어들었다.
“하크로딘 상장군 가족들이 다 죽었어. 동생 하나만 남고.”
순간, 마자리크는 막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던 말을 얼른 꿀꺽 삼켜버렸다. 그리고는 그를, 아니 정확히는 자말의 분견대를 의심하는 대신 상투적인 한 마디로 긴장된 순간을 끝맺을 수밖에 없었다.
“명복을 비네……내 어찌 해 줄 말이 없군.”
“……윌더 경이 상태가 안 좋습니다.”
제네르도 욱했던 감정을 억누르며 한 마디로 일단 분위기를 돌렸다.
“어머니가 곁에 있으면 힘이 될 테니 그쪽을 챙겨 주십시오.”
“윌더? 윌더가?”
장남 이야기에 이번엔 마자리크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그는 제네르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는 행렬의 앞쪽으로 허겁지겁 달려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쿠베 개새끼.”
여전히 손에 도끼를 쥔 네피는 행여 쿠베가 쫓아오지 않나 연신 뒤를 돌아보며 눈가를 찡그렸다. 지금 이 순간도 짙은 재 속에서 그가 언제 튀어나와 무기를 휘두를지 알 수가 없었다. 네피가 툴툴거리며 말했다.
“하긴, 우리도 앞이 안 보이고, 저놈들도 안 보이니 같은 룰로 하는 게임이지 뭐.”
“당장은 도망자인 우리가 더 유리해 보이지 않나?”
“그렇다면 다행이고…….”
불안한 표정으로 재차 뒤를 돌아보았던 네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런 또 뭐야!”
어둠 속에서 어른거리는 형상을 본 네피가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었다. 짙은 어둠 너머로 눈에 불을 켜고 쫓아오는 쿠베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네피와 제네르를 발견한 쿠베가 그들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저기! 저기 던져!”
쿠베의 부하들 중 몇이 조금 전 아스탈에게서 받은 ‘막대’를 힘껏 집어던졌다. 놀란 경호대 병사들이 무기인 줄로 알고 허겁지겁 몸을 피했지만 엉뚱하게도 바닥에 떨어지며 사방에 큰 불꽃을 일으키고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이 던진 ‘조명탄’에서 나온 눈을 찌르는 강한 빛이 이 인공적인 암흑을 뚫고 황실 일행의 모습을 적들 앞에 고스란히 드러냈다.
“젠장, 어떻게 알고 따라왔지?”
제네르도 허겁지겁 말을 돌리며 함께 가던 분견대 사관의 등을 탁 쳤다.
“경호대가 시간을 버는 동안 너희가 황실 어른들부터 모셔!”
“알겠습니다!”
“거기서 만나자!”
제네르와 경호대가 급히 쿠베의 일행을 막아선 새, 지리에 익숙한 분견대 기병들이 코리온과 세네피스, 두 황자가 탄 말을 재빨리 에워싸고 앞장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보병 뒤로! 기병과 가디언들이 앞에 나와!”
잘 훈련된 경호대 장병들이 부상자들을 후미로 돌리며 얼른 방어태세를 잡았다. 다행히 적들은 쿠베를 선두로 허겁지겁 쫓아오다보니 아직 대오도 짜지 않은 상태였다. 적들이 터뜨린 조명탄은 이쪽은 물론이고 뒤를 쫓는 쿠베 무리의 모습까지 동시에 드러내고 있었다.
“잠깐.”
적을 향해 막 창끝을 겨누려던 제네르는 이상한 상자 같은 것을 잠시 눈에 댔던 쿠베가 그것을 부하에게 휙 넘겨주고는 무기를 빼드는 것을 보았다.
“잘하면 싸울 필요 없겠어.”
갑자기 눈에서 빛을 뿜은 제네르는 예고도 없이 갑자기 땅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보병들은 다 물러나! 빨리!”
제네르가 보병들에게는 퇴각을 명하면서도 난데없이 쿠베를 향해 돌진했다. 그 모습에 놀란 네피와 근위기병들도 영문을 모른 채 무작정 쫓아나갔다.
“싸울 필요 없다며! 미쳤어!”
자살공격이라도 하는 사람처럼 당장 쿠베를 덮칠 듯 돌진하던 제네르가 그의 코앞에서 갑자기 말머리를 확 비틀었다.
“네가 쿠베 맡아!”
“어, 엉?”
바로 뒤의 네피에게 책임을 넘겨버린 제네르가 뒤따르는 근위기병들에게는 쿠베 뒤의 수하를 가리켰다.
