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맥The Iron Vein-883화 (878/1,132)

< -- 883 회: Part 6. 저승길에 남겨놓은 발자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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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세요, 이것부터 뽑아야죠,”

루스탐이 시체의 머리카락 한 움큼을 움켜잡자 코나가 경기 들린 사람처럼 발끈하며 그의 손을 탁 쳐냈다.

“뭐 하냐!”

“예?”

뭐가 그리 화가 났는지, 코나의 얼굴이 시뻘개져 있었다. 하지만 분명 일행이 황제에게서 받은 명령에는 ‘관 내부의 화면 찍어서 남기고 누군지 확인하게 머리카락도 뽑아 와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그는 시체의 얼굴을 만지려는 자이납의 손까지 확 쳐내며 부르르 이를 드러냈다.

“함부로 손대지 마라.”

“왜 그래요, 꼭 주인 지키는 불독 같이.”

자이납의 기가 막힌 비유에 루스탐이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시끄러.”

코나는 들은 척도 않고 혼자서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관 안에 톱과 절단기를 넣어 마치 즉석에서 부검이라도 하는 양 손을 바삐 움직였다. 물론 그는 사람 두개골을 가르는 법도, 심지어 수술 도구를 제대로 잡는 법도 알지 못했다. 그저 마지막에 겸자로 금색 막대를 집어 꺼내는 시늉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됐다.”

코나는 소매에서 몰래 꺼낸 잔딕 모조품을 투명한 상자에 담아 자이납에게 내밀었다. 그리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조심해라.”

“웬일이세요.”

씨익 하고 이를 드러내 보인 자이납은 뒤로 휙 돌아서서 모두 다 보라는 듯 상자를 손에 쥐고는 눈밭을 가로질러 달려가기 시작했다. 누군가 뒤를 쫓아주기를 바라면서.

“어쩌죠?”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피가 마른 슈라가 멀리 차에서 보고 있을 아트위야에게 다급히 물었다.

“저놈들이 12번 잔딕을 빼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가 바싹 타기는 화면으로 이곳을 빤히 보고 있는 아트위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오르마즈의 시체일 리가 없다’며 맞은편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밀리타와 눈앞의 화면을 번갈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 놓치면 영영 못 찾습니다. 명만 주시면 당장 공격해서 빼앗겠습니다.”

“여긴 카파키 종가 안인데…….”

슈라가 단호한 대응을 제안했지만 아트위야로서는 섣불리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여긴 종가 내부이고, 지금 대놓고 싸움이 벌이는 건 자칫 정체를 드러낼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결정이었다.

“제발, 허락해 주십시오. 다른 놈들이 끼어들기 전에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슈라의 초조함이 목소리로 전해져왔다. ‘잔딕’을 건네받은 ‘한 가디언’이 동료들이 남은 무덤을 정리하는 동안 어디론가 막 달려가고 있었다.

“젠장.”

아트위야의 파란색 눈과 금색 눈이 번갈아 빛을 내며 그의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벌벌 떨고 있는 밀리타를 한 번 째려보았던 아트위야가 결국 결정을 내렸다.

“따라가 빼앗아. 시체도 함께.”

전나무 꼭대기에서 소리도 없이 움직이던 두 개의 오팔에서 날카로운 빛이 번쩍 뿜어나왔다.

“뒤를 조심해라, 자이납. 5시, 6시, 8시 방향 3명이다,”

“헤에. 셋이나요?”

카렐은 발 빠른 자이납이 누군가의 묘석을 훌쩍 뛰어넘어 꽁꽁 얼어붙은 눈밭 위를 필사적으로 달리는 모습을 걱정스레 지켜보았다. 헤네티들 셋이 쫓았지만 쉽사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워낙 추운 기온 때문에 수증기까지 하얗게 얼어붙어 짙은 안개가 덮고 있다 보니 그의 빼어난 시력으로도 그 이상은 볼 수가 없었다.

그때, 이번엔 발 밑에서 루스탐의 짧은 비명이 들려오자 가슴이 철렁한 그가 얼른 밑을 내려다보았다. 자이납을 쫓아가고 뒤에 남은 두 명의 헤네티들이 이번엔 관 옆에 남아있던 코나와 루스탐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이크!”

코나와 루스탐은 공격해 오는 두 헤네티들에 놀란 척 밖에 꺼내놓은 관과 장비들까지 자리에 그대로 놓아둔 채 혼비백산 도망치기 시작했다. ‘두 도굴범’을 쫓아낸 헤네티들은 이들이 꺼내놓은 관에 눈을 가져갔다.

