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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56화 (57/319)

56화 참교육[1]

우레이의 소개를 마지막으로 하고 나서 박지석은 수석코치인 제임스 플라워를 불러 몸을 풀게한 후 팀 점검 차원에서 U23 선수들을 섞어 기존 선수들과 영입된 선수들의 기량과 몸상태를 점검하게 했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팀은 가람 등 기존의 선수들로 구성하고, 빨간색 조끼를 입은 팀은 올리비에 지루를 중심으로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팀을 이루었다.

당연히 영입된 선수들 팀에 선수들이 부족해 박지석은 1군 선수 중 몇 명을 빨간색 조끼 팀으로 분배했다.

그 중에는 그런트 리드비터와 브라이언 오비에도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름 팀의 균형을 맞춘 상태에서 연습 경기는 준비를 맞추자, 박지석은 선수들을 모아둔 후 입을 열었다.

“오늘 경기는 기량과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게 주 목적이다. 절대 부상을 입거나 부상이 나올 것 같은 플레이는 해서는 안 된다는 점 명심하고, 혹시나 경기를 뛰다가 힘들 것 같으면 손을 들고 나오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하자.”

박지석의 말을 끝으로 선수들은 각자 자리를 찾아 나섰고, 파란색 조끼팀은 리 캐터몰이 붉은 색 조끼팀에서는 그런트 리드비터가 중심으로 팀의 밸런스를 잡으며 조율하기 시작했다.

삐이익

휘슬 소리와 함께 경기는 빨간색 조끼 팀의 공으로 시작되었고, 올리비에 지루는 그런트 리드비터에게 공을 전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공을 받은 그런드 리드비터는 공을 후방으로 보내 모든 선수들이 공을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했고, 다시 공이 자신에게 오자, 자신의 뒤에 있는 오비 에자리아에게 보냈다.

그러자

뻐어엉!!

오비 에자리아는 중앙으로 뛰어 들어가는 올리비에 지루를 향해 정확하게 공을 올렸고, 올리비에 지루는 글랜 로번스과의 몸싸움을 가볍게 이겨내며 공을 가슴으로 받아 지켜냈다.

“호오. 좋은데요.”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수석코치인 제임스 플라워가 입을 열자, 박지석은 웃으며 답했다.

“오비 에자리아. 괜찮군.”

“오비 에자리아 선수가 리버풀에서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기량은 역시 좋네요.”

“이번 시즌에 저 공격 루트는 확실히 선더랜드의 공격 루트 중 하나가 될 겁니다. 저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개인 전술 훈련을 할 때도 올리비에 지루와 오비 에자리아 선수의 조합을 체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감독님.”

박지석의 정확한 판단엔 제임스 플라워는 고개를 끄덕이며 노트북으로 내용을 적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박지석은 만족감을 들어냈다.

감독인 잭 로스가 팀을 이탈하면서 그를 따르던 스탭들도 다같이 떠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잭 로스가 스탭들을 설득시켰고, 스탭들도 자신들까지 떠나면 선더랜드가 공중분해 될 거라는 걱정에 떠나지 않았다.

물론 김하늘도 스탭들을 잡기 위해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 및 특별 조항을 추가한 것이 그들이 남는 것에 한 몫 하기도 했다.

공을 따낸 올리비에 지루는 주변을 살펴봤고, 아까 자기 소개를 할 때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우레이가 터치 라인에서 가람과 함께 경합을 벌이며 다가오는 게 보였다.

솔직히 지금 압박을 가하고 있는 글랜 로번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올리비에 지루가 약간의 힘을 쓰기만 한다면 그를 제치고 골문을 직접 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레이와 가람을 보며 둘의 실력, 정확히 말하면 가람의 실력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오옹!!

올리비에 지루는 등으로 수비수들의 압박을 버티며, 가람과 우레이의 앞 공간에 공을 패스해주었다.

공은 우레이가 받기 좋은 위치가 아닌 둘이 경합을 해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떨어졌다.

타타타탓!!

공을 본 우레이와 김가람은 공을 따내기 위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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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된 시점 아니 인사를 하는 시점부터 우레이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

지난번에 당한 굴욕.

그건 단순히 슈팅 능력에 한해서 그런 것이었다. U20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기는 했지만 그건 U20 월드컵이었다.

‘진짜 프로의 경기를 모르는 거지.’

우레이는 그렇게 생각하며 속도 경쟁에 좀 더 힘을 주었다. 그러나

휘이익!!

가람이 우레이를 단번에 제치고 먼저 앞서 나갔다.

순간 당황한 우레이는 그러면 안 되지만, 손을 써서 가람의 조끼를 잡아채서 어떻게든 가람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찌지직

가람의 속도가 줄어들기는커녕 연습 조끼가 뜯어지는 소리와 함께 가람은 공을 향해 뛰어갔고, 공을 먼저 잡아낼 수 있었다.

“제길!!”

우레이는 공을 빼앗기자, 바로 압박을 하며 가람을 막으려고 했고, 손을 쓰면서까지 가람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가람은 그런 방해는 개의치 않고 우레이의 가랑이로 공을 찬 후 그대로 뛰어 들어갔다.

토오옹!!

한 순간에 완벽하게 벗겨진 우레이는 가람이 자신의 옆으로 지나쳐 갈 때 있는 힘을 다해 어깨로 가람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180cm 키의 가람이었기에 174cm의 신장을 가지고 있는 우레이의 어깨 공격은 아래에서 위로 힘을 받아 올리는 자세였다.

그대로 그 충격이 옆구리의 갈빗대에 맞게 된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우레이는 굴욕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눈이 뒤집힌 상태였다.

