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맥The Iron Vein-864화 (859/1,132)

< -- 864 회: Part 5. 오염된 자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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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철성 구석 카히나가 썼던 방에는 그의 향기가 진하게 남아있었다. 난방기구 하나 없어 냉기로 가득한 방이었지만 그의 체온과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삐거덕거리는 철제 침대에도, 때가 탄 베개와 담요에도, 모두 그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오늘밤, 난 그가 잠들던 침대에서 눈을 붙일 참이다. (하룻밤밖에 못 머문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조금 전까지는 함께 온 단원들이 모여 [잔딕]을 구경했다. (이 새끼손가락만한 쇠막대를 어떻게 몸속에 넣고, 그게 어떤 식으로 형벌이 된다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막대 위에는 각각의 고유번호인 듯 원주민들의 숫자가 쓰여 있다. 원래는 16개가 있었던 것 같은데 1, 3, 5번은 비어 있다. 지난번 불에 타 죽은 3명의 생존자들 몸속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한 번호씩 건너뛰어 설치한 거지?) 하지만 앞 번호인 10번까지는 불에 심하게 탔고, 상태가 온전한 건 11번부터 16번까지 6개가 전부다.

다하카르 교단 출신의 부단장이 이것을 반드시 교단과 현신께 바쳐야 한다고 핏대를 높였지만 난 들은 척 만 척했다. 그자는 생존자들의 유전자와 함께 이 흉물을 마구스께 바치고 싶어 몸이 달아있는 것 같다.

왜 자꾸 불길해지는 걸까. 우리 조상들이 이곳을 떠났던 것이 인간과 멀어지는 과학기술을 혐오해서가 아니었던가? 이들의 오염된 유전자는 그토록 두려워하면서 왜 이들 스스로도 없애고 싶었던 것을 이리도 탐내고 있는 것인지?

이 공장의 정체는 아직 모르겠다. 여러 대의 터빈과 대형 펌프가 있고 공기압축기처럼 보이는 것도 있지만 정작 동력이 없다. 우리는 건물 뒤편에서 몇 대의 조잡한 풍력 발전기를 찾아냈다. 원래 다른 용도로 쓰이던 부품을 모아 최근에 만든 것 같다. 일부는 공장에서 뜯어온 듯 보였고, 심지어 지난번 사라졌던 우리 탐사기계의 부품까지도 군데군데서 발견되었다.

그렇지만 그 발전기들이 모두 돌아도 고작해야 실내조명을 밝히는 정도가 전부였다. 어쨌든 사제들이 이런 조악한 발전기라도 만들며 철성을 되살리려 애를 쓰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우리가 이들이 남긴 몇 안 되는 문헌도 거의 해석 못할 만큼 이들의 언어에 까막눈이라는 사실이다. (빌어먹을, 이들은 몇 달만에 우리말을 술술 구사하지 않았던가!!!)

해가 질 때까지, 주변은 분노한 코메트들로 어수선했다. 코메트는 사제 일행을 뺀 다른 일반인 생존자들, 혹은 달아난 사제들을 찾아 안팎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허탕이었다. 지난번 3명의 도망자들이 말했던 ‘수백의 생존자’들, 이들이 보관하고 있다는 [사제들의 특별한 지식]에 관한 문헌도, 이들이 정말 보통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이를 먹는 것이 사실인지를 파악할 사소한 흔적까지도…….

공장 안의 숙소도 치워져 있었고, 유품이 될 물건들을 미리 태워버린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운명을 예감하고 있던 것 같다. 내가 누운 이 방에도 버려진 침구와 카히나가 입던 낡은 옷가지 몇 개만 남아있었다. 침대에 남은 그의 체취가 아니었다면 이 방이 카히나의 것인지도 알 수 없었을 거다.

군인들은 공장 안에 있던 큰 원형 탑을 열어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탑은 두들겨도 진동조차 없을 만큼 두꺼운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어른 한 명 가까스로 기어 들어갈 만큼 작은 문은 특별한 해제 방법이 없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 철옹성이었다.

이 탑은 말 그대로 거대한 금고였다.

하지만 내게 가장 두려운 건 우리가 생존자들을 못 찾았다는 것이, 그 탑을 못 열었다는 사실이, 우리가 가진 어떤 장비로도 그 문을 열 수 없었다는 그 자체가 아니었다.