“저놈 왼손!”
“에엑, 뭐, 뭐?”
제네르의 뚱딴지같은 행동에 네피도, 쿠베도 모두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란 건 쿠베 뒤를 쫓아오던 그 수하 헤네티였다. 조금 전 쿠베에게서 ‘이상한 상자’를 받아들고 잠시 뒤로 물러났던 그 수하는 쿠베를 공격하는 척 하던 제네르와 그의 기병들이 번개 같은 기마술로 순식간에 방향을 돌려 자신에게 창을 뻗는 모습에 기겁을 하고 놀랐다.
“이놈들 뭐야!”
그자가 잽싸게 칼을 빼들고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제네르에게 허겁지겁 방어태세를 취하려 했다. 그렇지만 제네르의 목표는 그자의 ‘목숨’이 아니었다.
“어딜 보냐!”
제네르와 다른 기병들이 그자의 관심을 끌어 얼을 쏙 빼놓은 순간, 뒤에서 창을 쳐들고 돌격한 다른 근위기병이 그 헤네티의 왼손을 힘껏 후려쳤다.
“이크!”
왼손을 기습 공격당한 그 헤네티는 반쯤 잘려나간 손을 움켜쥐고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창에 함께 얻어맞고 충격을 받은 그자의 ‘특수 망원경’이 한구석에 부서진 채 공중을 붕 날아 땅바닥에 동댕이쳐졌다.
“고맙다!”
제네르가 바닥에 떨어진 망원경을 창끝으로 휙 걷어 올려서는 그대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낮고 긴 그의 휘파람소리가 일행에게 바로 ‘퇴각’을 알렸다.
“모두 물러나! 물러나!”
쿠베 일행을 맹렬히 공격하는 척 했던 기병들은 싸움에 휘말려 발이 묶이기 전에 잽싸게 방향을 돌려 도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들이 ‘쇼’를 벌이는 사이, 먼저 퇴각을 시작했던 보병들은 헤네티들이 던진 조명탄 범위에서 이미 벗어나 어둠 속으로 황급히 몸을 숨기고 있었다.
“뭐야, 뭐야, 저 놈들.”
귀신에 홀린 것처럼 멍한 얼굴로 서 있던 쿠베는 습관처럼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망원경? 이, 이런!”
그제야 제네르의 속셈을 깨닫고 눈앞이 아찔해진 쿠베가 어둠 속으로 도망치는 기병들과 경호대 가디언들을 쫓아 악을 쓰고 뛰기 시작했다. 이 짙은 어둠 속에서 하나뿐인 망원경을 잃었으니 지금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따라잡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놓치지 마! 놓치면 끝이다!”
헤네티들이 도망치는 기병, 가디언들의 뒤를 기를 쓰고 쫓았지만 제네르는 그들을 놀리듯 북문 밖의 종마장이 있는 초원 쪽으로 후다닥 멀어져가고 있었다.
“놈들에겐 부상자도 있고 보병들도 있으니 제대로 도망 못 친다!”
상대의 약점을 잘 아는 쿠베는 부하들과 함께 조명탄을 던져가며 이를 악물고 기병과 가디언들의 꽁무니를 쫓았다.
“잠깐, 잠깐.”
숨이 턱에까지 차오를 무렵, 쿠베의 머리에 불길한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기병과 가디언들의 발이 훨씬 빠르니 지금쯤이면 먼저 도망친 보병들이 보일 때도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은 보이지 않았고, 눈앞에는 여전히 제네르의 기병과 가디언들 뿐이었다. 게다가 그들과의 거리는 ‘딱 눈에 보일 만큼’에서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았다.
“학, 학, 저놈들보다 먼저 도망간 보병은 대체 어디 있지?”
쿠베가 헐떡거리며 자리에 멈춰 섰다.
“이런.”
아무 생각 없이 적의 뒤만 쫓아갔던 쿠베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당했다.”
그는 당혹스런 얼굴로 깜깜한 뒤를 휙 돌아보았다. 제네르의 기병들은 먼저 도망친 황실 일행들, 두 번째로 도망친 보병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자신들을 유인한 것이 분명했다.
그는 후미에 쫓아오고 있는 부하들에게 악을 쓰고 외쳤다.
“돌아가! 너흰 돌아가서 다른 무리들 찾아내!”
