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맨유U23전[1]
2019년 3월 2일 레이그 스포츠 빌리지(맨유 U23 홈경기장)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북부 준결승 / 맨유 U23과의 경기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맨유 U23의 홈구장에서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북부 준결승. 맨유 U23과 선더랜드, 선더랜드와 맨유 U23의 경기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특별 해설 위원으로 개리 네빌씨를 모셨습니다.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게리 네빌입니다.”
“아무래도 친정팀 그거도 2군 팀이 대회 준결승까지 올라온 것이 기쁘실 것 같은데요.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시나요?”
“솔직히 이 경기는 레쉬포드 선수가 결정 지을 것 같습니다. 그가 U23팀에 있는 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가 경기에 나왔다는 것 자체로 경기는 맨유 U23팀의 승리를 점칠 수 있을 것 같군요.”
“역시나 친정팀의 우세를 점치고 계신데요. 선더랜드가 리그1에서 1위를 달리면서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맨유 U23팀이 유리함을 고집할 수 있을까요?”
캐스터의 말에 개리 네빌은 기다렸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물론 선더랜드의 최근 기세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솔직히 백투백 강등 이후 절치부심해서 다시 승격을 하고자 하는 의지는 높이 사고 있습니다. 실제로 다이렉트 승격이 가능한 순위에 있고요. 하지만 아무리 축구가 팀 스포츠라고 해도 개인 역량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 역량이라면, 역시 왼쪽 윙어로 나오는 레쉬포드를 막을 선더랜드의 오른쪽 윙백인 김가람 선수의 개인 역량이 부족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솔직히 객관적으로 봐도 국가대표 경기에서 입은 장기 부상만 아니었어도 1군에서 펄펄 날았어야 하는 레쉬포드 선수입니다. 물론 지금은 감독과의 마찰 때문에 U23 경기에 뛰고 있지만 말이죠. 솔샤르는 레쉬포드의 경기감각과 부상 재발 때문에 U23팀에서 뛰게 한다는 인터뷰를 했지만, 소위 말해 길들이기를 하는 중이죠. 참 멍청한 짓입니다.”
“아하하. 해설자님.. 약간 감정이 격해지신 것 같습니다.”
“아. 이런! 죄송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선더랜드가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레쉬포드 선수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렇게 말씀드리는 순간 양팀 선수들 입장합니다.”
그후 아나운서는 양팀의 선발 라인업을 호명했고, 뒤이어 양팀의 전술에 대해서 개리 네빌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맨유 U23은 전방에 레쉬포드 선수를 배치하고 4-1-4-1 전술입니다. 역시나 카운터 전술을 사용하죠. 레쉬포드 선수가 최전방에 있지만 사실 역습 시에는 윙어의 모습으로 상대 사이드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게 되죠. 그때 중앙 미드필더인 조쉬 보후이 선수가 스트라이커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조쉬 보후이 선수가 이번 대회 레쉬포드 선수의 패스를 받아 벌써 4골을 넣고 있으니 선더랜드는 맨유 U23의 역습 시 레쉬포드에게만 집중하면 안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선더랜드는 4-2-3-1 포메이션으로 오랫동안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윌 그릭 선수가 들어왔네요. 잭 로스 감독 아무래도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오른 호성적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대부분 1군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존 맥플래건
김가람 – 글렌 로번스 – 아드리안 마리아파 – 브라이안 오비에도
맥스 파워 – 리 캐터몰
던컨왓모어 - 조지 허니먼 – 에이든 맥기디
윌 그릭
“그렇죠. 그리고 레쉬포드를 막을 선수로는 역시 이 선수! 김가람 선수가 나왔습니다. 과연 개리 네빌 위원님의 예측처럼 레쉬포드 선수가 김가람 선수의 수비를 뚫어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는 맨유 U23팀의 공으로 시작되었다.
시작과 동시에 리 캐터몰과 맥스 파워 등 중앙 미드필더는 라인을 끌어올리며 전방에서 압박을 가했고, 그들의 움직임에 맞게 중앙 수비수인 글랜 로번스가 라인을 끌어올렸다.
