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59 회: Part 5. 오염된 자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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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혹시라도 폭도들이 몰려나오지나 않을지 잔뜩 긴장하고 있던 루스탐은 옆에서 누군가 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잔뜩 숨죽인 소리로 물었다.
“대체 뭐 하는 놈들입니까? 페스트로 가는 전직 근위대원들 아닙니까?”
“군인의 눈빛이 아니다.”
“그럼 근위대가 아니라고요?”
방금 전까지도 태연자약하게 연기를 하던 카렐은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처럼 말이 없었다. 바닥에 앉은 그는 잠긴 맨홀의 손잡이를 짚은 채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러십니까?”
“쉐너 국장 말이……페스트에서 폭도들이 마치 죽고 싶다는 듯 몰려들었다고 했었지?”
“예. 3천 정도 되는 민간 폭도들을 몰살시켰다고 했습니다.”
“3천이라.”
카렐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조금 전까지도 죽음의 화신처럼 피맛을 음미하던 황제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분명 흐느끼고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루스탐이 용기를 내어 그의 어깨를 조심조심 짚었다.
“됐다.”
카렐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그의 손을 떨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루스탐의 예상대로, 그의 얼굴엔 분명 눈물자국이 남아있었다.
“내 신민들인데.”
억지로 태연한 척 대답하는 카렐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이 정도 못 울어 줄 이유는 없지.”
카렐은 갑판실 중앙에 있는 큰 기둥으로 다가갔다. 그곳엔 이 수송선에 적재하고 있는 컨테이너들의 상태를 통제하는 제어판이 깜박거리고 있었다.
“도끼 좀 다오.”
카렐은 루스탐의 전투도끼를 빼앗듯이 가져가서는 제어기의 잠긴 문짝을 사정없이 후려쳐 부숴버렸다. 뚜껑이 떨어져나간 안쪽에는 컨테이너로 공급되는 동력 스위치가 깜박거리고 있었다.
그곳에 손을 가져가는 황제의 모습을 본 순간, 루스탐의 눈이 확 커졌다. 절대온도에 가까운 초저온상태인 스페이스에서 항온컨테이너의 동력을 끊는다는 건 그 안의 사람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린다는 뜻이었다.
“내 눈물이 저 폭도들을 용서한다는 뜻은 아니다.”
맘이 약해진 루스탐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대역죄인들이 분명하오나 이미 잡힌 자들을 굳이 이렇게 몰살시킬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폐하께선 저들의 생사여탈권을 쥐셨습니다. 적당한 군 기지에 내려 전원 체포해 노예로 강등해서 황실 광산 같은 곳에 처박아버리는 편이 문제가 적습니다.”
“살려둔다고? 저들을?”
카렐이 눈을 부릅뜨고 루스탐을 노려보았다.
“저들이 교단에서 받은 저 몸뚱이가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니, 표현이 좀 잘못되었군. 보통 제국민들의 것과 같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예?”
“교단 놈들은 늙어가는 것과 죽음의 공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잘 알지. 늙어 약해지는 몸을 주기적으로 새 몸뚱이로 바꿔줘야 하는 코런덤들을 만든 것처럼 말이다.”
“저들은 그럼…….”
“이미 내 군대에 덤벼서 한 번 목숨을 잃었던 놈들이다. 지금도 다를 게 없는데 이번이라고 복종할 것 같나?”
카렐은 스위치를 그대로 확 내려버렸다. 그와 동시에 내부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던 난방장치와 공기 정화장치도 모두 정지되어버렸다. 뒤이어 컨테이너의 내부 공기를 빼내는 장치까지 가차 없이 작동시켜버렸다.
“후우.”
카렐은 부서진 제어판에 이마를 기대고 다시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맨홀 아래에서 무언가로 쾅쾅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조명이 꺼지면서 놀란 컨테이너 속 사람들―아마도 환생한 민간 폭도들이겠지만―이 놀라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죄책감과 공포에 동시에 사로잡힌 루스탐이 쾅쾅 울리고 있는 맨홀 뚜껑을 보며 다급히 물었다.
“저들이 나오면 어쩌지요?”
“두렵냐.”
붉은 눈동자를 크게 뜬 황제의 모습에 루스탐이 얼른 꼬리를 내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건……아닙니다.”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불이 꺼지고 기압이 떨어지면서 컨테이너 안은 끔찍한 지옥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저 밑의 상황을 상상했던 루스탐은 점점 빨라지는 맨홀 두들기는 소리를 차마 맘 편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황제 역시도 [저압 상태]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제어판에 이마를 기댄 채 아무 말도 없었다.