“빨리 시체 꺼내!”

그들은 관 뚜껑의 잠금장치 따위는 무시하고 힘으로 무작정 뜯어냈다. 뜯긴 관 뚜껑을 옆에 동댕이친 그들은 잔뜩 기대에 찬 얼굴로 ‘오르마즈의 시체’ 위에서 솜 무더기와 염하는 데 쓴 삼베포를 허겁지겁 걷어냈다.

“이런.”

막 시체를 꺼내려던 그 둘의 손이 딱 굳었다. 눈앞의 광경에 충격을 받아 굳어버린 그들은 머리 위에서 갑자기 많은 눈발이 우수수 쏟아지기 시작한 것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맙소사, 함정이다.”

둘 중 하나가 창백해진 얼굴로 할룩스를 든 순간, 그들의 머리 위로 이번엔 그냥 눈이 아니고 집채만한 눈 더미가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응?”

그제야 소리를 들은 헤네티가 뒤로 고개를 휙 돌렸다. 그렇지만 이미 그의 등 뒤엔 하얗게 얼어붙은 눈을 온몸에 뒤집어쓴 괴물이 부리부리한 무지개빛 눈을 부릅뜨고 서 있었다.

“어, 엇.”

뒤를 돌아보던 헤네티의 목은 영영 앞으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아드득 소리와 함께 목이 뒤로 돌아간 헤네티는 비명도 못 지른 채 눈밭에 쓰레기처럼 내동댕이쳐졌다.

“익!”

그제야 상대를 파악한 나머지 한 명이 재빨리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재빨리 뒤를 쫓으려던 카렐은 갑작스런 현기증에 자리에서 잠시 휘청거렸다. 도망치던 적이 할룩스로 동료들에게 알리려던 순간, 카렐이 던진 도끼가 뒷덜미를 쩍 소리를 내고 쪼개어 놓았다.

“악!”

할룩스를 떨어뜨리고 바닥에 나동그라진 헤네티의 몸에서 푸른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비틀거리며 뒤를 따라간 카렐이 미리 준비한 방염포를 꺼내 시체 위에 재빨리 덮어 큰 연기가 퍼지는 건 막았다. 하지만 열기가 얼마나 강한지 주변의 눈까지 스르르 녹아들어가고 있었다.

“학, 학.”

지금까지 잔뜩 숨을 죽이고 있던 카렐이 비로소 크게 내쉬면서 길고 하얀 입김이 피로 물든 눈밭 위를 덮었다. 아직 성치 않은 상태로 너무 오래 맹추위를 견뎌서인지 몸이 굳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카렐은 비틀거리며 관으로 돌아와 뚜껑을 다시 열었다. 시신에 입혀진 검은색 로브와 망토, 긴 머플러를 본 순간, 카렐도 코나처럼 움찔하며 놀랐다.

“설마…….”

카렐이 시신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이상하게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괜찮으십니까.”

잠시 도망갔던 코나와 루스탐이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카렐에게로 달려왔다. 코나는 말없이 시신의 얼굴을 만지고 있는 카렐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복장을 봐서 아무래도…….”

“펜지켄트 지하의 역대 대신관 묘에서 봤던 그 옷이군.”

카렐이 입술에 힘을 꽉 주었다.

“어쩌면 그게 사실일 수도…….”

카렐은 남자의 얼굴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사교 ‘대신관’인 아스탈이 어머니 세네피스에게 ‘같은 아버지를 둔 동생’이라 말했던 것도, 이 남자의 얼굴이 무척이나 낯익은 것도 하나같이 그의 얼토당토않은 가설과 하나 둘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그 묘에서 마지막 한 자리가 비어 있었지.”

카렐의 깊은 한숨이 관 위에 뿌연 입김을 그려놓았다.

“그런데 왜 하필 여기지?”

그때, 코나의 할룩스가 울리면서 자이납의 다급한 목소리를 전했다.

“여기요! 뒤에서 뭘 막 쏴요! 잡힐 것 같아요! 이제 버릴까요?”

“네가 알아서 하고 잘 도망이나 쳐.”

코나가 짜증스레 대답하며 그가 달아난 자작나무 숲 쪽을 돌아보았다. 스코프를 켰지만 뿌연 얼음안개 때문에 자이납이나 그를 쫓아간 3명의 헤네티들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도로 묻으실 겁니까?”

“아니. 내 생각이 맞다면 제 위치에 둬야지. 손에 있는 쪽지도 꺼내 봐야 하고. 누가 쓴 편지인지 대충 감이 오는구나.”

