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10 회: 파트7. 그들처럼 될 수는 없기에. -- >
.
.
.
비록 황자들을 잡아내지는 못했지만 사카의 희생이 아주 의미 없는 건 아니었다. 120명의 헤네티들을 거느리고 산 정상에서 내려온 바에자는 풍차 언덕의 분전 덕분에 황실군이 주의를 빼앗긴 광경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 근위대를 압박하던 베아트릭스가 황자들을 구하기 위해 병력을 이끌고 황급히 빠져나가면서 지금껏 궁지에 몰렸던 근위대 1천3백의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보였다.
“힘들지 않으십니까.”
루토가 지친 표정이 역력한 바에자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체력적으로 월등한 헤네티들과 함께 정상에서 이곳까지 험악한 절벽을 타고 숨이 넘어가게 달리면서도 이 고집 센 현신은 새벽부터 지금까지 힘들다는 말 한 마디 꺼낸 일이 없었다. 무거운 무기와 갑주, 짐들은 모두 헤네티들이 들어줬지만 일반인의 몸을 가진 그에게는 버티기 힘든,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강행군이었을 터였다.
“이까짓 거.”
바에자가 맡겨놓았던 갑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으며 억지로 태연한 척했다. 굳은살 가득한 그의 발이 그새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본 루토는 울컥한 맘에 손을 내밀어 만져볼 뻔했다.
“서쪽으로 20스타디아만 더 가면 황실군 방공망을 벗어나 우리 편 수송선을 탈 수 있습니다. 적이 흐트러졌을 때 빨리 빠져나가셔야…….”
“나 혼자 치욕스럽게 살아 돌아갈 순 없지. 포위된 근위대도 최대한 구해야 한다.”
무장을 다 갖춘 바에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단호하게 말했다. X 헤네티들이야 어차피 대신관의 친위부대이지만 근위대는 아니었다. 무장 경력이 없는 아스탈을 대신해 그들을 교단의 충실한 군대로 키운 것이 바로 바에자 자신이었고, 그들이 피해를 입는 건 바에자의 교단 내 세력에 흠집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아마 놈들도 내가 우리 편이 공격받는 사이 도망가리라고 예상하고 있겠지. 그래 줄 수야 있나.”
무장을 마친 바에자가 손에 칼과 방패를 빼들며 헤네티들 앞으로 성큼성큼 나섰다. 그 어떤 마구스들도 보여주지 않는, 오직 바에자만의 매력이었다.
“어딜 가시든 따르겠습니다.”
루토를 선봉으로 한 헤네티들이 한 손에 칼을, 한 손에 마우저를 들고 일제히 그를 따라 일어섰다. 바에자가 칼을 앞으로 향하고 앞장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나를 따라라!”
바에자의 인도를 따라, 120명의 헤네티들이 돌격대형을 이루고 포위당한 근위대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산에서 내려온 교단 수뇌부가 도망치기는 고사하고 도리어 선제돌격을 해 오자 가장 당황한 건 페로였다. 휘하 가디언과 보병들을 그들의 예상 도주로에 매복해 두었던 그에게는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보병이나 가디언도 없이 기병들만으로 헤네티들을 막아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가디언들 빨리 이리로 오라고 해!”
페로는 매복해 있던 가디언 부대에 회군령을 내리고는 기습해오는 적과 일단 맞섰다. 가디언들이 올 때까지 포위망이 뚫리지 않고 버티는 것이 관건이었다.
“적 사령관을 찾아내라! 그놈만 잡으면 된다!”
붉은 준마에 탄 페로는 몰려오는 헤네티들 중 ‘누가 적 사령관인지’부터 알아내려 했지만 딱히 말에 탄 자도 없고, 모두가 같은 복장, 거의 비슷한 체형이라 구분도 되지 않았다.
“젠장! 어떤 놈을 죽여야 하는 거야!”
페로가 적 대장을 찾느라 머뭇거리는 새, 기병대 후방을 기습한 헤네티들은 포위망 한구석을 무서운 기세로 파고들었다. 거의 결정이 난 듯 보였던 전투는 이들의 개입으로 방향추가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다.
“마우저 조심해!”
사방에서 기병대 지휘관들의 고함이 터졌다. 헤네티들이 쏘아대는 마우저가 사방에서 빗발치면서 기병 수십이 중상을 입고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정규군 중 가장 단단한 중장기병의 갑옷도 마우저에서 몸을 지켜줄 수 있는 부분은 머리와 가슴 같은 급소뿐이었다.
