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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43화 (44/319)

43화 U20 월드컵 결승전 일본전[1]

2019년 6월 15일

결승전 당일 한국 선수들의 집중력은 날카롭게 세워진 상태였고, 코칭 스탭들도 마찬가지 였다.

가람도 지난 우크라이나전에서 얻은 포인트를 분배하며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김가람 / 나이: 만 18세 / 키 : 180 / 몸무게 : 74 / 주발 : 오른발

|개인기 70|, |슈팅 85|, |킥정확도 85|, |드리블 90|, |헤딩 70|, |패스 85|, |태클 90|, |민첩 75|, |체력 85|, |속도 85|, |몸싸움 85|, |위치선정 75|

미분배 포인트 : 0

킥정확도에 3 포인트를, 패스에 5 포인트를, 그리고 남은 15 포인트를 이용해 헤딩과 드리블에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 드리블에 15 포인트를 투자해 능력치를 90까지 올렸다.

85에서 90까지 스탯을 올리는 데 2포인트가 들기는 했지만, 오늘 일본을 상대로 하는 경기에 가람이 생각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드리블 능력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가람은 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먼저 호텔 로비로 이동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순간 목이 말랐던 가람은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에서는 김철수를 중심으로 스탭들이 오늘 경기를 이기든 지든 마지막 경기가 되기 때문에 먼저 보내야 할 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식탁에 단팥빵이 보여서 가람은 아무런 생각 없이 주워서 먹었다.

‘으음. 조금 시큼한데 괜찮네.’

원래 경기 전에는 무슨 일이 있을까봐 음식물 섭취를 안 하는 가람이었지만, 오늘 따라 눈 앞에 보이는 단팥빵에 손길이 갔다.

그렇게 한 개를 먹고 두 개째까지 순식간에 해치웠을 때

“으아아아앗!!! 가람 선수! 그거 왜 먹고 있어요?”

김철수는 비명 같은 말이 뱉는 동시에 축구선수를 방불케하는 빠른 몸놀림으로 가람의 손에 들고 있던 단팥빵을 내리쳤다.

평소 단팥빵을 사랑하는 그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에 가람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했다.

“철수씨 설마..”

“이거 상해서 버릴려고 꺼내 놓은 건데.. 평소에는 경기 전에 아무것도 먹지 않잖아요.”

순간 가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상 회복 시스템이 머릿속을 스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몸이 튼튼해서 괜찮아요."

“아니에요. 빨리 화장실에 가서 토해내야 해요.”

"정말 괜찮다니깐요. 걱정은.."

꾸르르르~~

먹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가람의 배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려왔다.

"헉."

그리고 가람은 서둘러 화장실로 갔고, 한동안 많은 것을 비워내야 했다.

'뭐야.. 이건.. 회복이 안 되는 건가?'

평소 부상을 당하면 언제나 자신의 상태를 케어해주었던 상태창은 무슨 일인지 나타나지 않았다.

'이거 혹시 외상에만 특화된 건가?'

가람이 상태창에 대해 수많은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먹은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이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상황은 정전용 감독에게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그게 무슨.. 평소에 경기 전에는 먹으라고 해도 먹지 않던 녀석이 왜 하필이면 오늘..”

“지사제를 처방하기는 했지만, 완벽한 컨디션으로 뛰는 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김요셉의 말에 정전용 감독의 표정은 어두워 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에 다른 선수도 아니고 가람의 결장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일본과의 대결 솔직히 야마구치 켄이 어떤 전술을 준비했다고 해도 가람이 있다면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경기였다.

하지만 가람이 빠진다면 그 자리는 누가 메워야 하는 지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그때 누가봐도 핼쑥해진 상태의 가람이 나타났다.

“감독님. 저는 괜찮습니다. 뛸 수 있어요.”

“너 지금 거울이라도 보고 그런 말하는 거냐?”

“죄송합니다.”

