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0화 (21/319)

20화 선더랜드의 용사

2019년 3월 31일 더 킵모트 스타디움 (던캐스터의 홈구장)

리그1 던캐스터에 원정 경기

후반 44분

경기 스코어 4 대 0

“오늘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는 김가람 선수 오른쪽 수비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죠. 코너 맥러플린 선수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완벽하게 주전 자리를 차지했어요. 이 정도 기량이라면 코너 맥러플린 선수가 나중에 돌아왔을 때는 가람 선수의 백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가람 선수 공을 몰고 상대 진영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후반 막판까지도 지치지 않는 체력이에요. 4일전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군요.”

가람은 공을 몰고 그대로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후반 막판에 경기가 이미 4 대 0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라 던캐스터 선수들은 가람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

하지만 가람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멀티골을 넣고 해트트릭을 원하는 윌 그릭은 그 움직임에 맞춰 뛰기 시작했다.

가람은 3월 중반부터 코너 맥러플린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나와, 한 경기씩 번갈아 나왔을 때보다, 지금은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더 좋아졌고, 윌 그릭이 어떻게 크로스를 받으면 편하게 받는지도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여기서 바로!!’

뻐어엉!

가람은 하프 라인을 조금 넘어서자, 윌 그릭을 보고 길게 크로스를 올렸다.

윌 그릭은 다가오는 공의 방향과 높이를 보며 딱 자신이 받기 좋게 올라왔다는 걸 눈치 채고는 이동 하면서 공이 오는 낙하 지점을 향해 뛰었고, 가람과 함께 훈련 및 경기를 하면서 수없이 받아본 크로스였기에 런닝 점프였지만 정확히 이마에 맞출 수 있었다.

터어엉!!

촤르르르~~

“고오오오올~~ 윌 그릭 선수! 이 골로 해트트릭을 달성합니다. 마찬가지로 김가람 선수 이번 도움으로 한 경기에 3개 도움을 기록하게 됩니다.”

“요즘 선더랜드의 기세는 꺾을 수가 없네요.”

던캐스터 선수들은 다섯 번째 골을 헌납하면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고, 윌 그릭은 가람은 향해 달려들고 골을 넣은 것을 기뻐하며 세레머니를 함께했다.

그렇게 다시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렀다.

“선더랜드 승리했습니다. 오늘 경기로 선더랜드는 남은 경기랑 상관없이 1위가 확정되었네요. 승격입니다.”

“감독과 선수들 모두 좋아합니다. 백투백 강등 이후 승격입니다.”

“선더랜드의 승격은 사실 후반기에 상당히 위태로웠습니다. 팀에 다른 부분은 다른 팀에 비해 객관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주전 코너 맥러플린 선수의 부상과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도널드 러브 선수는 다른 팀이 노리기 좋은 약점이었죠. 게다가 전반기 주포였던 유스 출신 조쉬 마자 선수가 이적을 하고 윌 그릭 선수를 영입하면서 너무 많은 돈을 써서 오른쪽 수비수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김가람 선수가 신성처럼 나타난 겁니다.”

“그럼 결국 이번 승격의 공신은 김가람 선수인가요?”

“하하하. 전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후반기 놀라운 기량 발전을 선보이면서 선더랜드의 승격과 흥행을 이끈 건 가람 선수가 한 몫을 차지했다고 봐도 됩니다.”

“그렇군요. 이제 선더랜드에게 남은 건 체커트레이드 트로피밖에 없습니다.”

“그렇죠. 선더랜드는 아직 구단 역사상 체커트레이드 트로피를 따낸 적이 없는데요. 이번에 따내게 되면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이제 오늘 경기 MOM으로 뽑힌 윌 그릭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윌 그릭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라커룸에서는 이미 1위와 승격을 축하하는 샴페인 세레머니가 한창이었다.

샤아아아아!!!

그 동안 고생했던 선수들은 샴페인 터뜨리고 승격을 축하했고, 열기는 한 동안 식지 않았다. 가람 또한 즐거운 표정으로 그들과 함께 세레머니를 했다.

그렇게 한바탕 세레머니를 마친 가람은 샤워실에서 샴페인으로 절어버린 몸을 씻기 시작했다.

그때

띠리링

[세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5포인트를 지급합니다.]

[한 경기에서 3개의 도움을 기록했습니다.]

[7포인트를 지급합니다.]

‘휴우.. 오늘은 좀 늦게 들어오네.’

경기에 계속 뛰게 되면서 공격 포인트를 얻을 기회는 많았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다고 바로 보상을 주는 건 아니었다.

이전의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어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MOM에 뽑힌다고 해도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꼭 네 능력이면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듯 상태창은 냉정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가람은 어떻게든 연속 기록 포인트처럼 아직 도달하지 못한 기록에 도전했다. 오늘은 결국 한 경기 세 개 도움과 세 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포인트를 받게 된 것이었다.

‘이러다가는 포인트 얻는 게 좀 힘들어지겠군.’

고민도 잠시 꼭 포인트를 분배하라는 듯 눈앞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김가람 / 나이: 만 18세 / 키 : 178 / 몸무게 : 70 / 주발 : 오른발

|개인기 55|,|슈팅 53|,| 킥정확도 70|,|드리블 70|,|헤딩 60|,|패스 60|,|태클 90|, |민첩 70|,|체력 75|, |속도 85|,|몸싸움 70|,|위치선정 73|

미분배 포인트 : 12

지난번 맨유 U23경기에서 얻은 포인트는 코너 맥러플린의 부상 소식을 듣고 바로 체력에 5포인트를 투자했고, 확실히 그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체력 능력이 올라가면서 개인 훈련 프로그램의 강도도 올라갔지만,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훈련과 캐서린의 정성어린 식사를 함께하니 키도 176에서 178로 커지고 몸무게도 68에서 70으로 늘어났다.