카렐은 관을 어깨에 불끈 짊어지고는 일어섰다.

“뒷정리는 보안국에서 할 테니 따라와.”

카렐은 관을 어깨에 지고는 온 길을 그대로 돌아 우베의 차가 있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일행은 자이납이 달아난 자작나무 숲 쪽을 몇 번이나 돌아봤지만 멀리 도망갔는지 보이지를 않았다.

카렐이 헤네티들을 때려잡고 있던 시간, 묘지 옆의 자작나무 숲에서는 피 말리는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12번 잔딕’을 갖고 도망치는 자이납을 두 명의 부하들과 함께 바싹 뒤쫓던 슈라는 맘이 급했다. 부근 어딘가에 황실 보안국 요원들이 있을 것이 뻔했다. 도망치는 놈이 그들과 만나기 전에 반드시 잡아야 했다.

추격전이 길어지면서 초조해진 그는 결국 ‘마우저’를 번쩍 빼들고는 도망치는 자이납의 등에 대고 당겼다.

“으엑!”

상대방이 자길 겨누었다는 것을 직감한 자이납은 눈 위에서 급히 방향을 돌리려다가 바닥에서 죽 미끄러지며 눈밭 위에 볼썽사납게 뒹굴었다. 슈라가 쏜 일격이 하얀 자작나무 가지에 명중하면서 나무 중간이 뚝 꺾여 쿵 소리를 내며 눈밭 위로 통째로 쓰러졌다.

“아쿠!”

넘어진 나무 뒤에서 고개를 든 그는 그새 바싹 다가와 있는 적 헤네티들을 보고는 혼비백산 일어나 다시 달렸다. 막 다리에 속도를 붙이던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잔딕을 바닥에 뚝 떨어뜨렸다.

“에구머니.”

놀란 척 과장된 몸짓을 하며 뒤로 돌아서려 했던 자이납은 여전히 뒤를 쫓는 적을 보고는 떨어뜨린 잔딕을 놓아둔 채 가던 방향으로 계속 도망쳤다.

“됐다!”

자이납을 따라온 슈라는 바닥에 떨어뜨린 잔딕을 냉큼 주워들었다. 투명한 상자에 들어있다 보니 내용물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마우저 사격에 얼마나 놀랐는지, 저 멍청이 같은 가디언은 이 중요한 물건도 못 챙긴 채 뿌연 안개 속 빽빽한 자작나무들 사이로 헐레벌떡 멀어져가고 있었다.

“됐다! 돌아와.”

잔딕을 확인한 슈라는 함께 자이납을 쫓던 부하들을 불러들였다.

“시간 없으니 일 키우지 말고 저놈은 도망치게 놔둬. 우린 이대로 빠져나가면 돼.”

일단 목적을 달성한 그는 만족스런 얼굴로 묘 바깥으로 향했다. 지금까지는 모두가 대성공이었다.

“여기 오래 있는 건 기분이 영 좋지 않아.”

일단 목적을 달성한 슈라와 두 명의 헤네티들은 꽁꽁 언 눈 위를 쏜살같이 달려 묘지를 에워싼 담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행이 탄 차는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기뻐하십시오.”

하얀 눈을 온통 뒤집어쓴 채 차에 훌쩍 올라탄 슈라가 다짜고짜 웃음부터 지었다. 그리고는 품에 고이 가져온 투명한 상자를 아트위야에게 쓰윽 내밀었다.

“12번 잔딕입니다.”

“확인해 봐야지.”

신중한 아트위야는 일단 돋보기를 대고 상태부터 유심히 살폈다. 황금색 케이싱은 오랜 기간 몸 속에 있던 때문인지 거무튀튀하게 변색이 되어 있었고, 표면엔 체조직으로 보이는 이물질도 군데군데 묻어 있어 그가 지금껏 봐 왔던 반짝거리는 새 잔딕과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모양이나 무게감, 위에 새겨진 글씨까지 분명 12번 잔딕으로 보였다.

“수고했다.”

그제야 표정이 환해진 아트위야가 수고한 슈라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나저나, 시체는?”

“다른 두 놈이 가져오기로 했습니다만……아직 안 왔습니까?”

슈라가 급히 할룩스를 확인했지만 ‘오르마즈의 시체를 가져와라’며 보냈던 두 부하들에겐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젠장, 당한 것 같습니다.”

슈라가 할룩스를 탁 껐다. 나름 잔뜩 기대했던 오르마즈의 시체를 갖지 못하게 된 아트위야가 낯을 찡그렸지만 이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고집을 피울 만큼 생각 없지는 않았다.