제네르와 네피가 쿠베 일당을 골탕먹이며 엉뚱한 곳으로 유인하고 있을 시각, 제일 먼저 몸을 피했던 세네피스와 코리온, 두 황자 일행은 5명의 분견대 기병들을 따라 목적지인 ‘지진관측소’로 서둘러 움직이는 중이었다.
행궁 주변 지리에 가장 익숙한 기병들이라 이방인 눈에는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되지 않는 이 짙은 어둠 속에서 침착하게 이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암흑물질 때문인지, 원래 그런 곳인지, 일행의 말굽 소리를 빼면 오싹할 정도의 고요함이 주변에 감돌고 있었다.
“우리 부대원들이 이용하던 지름길입니다. 길은 안 좋지만 주변에서 안 띄게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발밑 조심하시고요.”
분견대 기병사관의 말대로, 길은 말 두 마리 정도가 가까스로 지날 정도로 좁고 구불구불했다. 길도 안 좋은데다가 빛이 거의 없다보니 일행 모두가 잘 보이지도 않는 발밑을 최대한 조심해가며 쩔쩔 매며 힘겹게 길을 따라가야 했다. 왼쪽을 가끔 스치는 거친 바위와 잡풀, 오른쪽의 급경사로 보아 가파른 화산암 비탈을 따라 난 길을 타고 가는 것 같았다.
“이 길만 따라서 쭉 가면 도착할 겁니다.”
“알았네.”
이 험한 길을 가는 와중에도 딱 한 명, 세네피스만은 이 암흑 속에서도 대낮 초원을 달리듯이 능숙하게 말을 재촉해 다른 일행들을 불쑥불쑥 앞장서곤 했다.
“오빠, 그 군인 아저씨 괜찮을까?”
오빠와 둘이서 말에 오른 마리안은 여전히 아까의 근위기병 걱정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안장 뒤에 앉은 마리안은 고삐를 잡은 오빠의 등을 뒤에서 꼭 껴안고 있었다.
“피 많이 났는데.”
“다른 군인들이 업고 갔으니까 괜찮을 거야.”
주페의 위로에도 여전히 시무룩한 마리안은 그 병사에게서 받은 군용 영양바를 만지작거리며 더 이상은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저어, 당…….”
주페가 뭐라 웅얼거리려다 입을 꾹 다물었다. 동생 마리안의 걱정거리가 그 병사의 목숨이라면, 주페의 걱정거리는 흡사 저승사자 같은 얼굴을 하고 바로 옆에서 말을 타고 가고 있는 당숙부 코리온이었다. 조금 전, 주페에 밀려 프리깃에서 떨어지면서 한쪽 어깨를 다친 그는 급한 대로 머플러를 풀어 팔을 고정시킨 채 엉거주춤 말을 몰고 있었다.
“에휴.”
주페가 자신을 힐끔 돌아보는 코리온에게서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며 어린아이답지 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무서운 당숙부가 지금 당장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없지만 일단 돌아간 후에 그다지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지를 않았다.
“좀 빨리 가자고.”
이번에도 앞서가던 세네피스가 자꾸 처지는 다른 일행들에게 버럭 짜증을 냈다. 사실 그는 ―다른 사람들 눈에― 주변이 대체 어느 정도 어둡다는 건지, 왜 사람들이 저렇게 몸을 사리며 조심조심 말을 모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리도 겁나시면 앞서서 가시지요.”
코리온 역시 퉁명스런 대꾸로 자존심 센 세네피스의 속을 확 긁어놓았다. 발끈한 세네피스가 목소리를 높이려는 찰나, 예민한 마리안의 작은 목소리가 이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뒤에서 누구 와요. 말 달리는 소리 같아요.”
“상장군이 오는 걸까.”
주페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의 눈에는 암흑밖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말을 멈춘 세네피스가 눈가를 잔뜩 찡그리며 일행이 돌아온 방향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뭐 보이십니까?”
기병 사관의 물음에 세네피스가 퉁명스레 대답했다.
“모퉁이가 바위로 막혔는데 내 투시능력이라도 있는 줄 아는가.”
머쓱해진 사관은 2명의 부하들에게 얼른 뒤쪽을 가리켰다.
“우린 가고 있을 테니까 너희가 빨리 확인하고 와.”
그들이 급히 뒤로 사라졌고, 세네피스 일행도 사관의 뒤를 따라 급히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잠시 후, 소름끼치는 고요함 사이로 조금 전 갔던 두 기병들의 찢어지는 비명과 고함이 전해져왔다. 이번엔 마리안 말고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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