코메트들은 아직 찾지 못한 생존자 무리를 찾기 위해서라면, 저 탑을 열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라도 기꺼이 할 자들이다. 저들에게 잡혀간 카히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길는지.......

이마 388년, 다하카르의 달, 21일 23시

구조단 총단장

트라카의 선택을 받은 자, 마스모간 타리프 카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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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이었다. 그냥 그를 죽게 놔뒀어야 하는데.

그가 이후 당할 일을 생각할 만큼 내가 똑똑했다면 피를 철철 쏟아내던 그의 목에 손끝도 대지 않았을 텐데. 모두 이 늙은이의 멍청함 때문이었다.

(신이시여, 왜 이곳에서는 당신의 정의를 보여주지 않으시나이까.)

그 잔혹한 자들이 모진 매질을 가하고, 불에 달군 꼬챙이로 그 아름다운 눈을 지져버리고, 삽으로 종아리를 부러뜨리고, 두개골과 손가락 관절까지 모조리 으스러뜨릴 줄 알았더라면 죽어가던 그를 차라리 그냥 놔뒀어야 하는데.

아니, 고문 끝에 호흡이 멎은 카히나를 업고 달려왔을 때, 다시 살릴 가망이 없다는 거짓말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왜 나는 그리 못났던 것일까.

어쩌면 이 죄 많은 남자의 못된 소원 때문에 그를 차마 편안한 곳으로 보내주지 못했던 것일지도.......

내가 이렇게 이기적인 존재였는지 처음 알았다. 이 몰골로 돌아온 카히나를 보며 고작 그를 다시 느끼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다니, 이런 자가 어찌 신관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이 못되고 한심한 늙은이의 소원은 결국 이루어졌다. 지금 그는 내 곁에, 나와 같은 방 안에서, 같은 공기로 숨을 쉬고 있다. 비록 알아보기도 어려울 만큼 외모가 망가졌을지언정, 카히나는 지금 내 곁에 살아서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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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잘 쉴 수 있게 다시 기도(氣道)를 확보해 주었다.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날 알아보는 것 같다. 호흡이 편안해지자 그는 손등으로 내 얼굴을 만지며 입가를 움직였다. 두개골이 함몰되고 신경이 절단되어 제대로 표정을 짓지 못할 뿐이지 웃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를 안아주었다. 누군가의 심장박동이 이렇게까지 내 애를 끓게 만든 건 처음이다. 이 미련하고 답답한 것 같으니. 차라리 그냥 다 밝혀 버리지. 잠가버린 탑을 다시 여는 법이든, 다른 생존자들이 숨어있는 곳이든 이렇게까지 되어가며 꼭 감춰야 했냐고. 나보다 더 미련한 것 같으니.

계속 숨소리가 안 좋은 것이 아무래도 옆에 있어 줘야 할 것 같다.

이마 388년, 다하카르의 달, 23일.

구조단 총단장

트라카의 선택을 받은 자, 마스모간 타리프 카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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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에서 철수 계획을 보내왔다. 이곳의 오염된 유전자를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본토 사람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간 것 같다. 한 달 이내로 이곳을 떠나야 한다. 정치적인 선택이다.

그렇다고 대신관님께서 이곳 원주민들만의 ‘수명의 비밀’을 포기하신 것 같지는 않다. 그분의 친서엔 원주민과 사제들의 수명의 비밀을 알아내지 못한다면 평생 아케메니아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도 하지 말라는 내용까지 들어 있었다.

방금 코메트 부사령관도 다녀갔다.

그의 관심사는 카히나 하나뿐이었다. 그는 카히나가 언제 다시 의사표현을 할 만큼 회복되는지를 물었다. 그자가 궁금해 한 건 언제 낫는지가 아니고 언제 다시 고문을 시작할 수 있는지였다. 그는 머리가 부서진 채 후송된 남자 사제에 관해서도 물었지만 그는 며칠째 소생할 가망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코메트에도 내가 받은 것처럼 살벌한 내용의 친서가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카히나가 아직 위독한 상태라 심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지만 그는 원하는 대답만 얻어낼 수 있다면 몸을 다 찢어발기고 입과 귀만 남아있어도 충분하다는 어처구니없는 반응을 보였다. 난 의사로서, 성직자로서 내 손에 있는 환자를 그런 목적으로 내줄 수 없다고 버텼지만 그자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는 생명유지장치에 묶어놓고서라도 일단 심문을 하겠다며 내게 최후통첩을 했다.