“가디언들이 곧 올 테니 잠깐만 버텨라!”
기병대의 포위망이 돌파당하자 페로가 이를 갈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적의 기세를 빨리 꺾을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이놈들 사령관 어디 있나! 비겁하게 숨어있지 말고 당장 나타나지 못해!”
페로는 창을 빼들고 헤네티들 주변을 오가며 고함을 질렀다. 큰 준마와 화려하게 차려입은 갑옷 덕분에 기병들 사이에서도 그의 존재는 눈에 확 들어왔다.
“각하! 물러나십시오! 마우저가 어디서 날아들지 모릅니다!”
경호를 맡은 페다이가 기겁을 하며 주인의 말을 막아섰다. 씩씩대며 말을 돌리려던 페로는 코앞으로 무언가가 쌕 하고 날아가는 모습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엇?”
그 짧은 순간, 눈썰미 좋은 페로는 헤네티들 중간에 섞인 한 사람을 찾아냈다. 다른 헤네티들과 똑같은 갑옷 차림에 사병 계급장을 달고 있지만 다른 자들과는 어딘지 움직임이 달랐다. 서너 명의 헤네티들이 바싹 붙어 호위하고 있는 것도 이상했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옆의 헤네티들에게 무언가 속삭이기만 할 뿐 앞장서 싸우지 않는 것도 어색했다.
“저놈이다! 저길 쏴!”
페로는 주변의 경기병들에게 그자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 페로의 손짓에 경기병들 십여 명이 일제히 그자를 향해 중투창 세례를 쏟아 부었다.
“이런!”
바에자에게 투창 무더기가 쏟아지는 것을 본 루토가 바에자 앞에 휙 뛰어들어 양손검을 온 힘껏 휘둘렀다. 그의 거대한 검이 공중을 휙 돌면서 박살이 난 투창 조각들이 공중에 흩어졌다. 하지만 그가 미처 막아내지 못한 투창 한 발이 바에자의 투구 옆쪽을 박살내 놓았다.
“잡았다!”
페로와 기병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잠깐이었다. 투구가 부서지며 쓰러졌던 바에자는 칼을 짚고 바로 벌떡 일어섰다. 절반 부서진 투구 안쪽에서 피가 줄줄 흘렀지만 그는 자신의 건재함을 보이려는 듯 도리어 칼끝으로 페로를 똑바로 가리켰다.
- 난 고작 옆머리지만 넌 아예 골을 부숴 주마. -
“저놈……아니, 저년…….”
바에자의 무시무시한 기세보다 페로를 더 놀라게 한 건 입 한 번 놀리지 않고도 그의 머릿속을 찌릿하게 울리는 상대의 소리였다. 그는 상대가 ‘소리 없이 말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언젠가 사에나가 브리핑에서 보여주었던 ‘제9교단 마구스 바에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말로만 듣던 마구스들의 특별한 능력을 실감한 페로는 일순간 온몸에 전율하는 공포를 느꼈다.
“저년 죽었다더니?”
페로의 머릿속이 엉망이 되었다. 어쨌든 자기가 찾은 자가 마구스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상 더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페다이를 비롯한 4명의 호위가디언과 함께 바에자를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잡교 변태수괴가 여기 있었구나!”
“주인님을 지켜!”
페다이가 외쳤다.
“현신님을 지켜라!”
페로 가디언들에 질세라 루토가 기세를 올리며 페로의 호위가디언들을 막아섰다. 헤네티들이 페로에게 마우저를 겨누려 했지만 페로의 가디언들이 던진 묵직한 도끼가 한 발 앞서 그들의 이마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익!”
바에자에게 날아드는 가디언들의 도끼를 몸을 날려 쳐낸 루토가 바닥에 뒹굴었다. 그런 그에게 쌍검을 든 페다이가 번개같이 달려들었다.
“네놈 헤네티가 아니고 가디언 같은데!”
목을 노리고 휘두른 페다이의 검이 루토의 투구 귀 부분을 꽝 소리를 내고 멀리 날려버렸다. 잠시 정신이 멍멍해졌지만 루토도 물러서지 않고 양손검을 힘껏 휘둘러 페다이를 밀어냈다. 헤네티들이 페로 가디언들과 육탄전에 휘말리면서 뒤쪽의 바에자가 짧은 순간 고립되었다.