그리고

“크어엇!!”

이어진 비명은 가람의 것이 아니라 우레이의 것이었다.

우레이는 U20 월드컵 때 가람의 영상에서 가람과 몸싸움을 했던 유럽 선수들이 고무 타이어에 부딪힌 듯 튕겨져 나가던 모습을 봤지만, 그건 단순히 그들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부딪힌 결과 그들이 떨어져 나간 게 단순히 나이가 어려 피지컬이 자리 잡히지 않아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우레이는 자신이 거칠 몸싸움을 걸자마자 무섭게 떨어져 나갔고, 가람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상대 라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토토통!!

몇 번의 드리블에 가람은 자신의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하프라인을 넘어 상대 패널티 에어리어를 위협할 위치까지 도달했다.

그런 가람의 명렬한 기세에 그런트 리드비터는 왼쪽 수비수인 브라이언 오비에도와 함께 협력 수비를 펼쳐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타타탓!!

가람은 그런드 리드비터와 브라이언 오비에도가 협력 수비를 펼치기도 전에 가속했고, 둘 사이의 공간을 단번에 파고들며 김만재와 권윤성이 지키고 있는 수비라인까지 도달했다.

“만재 선배 와요!!”

그 모습에 권윤성이 외쳤고, 김만재는 이를 꽉 물고 이번에는 막겠다는 다짐을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게르트 뮐러와 특별훈련에서 수없이 제쳐지고, 가람과의 몸싸움에 수없이 날아갔으며, 권윤성과 김만재는 단 한번도 가람을 제대로 막은 적은 없었다.

게다가 수업 마지막 날에는 왼발까지 능숙하게 쓰는 가람이었기에 김만재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하지만 가람은 이런 김만재의 고민이 해결되기도 전에 이미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도착했고, 김만재는 생각보다 몸을 먼저 움직였다.

그리고 김만재가 움직이자,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권윤성이 보조를 맞추며 동시에 가람을 향해 달려들었고, 적절한 타이밍에 가람의 앞공간을 자를 수 있었다.

만약 김만재가 혼자 움직였다면 수비 라인이 무너지면서 틈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그동안의 특별 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춰왔던 권윤성의 보조는 완벽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 장면을 본 박지석은 만족감을 들어냈다.

“호오. 이거 둘 호흡이 좋은데..”

“그러게요. 권윤성 선수 오른쪽 윙백이라고 하지만 역시 3선 수비 라인에서는 모두 설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벤치에 있는 박지석과 제임스 플라워, 그리고 경기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김만재와 권윤성의 수비 콤비가 가람을 막았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가람은 그 속도를 그대로 살려 왼발로 바로 슈팅을 가지고 갔다.

김만재와 권윤성의 협력 수비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공간이 없겠지만 가람은 순간 한 박자 아니 두 박자 빠른 슈팅에 경기장에 있는 이들은 놀랬고, 공은 김만재와 권윤성 둘 사이에 딱 공 하나만이 지나갈 수 있는 틈으로 뻗어져 나갔다.

촤르르르르~~

강력한 가람의 슈팅에 골망은 크게 출렁였고, 딘 핸더슨 골키퍼는 그대로 굳어버린 채 골을 헌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딘 핸더슨을 책망할 수 없었다. 지금은 분명 수비에 성공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방심을 이용해 가람의 놀라운 능력으로 골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골이 터졌지만, 순간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며 정적이 흘렸고, 경기 심판을 보는 유소년 코치가 뒤늦게 휘슬을 울리자, 동료들이 가람에게 다가와 골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박지석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 말이 정말인가?’

김하늘이 우레이 영상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을 때 박지석은 팀을 정비하며, 영입된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해보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방문한 건 김만재와 권윤성이 묵고 있는 스미스 패밀리 가든이었고, 그곳에서 생각지 않은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게르트 뮐러.

독일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무결점의 스트라이커 아니 스트라이커 포지션 그 자체인 선수가 그곳에 있었다.

평소 게르크 뮐러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박지석은 그와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러다 보니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가람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자네가 이번 시즌 선더랜드의 감독이라고? 그럼 가람이는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

“저희 팀에 이번에 올리비에 지루라고 하는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아직 신체적으로 성장이 필요한 가람이는 스트라이커보다는 오른쪽 윙어로 뛰게 할 생각입니다.”

“흐음.. 그래? 나랑 생각이 다르군.”

“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뭐. 내가 요즘 그 녀석을 지도하고 있거든.”

“네에? 정말이세요?”

사실 월드컵 이후 가람이 누구한테 개인 훈련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게 누구인지는 몰랐다.

근데 개인 훈련을 해준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라 게르트 뮐러라고 하니 박지석은 놀라움이 들 수밖에 없었다.

“뭐.. 그래. 좀 흥미가 생기기도 했고, 가람이 녀석이 가르쳐 달라고 해서 말이야.”

“그렇군요. 가르침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그거 알어? 가람이 녀석 괴물이야. 완전 괴물.”

“괴물이요?”

“그래.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녀석이라는 거지. 근데 놀라운 건 뭔지 아나?”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르치기는 했는데 내가 가르치려는 걸 미리 알고 있는 느낌이었어. 그렇지 않고는 그렇게 빨리 배울 수 없거든. 녀석은 선천적인 스트라이커야. 어쩌면 나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어. 그런 녀석이 있는 팀 감독이라니 자네도 축복 받은 거라고.”

게르트 뮐러의 말 그때는 그냥 듣기 좋은 소리라도 한 건 줄 알았지만, 방금 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슈팅 능력과 결정력을 보여준 가람을 보며 박지석은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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