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성장과 새로운 과제
다음날 아침 가람은 평소처럼 가볍게 뛰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삐리링
[개인 훈련이 진행됩니다.]
체력 훈련
조깅 0/8km
그와 동시에 개인 훈련 시스템이 작동됐다. 가람은 처음에 5km였던 조깅은 어느새 8km로 바뀐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제길 이 시스템... 능력치에 맞춰서 프로그램 강도도 높아지는구나.’
어차피 차도 없고 운전도 못하는 가람은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은 후 1군 훈련장인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를 향해 뛰어갔다.
8km라면 좀 먼 거리지만, 오히려 이 정도가 몸을 풀기에는 딱 좋은 거리였다. 그렇게 뛰기 시작한지 얼마 후 가람은 잠시 자신의 몸상태에 대한 생각에 빠졌다.
‘지금은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잡는 게 최선의 선택이겠지.’
그리고 가람이 상태창에 대해 인식을 하자 바로 눈 앞에 상태창이 나타났고, 어제 경기 MOM과 데뷔골, 놀라운 골을 기록해 얻은 미분배 포인트도 눈에 들어왔다.
김가람 / 나이: 만 18세 / 키 : 176 / 몸무게 68 / 주발 오른발
|개인기 55|,|슈팅 53|,| 킥정확도 70|,|드리블 70|,|헤딩 52|,|패스 52|, |태클 80|,|민첩 65|,|체력 70|,|속도 80|,|몸싸움 70|,|위치선정 73|
미분배 포인트 : 21
‘지금 능력으로 봤을 때 60 정도가 리그1에서 뛸 수 있는 최소 능력인 것 같으니 부족한 건..’
가람은 경기를 뛰면서 나름 리그1에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 먹히는 지 파악할 수 있었다.
70은 리그에서 경쟁이 되는 능력이고, 80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능력 중에서 떨어지는 능력을 60으로 끌어올리거나, 아니면 경쟁력 있는 능력을 투자하는 게 좋은 것이었다.
그때 가람의 머리를 스치는 사타구니 슈팅.
‘그래. 만약 그때 좀 더 기민하게 밸런스를 잡았다면 그렇게까지 치욕스러운 골은 넣지 않았겠지.’
가람은 몸의 밸런스와 반사신경을 좌우하는 민첩에 스탯포인트를 투자했다.
|민첩 65 -> 70|
그리고 남은 16포인트에 어떤 걸 올리지 고민하다가 결국 가람의 눈에 들어온 스탯은 아직 60도 넘지 못한 스탯이었다.
|개인기 55|,|슈팅 53|,|헤딩 52|,|패스 52|
‘그래 한쪽에 능력을 특화하기 보다는 최소한의 조건을 맞추자.’
가람은 부족한 능력을 채우기로 마음먹고, 잠시 개인기와 슈팅 능력치를 고민했지만, 지금은 결국 수비수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패스와 헤딩에 포인트를 배분했다.
|헤딩 52 -> 60|,| 패스 52 -> 60|
그렇게 모든 포인트 배분을 마친 가람의 시야에는 어느 덧 1군 훈련장에 들어왔고, 도착과 동시에 이어지는 또 다른 개인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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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스카우트 실
“움직임이 좋군. 킥 정확도도 상당해.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를 넓게 보는 시야가 저 또래에는 가질 수 없는 건데 차암.. 대단하군. 이거 누가 찾았다고?”
“리사 뮐러 그녀예요.”
“리사 뮐러가? 역시 녀석은 스카우트해야 한다니깐. 얼마전에 스포츠 기자되겠다고 떠난 녀석이 어떻게 이런 대물을 찾은 거야? 대단하다니깐! 혹시 야마구치 너한테 바로 연락 온 거야?”
“넵. 어제 영상이랑 추천 관련된 문서도 보냈어요.”
“하아~ 알다가도 모르겠다. 뭐 그건 남녀 사이의 일은 알아서 하시고요. 문서나 보내봐.”
야마구치라고 불린 30대 중반의 중후한 멋을 풍기는 동양인 남성이 출력된 문서를 건네자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중년의 뚱뚱한 사내가 한 손에 도넛을 입에 물고는 입을 열었다.
