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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The Iron Vein-878화 (873/1,132)

< -- 878 회: Part 6. 저승길에 남겨놓은 발자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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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오르테의 유리관 앞에 쭈그려 앉은 세데스는 한참을 넋 놓은 채 아무 말도 없었다. 분명 상복을 입고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어야 할 때지만 지금은 어머니의 장례조차 맘 놓고 치러 줄 수 없는 처지였다.

“미안해, 엄마.”

세데스가 관을 더듬으며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

오르테의 시체가 있을 곳은 본가의 장례가 열리던 홀도 아니고, 영안실도 아니었다. 누군가는 지하실에 감춰 두자고도 했지만 차마 양심상 그렇게까지는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셔틀 창밖으로 스쳐 지나는 비엔의 밤 풍경을 내다보며 어머니의 관을 몇 번이나 쓰다듬었다.

“언젠가 올 상황이었잖아요.”

세데스는 어깨를 더듬는 옆자리 남자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비켜, 이럴 기분 아니니까.”

“힘드시면 제게 기대시고…….”

“기대긴 누구한테 기대! 내가 제후인데!”

세데스가 언성을 높이며 쿠베를 거칠게 떠밀었다. 나름 위로가 통할 줄로 알았던 쿠베는 그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머쓱한 얼굴로 일단 물러났다. 씩씩대며 그를 노려보던 세데스는 다시 오르테의 관을 더듬었다.

“전 그냥…….”

우물쭈물거리던 쿠베는 한쪽의 무릎담요를 가져다가 세데스의 어깨에 살며시 덮어주었다. 속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지금은 유일하게 기댈 어머니를 잃고 의지력이 약해진 이 나이어린 제후를 어떡해서든 그에게 기대게 만들어야 했다.

“제후라고 모든 걸 다 이겨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쿠베의 넓은 가슴이 움츠러든 세데스의 어깨를 살며시 품어 안았다.

“괜찮아요, 다 잘 될 테니까. 제가 곁에 같이 있잖아요.”

“후우.”

지금까지 날카롭게 가시를 세웠던 세데스도 결국 힘없이 눈을 감으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내 곁엔 아직 사람이 없다고.”

세데스가 탄식처럼 중얼거렸다. 그가 몇몇 측근들 외에는 어머니의 죽음을 일단 숨긴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암살범은 다른 사람도 아닌 그의 최측근 비서관이었고, 살인이 벌어진 곳도 하필 그의 집무실이었다.

“엄마 수하들도 내 편을 안 들 거야. 보나마나 날 암살 배후로 의심할 거라고. 내가 별 것도 아닌 일로 엄마하고 티격태격했던 건 사람들이 다 알아.”

세데스가 이마를 싸쥐고 고개를 저었다.

생전의 어머니와 왜 쓸데없이 기세싸움을 벌이려 했었던 것인지, 왜 어머니에게 재혼 이야기를 꺼내 화를 북돋웠던 것인지, 별의별 후회가 다 몰려왔지만 이제와 다 쓸모없는 짓이었다. 그와 어머니와 요즘들어 부쩍 마찰이 잦았다는 건 가문 사람이라면 모르면 간첩 취급받을 정도였다.

쿠베가 그의 귀에 대고 계속 겁나는 말을 속삭였다.

“보세요, 기회를 잡은 가문 원로들도 제후님을 사정없이 물어뜯을 게 뻔해요. 어쩌면 플라칼 가가 ‘이제야 최고제후 노릇 좀 해 보자’며 벼르고 나설지도 모르죠.”

“…….”

“그러니까 지금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시면 옛날의 네페티 그분처럼 될지도 모릅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죠?”

“말도 안 돼.”

‘네페티’라는 말에 세데스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너무 어린 나이에 가족을 모두 잃고 서부최고제후가 되었지만 결국 가문 원로회의 꼭두각시로 전락해 남부최고제후와 강제결혼을 했던 네페티의 젊은 시절은 세데스에게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최악의 미래 시나리오였다.

“난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아뇨, 그때보다 더 나쁘죠. 그때 네페티 부인은 가족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지는 않았잖아요.”

“빌어먹을! 지금 나한테 힘을 주려는 거야! 겁을 주려는 거야!”

가뜩이나 심경이 불안정하던 세데스는 또다시 버럭 화를 내며 쿠베를 거칠게 밀어냈다. 그가 현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읽어낸 쿠베가 다시 살며시 다가서서 품에 조심조심 끌어안았다.

“설마요, 제가 왜 그럽니까.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거죠.”

