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52화 (53/319)

52화 특별 훈련[4]

“허어억!”

“허어억!!”

김만재와 권윤성의 거친 숨소리가 인조 잔디 구장을 가득 채우고, 자비 없는 휘슬이 다시 한 번 울렸다.

삐이익!

그 소리와 함께 지친 기색 하나도 없는 가람은 달려들었고, 김만재와 권윤성은 어떻게든 가람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공간을 주지 말고! 막아!! 거친 파울을 해도 상관 없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게르트 뮐러의 외침에 김만재는 마음을 먹었다는 듯 가람에게 거칠게 달려들어 어깨로 가람을 밀었다.

투우웅!!

하지만 꼭 거대한 고무 타이어에 부딪친 것처럼 김만재는 튕겨나갔다. 게다가 자신이 부딪혔는데 어깨로 타고 들어오는 고통은 자신이 더 심한 듯 가람은 유유히 골대쪽으로 뛰어갔다.

그때 권윤성도 마음을 먹었다는 듯 공을 보고 뒤에서 태클이 들어갔다. 지금 김만재와 권윤성의 플레이는 경기장이었다면 충분히 파울에 카드까지 나올 만한 장면이었다.

촤르르르~~

풀쩍!

하지만 이미 권윤성의 태클을 알아챘다는 듯 권윤성의 태클이 오기 전에 공을 띄운 후 자신도 가볍게 뛰어 넘어 권윤성의 태클 범위를 벗어났다.

그리고 이제 남은 건 골대와 게르트 뮐러 뿐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가람이 지금 특별 훈련을 하면서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슈팅을 가지고 가지 못한 건 다름 아닌 게르트 뮐러 때문이었다.

가람이 속도를 살려 뚫고 나간다면 게르트 뮐러는 막아낼 수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 훈련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가람은 속도를 줄여 게르트 뮐러 앞에 섰고, 그러자 게르트 뮐러가 말했다.

“여기까지는 잘 오는 구나. 저 녀석들도 나름 괜찮은 재목인데 말이야. 자 그럼 시작해볼까?”

그 말과 함께 가람은 공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훈련은 게르트 뮐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슈팅 자세를 가지고 가는 것이다. 개인기를 써도 되지만, 속도를 높여서 뚫고 나가거나 몸싸움은 금지했다.

토오통!

가람은 이번에는 양 발 사이에 공을 두고 빠르게 번갈아 차는 일명 팬텀 드리블로 게르트 뮐러를 현혹하려고 했지만 게르트 뮐러는 가람의 도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람은 게르트 뮐러가 쫓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공 스피드를 올린 후 슈팅 자세를 가져가려고 했다.

그때

타아앗!!

가람의 발에 공이 임팩트 되려는 순간 게르트 뮐러가 가볍게 발을 뻗어서 공을 가로채갔다. 귀신 같은 솜씨에 가람은 또다시 골을 못 넣었다는 것에 허망한 표정을 지었고, 게르트 뮐러는 웃으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슈팅을 하려는 순간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이러면 일류 수비수들은 금세 알아채겠지. 반 박자 빠른 슈팅 그리고 수비수의 호흡을 알아채야 한다. 너 정도 능력이면 슈팅만 하면 유효 슈팅은 가능하겠지. 그래서 너는 더욱 어느 자세에서든 어떤 방해를 받든 슈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여기까지 하자.”

“네. 저는 조금 더 할 수 있는데요.”

“그럼 저기 있는 친구들이 버티지 못 할 거야. 그리고 너라면 오늘의 훈련을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해서 답을 찾는 것도 훈련의 일환이 될 거다.”

“알겠습니다.”

그 말에 가람은 아쉬운 듯 고개를 숙였고, 김만재와 권윤성은 게르트 뮐러가 그만하자는 말에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리사 뮐러는 가람이 별문제 없이 게르트 뮐러의 특훈을 받아내는 것에 살짝 놀랐고, 인조 잔디 구장에서 빠져 나오고 있는 게르트 뮐러를 따라갔다.

“첫날이라고 살살 하신 거예요?”

“살살? 아까 다른 녀석들 쓰러진 거 보면 모르겠니? 나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

“뭐예요? 그럼 왜 가람이는 멀쩡한 거예요?”

