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2화 (23/319)

22화 히든 스킬[2]

뻐어엉!!

잭 로스 감독은 가람의 마지막이라는 외친 말과 함께 날아오는 공을 보며, 이번에도 슈팅을 막아내서 가람에게 무회전 슛이 좋지만 아직은 무리라는 걸 알려주려고 했다.

유럽 빅리그의 축구 스타들이 경기에서 간혹 보여주는 프리킥을 보면 누구나 자신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었다.

거기다가 요즘은 발달된 미디어에서 축구 기술을 알려주는 스포츠 강사들도 있다보니 그런 영상을 보고 훈련을 하면 자신도 그런 프리킥을 찰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연습을 통해 실제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우선 엄청난 연습량이 있어야 할 것이고, 재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었다. 그래서 조지 허니먼도 무회전 킥을 한 번 보여준 뒤에는 원래 자신이 차던대로 찬 것이었다.

‘아직은 어리니 그럴 수도 있지.’

그렇게 단단히 조언을 할 생각에 잭 로스 감독은 날아오는 공을 쳐낼 생각을 했다.

휘이이익!!!

티이익!

촤르르르~

하지만 여태까지와 궤가 다른 완벽한 프리킥이 자신이 서 있는 골 상단의 밑단을 스친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헉..”

너무나 순식간에 터진 골에 잭 로스 감독, 조지 허니먼 그리고 공을 찬 가람은 아무런 말을 잊지 못했다. 잠시 후 자리에서 벗어난 가람은 골이 터진 걸 보고는 소리를 질렀다.

“나이스!!”

띠리링!

[조지 허니먼에게 프리킥 대결에서 승리하였습니다.]

[보상 킥 정확도 스탯 12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킥 정확도 70 -> 82|

[히든 스킬 발동이 종료됩니다.]

가람이 찬 공이 골로 이어지자, 바로 보상은 지급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히든 스킬 발동이 종료되었다는 메시지창이 나왔다.

흥분도 잠시 가람은 순간 자신의 발을 보고는 방금 찬 프리킥을 되새겨봤다. 그건 강승연의 삶에서 찼던 프리킥의 감각이었다.

자신이 프리킥을 넣겠다는 집념이 이끌어낸 히든 스킬이었고, 단 한 번 뿐이었지만 분명 효과는 있었다.

그런 프리킥을 딱 한 번만 찰 수 있었다는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덕분에 포인트를 얻었으니 좋은 결과였다.

“오늘 저녁은 기대할게요.”

“녀석.. 그래! 방금 프리킥은 완전 인정이다. 네가 이겼어.”

그렇게 대결을 마무리하려고 할 때 잭 로스 감독이 골대 앞에서 외쳤다.

“가람!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차봐.”

감독의 지시에 가람은 다시금 자세를 잡고 프리킥을 찼다.

방금 전처럼 날카로운 무회전 프리킥은 아니었지만, 킥 정확도 능력치 70에서 82로 오른 덕분에 프리킥은 매서웠고, 잭 로스가 방금 골을 먹힌 후 정신을 가다듬어도 쉽게 막을 수 있는 코스는 아니었다.

그렇게 이어진 프리킥에서 5개 중 3개를 성공시킨 가람을 보며 잭 로스 감독은 가람의 실력이 늘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좋은 프리킥이다. 가람! 그 동안 열심히 연습했더니 좋아졌어. 조지 허니먼! 너도 가람이 따라 열심히 연습해라. 자칫 잘못하다가는 전담 프리키커 자리가 위험할 거다.”

“뭐. 우리 슈퍼 루키의 실력이 이 정도면 인정이죠.”

생각지 않은 조지 허니먼의 인정에 감독은 빼액 소리를 질렀다.

“그런 태도는 뭐냐!! 너도 좋은 발을 가지고 있으니 선의의 경쟁을 펼치라는 거다.”

“으윽!! 알겠어요.”

“안 되겠다. 조지 허니먼 너는 이제부터 나랑 따로 특훈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아아아. 지금도 가람이랑 훈련하느라고 시간이 없다고요.”