오늘 저녁 카히나를 다시 데려가겠다고 말이다.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부사령관을 보낸 후, 다시 카히나에게 돌아왔다.

이곳에 왔던 5일 전보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다. 그는 내 발소리에 반응해 표정을 짓고, 때때로 손도 움직이고,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무어라 말을 하려고도 한다.

카히나를 이대로 본토에 데려가고 싶지만 불가능하다. 대신관께선 살아있는 이곳 성인은 단 한 명도 데려오지 말라고 못을 박으셨다. 그저 이곳의 ‘문화적 오염’에 아직 더럽혀지지 않은 어린아이를 발견한다면 실험용으로 몇 데려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카히나는 우리 본토에도 갈 수 없고, 이 몰골로는 이곳에서 살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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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바늘이 박힌 그의 손을 만져주었다.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따뜻하다.

오늘 저녁엔 카히나를 그 야수들에게 다시 내주어야 한다.

그들은 카히나를 다시 고문하고, 정보만 얻어내면, 아니 얻어내지 못한다 해도 병사들 앞에서 산 채로 태워버리겠다고 했다. 그들은 정보 따위엔 이제 관심도 없어 보인다. 그저 이 아이를 최대한 잔인하게 죽이고 싶어 미쳐버린 것 같다.

카히나는 내 손길을 느끼며 있지도 않는 눈을 껌벅인다. 그가 자신의 앞에 기다리고 있는 끔찍한 운명을 알고나 있을까. 아니, 이미 알고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차마 그의 손을 놓아줄 수가 없다.

내가 이 손을 놓아주면, 그는 다시 끔찍한 고문실에 가야 한다.

이마 388년, 다하카르의 달, 28일 14시.

구조단 총단장

트라카의 선택을 받은 자, 마스모간 타리프 카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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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성직자, 의사가 되며 당신에게 맹세했던 것들을 이제 송두리째 저버리려 하옵니다.  이곳에서 무수한 죄악으로 손을 더럽힌 이 못난 종을 부디 지옥으로 던져주소서.

이마 388년, 다하카르의 달, 28일 17시.

구조단 총단장

트라카의 선택을 받은 자, 마스모간 타리프 카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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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가 하루 지났지만 카히나는 여전히 내 무릎 위에 누워 있다. 그들은 결국 카히나를 데려가지 못했다.

카히나도 이미 알고 있었다. 주사를 놓으려는 내 손이 이전과는 다르게 몇 번이나 머뭇거리며 떨리던 것을, 내가 놓으려는 주사기 안에 치사량의 수십 배는 되는 강력한 안정제와 진통제가 들었다는 것을, 그 주사가 내가 줄 수 있는 마지막 처방이라는 것도 알았던 게 분명하다.

그는 주사를 놓으려던 내게 서툰 우리말로 말했다.

- 고. 마. 워, 요 타리프. -

자꾸 눈물이 나와 한 번에 제대로 약을 넣을 수가 없었다. 그는 미동도 않은 채 자신의 혈관으로 스며드는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약을 다 넣은 후, 그는 내 손을 자신의 허벅지로 이끌었다. 지난 전투에서 볼트에 맞아 크게 찢긴 곳이었다. 그는 내 손가락을 상처 위에 몇 번이나 툭툭 쳐 보였다. 처음엔 그곳이 아프다는 의미로 생각했지만 살짝 눌러 본 그 상처 안쪽에는 무언가 단단한 것이 있었다.

- 이게 뭐요? -

그는 대답을 해 주지 못한 채 깊은 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일부러 안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갑자기 노래를 시작했다. 아니 노래라기보다는 목과 가슴을 울려 내는 허밍 같았다. 길게 늘어지는 그 음조는 내게 이미 익숙했다. 몇 달 전, 카히나와 함께 오팔 조각을 찾기 위해 이곳에 숨어들어왔다가 난도질당해 죽은 여자가 기억났다.