- 그래, 와 봐라. 사령관끼리 서로 실력 한 번 보자꾸나. 이 천한 인간 같으니. -
바에자는 이 모든 상황을 각오한 듯, 한 손에 방패를, 나머지 한 손에 장검만 든 채 페로를 똑바로 겨누었다. 그는 두 다리로 바닥을 단단히 디디고 그를 맞을 태세를 취했다.
“기꺼이!”
페로도 창을 겨드랑이에 단단히 끼고 바에자를 향해 말에 속도를 붙였다. 헤네티도 아닌 이상, 말에도 타지 않은 상대 정도는 쉽사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바에자의 방패를 향해 창을 내질렀다.
“이 잡신 같으니!”
한쪽 다리로 뒤를 단단히 디딘 바에자는 방패를 비스듬하게 틀어 페로가 내지르는 창을 교묘하게 옆으로 휙 비켜냈다. 돌격의 충격으로 방패가 사선으로 찢어지며 소름끼치는 소음이 주변을 울렸지만 바에자는 끝까지 넘어지지 않고 몸을 한 바퀴 휙 돌려 자신의 옆을 스쳐가는 페로의 다리를 향해 칼을 힘껏 휘둘렀다.
“아윽!”
바에자 옆을 빠르게 스쳐간 페로가 비명을 지르며 허벅지를 붙들었다. 바에자의 칼에 벤 허벅지에서 엄청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 인간 치고는 나쁘지 않구나. -
여전히 그 자리에 선 바에자가 피투성이 얼굴에 기이하게 웃음을 보였다.
“뭐 저런 년이…….”
웬만해서는 누군가를 두려워하지 않던 페로였지만 이번만은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느낌이었다. 상대는 가디언도 아니고 체구도 크지 않았다. 말도 타지 않고 고작 칼과 방패 한 장만 든 자에게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당했다는 것이 페로로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현신일지도 모르겠다.’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페로의 머리를 짧게 스쳤지만 곧 분노가 공포를 압도해냈다.
“두 번까지 피하는지 어디 보자!”
페로가 창을 추슬러 다시 돌격했다. 조금 전 망신을 당한 그의 눈에는 오직 설욕을 해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때, 페로는 상대가 갑자기 칼을 버리고 무언가 흰 것을 번쩍 쳐들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그 짧은 순간, 그는 바에자가 명사수라는 사실을, 자신이 적에게 말려든 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이젠 물러날 수도 없었다.
“엇!”
페로의 팔은 본능적으로 표적을 향해 창을 내질렀고, 바에자도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바에자의 마우저에 맞은 페로의 머리가 뒤로 휙 돌아갔다.
“악!”
바에자의 행운이 이번에도 반복되지는 못했다. 페로의 육중한 돌격을 두 번째로 맞은 그의 방패는 이번엔 완전히 두 동강이 나 흩어졌고, 바에자는 부서진 방패를 껴안은 채 뒤로 붕 날아가 한참 떨어진 흙바닥에 나뒹굴었다.
“현신님!”
깜짝 놀란 루토가 눈앞의 페다이를 힘껏 쳐내고 바에자에게로 달려갔다. 페로의 창에 갈비뼈 아래를 찔린 바에자가 바닥에서 힘겹게 신음하고 있었다. 쓰러진 현신 주변을 헤네티들이 허겁지겁 에워쌌다.
“어딜 도망가!”
기세등등하게 루토를 쫓으려던 페다이는 주인 페로 역시 말 위에서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소리에 경악을 하며 급히 방향을 돌렸다. 지금 바에자를 잡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주인님?”
페다이가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지르며 헐레벌떡 뛰어갔다. 페로의 왼쪽 눈구멍에 큼직한 구멍이 뚫린 채 피와 체액이 주르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우저를 눈에 맞았다면 즉사가 분명했다.
“학, 학.”
투구가 부서진 채 흙바닥에서 꼼짝도 않던 페로가 갑자기 낮게 신음소리를 내며 바닥의 흙을 더듬거렸다.
“주인님? 제가 보이십니까! 의무병! 의무병 불러와!”
