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9화 (20/319)

19화 맨유U23전[2]

가람은 날아오는 공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발.. 아니면 머리.’

물론 자신이 마무리 하지 못한다고 해도 뒤에서 쇄도하고 있는 에이든 맥기디가 마무리할 것이었다.

하지만 완벽한 찬스를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양보를 한다. 그것도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그건 오랫동안 스트라이커로 회귀의 삶을 살았던 경험이 온 몸으로 거부했다.

‘못 먹어도 고!!!’

가람은 날아오는 공의 낙하 지점을 포착했고, 다행히 빼어나진 않지만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위치선정 능력 73은 가람이 원하는 위치까지 몸이 따라주었다.

그리고

토오오옹~~

방향만 살짝 바꾼 헤딩

원래는 정확하게 이마에 맞춰 강하게 헤딩을 하려고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헤딩 능력 60으로는 이마가 아닌 머리 옆을 맞게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게 뛰어난 민첩성으로 자세를 다시 회복한 딘 핸더슨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토토토통~~

“고오오오오오올~~~ 전반 10분 선더랜드! 슈퍼 루키 김가람 선수의 골로 경기를 앞서나갑니다.”

“어.. 이런..”

맨유 U23의 승리를 당연히 예상하고 있던 개리 네빌은 해설자라는 신분을 잊어버렸는지 진심에서 나온 한탄이 터져나왔다.

“이 골은 김가람 선수의 태클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수비부터 공격의 마무리까지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있습니다. 위원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제 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겠군요. 가람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사실 저런 움직임은 감독의 부분 전술과 훈련을 통해서 나왔겠지만, 그걸 실제로 결과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는 몇 없거든요. 어쩌면.. 우리가 새로운 보물을 발견한 건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거 정말 사람 평가에 박한 개리 네빌씨께서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습니다. 방금 전하고 너무 다른 거 아닌가요?”

“그렇기는 하지만 솔직히 저도 같은 포지션에서 뛰어봐서 알고 있는데요. 현역 시절 저렇게 깔끔한 태클은 해보지도 못했거든요. 거가다가 마무리 능력까지 정말 대단합니다.”

맨유 U23의 승리를 기대하며 약간 편파적인 중계를 했던 개리 네빌은 순식간에 가람에게 빠져들었는지 가람의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전반 초반 이른 실점을 한 맨유 U23을 상대로 선더랜드는 꾸준히 압박을 가했고, 한 골을 먹혔다는 것과 강한 압박에 맨유의 어린 선수들은 쉽게 무너졌다.

그나마 딘 핸더슨의 미친듯한 선방이 더 이상 추가 실점을 막을 수 있었고, 그렇게 후반 80분까지 1대 0 스코어는 이어졌다.

“윌 그릭 선수의 슈팅! 이번에는 골대 안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들어갑니다.”

퍼어엉!!

“하지만 여기서도 또 다시 나온 딘 핸더슨의 놀라운 선방! 딘 핸더슨 선수는 가람 선수와 마찬가지로 인생 경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오늘 딘 핸더슨 선수가 아니였다면 분명 선더랜드가 더 많은 득점으로 경기를 이길 수 있었을 겁니다.”

딘 핸더슨은 공을 손으로 튕겨낸 후 공중에 뜬 볼을 재차 점프해 완벽하게 잡아냈다. 그리고 공을 돌리기 위해서 전방을 봤다.

하지만 맨유 U23 선수들은 이미 경기가 끝난 것처럼 공격에 나설 생각도 없어 보였고, 그나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던 레쉬포드 옆에는 가람이 붙어 있었다.

‘제길..’

여태까지 레쉬포드가 가람의 태클로 무기력하게 바닥에 구르거나 공이 빼앗긴 걸 세려면 손가락으로 부족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레쉬포드 말고는 뾰족하게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이 없었기에 딘 핸더슨은 공을 레쉬포드가 있는 쪽으로 던졌다.