가람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자, 정전용 감독은 가람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지금 컨디션이라면 풀타임은 불가능해. 몸상태를 봐서 후반전에 교체 투입하는 걸로 하자.”

“알겠습니다.”

평소 부상을 입으면 회복시켜주던 상태창은 웬일인지 조용했고, 그런 침묵에 가람은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가람의 답답한 마음은 뒤로 하고 시간을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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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5일 스타디온 비데바 경기장

결승전 일본

결승전 답게 화려한 축하무대를 뒤로 하고 선수들은 몸을 풀기 위해 나왔다. 하지만 그 무리에서 가람을 찾아 볼 수 없었고, 그런 이변을 먼저 감지한 건 야마구치 켄이었다.

“무슨 일이지?”

지금 한국 팀 중에 최고로 경계해야 할 선수는 가람이었다.

그런데 가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일본을 이끄는 자신에게는 좋은 찬스였기에 야마구치 켄은 바로 스탭들에게 정보를 알아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라커룸에서 쉬고 있는 가람을 발견한 일본 스탭은 야마구치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였고, 원래 가람을 경계해 수비적으로 나서려고 했던 야마구치 켄은 다급히 전술을 수정했다.

“오늘 경기 대한민국 대 일본, 일본 대 대한민국의 U20 월드컵 결승전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경기 한국이 결승에 오른 것도 놀랍지만, 일본이 결승에 오른 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위원님.”

“일본은 야마구치 켄 감독을 데리고 온 게 신의 한 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야마구치 켄 감독이 오면서 쿠보 타케후사 선수와 야마구치 츠바사 선수까지 최종 엔트리에 포함 할 수 있었고, 원래부터 잘했던 패스를 통한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와 더불어 조직력을 앞세워서 결국 결승에 올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본을 상대로 한국은 점유율은 내주지 않는 게 이번 경기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 입장합니다. 이미 전달 받은 스쿼드에서 알 수 있듯이 김가람 선수가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가람 선수가 빠진 자리에는 엄두상 선수가 메울 것으로 보이네요. 그리고 지난 경기에 퇴장을 당했던 우세훈 선수의 빈 자리는 진세진 선수 대체합니다.”

“가람 선수 컨디션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요. 결승전에 뛰지 못한다는 건 개인으로서도 한국 팀으로서도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3-5-2 포지션으로 다소 수비적인 모습을 그리고 일본은 4-2-3-1 전술로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에서는 수비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했던 일본이었는데요. 아무래도 가람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들은 모양입니다.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오네요.”

“그렇죠. 가람 선수의 결장이 한국에게는 위기겠지만, 반대로 일본에게는 기회거든요. 이제 양 팀 선수 위치하고 일본의 공으로 경기 시작 될 것 같습니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일본의 공격수는 쿠보 타케후사에게 공을 연결했고, 평소처럼 일본은 후방으로 공을 돌리면 점점 라인을 끌어 올렸다.

반대로 한국은 웅크린 거북이처럼 라인을 밑으로 내리고 수비에 집중했고, 일본은 점유율을 높이며 점점 한국을 압박해 들어갔다.

토오옹!

“일본 점점 라인을 올리면서 압박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쿠보 타케후사 선수를 중심으로 공이 배급되는데요. 한국의 선수들 쿠보 타케후사 선수를 집중 마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것도 그거지만, 매번 일본의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다른 선수들의 오프더 볼 움직임이 좋아요. 지금도 쿠보 타케후사 선수가 공을 주면 다른 선수들이 그 패스에 맞춰 삼각형을 그리면서 공간을 침투해 들어가거든요. 위협적입니다.”

토오옹!

토오옹!