잠시 후, 맨홀을 필사적으로 두들기던 소리가 점점 잦아들더니 어느 순간 뚝 끊겨버렸다. 힐끗 고개를 들어 올려본 제어판에는 산 사람이 견딜 수 없는 극한의 저온 저압 상태가 표시되어 있었다.
카렐은 그제야 배기 장치를 다시 닫았다. 저 컨테이너들 안에 과연 몇백, 몇천이나 되는 사람을 싣고 가던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들 모두가 세상 빛도 보지 못한 채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으리라는 건 분명했다.
“다 죽었겠죠?”
“아마도.”
카렐은 잠긴 맨홀 뚜껑을 재차 돌아보았다. 이젠 아무 소리도 없었다.
“베흔에게 알려라. 조금 전 그 농장과 연구소를 습격하라고.”
카렐은 바닥에 벗어놓은 자켓을 휙 집어 어깨에 걸쳤다.
“도착할 때쯤이면 내 앞에 보고할 자료들을 잔뜩 쌓아놓고는 또 있는 대로 생색을 내려 들겠지.”
여전히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그의 표정 위로 어색한 웃음이 번졌다.
“나머지 쓸모없는 건 남김없이 파괴해서 황제의 힘을 보여주라고 해라.”
“정말 황홀하군.”
황제가 찾아냈던 수베르 사막의 농업연구소 옥상에 선 베흔은 주변의 옥수수밭을 집어삼키고 있는 무서운 불길을 쳐다보며 멋들어진 콧수염을 어루만졌다. 그가 데려온 1천의 [시라즈 여단]은 연구소 주변에 눈 깜짝할 새 에너지 장벽을 쳐 외부에서 차단해 버렸고, 이곳에 심어진 옥수수와 감자, 보리, 밀 농장에는 불을 놓아 모조리 태워버리는 중이었다.
“이봐, 온통 시뻘건 것이 지옥 풍경 같은 게 정말 환상적이지 않은가?”
베흔은 농장 장악과 소각 임무를 밭은 1연대장 타크마의 어딘지 뚱한 표정을 빤히 보며 넉살을 부렸다.
“저게 정말 보기 좋으십니까.”
타크마가 한숨을 푹 내쉬며 물었다.
“당연하지,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밭을 이렇게 홀랑 태워보겠냐.”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빙 돈 베흔이 손뼉을 짝짝 쳤다. 연구소 건물이 농장 중앙에 있다 보니 주변을 온통 불길과 연기가 에워싸 그것만으로도 마치 지옥의 중간에 있는 것 같은 풍경이었다. 그의 발치와 옥상 구석구석 뒹굴고 있는 수십 구의 경비병 시체가 더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밖에선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멀쩡한 밭을 이렇게 태우는 건…….”
“멀쩡한 밭?”
베흔은 황제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쪽에 따로 묶어 놓았던 밀과 옥수수 포기를 주워 그에게 불쑥 내밀었다.
“내가 농사꾼은 아니어도 이게 뭔가 홰까닥 돌아버린 곡물이라는 건 잘 안다.”
별 생각 없이 포기를 만지던 타크마는 낱알이 텅 비어있는 것을 알고는 화들짝 놀랐다.
“생물학적인 공해라는 말을 혹시 아냐?
베흔이 타크마에게 얼굴을 바싹 들이댔다.
“공장에서 더러운 물을 버리고 더러운 공기를 내뿜는 건 그것만 없어지면 일단은 끝이야. 오염물질이 새끼를 치지는 않지. 그런데 저런 작물이 주변에 꽃가루를 뿌리고 그게 멀쩡한 작물과 만나면?”
베흔이 이를 드러내고 음흉하게 웃었다.
“세대를 거치면서 오염된 잡종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 이 오염된 것들이.”
그때, 양 손에 피범벅을 한 2연대장 힐러가 계단을 후다닥 뛰어 올라와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시하신대로 경비병들은 모두 죽였습니다. 그런데 연구원들은 그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좀비 몸뚱이들은?”
“모든 층을 확인했지만 좀비를 합성하는 시설은 없었습니다. 지하의 대형 창고에서 물건을 내간 흔적이 있는 걸 보니 여기서는 보관만 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제기랄.”
베흔이 발치에 있는 누군가의 머리를 옆으로 뻥 차내며 힐러를 밀치고 연구소 안에 성큼 들어섰다. 신나는 불구경도 이젠 끝이었다.
