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매치 오브 위크
“안녕하십니까? 매치 오브 더 위크의 개리 리네커입니다. 오늘은 프리미어 리그 경기가 아닌 챔피언쉽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는데요. 오늘 패널로는 앨런 시어러씨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앨런 시어러입니다.”
“오늘의 팀은 바로 챔피언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더랜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0월 29일 오늘 시점을 기준으로 14라운드까지 연승행진을 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이미 승전 42점을 얻으면서 강등권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2위인 아스톤 빌라와 승점 차이는 9점입니다. 솔직히 시즌 초반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전부 빗나가고 있습니다.”
“그 전문가에는 저와 앨런 당신도 있다는 걸 알고 계시죠?”
개리 리네커가 짓궂게 말하자, 앨런 시어러는 꼭 항복을 하듯 양손을 들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이 정도로 잘할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그렇습니다. 사실 선더랜드가 좋은 스쿼드를 가지고 있고, 특히 프리미어 리그에서 이적한 올리비에 지루 선수가 있죠. 하지만 저희는 이 선수의 활약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개리 리네커의 말에 앨런 시어러도 동의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둘은 미리 짰다는 듯 동시에 입을 열었다.
“김가람 선수!”
그와 동시에 개리 리네커와 앨런 시어러 등 뒤에 있는 거대한 화면에서 선더랜드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32번 선수. 바로 김가람의 모습이 나왔다.
“김가람 선수. 대단합니다. 솔직히 리그에서는 그를 막을 만한 선수나 팀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챔피언쉽에서 제일 좋은 수비력을 갖추고 있는 아스톤 빌라를 1라운드에서 만나 3골이나 넣고 2개의 도움까지 기록한 김가람 선수를 막을 팀은 없죠.”
둘이 대화를 하면서 화면은 어느새 챔피언쉽에서 가람이 골을 넣은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화면에서는 시원한 중거리 슈팅이나 올리비에 지루와 2대 1 패스를 통해 골을 넣는 모습 그리고 프리킥으로 골을 만드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들이 하이라이트로 나왔다.
“지금 매경기 골을 넣고 있지 않나요?”
“그렇죠. 지금 아직 리그 중간에 도달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25골에 15개 도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미 리그 득점왕이랑 도움왕 자리를 예약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도움왕은 그렇다 치고 지금 저기서 10골만 더 넣으면 지금의 챔피언쉽 경기를 봤을 때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한다고 해도 득점왕은 그냥 차지하겠네요. 저는 경기를 직접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김가람 선수의 경기를 보시지 않았나요? 그때는 어땠는지 말씀 좀 해주시죠.”
앨런 시어러의 말에 개리 리네커는 고개를 좌우로 저였다.
“이런 말을 하면 미친 사람 같겠지만, 제가 봤던 4월에 있었던 포츠머스와의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경기에서는 김가람 선수는 오른쪽 윙백으로 뛰었습니다.”
“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오른쪽 윙백이라니. 지금 챔피언쉽에 오른쪽 윙어로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에게~”
앨런 시어러가 못 믿겠다는 말을 꺼내자, 둘 뒤에 있는 거대한 화면에서 체커트레이드 트로피 경기에서 가람이 활약하는 모습이 나왔다.
주로 수비적인 모습이 나왔으며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드리블과 속도를 보였고, 그나마 볼만한 건 가람의 프리킥으로 골을 넣으며 이기는 모습이었다.
“오.. 맙소사.”
앨런 시어러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개리 리네커는 말을 이어갔다.
“저도 수많은 축구선수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성장한 선수는 처음입니다.”
“솔직히 놀라운데요. 저는 김가람 선수의 경기를 U20 월드컵부터 봐서 그가 처음부터 오른쪽 윙어라고 생각했거든요. 솔직히 빠른 발을 이용해 윙백에서 윙어로 성공한 선수는 게레스 베일 선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선수도 포지션을 변경하고 바로 잘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렇죠. 거기다가 두 선수가 빠르다는 걸 빼고는 공통점을 찾기는 힘들죠. 김가람 선수 같은 경우는 엄청나게 터프한 선수니깐 말이죠.”
개리 리네커의 말이 끝나는 순간 화면에서는 U20 월드컵과 챔피언쉽에서 가람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튕겨져 나가거나 밀려나는 수비수들의 모습이 나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근육질 몸매는 아닌데요. 정말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렇죠.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이 설렁설렁 막는 건 더욱 아닐 테고 말이죠.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빠른 속도, 정확한 슈팅, 거친 몸싸움에도 무너지지 않는 모습. 정말 18살이라는 게 말도 안되는 선수입니다.”
“저렇게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선더랜드에게는 걱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내일 있을 10월 30일 리그컵 4라운드에서 선더랜드는 지금과 급이 다른 팀과 만나게 됩니다. 바로 토트넘이죠.”
그 말과 함께 화면은 토트넘의 선수들의 모습이 나왔고, 경기 중에서는 등 번호 7번 선수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앨런 시어러가 반갑다는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야 손이군요. 요즘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손홍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과 경기를 붙게 되는군요. 이거 잉글랜드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핫한 경기가 되겠는데요.”
“그렇습니다. 사실 손홍민 선수의 폼과 다르게 토트넘의 경기력은 좋지 않은 편이기는 합니다. 현재 리그 7위에 있죠. 게다가 문제는 이렇게 되면서 포체티노 감독의 경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그런 상황에서 상승세인 선더랜드와의 경기라니 어렵게 되었네요.”
“하지만 그래도 선더랜드는 아직 챔피언쉽 리그의 팀이고 토트넘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한 팀이거든요. 두 팀의 스쿼드는 경기력을 떠나서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돌파구를 만들 선수는 다름 아닌 김가람 선수라고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것 같군요.”