일단 ‘임무’를 완수한 아트위야는 맞은편에 있는 밀리타를 힐끔 째려보았다. 술집에서만 해도 그리 당당하던 그는 이미 사색이 다 된 채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아트위야가 그의 앞에 내주었던 럼을 다시 빼앗아 자기 입술에 대며 말했다.

“어쩌지? 이제 위대한 현신께서 말씀하신 대로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겠는데.”

밀리타는 당혹스런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호소했다.

“말도 안 돼요! 정말 믿어 달라고요! 제가 팠을 때 거기엔…….”

“명색이 위대한 현신의 피를 이은 사람이니 내 닥치라는 험악스런 말까지는 쓰지 않지.”

아트위야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나도 자네 심정 이해는 하네만, 그대의 주인인 대신관의 명을 내 어쩌겠나.”

아트위야는 헤네티들이 밀리타의 방한복을 억지로 벗겨내는 광경을 지켜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대신관님과 연락하게 해 줘요! 이건 말도 안 된다고요! 난 그분을 속인 일이 없어요!”

“그럼 이건 어쩌고?”

아트위야가 밀리타의 눈앞에서 잔딕을 흔들며 쯧쯧거렸다.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채 질질 끌려가는 밀리타를 지켜보던 그는 마지막으로 차를 떠나는 헤네티에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지시한 내용은 알고 있지? 실수하지 마라. 손발가락 잃는 정도까지는 괜찮아.”

“물론입니다.”

“그럼 내 궁전으로 가자. 가서 잔딕이나 찬찬히 살펴봐야지.”

“빨리 타세요. 저놈들 출발했어요.”

운전석에 있던 우베가 스캐너를 보이며 카렐을 재촉했다. 코나와 루스탐이 오면서 내내 ‘무사할까’ 걱정했던 자이납은 벌써 차 안에서 히터에 손을 비비며 히히덕거리고 있었다. 웬만한 사람 서너 명 체중은 될 무거운 석관이 얹히자 차가 바닥으로 푹 주저앉았다.

“이크, 이게 뭐여, 이걸 꼭 가져가야 돼요?”

차의 무게 게이지를 본 우베가 기겁을 했다.

“이대로는 속도 내서 제대로 못 달리는데. 가뜩이나 눈 때문에 길도 엉망인데 그냥 여기 던져놨다가 나중에…….”

두고 가자는 말에 갑자기 발끈한 코나가 차 조종간을 주먹으로 쾅 치며 소리를 질렀다.

“일단 가! 어차피 셔틀이 위에서 또 쫓고 있으니까!”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우베가 차의 출력을 최대한 높이고 일단 출발시켰지만 그의 말대로 속도가 영 시원찮았다.

“폐, 아니, 사장님만 해도 체중이 2인분인데 거기에 저것까지 실었으니 어디 잘 나가겠냐고요.”

“잔소리 말고!”

이번엔 카렐의 호통에 기가 팍 죽은 우베가 마지못해 차를 계속 몰아붙였다. 하지만 문제의 차는 스캐너에 작은 점으로만 나올 뿐 눈에도 보이지 않을 거리로 멀어진 모양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앞서가는 차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갔다. 10분을 넘게 달린 후에는 이미 따라잡기도 힘들만큼 뒤처져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뿌연 얼음안개 때문에 눈앞의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저놈들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보안국 셔틀도 추적하고 있을 테니 지금이라도 그놈들 보고 덮치라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상관없다. 그놈들 잔딕으로 알고 가져간 막대에 추적 장치를 달아놨으니 이번에야말로 본거지를 파악할 절호의 기회다.”

코나는 우베가 또 불평을 하기 전에 일찌감치 입을 막아버렸다.

“어, 저놈들 차 중에 한 대가 도로를 벗어나는데요?”

우베가 다시 스캐너를 가리켰다. 잔딕을 훔쳐간 일당이 탄 차 중 한 대가 갑자기 도로를 벗어나 아무 것도 없는 눈벌판 위를 달리고 있었다.

“잔딕을 가진 차는 계속 도로를 따라 가고 나머지 한 대는 다른 곳으로 빠졌습니다. 놈들이 둘로 갈라졌는데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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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코윈의 환경을 설정하면서 모델로 삼은 지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문명권 거주지로 알려진 러시아  북동부 [사하 공화국]입니다.

이곳의 세계적인 지하자원의 보고이지만 한겨울 기온은 평균 영하43도, 추운 날은 영하 60도까지도 떨어집니다. (신들이 황금과 보물을 들고 가다가 너무 추워서 떨어뜨린 곳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설화가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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