그렇게 공은 레쉬포드쪽으로 날아갔고, 레쉬포드는 공이 오는 걸 보고 화들짝 놀랐다. 그건 자신이 공을 받은 후 이어질 무참한 광경을 상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놀람과 함께 일어난 약간의 멈침을 가람은 놓치지 않았고, 뛰어난 위치 선정과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정확하게 가로챌수 있었다.

“여기서 가람 선수의 가로채기.”

“이런 레쉬포드 선수 적극적으로 다투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된 실패에도 한번의 성공을 위해서 도전하는 게 중요한데요. 아쉽습니다. 저러면 안 됩니다.”

가람은 또다시 공을 몰고 전진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던컨 왓모어와 이번에는 몸이 풀린 윌 그릭도 가람의 움직임에 반응했다.

그렇게 셋, 그리고 반대편에서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에이든 맥기디도 움직이자, 맨유 U23선수들은 긴장하면 자신이 지켜야 하는 공간을 찾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직도 공간을 제대로 점유하지 못하고 있어. 계속 찬스를 내줘도 자신들의 실수를 모르는 건가?’

그나마 지금까지 버틴 건 딘 핸더슨의 선방 때문이었는데 맨유 U23팀 스탭들은 무슨 생각인지 계속 수비 진형의 문제를 수정하지 않고 있었다.

덕분에 가람은 쉽게 맨유 U23 선수들의 어설픈 수비 진형을 산책하듯 마음대로 헤집고 다닐 수 있었다.

그렇게 가람이 터치라인에서 중앙까지 치고 올라오자, 윌 그릭이 중앙 수비수 사이로 뛰어 들어갔고, 그걸 뒤늦게 알아챈 중앙수비수와 오른쪽 윙백이 윌 그릭의 움직임에 맞춰 따라 움직였다.

‘이번에 좋아.’

윌 그릭의 노련한 움직임에 깨진 맨유 U23의 어설픈 오프사이드 트랩은 깨졌고, 가람은 그 타이밍을 정확하게 노려 오른발 바깥쪽을 이용해 깎아차듯 크로스를 올렸다.

“가람 선수 윌 그릭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영리하게 크로스를 올립니다.”

“가람 선수 여러 번 크로스를 올렸지만, 매번 위협적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좋은 선수예요.”

이번 경기로 완전히 가람의 팬이 되어 버린 개리 네빌의 칭찬이 이어지고, 윌 그릭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보며 뛰기 시작했다.

윌 그릭은 노련한 위치선정과 정확한 점프로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 한 후 이번에야말로 골을 넣겠다는 듯 슈팅 동작을 이어갔다.

뻐어엉!!

투우욱

하지만 이번에는 맨유 U23의 중앙 수비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윌 그릭의 슈팅을 방어하려고 했고, 결국 옆구리에 공이 맞았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런 움직임은 미리 윌 그릭의 슈팅 각도를 예측하고 있던 딘 핸더슨에게 방해만 될 뿐이었다.

휘리릭~

그렇게 수비수 몸에 맞고 반대편으로 꺾이게 되었고, 모두 그 순간 두 번째 골이 터졌다는 걸 직감했다.

그때

퍼어엉!!

“윌 그릭 선수가 찬 공이 수비수 맞고 굴절 되었지만, 딘 핸더슨 선수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팔을 뻗어 막아냅니다.”

딘 핸더슨의 놀라운 투지가 보이는 순간, 윌 그릭은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퍼어억!!

딘 핸더슨이 튕겨낸 공에 무언가 맞는 소리가 들려 오더니

촤르르르~~~

“고오오오오올~~ 김가람 선수! 놀랍습니다. 예측이라도 한 걸까요. 놀라운 위치 선정으로 튀어나오는 공의 방향에 맞춰서 헤딩으로 골을 성공시킵니다. 경기는 이제 2대 0! 이 경기는 이대로 끝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골 장면 리플레이에서 가람이 튀어나온 공을 이마가 아닌 안면에 맞는 장면이 나오자, 이걸 본 중계진은 놀랐다.