몸무게는 단순히 살이 찐 것이 아니라 근육량이 늘어나 체력 코치는 가람의 변화를 보며 다른 선수들에게 배우라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이제 새롭게 받은 포인트를 부여할 때였다.

역시나 눈에 거슬리는 능력은 개인기와 슈팅이었다. 개인기는 탈압박에 필요한 능력이지만, 개인기를 펼치기도 전에 가람의 속도에 수비수들이 전담 마크는 쉽게 뚫어버렸기에 지금 당장 급한 능력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가람은 슈팅과 몸싸움에 포인트를 투자했다.

|슈팅 53 -> 60|, |몸싸움 70 -> 75|

슈팅은 최소한 이제 개발은 나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투자했고, 수비시에도 필요하지만 공격에서도 필요한 몸싸움에도 포인트를 투자했다.

그렇게 약간 길었던 샤워를 마치고 라커룸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자, 어느새 맥플릭스의 메인PD가 가람을 보며 손짓을 했다.

“선더랜드의 용사!! 어서요.”

선더랜드의 용사. 지난번 맨유 U23과의 경기 이후 개리 네빌과의 인터뷰에서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려놓겠다는 패기로운 가람의 말은 인터넷에 퍼져 나갔고 팬사이트를 포함한 각종 커뮤니티를 강타했다.

- 와..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리겠다는데 원클럽 예약 각인가? 선더랜드 좋겠네. 종신 계약을 스스로 말한 거야.

- 그냥 립서비스인 거지. 그래도 팬들을 위해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완전 용사야.

- 크크크 그래. 세상 물정도 모르는 동화 속 용사라 딱 지금 가람에게 어울리는 말이네.

- 그래도 선더랜드를 정말 사랑하나 본데 저렇게 말하는 거보면 말이야.

- 에이. 그냥 저렇게 원클럽맨 이야기하면서 몸값 올리려고 하는 거야. 조쉬 마자 봐라! 그 녀석은 크리스마스 어린이 병원 봉사 활동 나왔을 때 아이들한테 이적 안 하고 선더랜드에서 뛰겠다고 말했다가 바로 탈주각 잡았잖아. 인생 모르는 거야.

- 그래도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리겠다는 말은 재미있잖아.

- 용사네 용사. 동화 속에 있는 용사. 가람 용사

그렇게 가람은 선더랜드를 리그1에서 아니 앞으로 챔피언쉽에서 구해 유럽 정상에 올릴 용사가 되었다. 그리고 가람의 뛰어난 용모와 함께 용사라는 별명은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제 주장 다음으로 인터뷰 할 거니 좀 기다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맥플릭스의 인터뷰를 극도로 싫어하는 리 캐터몰이지만 팀 승격을 이룬 이 상황에서는 인터뷰를 피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리 캐터몰의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잠시 후 리 캐터몰은 감정이 격해졌는지 눈가가 촉촉해지면 붉어진 눈으로 제자리에서 뛰면서 응원가인 We Are Sunderland를 불렀다.

가사는 We Are Sunderland 뿐이지만 격앙된 목소리와 템포는 실제 경기장에서 듣게 되면 가람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분을 들뜨게 했고, 가람도 뛰어들어 리 캐터몰과 함께 응원가를 불렀다.

그리고 응원가를 멈춘 리 캐터몰은 아직도 감격했는지 가람을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지금 제가 허언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백투백 강등을 당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연속으로 바로 프리미어리그까지 올라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여기 있는 가람 아니 선더랜드의 용사를 주목해주세요. 분명 일을 낼 겁니다.”

흥분한 리 캐터몰의 말에 가람은 미소로 화답했고, 그렇게 리 캐터몰의 인터뷰는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가람의 차례로 이어졌다.

“가람 선수. 아니 이제는 선더랜드의 용사라고 불러야 할까요?”

“원하는대로 불러주세요. 저는 그 별명이 나쁘지 않게 들리네요.”

“그 말씀은 정말로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으로 이끌 생각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저는 진심입니다.”

진심이 담긴 가람의 말에 순간 인터뷰를 진행하던 메인PD는 벙찌기는 했지만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가 나중에 정말 선더랜드가 정상에 오른다면 이만큼 완벽한 스토리텔링은 없었기에 게속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람 선수가 진심이라고 해도 객관적으로 보면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리는 건 어려운 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그런 이야기 하실 수 있는 거죠?”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선더랜드의 뜨거운 팬들과 구단운영에 열의가 있는 운영진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열심히 할 거고요.”

잠시 이야기를 하려다가 너무 깊게 들어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가람은 손을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음.. 지금 아직 이야기를 하는 건 너무 이른 것 같으니 편집해주세요.”

“아니요. 괜찮아요.”

“그런가요? 그럼 저 말은 나중에 챔피언쉽에서 승격할 때 그때나 써주세요. 지금 말하면 괜히 설레발이라고 다들 놀릴 테니 말이죠.”

“그래도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승격 언저리에라도 가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아까도 말했듯이 저희는 뜨거운 팬들과 열정적인 구단주가 있으니 말이죠.”

가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단 직원이 나타나 이동 시간이라는 걸 알려주었고, 가람의 인터뷰는 그렇게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가람이 그렇게 열정적인 구단주에 대해 칭찬하는 인터뷰를 편집하기도 전에 생각지도 않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스튜어트 도널드 선더랜드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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