“지난번에 개인 훈련을 할 때 봤을 때도 신체 능력은 확실히 연령대에서 축복을 받았다고 할 정도로 뛰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부딪혀보니 더 뛰어난 것 같구나.”

“그렇다고 강도를 더 올리지는 마세요.”

그 말에 게르트 뮐러는 자리에 주저 앉으며 대답했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구나. 내가 힘들어서 더는 못할 것 같으니 말이야. 물 좀 다오.”

리사 뮐러는 게르트 뮐러를 위해 준비해두었던 물통의 뚜껑을 따서 건넸고, 물을 마신 게르트 뮐러는 슬며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거 나도 저 녀석을 훈련시키려면 따로 운동을 해야겠구나. 이런 느낌은 처음인데 말이야.”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어차피 우리 구단에 들어올 녀석도 아닌데요 뭐.”

“그래? 내가 보기에 그런 녀석은 아닌 것 같은데.. 프란츠 녀석이 말하기에는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리면 우리 구단으로 오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고 말이야.”

“아니 할아버지 그러니깐 지금은 우리 구단에 올 녀석이 아니라는 거 아니에요?”

“아니지. 리사야. 그러니 더 우리 구단에 올 가능성이 높다는 거란다.”

“설마.. 할아버지 저 녀석이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물론이다.”

리사는 게르트 뮐러가 겉으로 인터뷰에서는 후배들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지만, 실제로는 박하게 평가하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지금의 말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정말이에요?”

“그래. 그리고 우리 손녀 사위로도 좋은 녀석이 될 것 같구나.”

“할아버지!!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저런 애송이를 무슨! 그리고 저는 독신주의라고요!”

“그래. 우리 독신주의 아가씨는 이 물통들을 잔디 구장에 있는 녀석들에게 빨리 안 갖다 주면 성격 급한 녀석들이 헬스장으로 자리를 옮길 거란다.”

“앗! 정말이요!”

리사 뮐러는 그렇게 황급히 떠났고, 게르트 뮐러는 아침 잠 많은 손녀가 말로만 수업에 참관한 게 아니라 직접 나타나 가람이를 위해 물까지 준비한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아침 훈련이 끝난 후 가람은 리사 뮐러와 훈련에 대해 가볍게 대화를 나누었고, 그녀가 가지고 온 물을 마셨다.

“리사씨 고마워요.”

“고맙기는 뭘. 그냥 훈련 지켜보다가 필요할 것 같아서 가지고 온 거야. 그런데 훈련은 괜찮았어?”

“물론이죠. 정말 대단하신 분이세요. 앞으로도 훈련은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그 말을 끝으로 가람은 물을 마셨고, 리사 뮐러는 그런 가람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 그래.. 너라면 괜찮겠지.”

“네에? 뭐라고요?”

“아. 아니야. 여튼 내가 한 동안 지켜볼 테니깐 앞으로 무리라고 생각되면 특훈은 그만 두게 할 거야.”

“네. 그렇게 해주세요.”

그렇게 마음에 없는 말을 마친 리사 뮐러는 회사로 떠났고, 가람은 리사 뮐러가 가지고 온 물을 들고 김만재와 권윤성에게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선배님들.”

가람의 말에 김만재와 권윤성은 좌우로 고개를 저었고, 가람이 건넨 물을 마시고 나서야 김만재가 입을 열었다.

“너는 괜찮은 거야?”

“저는 괜찮아요. 사실 몇 번 더 하고 싶었는데 게르트 뮐러 선생님께서 그만 하자고 하셔서 아쉽네요.”

가람이 활기찬 모습에 김만재를 고개를 저었다.

“너.. 정말 괴물이구나. 오히려 부딪힌 우리가 힘든데..”

“아. 그러셨어요? 그럼 내일은 살살 할까요?”

“이 녀석이! 그럴 필요는 없어! 언젠가는 널 날려버릴 테니깐. 그때가 되면 우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윤성아 일어나 밥 먹고 헬스장 가야지.”

“선배님. 저는 완전히 방전했다고요. 저 괴물 같은 녀석 막으려다가 부상 당하겠어요.”

“태클은 네가 걸고 부상 타령이냐. 움직여!”