“가람 선수 골을 넣기는 했지만 상당한 고통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얼굴에 상처라도 생기면 팬들이 속상할 텐데요.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죠. 그나마 딘 핸더슨 선수가 걷어내면서 공의 충격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골을 넣고 선수들은 가람에게 달려들며 축하를 해주었고, 세레머니가 끝난 가람은 코에서 나오는 피 때문에 코를 막고 남은 경기를 뛰게 되었다.

“가람 선수 지난번 사건 이후 이번에는 얼굴로 골을 넣는 모습까지 골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선더랜드에 저런 선수가 있다는 게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경기를 지켜본 다른 이들과 다른 구단에서도 그런 생각을 한다면 선더랜드는 또다른 힘든 싸움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선더랜드 선수로 뛰고 있는 김가람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 수비수라는 걸 잊은 듯 김가람 선수가 2골을 뽑아냅니다.”

그렇게 가람이 골을 넣으면서 맨유 U23은 더 이상 추격의지 아니 경기를 뛰고자 하는 의지가 떨어졌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띠리링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습니다.]

[5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역시나 경기에서 뛰어난 기록을 남기게 되니 포인트를 받게 되었다.

‘역시 스트라이커로 경기를 뛰어야 하는 건가?’

가람은 순간 골 욕심이 생겼지만, 코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느낌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 역시나 이번 경기에서도 MOM으로 뽑혔고, 구단 직원은 인터뷰를 위해 가람을 데리고 인터뷰존으로 가서 이어폰을 주며 준비를 마쳤다.

이전과 달리 경기장 리포터가 없이 이번에는 바로 중계진과 인터뷰가 진행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카메라 옆에 있던 보조 PD가 손가락으로 신호를 보내주자마자, 카메라에 불이 들어왔고 바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의 MOM 역시 이 선수 김가람 선수입니다. 안녕하세요. 김가람 선수. 오늘 뛰어난 수비와 두 골을 넣으면서 MOM에 뽑히셨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오늘 경기 레쉬포드선수를 상대해야 해서 긴장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 거두어서 개인적으로도 기쁘고 감독님이 지시하신 전술에 부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람의 대답에 이번에는 개리 네빌이 질문을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개리 네빌입니다. 맨유 U23에서는 선더랜드가 레쉬포드 선수를 막기 위한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가람 선수가 완전히 레쉬포드 선수를 지워버릴 줄은 몰랐을 겁니다. 솔직히 오늘 가람 선수가 경기를 지배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근래에 본 어떤 오른쪽 수비수보다 뛰어난 모습에 솔직히 말하면 반했습니다. 언제까지 선더랜드에서 뛰실 생각이십니까?”

솔직히 팬심이라고 해도 선을 넘는 개리 네빌의 말에 가람은 난처하다는 듯 웃더니 살짝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선더랜드가 유럽 정상에 오를 때까지 있을 겁니다.”

생각지도 않은 패기로운 말에 개리 네빌은 말을 잊었고, 캐스터는 가람의 재치 있는 대답에 말을 이어갔다.

“가람 선수의 패기와 열정어린 대답 감사드립니다. 이제 앞으로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결승에서는 리그 2위인 포츠머스와 다시 붙게 되었습니다. 그 경기는 어떤 마음으로 임하실 생각이십니까?”

“감독님의 지시에 맞게 경기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아직 경기에 나설지 확정된 건 아니지만 경기에 나선다면 모든 걸 불태워 팀의 승리에 기여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도 결승전에서 가람선수가 뛰는 모습을 기대하며 인터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가람은 단순히 개리 네빌의 말을 재치 있게 받아쳤다는 느낌으로 인터뷰를 마쳤지만, 이 인터뷰의 파급력은 가람에게 새로운 별명을 지어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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