“흐음.. 뛰어난 축구 재능과 폭넓은 시야, 그리고 정확한 킥과 태클. 터프한 경기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라.. 역시나 거의 정확하게 보고 있네. 그래서 어떻게 스카우트 제의 넣을 꺼야?”
“제가 언제 영상이랑 추천만 보고 스카우트 제의 했습니까?”
“하긴 그렇지! 우리 빠꼼이가 그냥 넘어갈 일은 없지. 그런데 너 머지 않아 수석코치로 자리 옮긴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바쁘지 않겠어?”
“필립씨. 저는 아직은 수석코치가 아니라 스카우트 팀 팀장 수석 스카우트 야마구치 켄입니다.”
“아우~ 저 특유의 동양인의 성실함은 언제 봐도 적응이 안 되네. 그럼 직접 보러 간다는 거지? 갈 때 우리쪽 아이 하나 붙여줄 테니깐 잘 활용해봐. 이건 잘 먹을께~”
필립은 이런 일을 한두번 해본 게 아니라는 듯 데이터 분석팀의 스탭 한 명을 야마구치에게 붙여주며 야마구치가 선물로 가지고 온 도너츠 상자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야마구치의 핸드폰이 작게 울렸다.
찌이잉~
- 고객님. 대답 없으면 다른 팀에 자료 보내려고 하는데요.
리사 뮐러가 보낸 도발적인 메시지에 야마구치캔은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 금액은 만나서 주도록 하지. 저 친구 다음 경기가 언제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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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더랜드 1군 훈련장
1군 회복 훈련이 끝나고 가람은 좀 더 훈련하기 위해 훈련 장비들을 꺼내자, 그걸 유심히 지켜보더 리 캐터몰이 다가왔다.
“꼬맹이 개인 훈련하려고?”
“넵. 감독님한테도 이미 허락은 받아서 오후까지 훈련장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그렇다는 말이지.”
잠시 무언가 생각을 하던 리 캐터몰은 가람의 말을 듣고는 어디론가 갔고, 가람은 리 캐터몰의 모습을 잠시 지켜봤다.
그리고 이내 눈에 익숙한 사람 2명이 리 캐터몰에 잡혀 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주장. 저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저.. 저.. 저는···”
잡혀온 이들은 조지 허니먼과 던컨 왓모어이었다.
둘은 무언가 불만을 토로했지만, 리 캐터몰의 험악한 인상에 묵인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우리 팀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녀석들이지. 맥스 파워 녀석도 있는데 그녀석은 워낙 웨이트 훈련에만 치중해서 말이야.”
“그게 무슨..”
“그게 무슨 말이 아니라고 꼬맹이. 너는 이 선더랜드의 미래를 이 녀석들과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그러니 너희들 셋은 호흡을 맞추고 훈련을 해야 한다는 거지!!”
리 캐터몰의 마이 페이스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무시해버리자, 가람은 기가 찼다.
게다가 가람은 자의가 아닌 타의로 하는 훈련은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의견을 거절하려고 했다. 그때
삐리링
[던컨 왓모어에게 완벽한 태클로 공을 탈취하기 0/10]
[보상 : 태클 스탯 10 포인트 ]
[조지 허니먼에게 프리킥 대결에서 승리하기]
[보상 : 킥정확도 스탯 12 포인트]
생각지 않은 메시지 창이 나왔고, 가람은 바로 허리를 숙여 조지 허니먼과 던컨 왓모어에게 인사를 건넸다.
“훈련을 같이 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열심히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가람의 싹싹하고 열정적인 태도에 던컨 왓모어와 조지 허니먼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고, 가람과 함께 훈련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렇게 셋을 뭉치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있던 리 캐터몰은 자리를 비켰고, 때마침 훈련장으로 들어오는 그런트 리드비터를 보게 되었다.
“그런트! 너 어디 가냐?”
“아.. 그게 아니라.. 가람이가 혼자 훈련하는 거 같길래 제가 도와주려고 왔어요.”
“오! 역시 우리 부주장! 마음씨가 좋아.”
“그렇죠. 그럼 주장은 들어가도록 하세요.”