연구소 건물 자체는 특별하기는 고사하고 민망할 만큼 싸구려 냄새가 풀풀 풍겼다. 겉모양도 규모만 클 뿐 조립식 자재로 얼렁뚱땅 지어놓아 ‘가건물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멋대가리 없는 초대형 박스에 불과했다.
내부는 그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나을 것이 없었다. 칸막이벽은 페인트칠이나 도배도 하지 않아 건물을 지을 때 쓴 조립식 판넬 그대로였고, ‘최소한도의 설비’만을 가까스로 갖춘 실험실이 내부에 들어앉은 고가의 첨단 실험장비들과 심각한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애당초 오래 쓸 맘으로 지은 건물도 아니군. 이런 식으로 옮겨 다니면서 지금껏 우리 눈을 피했던 거야?”
베흔이 덜크덩거리는 합판 문짝을 걷어차 옆으로 치워내며 중얼거렸다. 가뜩이나 볼품없는 건물은 시라즈 여단 X들의 번개 같은 기습에 짓밟혀 꼴이 더 망가져 있었다. 사방에 흩어진 경비병들의 시체는 말할 것도 없고, 안에서 서둘러 잠갔던 듯 보이는 문짝들도 큰 망치로 때려 부숴 이젠 온전히 남은 것이 없었다.
정신없는 숙소들을 지나고 나니 창문도 없는 음산한 방 하나가 나타났다. 서류철과 큰 냉장 보관고로 꽉 찬 방 안은 이미 불길이 한 번 휩쓴 듯 벽 전체가 온통 검게 그을려 있었고 중앙에는 10구가 넘는 연구원들의 시체가 그로테스크한 그림의 한 장면처럼 서로 팔다리가 얽힌 채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연구소장은 부재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장 방은 비어 있습니다. 연구원들 숫자가 적은 걸로 봐서 연구원 여럿이 어딜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타 죽은 건 아닌 것 같은데?”
베흔이 죽은 연구원들의 얼굴을 손으로 문질러 보았다. 시체의 얼굴은 하나같이 검게 변해 있었지만 불에 타서는 아니었다.
“이곳에서 단체로 음독한 모양입니다. 우리가 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는 이미 다 죽은 후였습니다. 어차피 살았어도 질식사했을 겁니다. 각 층마다 이런 집단 자살 장소가 하나씩 미리 지정되어 있던 모양입니다.”
“나름대로 철저했네.”
베흔은 잔뜩 불만에 찬 얼굴로 방을 빙 둘러보았다. 서류철 선반 위에 남은 건 이젠 시커먼 잿더미 뿐이고 냉장고 내용물들의 사정은 보나마나였다.
“비상시 불을 질러 자료를 파기할 수 있도록 미리 장치가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서둘러 불을 껐지만 서류들은 거의 타고 난 후였습니다. 냉장고도 내부까지 다 탔습니다.”
“그럼 한 놈도 못 건진 거냐?”
베흔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맘먹고 최대한 신속하게 기습공격을 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이들의 연구 내용은 모두 날려버린 꼴이었다.
“일단은 불탄 서류들을 최대한 복원할 수 있게…….”
“아니. 잠깐만.”
베흔은 난데없이 시체의 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자네 혹시 허리에 차고 있는 칼 찾으려고 방을 온통 뒤져 본 일 있나? 아니면 집결한 사람들 머릿수를 세다가 정작 나는 안 셌거나.”
“예?”
베흔은 시체 무더기에서 제일 위에 있던 시체를 뒤집어 보았다. 이자는 특이하게도 실험복이 아닌 평상복 차림에 한 손에는 작은 손칼까지 들고 있었다.
“어째 제일 마지막에 죽은 놈 냄새가 풀풀 나지 않아?”
베흔은 그의 주머니에서 수첩과 쪽지들을 귀신같이 찾아내고는 아랫사람들 앞에 자랑스럽게 흔들어 보였다.
“서류들 모조리 불사르고 독약을 마셔야 할 긴박한 상황에서 정작 자기 주머니에 든 건 생각 못하는 게 흔한 일 아니겠어?”
베흔은 예상이 맞았다는 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주머니에서 꺼낸 수첩과 쪽지들을 뒤적거렸다.
“오호.”
베흔이 키득거리며 수첩 한 부분을 내보였다.
“지난 몇 달 동안 여기서 내보낸 수송선 일정표야. 수송선 종류 표시는 안 되어 있지만 같은 시간 수송선 항로만 검색하면 대충 행선지는 알 수 있겠지. 이게 뭔가 좀 나오겠어. 잘하면 이놈들 본부라도 찾을 수 있으려나?”