“입조심하라고.”

“네페티 그분도 오르마즈 경이 계속 곁을 지키고 있었다면 그 꼴이 되지는 않았을 테죠.”

“그러니까, 네가 오르마즈 경처럼 내 곁을 지키겠다 이 말이야? 네가?”

세데스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제겐 옛 근위대도 있고, 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는 재벌들도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못 드러낼 뿐이지 연금 중이던 그놈보다 못할 게 뭐 있죠.”

세데스는 쿠베의 넓은 가슴에 기댄 채 입술에 잔뜩 힘을 주고 있었다.

그도 쿠베의 배후에 관해 전혀 모르는 건 아니었다. 옛 사교도들이 주축이 된 북부 재력가들―지난 제위전쟁 막판에 황제 때문에 큰 손해를 입었던―이 뒤에 있고, 지난 전쟁 때 도주한 3만의 정예 근위대가 그의 휘하에 건재하게 남아있으니 그에게는 분명 큰 힘이 될 남자였다. 쿠베 역시도 나름의 계산이 있으리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지금 그는 누구에게든 기대고 싶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계속 지켜드린다니까요.”

쿠베가 떨고 있는 세데스의 콧등과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죠?”

쿠베가 축 처진 세데스의 귓가에 속삭였다.

“슈발츠발트에 다 왔습니다.”

조종사의 목소리와 함께 셔틀이 어딘가에 내려앉았다. 셔틀 창밖으로는 달빛도 거의 없는 심야의 으스스한 숲이 내다보였다. 관 속에 누워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쳐다본 세데스는 어깨에 덮고 있던 담요를 그 위에 조심스레 덮어 주었다.

“자주 올게, 엄마, 조금만 기다려 줘.”

세데스는 침통한 얼굴로 관에서 시선을 돌렸다. 바깥에서 미리 기다리던 사복 비밀헌병들이 셔틀에 들어와 조심스레 관을 내갔고 다리가 풀린 세데스도 비틀거리며 그 뒤를 따랐다.

“이 정도면 완벽하죠?”

쿠베가 사방을 에워싼 숲을 가리키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여길 빠져나가든, 외부에서 접근하든, 500스타디아(75km)가 넘는 이 빽빽한 원시림을 통과해야 하죠. 지형이 험해서 차는 고사하고 말도 다니기 힘듭니다. 범람원에 강까지 있어서 셔틀이 아니면 못 지납니다. 이 정도면 아무도 접근 못 합니다.”

“놀러온 거였다면 정말 좋았겠지.”

세데스가 고개를 푹 숙이고 어머니의 관을 따라 걸었다. 오르테의 관을 든 헌병들은 숲 중간에 휑뎅그레하게 서 있는 오래된 폐가에 들어섰다. 2층 정도의 이 단출한 석조건물은 워낙 오래 방치되어 언뜻 소름이 끼치는 공포극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었다. 그렇지만 무성한 나뭇가지와 덩굴 속에 감춰진 조각품들과 고급스런 대리석 석재는 이 건물의 처음 지어졌을 때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옛날에 교단에서 수습 성직자들을 위한 수도원으로 썼던 건물이지요. 수백 년을 안 써서 이젠 완전히 잊혀졌죠.”

쿠베가 랜턴을 켜들고 앞장서 나아갔다. 그는 아직 덜 치워진 덩굴을 손으로 휙 걷어내고는 지하로 내려가는 낡은 문을 열어젖혔다.

“어머니를……이런 데 모시라고?”

박쥐 떼라도 몰려나올 것 같은 음침한 지하실 모습에 세데스가 경악을 하며 물었다.

“겉보기만 이렇습니다. 잠깐만 여기 모셔놨다가 일이 해결된 후에 가문 묘에 정식으로 매장하면 됩니다.”

세데스는 마지못해 쿠베를 따라 안에 들어섰다. 쿠베의 말대로, 지하실 안쪽은 생각 외로 규모도 크고 깔끔하게 꾸며진 사무실이었다.

좁은 복도를 사이로 수십 개의 방이 미로처럼 얽혀 초행인 사람들은 길을 잃기 딱 좋은 구조였다. 구석구석 작은 방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서류와 함께 무언가 일에 몰두하고 있었고, 상주하는 병사들과 요원들을 위한 숙소도 따로 꾸며져 있었고, 한쪽에는 의료시설까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여기가 대체 뭐 하는 곳이지? 지금까지 내 땅 안에 몰래 이런 곳을 꾸며놓고 있었다고?”