그렇게 조지 허니먼의 한탄과 함께 훈련은 마무리되었고, 시간은 흘러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결승전이 다가왔다.

경기가 펼쳐지는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웹블리 스타디움에는 포츠머스의 팬들과 선더랜드의 팬들로 가득 찼고, 경기 전부터 두 팀의 열정적인 응원 때문에 경찰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2위인 포츠머스는 이번 경기 지난 경기들의 설욕을 하기 위해 칼을 갈고 나왔고, 리그에서 선더랜드가 부동의 1위를 지키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체커트레이드 트로피를 딸 생각이었기에 둘을 응원하는 팬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젊은 여성들이 선더랜드의 유니폼, 그것도 가람의 등번호 32번 저지를 단체로 입고 선더랜드 깃발이 자신들이 만든 가람의 대형 브로마이드나 사진등을 들고 응원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열기는 두 팀의 경기 열기와 다른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했다.

평소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결승전이 열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의 관중석 9만 중 4만여명이 차지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9만명의 만원 관중에 정규 시간에 BCD 스포츠국에서 정규 편성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2019년 4월 7일 웹블리 스타디움(중립 구장)

포츠머스전

“안녕하십니까? 선더랜드와 포츠머스, 포츠머스와 선더랜드의 경기, 웹블리 스타디움에서 개리 리네커 위원님과 저 마틴 테일러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개리 리네커 위원님 오늘 경기의 이 열기는 어떻게 보시나요?”

“사실 저는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경기에 이렇게 많은 관중이 모인 건 처음이라 이런 열기와 지금 BCD에서도 이 경기를 정규 편성으로 보내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만큼 세간에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경기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그런 주목은 아무래도 백투백 강등 이후 다시 리그1에서 1위로 승격한 선더랜드와 2위인 포츠머스의 대결이라는 점에 있겠습니다.”

그렇게 개리 리네커가 말을 꺼내기 무섭게 카메라에 가람의 대형 브로마이드를 들고 크게 좋아하는 젊은 여성들의 한 무리가 잡히게 되었고, 그걸 본 마틴 테일러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개리 리네커씨 한 가지 빼먹고 이야기를 하신 거 같군요. 지금 선더랜드의 돌풍을 일으키는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김가람 선수가 오늘 경기 흥행의 원인이 아닐까요?”

“하하하. 그렇습니다. 베컴 선수 이후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을 동원하는 선수는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베컴 선수처럼 얼굴도 잘 생겼고 심지어 목소리까지 좋으니 말이죠. 플레이 스타일도 흡사 베컴선수처럼 정확한 킥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강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포지션인 오른쪽 수비로서 수비 능력이 약한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오늘 경기 객관적으로는 포츠머스가 열세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라이벌전이라는 특별한 점이 있다는 건 중요합니다. 오늘 경기는 어떻게 보시나요?”

“아무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선더랜드가 우세하지만 포츠머스도 이번 경기를 단단히 준비하고 나왔을 겁니다. 게다가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나왔듯이 캐니 재킷 감독은 이번 경기를 통해서 리그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오랜 준비를 해왔다고 하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선더랜드의 우세를 점치며 경기 준비는 시작되었다. 각 팀의 응원가와 함께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존 맥플래건

김가람 – 글렌 로번스 – 아드리안 마리아파 – 브라이안 오비에도

맥스 파워 – 리 캐터몰

던컨왓모어 - 조지 허니먼 – 린든 구치

윌 그릭

“선더랜드는 이번 시즌에 많은 팀들에게 공포를 선사했던 전술인 4-2-3-1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에 비해 포츠머스는 4-1-4-1 전술로 다소 수비적인 전술을 가지고 나왔네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아무래도 포츠머스는 선더랜드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양쪽 사이드를 이용한 돌파나 크로스. 특히 역습에서 가람 선수에서부터 시작되는 강력한 역습을 애초에 쓰지 못하도록 수비적으로 라인을 내리고 간격을 좁힐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선더랜드는 생각보다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군요. 그렇게 말씀드리는 순간 포츠머스의 공으로 경기 시작됩니다.”

삐이익!