“선더랜드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전방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맨유 U23 선수들 크게 당황하는데요.”
선더랜드의 거친 압박에 맨유 U23선수들은 당황했고, 머지 않아 맨유 U23의 중앙 수비수가 맨유 U23 골키퍼 딘 핸더슨에게 패스가 짧게 나가면서 그 공을 에이든 맥기디가 가로챘다.
“치명적인 실수! 에이든 맥기디 공을 따냅니다.”
“선더랜드는 이런 찬스를 살려야 합니다. 골키퍼와 1대 1찬스에요.”
뻐어엉!!
“에이든 맥기디 선수가 찬 공 관중석을 향해 날아갑니다.”
“좋은 찬스에서는 침착하게 마무리할 필요가 있어요. 요즘 에이든 맥기디 선수의 발은 날카로웠는데요. 오늘 이 찬스를 살리지는 못합니다. 아쉽네요.”
“맨유 U23은 지금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선수다보니 이런 강한 압박에서는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레쉬포드 선수가 나서서 다른 어린 선수들을 독려하고 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리 네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쉬포드는 박수를 치며 주변 동료들을 향해 무언가 소리를 치기 시작했고, 맨유 U23 선수들은 동요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하지만 선더랜드의 강한 압박은 계속 되었고, 흡사 하프 코트 경기를 하는 것처럼 경기는 선더랜드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서 펼쳐졌다.
“던컨 왓모어 선수의 크로스! 윌 그릭 선수 중앙 수비수를 무너뜨리고 공중을 장악합니다.”
투우웅~
윌 그릭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놓치지 않았고, 그대로 머리에 맞추며 공을 골대 구석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파아아앙~~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딘 핸더슨 골키퍼가 막아냅니다. 계속되는 선더랜드의 압박 속에서도 골문을 굳건히 지키는 딘 핸더슨 선수입니다.”
“아까 레쉬포드 선수를 집중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딘 핸더슨 선수도 만약 맨유의 넘버 1 골키퍼인 데 헤아 골키퍼가 아니라면 충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먹힐 만한 재목입니다. 이미 기량이라면 각 연령별 대표팀에서 준수한 활약으로 지난 17년 U20 월드컵에서 우승에 기여했던 골키퍼입니다.”
“그렇군요. 선더랜드 지금의 좋은 흐름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면 맨유의 매서운 역습을 맛보게 될 텐데 말이죠. 아쉽습니다.”
“그렇죠. 축구는 흐름의 경기입니다. 지금 선더랜드가 좋은 흐름을 가지고 갈 때 결과를 만들지 못 한다면 결국..”
그렇게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딘 핸더슨은 공을 길게 뿌렸고, 그 공은 레쉬포드에게 정확하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공을 받는 순간 레쉬포드의 공을 빼앗기 위해 맥스 파워가 달려들었지만, 레쉬포드는 뒤돌면서 발꿈치로 공을 차서 맥스 파워의 가랑이로 보낸 후 가볍게 그를 벗겨낸 후 공을 향해 달려갔다.
“여기서 맨유 U23의 역습! 맥스 파워 선수 가랑이를 허용합니다. 레쉬 포드 선수 빠릅니다!”
“이거 선더랜드 위기입니다.”
레쉬포드의 빠른 드리블에 중계진이 흥분했다.
그때 아프리카 사바나의 톱슨 가젤을 추격하는 듯한 치타처럼 누군가 레쉬포드르 맹렬히 추격하기 시작했다.
레쉬포드는 누군가 자신을 따라 추격하는 움직임에 서둘러 속도를 높였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촤르르르~~~
레쉬포드가 추격자의 존재를 눈치 챘을 때는 추격자의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은 공에 맞아 터치라인 밖으로 나간 상태였다.
“가람!! 여기서 레쉬포드를 제압해냅니다. 놀라운 속도와 빠른 판단 그리고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로 공만 따내는 가람!! 대단합니다.”
“허.. 이건..”