“그렇습니다. 이미 챔피언쉽을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가람 선수가 진짜 프리미어 리그의 팀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모두 내일 있을 리그컵 4라운드 선더랜드 대 토트넘, 토트넘 대 선더랜드의 경기를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잠시 광고 후에는 프리미어 리그 방금 말씀드린 토트넘 감독 포체티노 감독의 상황과 경질설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삐이잉!!
가람은 잠을 자기 전에 잠시 날씨를 보기 위해 틀었던 TV에서 생각지 않은 자신을 평가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며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손홍민.
가람이 승연의 삶을 살면서도 매번 마주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전설적인 선수였다.
아시아를 뛰어넘어 축구의 본고장인 잉글랜드에서 인정받는 월드 클래스 선수이며, 엄청난 자기 관리와 겸손한 이미지로 어린 선수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승연의 삶에서 언제나 비교 당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자기 관리는 둘째 치고 거친 말과 행동 때문에 악동 이미지가 있는 승연은 언제나 손홍민의 전성기와 비교 당했고, 큰 벽처럼 느껴졌다.
물론 승연이 모어컴을 이끌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하고 월드컵까지 우승을 시키면서 업적은 뛰어나게 되었지만, 인성적인 면에서는 손홍민 선수와 비교하기는 힘들었다.
‘껄끄럽군.’
가람의 몸에 들어온 후 거친 말과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승연의 반골 기질은 죽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의 오랫동안 간접적인 비교 대상이었던 손홍민과 직접 겨루게 된다고 생각을 하게 되니 왠지 모르게 동기부여가 되기 시작했다.
승연의 삶에서는 손홍민이 이미 은퇴한 시대라 사람들은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자신과 손홍민을 비교하곤 했다. 이제는 가람의 몸으로 실제 손홍민과 붙는 시간이 다가온 것이었다.
다른 경기 다른 때보다 가람은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지지한다는 듯 상태창이 눈 앞에 나타났다.
김가람 / 나이: 만 18세 / 키 : 180 / 몸무게 : 74 / 주발 : 양발
|개인기 70|, |슈팅 95|, |킥정확도 90|, |드리블 90|, |헤딩 70|, |패스 85|, |태클 90|, |민첩 90|, |체력 90|, |속도 90|, |몸싸움 90|, |위치선정 90|
미분배 포인트 : 10
눈 앞에 나타난 상태창은 깜박거리며 포인트를 분배하라는 것처럼 재촉했다.
‘아. 포인트를 더 주지도 않았으면서..’
사실 1라운드 경기의 해트트릭 이후 매경기 골을 넣고 있지만, 상태창은 냉혹했다. 그리고 지금의 능력으로도 챔피언쉽 경기는 쉽게 이겨나가고 있었기에 가람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받은 포인트를 아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가람은 포인트를 어떻게 분배할까 고민에 빠졌다.
신체적인 능력은 더 이상 성장시킬 필요는 없었고, 이제 남은 건 아직 70에 머물고 있는 개인기나 헤딩 혹은 90에 도달하지 못한 패스 뿐이었다.
‘우선 헤딩은 제외.’
어차피 이번 시즌 원톱으로 나와 헤딩을 도맡아서 해결해주는 올리비에 지루가 있는 이상 그리고 내일 경기를 위한 전술 회의에서도 자신이 헤딩 경합을 벌일 곳은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개인기와 패스 뿐이었다.
‘10 스탯을 올려도 개인기는 80인데 으음..’
그렇게 고민을 하는 가람은 어떻게 할까 하다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이잉 지이잉
“여보세요?”
“잘 지내고 있어? 마이 프랜드.”
“강운이냐? 무슨 일로 전화를 다했냐?”
“무슨 일은.. 내일 너 손홍민 선배님하고 붙는다며.”
“그렇지. 힘내라고 연락한 거냐?”
“무슨 힘 내라고는.. 그냥 부러워서 전화한 거다.”
“뭐냐? 얼마 전에 데뷔골 넣었다고 신나서 전화할 때는 언제고?”
지난 9월 26일에 있었던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고 이강운이 신나 전화했던 걸 기억해 말하자, 이강운이 기죽은 듯 답했다.
“뭐.. 그건 그때고, 나도 너처럼 선발경기 나서서 풀타임으로 경기도 뛰고, 손홍민 선배랑 겨뤄보고도 싶다. 내가 너 옆에 있으면 기가 막히게 어시스트 줄 텐데 말이야.”
“그럼 여기로 이적하던지 그러냐?”
“구단에서 쉽게 놔주냐? 여름에도 가고 싶다고 하긴 했는데..”
“그래. 구단이 쉽게 놔주지 않겠지. 그럼 너는 이 형님이 이기는 모습이나 TV로 응원해라.”
“뭐야 너! 손홍민 선배를 상대로 이길 생각이야? 요즘 헤리 케인이랑 손홍민 선배 연계 쩌는 거 몰라? 너는 그냥 손홍민 선배 방해하지 말고 리그에나 신경 써.”
“너 그거 박지석 감독님한테 말한다.”
“야야.. 그건 이거랑 다른 거지.”
“그럼. 나 응원해라.”
“몰라! 여튼 잘해라. 이기던 지던 내일 전화 할게.”
“전화 하지 마라.”
그렇게 이강운와의 통화를 끝내고 가람은 연계라는 말을 듣는 순간 올리비에 지루가 떠올랐다.
“연계 플레이 나도 잘할 수 있지.”
그 말과 함께 가람은 10 포인트를 사용해 패스 능력치를 85에서 90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