이번에는 리 캐터몰의 흉계에 빠져나왔다는 생각으로 웃으며 가람이와 미리 와있는 조지 허니먼과 던컨 왓모어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때 리 캐터몰이 그런트 리드비터의 손을 잡았다.
덥썩!
“이미 늦었어. 우리 노인네들이 아니라 가람이는 젊은 친구들한테 맡기고 너는 요즘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맥스 파워랑 같이 체력훈련이나 하자구.”
“네에? 맥스 파워 그 녀석이랑요? 잘못하면 죽는다고요!! 주장! 저희 나이도 있는데요.”
“그래. 나이도 있으니깐 해야지. 리그 후반에 가면 떨어지는 체력을 이때 끌어올려야지. 안 그러면 승격에 걸림돌만 된다고!”
“아아! 그래도 주장!!”
멀어지는 그런트의 모습을 보며 가람은 살짝 안 되었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저었지만, 사실 지금 훈련에 많은 사람의 조언은 독이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상태창이 제시한 미션만 해결한다면 상당히 좋은 스탯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 두 사람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그렇게 셋은 함께 몸을 풀고 가볍게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개인 훈련은 우선 가람이 하는 프로그램에 맞춰 던컨 왓모어와 조지 허니먼이 따라왔는데 생각보다 가람의 훈련 수준이 높아서 둘은 살짝 놀랐다.
“가람.. 너 이걸 매일 같이 하는 거야?”
“네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감각이 둔해지는 것 같아서요.”
뻐어엉!
가람은 프리킥 모형을 세워두고 마지막 프리킥을 차서 개인 훈련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걸 본 조지 허니먼이 공을 가지고 가람이 찼던 자리로 가서 입을 열었다.
“하긴 너도 킥이 정확해서 프리킥을 연습하면 팀에 좋은 무기가 될 것 같아. 너 어떤 발을 쓰는 게 편해?”
“지금은 오른발이요.”
“지금은?”
“네에. 왼발은 연습 중이거든요. 아직은 오른발이 편해요.”
“너 설마 양발 다 쓰려고 연습하는 거야?”
“물론이죠.”
가람의 말에 조지 허니먼과 던컨 왓모어는 고개를 저었다.
한쪽 발을 제대로 쓰는 것도 힘든 일인데 양발을 연습한다는 말은 그들이 듣기에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람은 자신의 포지션을 오른쪽 윙백에서 멈출 생각이 없다.
조금씩 능력을 키워서 결국에는 원래 포지션인 스트라이커 자리에 갈 것이고, 그때는 한쪽 발의 스폐셜 리스트보다는 양발을 쓰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기에 지금이라도 이 썩은 몸을 개조할 필요는 있다.
“뭐 그건 힘든 길이지만 양발을 다 쓰면 좋겠지. 우리 심심한데 프리킥 대결이나 해볼까?”
“나.. 나는··· 안 할래.. 어차피.. 질.. 것 같아.”
던컨 왓모어는 이미 팀 전담 프리키커인 조지 허니먼과의 승부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자리를 빼었고, 가람은 어차피 그를 이겨야 포인트를 얻기에 웃으면서 답했다.
“프리킥 대결 좋죠. 그냥 하면 재미 없으니깐 음료수 내기 어때요?”
“가.. 가람아.. 조지.. 팀전담.. 키커야.. 무리..”
“알고 있어요. 던컨씨 하지만 그래야 더 재미있죠. 어때요? 조지씨”
“이야 우리 슈퍼 루키가 이렇게 나오는데.. 그냥 물러설 수는 없지. 바로 진행하자!”
그렇게 가람과 조지 허니먼의 프리킥 대결은 진행되었다. 잠시 후 가람은 음료수를 사러 1군 훈련장에 비치된 매점으로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조지 허니먼은 가람에게 이긴 걸로 끝나지 않고, 자신이 알고 있는 프리킥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물론 가람은 이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조지 허니먼의 친절을 거절하지 않았다.
이어진 던컨 왓모어와의 대결에서도 가람은 공만 걷어내는 완벽한 태클을 걸지 못했고, 그렇게 1일차 대결은 마무리되었다.
그런 모습을 리사 뮐러는 멀리서 지켜봤다. 그리고 누군가한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