중계진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자동차의 기어를 올리듯 일본의 공격진은 패스의 속도를 높여가며 하프라인에서 점점 페널티 에어리어로 접근해 갔다. 한국 선수들은 최대한 공간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발빠른 패스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때

치르르르~~

쿠보 타케후사가 한국의 중앙 수비 라인 사이로 빠져 들어가는 일본 공격수를 향해 놀라운 스루패스를 넣어주었고, 이게 연결이 된다면 완벽한 골찬스로 이어질 것이었다.

촤르르르~~

“쿠보 타케후사 선수의 스루패스를 권윤성 선수가 멋진 태클로 끊어냅니다.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 권윤성 선수 전방으로 공을 걷어냅니다.”

공은 왼쪽 터치 라인쪽으로 날아갔고, 원래 그곳에 있을 가람이 공을 받았다면 완벽한 역습 찬스가 되었겠지만, 가람 대신 출전한 엄두상은 공을 잡지도 못 한 채 터치 라인 밖으로 나가는 걸 보고는 권윤성에게 엄지 손가락만 올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본 중계진들은 한탄하며 말을 이어갔다.

“방금 그 공을 잡았다면 좋은 역습 찬스가 될 수 있었을 텐데요. 아쉽습니다.”

“그렇죠. 아직 선수들끼리 호흡이 좀 부족해 보입니다. 만약 저 위치에 김가람 선수가 있었다면 충분히 받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 엄두상 선수라는 걸 권윤성 선수도 알아야 할 겁니다.”

그렇게 한국의 찬스가 무산이 되고 일본의 공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웬일인지 공격형 미드필더인 쿠보 타케후사가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공을 받았다.

“쿠보 타케후사 직접 공을 받아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 다시 공격적으로 빠르게 올라갑니다. 한국 대응해야 합니다.”

“이거 생각지도 않게 후방에서부터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 자신들이 마크하고 있는 선수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중계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쿠보 타케후사는 하프라인에서 조금 더 올라와서 바로 공을 찼다.

뻐어엉!!

왼쪽 하프라인에서 조금 더 올라간 위치에서 찬 공은 경기장을 종으로 가르며 오른쪽으로 날아갔고, 그 공간을 향해 누군가 맹렬히 돌진하고 있었다.

“찬스!!”

권윤성과 엄두상이 마크해야 하는 공간 사이 빈 공간에 정확히 떨어진 공을 잡은 것은 일본의 왼쪽 윙어 야마구치 츠바사였다.

야마구치 츠바사는 공을 잡은 후 바로 속도를 올려 오른쪽 페널티 에어리어쪽으로 접근해갔고, 그 순간 한국 선수들은 크로스를 경계해 골대로 접근하는 다른 일본 선수를 막기 위해 각자의 수비위치를 잡았다.

경기 시작 전 브리핑에서 정전용 감독은 야마구치 츠바사의 에콰도르전 놀라운 골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그 슈팅이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라며 직접적인 슈팅보다는 크로스를 경계하라고 말했다.

그렇게 순간 야마구치 츠바사에게 공간이 생기자, 야마구치 츠바사는 웃으며 공을 찼다.

뻐어엉!!

하늘 높이 치솟은 슈팅!

모두가 공은 골아웃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꼭 한 마리의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듯 하늘 높이 날아간 공은 순간 낙하하며 왼쪽 골대 상단을 맞췄다.

터어어엉!!

공은 다시 한번 크게 튀어 올랐고, 모두가 공이 나갈 거라고 생각했던 순간 누군가는 이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듯 정확하게 공이 떨어질 공간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직 공이 나간 게 아닙니다. 한국 선수들 끝까지 집중해야 합니다.”

공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으로 떨어져 공을 선점한 건 어느새 하프라인에서 올라온 쿠보 타케후사였다.

그리고 이번 경기 쿠보 타케후사의 마크를 담당하고 있던 이강운은 순간 마크를 놓쳤고, 그렇게 쿠보 타케후사는 아무런 방해 없이 공을 가볍게 툭 친 후 자신이 좋아하는 발로 가볍게 슈팅을 가져갔다.

뻐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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