경기가 시작된 후 포츠머스의 중앙 미드필더는 공을 후방으로 돌리더니 포츠머스의 골키퍼까지 공이 배달되었다. 그리고는

뻐어엉!!

포츠머스의 골키퍼는 공을 일부러 강하게 차서 선더랜드의 측 오른쪽 터치라인으로 보냈고, 선더랜드는 손쉽게 공을 얻었다.

그렇게 리 캐터몰의 스로인으로 공을 받은 가람은 천천히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향해 나갔지만, 포츠머스 선수들은 자신의 수비위치를 지킬 뿐이었다.

‘이거 생각보다 촘촘해.’

이전 맨유U23팀의 허술한 간격과는 달랐다.

가람이 공을 몰고 오자, 포츠머스는 반대편 있던 인원들이 간격을 넓히면서 가람이 공격할 공간인 왼쪽 공간을 줄여나갔다.

그렇게 가람이 하프라인을 넘어서자, 상대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가 가람을 향해 협력수비를 펼치기 시작했다.

‘좋지 않아. 여기서는..’

포츠머스의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자신에게 다가오기 전에 가람은 둘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빠져나가기 위해서 치고 나갔다.

하지만 포츠머스의 공격수는 가람의 행동을 예측했다는 듯 몸을 돌려 가람이 뛰는 방향으로 함께 뛰어나갔고, 가람의 진로를 미리 막아 가람이 포츠머스의 미드필더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했다.

‘젠장.’

원래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화려한 개인기와 드리블 실력이라면 두 명이든 세 명이든 가볍게 재껴낼 수 있겠지만, 지금은 불가능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공을 빼앗기게 될 것이고, 오른쪽 최후방 수비수인 자신이 공을 빼앗긴다면 그건 바로 상대의 역습 찬스가 될 것이엇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가람은 다급하게 반대쪽 오른쪽 터치라인에 있는 린든 구치를 향해 공을 길게 패스할 수밖에 없었다.

뻐어엉!!

공을 차는 순간 포츠머스의 공격수가 다가와 발을 들어 공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공은 이미 떠났고, 거칠게 다가온 포츠머스의 공격수와 가람은 뒤엉켜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가람은 적지 않은 통증에 인상을 썼다. 그러자 자신을 밀친 포츠머스의 공격수가 인상을 쓰는 가람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누워 있을 거면 여기가 아니라 침대에서 누워라. 그래. 저기 너를 보며 환호하는 여자도 한 명 넣어줄까?”

그 말에 순간 감정이 욱하고 올라왔지만, 이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 챈 가람은 역으로 웃으며 답했다.

“나는 여자라도 많은데 네 얼굴을 보니 너는 남자밖에 따라오지 않을 것 같은데.”

그 말을 들은 포츠머스의 공격수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꾸겨졌고, 이내 화를 내며 가람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우우우우!!”

“저 새끼 뭐야! 미친 거야!! 지가 파울 해놓고 왜 우리 가람님한테 성질을 내고 있어?”

“심판 뭐해!! 카드는 집에다가 두고 온 거야?”

자신이 파울을 하고 화를 내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가람을 응원하거나 선더랜드를 응원하는 관중들은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이에 옆에 있던 포츠머스의 중앙 미드필더는 당황하며 포츠머스의 공격수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때 포츠머스의 벤치에서 캐니 재킷의 호통이 들려왔다.

“조나단!! 오늘 작전을 잊지 마라! 흥분하지 마!!”

그 말에 포츠머스의 공격수 조나단은 흥분을 가라앉힌 후 뒤돌아 갔고 주심은 그런 조나단을 보며 구두로 경고를 주었다. 그리고 쓰러진 가람을 보며 리 캐터몰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

“꼬맹이 괜찮은 거야? 어디 다친 곳은 없어?”

“괜찮아요.”

“오늘 경기 좀 거칠 것 같으니깐 조심해.”

“거친 경기 좋아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녀석. 허세는..”

그렇게 리 캐터몰은 가람이 허세를 부리지만 기특하다는 듯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더니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가람은 왜 자신이 지난 삶에서 상대 선수 뿐만 아니라 아군들마저도 두려워했는지 그 이유를 조나단에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