“레쉬포드 선수는 옆에 있던 부심을 보면서 반칙을 어필해봅니다. 하지만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이었어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개리 네빌은 다시 재생되고 있는 가람의 슬라이딩 태클이 정확히 공을 건드는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가람 선수가 레쉬포드 선수를 따라잡은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완벽한 타이밍에 뻗은 태클입니다. 공만 가로채는 저 태클은 이미 레쉬포드 선수의 역습에 대비해서 많은 훈련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군요. 맨유 U23의 유일한 무기가 이렇게 무력화 된다면 결승에 올라가는 팀은 선더랜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캐스터의 말에 살짝 부아가 올라온 개리 네빌은 다시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저런 태클이 계속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태클이 정확하게 들어갔지만, 자칫 잘못하면 파울이나 카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은 가람선수나 선더랜드에서도 명심해야 할 겁니다.”
개리 네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기는 스로인으로 진행되었고, 공은 다시금 레쉬포드에게 전달 되었다.
하지만 그 순간 이번에도 김가람은 레쉬포드의 앞을 가로막았다. 레쉬포드는 아까 자신에게 태클로 공을 가로챈 게 눈 앞에 보이는 동양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빙긋이 웃었다.
“네가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말할 시간이 있으면 공 간수나 잘해라.”
“뭐야.”
레쉬포드는 가람의 도발에 쉽게 흥분했고, 그와 동시에 가람을 제치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투우욱!!
가람은 이전과 다르게 스탠딩 태클로 정확하게 레쉬포드의 다음 동작을 예측해 공을 가로챌 수 있었다.
“제길!”
레쉬포드의 비명 같은 외침이 들렸지만, 가람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공을 탈취하자마자 속도를 높였다.
‘역시 태클 90이라는 수치는 먹히는군.’
맨유 U23과의 경기를 앞두고 던컨 왓모어와의 훈련에서 가람은 레스터 시티 U23에서 얻은 5 포인트를 속도에 투자해 속도가 85가 되었다.
속도를 높이자, 던컨 왓모어의 속도를 따라잡아 정확한 타이밍에 태클을 넣을 수 있었다.
그 결과 훈련에서 던컨 왓모어를 상대로 10번의 완벽한 태클을 성공했고, 그 보상으로 가람의 태클 스탯은 80에서 90으로 상승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목격한 잭 로스 감독은 레쉬포드의 전담 마크를 가람에게 맡겼고, 김가람은 레쉬포드를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었다.
가람은 점점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고, 가람의 움직임에 맞춰 던컨 왓모어와 에이든 맥기디가 반응했다.
전방에 위치한 윌 그릭이 좀 더 기민하게 반응했다면 더 좋은 기회가 나왔겠지만, 부상의 여파가 남아 있는지 반응은 더뎠다.
“가람 선수 빠릅니다. 맨유의 선수들의 어설픈 압박은 그의 속도를 제지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대로 계속 치고 올라가면 골도 노릴 수 있습니다.”
어설픈 맨유 U23의 지역 방어에 가람은 빈자리를 찾아 쉽게 공간을 침투해 들어갔고, 어느새 중앙 수비수가 있는 상대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그때 왼쪽에서는 에이든 맥기디가 오른쪽에서는 던컨 왓모어가 가람의 움직임에 맞춰서 각각 공간을 점유하며 배후 공간을 노리고 움직여 나갔다.
“김가람 선수! 여기서는 빠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가람은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나아갔고, 중앙 수비수도 더 이상 라인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가람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가람은 왼쪽 풀백을 데리고 중앙 수비수 뒤쪽으로 뛰어 들어가는 던컨 왓모어가 보였다.
‘좋았어.’
가람은 자신의 생각에는 완벽한 타이밍에 맞춰 던컨 왓모어가 공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패스를 넣었지만, 가람의 패스 능력치인 60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가람 선수의 공간 패스.. 조금 길게 뻗어나갑니다. 딘 핸더슨 골키퍼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나와서 처리하려고 합니다.”
딘 핸더슨은 패스가 길었다는 걸 눈치채고 앞으로 튀어나왔고, 던컨 왓모어는 최선을 다해 공에 발을 갖다 대었다.
하지만 부정확한 터치는 골대가 아닌 반대편으로 날아갔고, 그 공간으로 가람이 쇄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