세데스가 험악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교단의 정보망이 선술집 같은 곳에서나 소문 같은 걸로 이루어진 줄 아셨습니까.”

쿠베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으스대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제가 함께하고 있으니 이젠 이 조직이 모두 당신 겁니다.”

쿠베가 세데스의 귀에 대고 힘을 주어 말했다. 그도 이 남자의 이런 말을 모두 믿을 만큼 어수룩하지는 않았지만 권력기반을 모두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입장이 아니었다. 그런 세데스의 속을 읽어낸 쿠베가 작게 속삭였다.

“지난번 말씀드린 대로, 가문 헌병들이 계속 같이 머물 겁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니까요.”

“그래, 알았다니까.”

세데스는 마지못해 그의 말을 긍정하며 헌병들의 뒤를 따랐다. 20여명의 측근 헌병대 요원들이 이곳에서 오르테의 관을 모신다는 핑계로 계속 머물면서 혹시라도 이들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게 아닌지 감시할 예정이었다. 그도 쿠베를 의지하기는 하지만 절대 ‘주어진 힘 이상’을 욕심내도록 놔둘 생각은 없었다.

헌병들은 지하실 제일 안쪽의 밀실에 관을 내려놓았다. 아무 치장도 없는 음산한 방 풍경이 세데스의 맘을 더 찢어놓았다.

“방 꼴이 이게 뭐냐, 싹 청소하고 단장도 하고 화분하고 꽃도 가져다 놔. 다음에 왔을 때도 이 모양이면 죄다 목을 비틀어놓을 테다.”

“알겠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헌병들에게 호통을 친 세데스는 이곳에 혼자 남을 어머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 방에서 돌아섰다. 발길이 쉬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젠 현실로 돌아가야 했다.

“그 꼬마가 여기 있다고?”

“예, 따라오십시오.”

헌병들을 모두 물러놓은 세데스는 이번엔 혼자 쿠베의 뒤를 따라갔다. 쿠베는 여기서 다시 복잡한 복도를 몇 번 돌고는 좁은 철제계단을 지나 지하로 또 내려갔다.

‘길이라도 잃고 혼자되면 나오지도 못하겠군.’

세데스는 지나온 좁은 복도를 돌아보며 무심코 허리춤의 칼을 확인했다. 지하다보니 방향을 잡을 수가 없어 어느 길을 어떻게 타고 온 것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지하계단을 몇 바퀴 돌아 내려간 곳에는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줄줄이 이어진 유리벽 방들이 보였다.

“이거 어디선가 말로만 들어 봤던 풍경 같은데?”

세데스가 쿠베를 슬쩍 흘겨보며 빈정거렸다.

“황궁 지하 감옥을 본 딴 거냐? 네가 거길 맡고 있었지?

“아하, 황궁 지하 감옥은 교단 시대에 지어진 거거든요. ‘유리방’도 마찬가지고요. 아마 이 건물이 더 오래됐을 걸요? 굳이 원조를 찾자면 이편이 더 가까울 겁니다.”

쿠베는 유리벽 사이 복도를 뚜벅뚜벅 걸어 마지막에 있는 작은 문 앞에 섰다.

“물론, 거기와의 차이라면 여기서는 안에서 밖을 못 내다본다는 거고요.”

쿠베를 뒤따라온 세데스도 그 작은 문 안에 시선을 주었다.

“…….”

“그냥 꼬마일 뿐이죠?”

세데스는 잠시 대답을 미뤄둔 채 유리벽 안쪽 방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속옷 한 장만 걸친 소년이 허름한 침대 위에서 보다 만 책을 끌어안은 채 베개에 얼굴을 묻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온몸을 잔뜩 웅크린 터라 어떻게 생겼는지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어린아이답지 않게 제법 단단한 근육이 온몸에 자리를 제대로 잡았고 어깨에는 선명한 용무늬의 ‘황족문’이 고귀한 신분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 소년이 뒤척이는 듯 고개를 조금 돌려 옆모습을 드러냈다. 완만한 콧날과 턱선이 황제의 날카롭고 강인한 이목구비보다 훨씬 부드럽고 선한 인상이었다.

“어머니 말씀대로 저 정도면 꽤 잘생긴 꼬마로군.”

세데스가 한참만에 비로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마가 왜 저래?”

몸 전체에 난 자잘한 상처는 페스트에서 붙잡을 때 생긴 게 분명했지만 이마에 난 큰 상처와 그 중앙에 박힌 이상한 쇳조각은 보통 상처와는 분명 달랐다.