수첩 각 페이지들을 꼼꼼히 확인하던 그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며 주변의 시선부터 확인했다. 베흔의 표정이 순간 굳는 모습에 눈치 빠른 뒤에 있던 힐러가 재빨리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가 어깨너머로 얼굴을 대뜸 들이민 덕분에 베흔은 수첩을 닫고 내용을 감출 여유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놀란 힐러가 베흔에게 얼른 물었다.
“페로 자이센 총리가 이 연구소 단골 고객이라뇨?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그 인간 여기서 주기적으로 약품을 사간 모양인데. 대체 어디 쓰려고 그런 거지?”
베흔이 입맛을 쩝 다시며 내용을 뚫어지게 살폈지만 그로서는 그곳에 적힌 전문 용어들 대부분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몇 가지만 빼고는.
“한 명분 주사약이야. 열흘치가 자그마치 1만 골드니까 말단 노동자 5년치 봉급보다 많군. 이런 어마어마한 약이 대체 뭐고, 누구한테 썼을까?”
베흔은 수첩의 나머지 부분을 글자 하나 빼놓지 않고 꼼꼼히 살폈다. 어쨌든 그에겐 ―아무리 애를 써도 도무지 정이 가지를 않는― 밉상 총리의 코를 확 꿰어버릴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쨌든 이곳 반역자들과 거래한 게 사실이니 조사해야 합니다. 지위고하를 떠나 무얼 왜 받은 건지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강직한 타크마가 얼굴을 붉히며 계속 언성을 높였지만 베흔은 대답 없이 턱을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이런 반역도당들의 수첩에 거래가 언급되었으니 이전 같았다면 무조건 감방에 쳐 넣고 죽을 때까지 족칠 일이겠지만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이번엔 함부로 입을 열기도 조심스러웠다. 다른 사람도 아닌 총리대신이 반역도당 사교도들과 연계되어 있다는 건 이만저만 큰 일이 아니었다.
베흔은 방금 전 보았던 수첩을 다시 확인했다.
“열흘에 한 번씩 1만 골드라니, 세상에, 페로 그 새끼……아니, 총리가 아주 먹여살려줬구먼. 혹시 알아, 이 싼티 나는 건물 지어준 것도 혹시 총리일지.”
베흔이 이번만은 가시 돋친 말을 맘껏 쏟아냈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만은 속에 묵혀 둔 별의별 욕을 다 퍼부어도 아무도 뭐라 할 판국이 아니었다. 사실 그는 이들의 손끝이 총리에까지 닿아 있다는 데 전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번 보고로 황제를 펄쩍 뛰게 만들 수 있겠다며 맘 한구석은 흐뭇해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번 주문은 좀 다른데? 앰플 100개에 [잔딕] 3세트 설치? 아주 대형거래인걸? 가격도 50만 골드? 책임자는 2시. 2시라고? 무슨 사람 이름이 이래? 잔딕은 또 뭐고?”
베흔이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자리를 혼자 맴돌았다.
“뭐 아는 것 있으십니까?”
힐러의 물음에 베흔이 짜증스레 손을 저었다.
“알긴 뭘 알아. 그냥 무언가 불길한 것 같으니 생각 좀 하는 거지. 잔딕이라, 난 기분이 나쁜걸, 자넨 안 그런가?”
“글쎄요, 전…….”
“2시?”
베흔이 갑자기 자리에서 우뚝 멈추며 힐러를 휙 돌아보았다.
“이봐, 황궁 지하에서 2시를 나타내는 교단이 뭐였지?”
“2시 교단 트라에타오나, 하마피타입니다.”
“하마피타라.”
베흔이 눈에 힘을 주고 힐러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2시의 마구스는 아트위야 빈트 트라에타오나.……알려진 바로는 권위있는 약물학 전문가였지. 여기 소장이 부재중이라고 했지? 혹시 그놈이 여기 소장 아니었을까? 그자가 페로 그놈 부탁으로 잔딕인지 뭔지를 설치하러 간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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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 The Iron Vein 팬카페 : http://cafe.daum.net/TheIronVein
The Iron Vein 개인지 구매사이트 : http://www.tasawwuf.pe.kr
* 참고 : 내용중 1골드(출판본에서는 '다리크')는 우리 돈 1만원 정도의 가치로 환산하고 있습니다. (1세겔은 그 1/100입니다.)
즉 1만 골드는 1억원이고, 50만 골드는 50억원의 가치입니다. ^^
아참, 팬카페에 며칠 전 잠결에(!!!) 재미로 써 놓은 작가판 자작패러디가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쓴 것도 물론 있고요. ) 와서 구경하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