그 여자의 시체를 태우던 날 마을을 울렸던 노랫소리였다. 비록 그때보다 훨씬 작았지만, 분명 그 소리였다.

- 당신이었소? -

난 카히나를 품에 안았다. 지난번 이 소리가 마을을 울렸을 때만 해도 이 기묘한 울림에 모두가 공포에 사로잡혀 떨었지만 지금 내겐 달랐다. 카히나는 자신을 향한 진혼곡을 부르고 있었다.

- 미안해요, 카히나, 모두 내 잘못이에요. -

그의 노랫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작아졌다. 결국 내 팔에 안긴 그의 몸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던 순간, 노랫소리도 함께 끊겨버렸다. 그 작은 여신의 영혼은 생애 마지막 깊은 잠 속으로 사라져갔다. 끝까지 성지를 지키던 오팔 눈동자의 사제는 이 못난 남자의 품 안에 만신창이 몸만을 남겨둔 채 신의 곁으로 돌아가 버렸다.

나는 그의 차가워진 이마에, 식은 입술에 작별의 입맞춤을 해 주었다. 그의 마지막 여행이 행복하기를 기원해 주어야 했지만 난 신관으로서의 본분도 잊은 채 그의 시체를 안고 하릴없이 울기만 했다. 그저 세상이 끝난 것처럼 우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머리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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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카히나의 허벅지 상처를 떠올린 건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후였다.

난 그의 다리에 붙인 반창고를 떼고 다시 상처를 확인했다. 그곳이 볼트의 사입구(射入口) 치고는 너무 크다는 것을 왜 그제야 깨달았을지 모르겠다. 나는 마치 살아있는 환자를 다루듯 상처 안에 조심스럽게 핀셋을 넣어 내용물을 꺼냈다.

그가 내게 남긴 선물을 본 순간, 나는 다시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그곳엔 손가락 마디만한 오팔 조각이 들어있었다. 지난번 타죽은 세 생존자들이 사제들에게서 훔쳐왔었던 바로 그 오팔이다. 어린 모습이었을 때의 카히나가 내 숙소에 들어와 되찾아갔었던, 나와 그와의 첫 만남의 단초가 되었던 물건 아니었던가.

검은 철성 안에서 코메트들에게 쫓기던 긴박한 순간에 그는 자신의 살에 박힌 볼트를 빼내고 이 조각을 몸 안에 넣어 숨긴 게 분명했다. 왜 그렇게까지 이 조각에 집착했는지. 왜 내게 이걸 남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살을 찢어 이것을 감추던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난 영혼이 떠난 그의 얼굴을 다시 매만져 주었다. 내 생전에 과연 그의 웃음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단 한 번만이라도, 날 쳐다보며 지어주는 그의 눈웃음을 단 한 번이라도 꼭 다시 볼 수 있다면 그날로 신의 가슴에 이 늙은 영혼을 묻어도 털끝만큼도 서럽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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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그의 유전자 캡슐을 만들었다. 그의 오팔 눈동자가 다시 깨어나 콜로니의 환한 햇살 아래 빛나는 날을 꿈꾸며, 내 모든 정성을 다해 그의 분신을 만들었다.

캡슐 위에 R-1-1 [시그마]라는 코드를 써넣었던 나는 카히나라는 이름도 함께 써 넣었다. 그런데 무언가 허전했다. 카히나가 그의 진짜 이름이었는지, 그저 사제들을 뜻하는 말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난 얼굴에 큰 칼자국이 있던, 검은 철성을 마지막까지 지키던 당당한 여자 사제에게 나만의 이름을 주고 싶었다.

난 ‘지혜로운 이’를 뜻하는 고대 바람어를 그 옆에 조심조심 새겼다. 앞으로 그가 다시 눈을 뜰 세상에서는 ‘오염된 자’라는 왜곡된 이름 대신, 부디 이 이름으로 불리기를 바라면서.

- 오르마즈 -

이마 388년, 다하카르의 달, 29일 02시.

구조단 총단장

트라카의 선택을 받은 자, 마스모간 타리프 카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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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한 어젯밤의 온라인 정팅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덧 : 출판본은 1부 8권 57쪽에 나오는 카렐의 꿈과 깨었을 때의 상황이 이 부분의 메타포가 될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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