생각보다 파이팅 넘치는 김만재의 리드에 권윤성은 울상으로 일어났고, 그렇게 셋은 훈련장비를 정리한 후 식사를 하기 위해 가람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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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더랜드 최고 경영자 집무실

“이강운 선수는 발렌시아에서 쉽게 내어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감독님.”

“그렇군요. 그래도 김만재 선수를 생각보다 쉽게 영입을 했으니 제 구상은 어느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그럼 윌 그릭 선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실까요?”

윌 그릭은 지난 시즌 겨울에 이적해왔지만, 동양인 구단주로 바뀌면서 에이전트로 통해 불만을 전했고, 좀 더 높은 급료의 재계약을 요청한 상태였다.

김하늘의 말에 박지석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는 어떻게 되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미 올리비에 지루 선수가 영입된 시점에서 윌 그릭 선수는 매력적이지 않거든요. 거기다가 여차하면 저는 가람이를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쓸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재계약을 요청을 거절하고 반응을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자유 계약으로 풀린 딘 핸더슨 선수와 리버풀의 오비 에자리아 선수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남은 건 이제 기성룡 선수뿐이네요.”

김하늘의 말에 박지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 부분은 구단주님께 맡기도록 하죠.”

“그래도 혹시 모르니 문제가 생기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선수 영입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며 합의를 마치면서 박지성과 김하늘은 만족스러운 미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똑똑

“들어오세요.”

그 말과 함께 샤오루가 들어왔다.

“어머. 감독님도 계셨네요. 이거 두 번 말할 필요가 없으니 다행이네요.”

“두 번? 그게 무슨 소리야 자기야?”

김하늘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묻자, 샤오루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 선수 영입에 대해서는 제가 아무런 권한도 없고, 영향을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감독님.”

“그러시군요.”

“그런데 제가 이번에 올리비에 지루 선수를 영입할 때 조금 힘을 썼거든요.”

“그 이야기는 구단주님께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니요. 감사까지.. 혹시 그럼 그 이야기도 들으셨나요? 올리비에 지루 선수 영입을 도와주면 제가 원하는 선수 한 명을 영입해주겠다는 말이요.”

“아! 잠깐!”

순간 김하늘은 자신이 했던 말이 기억났다. 하지만 그 선수의 영입은 실제로 오히려 올리비에 지루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더 낮은 확률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알기로는 그 선수의 에이전트가 자신들이 제시하는 주급과 계약금에 서명을 할 일은 없었기에 허락한 것이었다.

“설마 자기야. 그게 가능했다고?”

“물론이야. 자기야 내가 누구야? 협상의 달인이지.”

“아.. 그래도 그게.. 비자 발급도 어려울 텐데...”

“다행히 그가 작년에 욕을 먹으면서 빨리 라리가로 이적한 덕분에 쉬웠지. 물론 완전 이적은 아니고 임대 이적이야. 그리고 나도 나름 인맥이 있어서 추천장도 받은 상태야.”

“정말이야?”

“우리 조건이 그리 좋지는 않을텐데..”

“물론이지. 우리 조건으로 말도 안 되었는데 말이야. 저기 계신 박지석 감독님을 존경한다고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오고 싶다고 했어.”

박지석은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 지 몰라 어리둥절 했다.

김하늘은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니길 바라면서 계속 부정하려고 했지만 샤오루의 말이 진실이라면 정말 계약이 성립된 것 같았다.

“어.. 그럼 정말로?”

“그래. 영입에 성공했어. 이제 곧 기자회견을 하면 초대박이 터질 거야. 우리가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떠난 팬들의 자리는 중국 팬들이 메워줄 거라고. 마케팅으로도 완전 성공적일 거야.”

“아. 그렇기는 하겠지.”

이미 샤오루가 그 선수를 영입한다고 했을 때 김하늘도 재정적으로는 그 선수가 들어오면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동의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과연 몸싸움이 심한 잉글랜드 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라는 점이었다.

그렇게 김하늘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려고 할 때 샤오루가 장난이 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반응이 왜 그래? 표정 풀어야지. 이제 그 선수를 만날 텐데.”

“뭐어?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와 있는 거야?”

“들어와요.”

샤오루의 말과 함께 문이 열리고는 174cm 정도의 작은 키에 짧은 스포츠 머리를 한 선수가 해맑게 웃으며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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