페다이가 조심스레 그의 투구를 벗겼다. 마우저의 탄은 머리를 관통하지 않고 부서진 안구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그렇지만 뇌까지 뚫지는 못했는지 분명 아직 살아서 숨을 쉬고 있었고, 희미하나마 의식도 있었다.
“베아트릭스 경이 올 때까지……루코프 장군에게 지휘를 맡긴다…….”
페다이의 가슴에 안긴 페로가 뭔가 찾는 듯 계속 바닥을 더듬거렸다.
“내 투구, 투구 어딨어.”
“부서졌습니다.”
페다이의 대답에도 페로는 투구를 결국 집어 품에 꽉 끌어안았다.
“황제가 만든 거야, 알아? 황상이 만들어 주신 거라고.”
그의 부서진 투구를 본 페다이는 어떻게 주인이 죽지 않고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특별한 투구’의 눈구멍 강화유리는 보통 투구의 것보다 몇 배는 두꺼웠고, 그 안쪽엔 이상한 섬유까지 덧대어져 있었다.
페로는 하나 남은 오른쪽 눈을 껌벅거리며 전장을 돌아보았다. 멀리 숨겨두었던 그의 가디언부대 50여명이 이제야 도착해 헤네티들과 막 싸움을 시작하는 참이었다. 하지만 방금 돌파당한 곳을 통해 고립되었던 근위대들이 이미 도주를 시도하고 있었다. 포위가 뚫린 이상, 황실군으로서도 최대한 쫓아가 살육하는 것 외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우리가 이긴 거지?”
페로가 흐려지는 의식을 가다듬으며 억지로 입을 열었다.
“호드르 산을 탈환하지 않았습니까.”
‘적 마구스 의도대로 되었습니다.’라고 말할까 했던 페다이가 최대한 에둘러 대답했다. 호드르 산을 폭도들에게서 해방시킨다는 목적은 어쨌든 달성했으니 승리는 승리였다. 다만 헤네티와 근위대를 전멸시킨다는 거창한 목표는 이제 ‘추격해서 최대한 죽인다.’는 정도로 낮춰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의 할룩스에 베아트릭스가 보낸 짧은 문장이 들어왔다.
- 장태자께서 적 헤네티 대장 사카를 죽이셨습니다. -
“푸하하하.”
페로는 피범벅이 된 얼굴로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메시지 내용을 페다이와 가디언들, 자신을 상처를 응급처치하는 의무병에게 억지로 보여주며 넋 나간 사람처럼 계속 껄껄거렸다.
“누군지 알아? 내 핏줄이라고, 황제와 내 핏줄이라고.”
그는 피로 범벅이 된 손으로 부서진 투구를 공중에 쳐들었다. 비록 완벽한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이것으로도, 아니 장태자가 전공을 얻었다는, 명예와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이상의 의미로 충분했다.
“내가 아니고 장태자가 개선장군이야. 기특한 녀석.”
“각하, 진정하십시오. 부상이 심합니다.”
“시끄러. 난 제정신이야.”
페다이는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떠들어대는 페로를 급히 들것에 싣고 사령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들것에 실린 후에도 그는 여전히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피가 묻은 투구를 품에 안으며 같은 말을 반복해 중얼거렸다.
“고마워…… 카렐. 고마워.”
들것에 실려가는 페로의 뒤로 호드르 산에서 도망치는 근위대들의 비명과 그들을 쫓는 황실군 기병대의 함성이 검게 물든 밭을 핏빛으로 물들이며 이틀간의 치열한 토벌전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곳을 성지로 선언하며 기세 좋게 ‘성전’을 시작하려 했던 교단의 기세도 황실의 강력한 반격에 결국 ‘반란’ 정도로 격하되어 일단은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수백의 희생자가 났고, 총사령관으로 나선 총리까지도 쓰러졌지만 열흘 후 있을 ‘제국 총회’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황제의 의지는 이제 확실하게 다져진 듯 보였다.
++++++++++++++++++++++++++++++++++++++++++
이번 편을 끝으로 파트7은 끝을 맺습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파트8 : 어머니와 딸들] 은 이름 그대로......이런저런 모녀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오르와 아지드, 카렐과 세네피스 포함......)
파트 제목은 마일드(?) 하지만 내용과 엔딩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혈맥 The Iron Vein 팬카페 : http://cafe.daum.net/TheIronVein
The Iron Vein 개인지 주문게시판 : http://www.tasawwuf.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