“별 것 아닙니다. 만일을 대비해 추적 장치를 단 것 뿐입니다. 아물면 멀쩡해집니다.”

쿠베가 대충 둘러대며 세데스의 눈치를 살폈다.

“저놈을 어쩌실 거죠?”

“어쩌긴, 데리고 있다가 써먹어야지.”

세데스가 힘없이 대답했다.

“소문대로 황제가 불치병으로 조만간 죽을 운명이라면 저 꼬마를 써먹을 데가 생길 테니까. 얼마동안은.”

언뜻 단호하게 말했지만 그의 말에는 별로 힘이 없었다.

“아니면…….”

세데스는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물론 쿠베는 그가 하지 않은 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황제와 상대하는 것이 무모하다고 판단된다면 ‘폭도들 손에서 되찾아왔다.’고 생색을 내며 돌려줄 참인 것이 분명했다. 물론 쿠베, 아니 아스탈 입장에서는 전혀 달갑지 않은 양다리 걸치기였지만 지금의 쿠베는 무조건 세데스의 편을 들어주는 척 해야 했다.

“그나저나 꼬마가 있기는 너무 추운 거 아냐. 옷이나 제대로 입혀 주던지.”

“원래 이 감방 안에선 벌거벗겨서…….”

쿠베는 말을 끊고 세데스를 다시 돌아보았다.

“웬일이세요.”

한때 태자였던 저 꼬마의 한심해진 꼴을 함께 맞장구치며 비웃어주려던 의도였지만 그러기엔 세데스의 맘이 너무 심하게 무너져 있는 모양이었다. 긴 눈썹을 축 늘어뜨린 채 소년을 쳐다보는 세데스의 시선에서는 방금 했던 말에 어울리는 살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봐.”

쿠베는 한쪽에 있는 간수에게 담요를 가져오라고 손짓을 했다. 여자 앞에서 어른 값도 못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남자로 보일 수는 없었다. 담요를 끌어안은 간수가 헤네티의 호위를 받으며 조심스레 유리문에 손을 댔다. 간수의 손이 문에 닿는 순간, 소년이 미세하게 움찔거렸다.

“봐요, 피는 피라니까요. 저놈 깼어요. 아닌 척만 하고 있죠.”

쿠베가 세데스에게 입을 다물라고 손짓했다.

“저놈이 경의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라도 들으면 절대 안 되니까 지금부터는 조심하세요.”

쿠베가 헤네티와 간수에게 눈을 쫑긋거렸다. 헤네티가 문을 절반쯤만 열자 간수가 그 안에 담요를 재빨리 던져 넣었다. 그리고 헤네티가 다시 문을 닫으려 했다.

“엇.”

당황한 헤네티가 움직이지 않는 문을 다시 당겼다. 하지만 어찌된 건지 열린 유리문이 힘을 주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됐다!”

누워 있던 주페가 책을 내던지고 벌떡 일어나 열린 문짝으로 번개처럼 돌진했다. 문과 씨름하고 있던 헤네티가 정신을 퍼뜩 차리고 고개를 돌린 순간, 주페는 한쪽 어깨로 이 어른 전사를 온 힘껏 들이받아 복도 밖으로 밀어냈다.

“이쿠!”

무기도 빼들지 못한 헤네티는 무시무시한 힘이 실린 이 소년의 돌격에 미처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하고 뒤로 벌렁 나동그라졌다. 담요를 던져 넣었던 간수도 헤네티에 밀려 함께 쓰러졌다.

“문이, 문이…….”

그들과 뒤엉켜 복도 밖으로 뛰쳐나온 주페는 출구 쪽으로 휙 돌아섰다. 하지만 그의 코앞엔 방금 쓰러뜨린 헤네티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무서운 상대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

“이 맹랑한 놈이!”

쿠베의 무지막지한 손에 얻어맞은 주페는 공중을 붕 날아가 맞은편 유리벽에 쾅 부딪치고 맥없이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고개를 든 주페는 쿠베 뒤에서 놀라 주춤거리며 물러나고 있는 여자와 시선이 딱 마주쳤다. 그가 한참 올려보아야 할 정도로 훌쩍 큰 키에 다부진 체격, 가무잡잡하고 매서운 인상이 무척이나 익숙했다.

“세, 세데스 델루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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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수가 너무 많아져서 이젠 편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가능한 한 편에 많이 올리는 방향으로 연재하려 합니다. (이번도 좀 길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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