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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63화 (64/319)

63화 리그컵 4라운드 토트넘전[2]

전반 20분

“전반 4분, 6분 양팀 1골씩 넣으며 경기는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팀 서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한 골씩 먹힌 양팀의 골키퍼들의 선방으로 더 이상 실점은 없습니다.”

“그렇죠.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선방은 그리 놀랍지는 않지만, 딘 핸더슨 골키퍼의 선방은 기대 이상입니다.”

“재미있는 경기 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역시 선더랜드는 김가람 선수와 올리비에 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요. 전반 초반에 골을 먹힌 이후 토트넘에서도 이런 부분을 대비해서 수비를 강화시켜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개리 리네커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오비 에자리아가 공을 올리비에 지루가 있는 곳을 향해 길게 패스를 넣었고, 올리비에 지루는 토트넘의 중앙 수비수 콤비와 함께 공중에서 뛰어 올랐지만 이번에는 얀 베르통언이 공을 따내었다.

아무리 공중볼에 능한 올리비에 지루라고 하더라도 매번 골을 따낼 수는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을 따낸 얀 베르통언은 바로 김만재와 글랜 로번스 사이에 위치한 해리 케인을 향해 길게 공을 뿌렸다.

“얀 베르통언의 긴 패스!! 해리 케인 선수와 김만재, 글랜 로번스 선수 공을 잡기 위해 뛰어갑니다.”

공은 해리 케인 바로 앞 공간에 떨어졌고, 속도가 그리 빠르지 못한 글랜 로번스는 뒤쳐졌지만 김만재는 해리 케인을 따라잡아 막을 수 있었다.

“헤리 케인 선수를 막아서는 김만재 선수! 여기서 열리게 되면 뒤에는 딘 핸더슨 선수 하나 밖에 없습니다.”

해리 케인은 잠시 공을 멈춘 후 상체 페인트를 통해 김만재를 속이려고 했지만, 김만재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시간이 약간 지체되는 사이에 왼쪽 공간에 두 명의 선수가 뛰어왔고, 순간 김만재는 그 두 선수에게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아주 잠깐 김만재가 집중력을 잃은 사이 해리 케인은 그 두 선수가 경합하는 곳으로 패스를 넣었다.

토오옹~~

짧지도 길지도 않은 해리 케인의 패스는 패널티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로 나아갔고, 거기서는 공을 얻기 위해 달려드는 손홍민과 김가람이 경합을 하며 달려들고 있었다.

“여기서 또다시 경합이 붙은 두 선수입니다.”

“이번 경기 손홍민 선수와 김가람 선수 치열한 경쟁을 보이는 가운데 골을 기록한 김가람 선수가 한발 더 앞섰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공을 얻은 건 손홍민 선수입니다. 김가람 선수 간발의 차이로 공을 따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바로 수비 자세로 돌아서는군요.”

“그렇죠. 오늘 경기에서 몇 번 나온 장면이지만 김가람 선수의 수비력은 상당해 보입니다. 원래도 위치 선정은 뛰어났지만, 몇 차례 나온 정확한 태클에는 손홍민 선수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는데요. 이번에는 어떻게 뚫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손홍민은 가람을 앞에 두고 잠시 공을 멈추더니 상체 페인트를 통해 가람을 흔들어봤지만, 가람은 속지 않았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무게 중심으로 보내자, 지난번에도 페이크를 준 다음에 해리 케인에게 패스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람은 무게 중심을 뒤로 보내지 않고 경계했다.

그러나

타타탓!!

“손홍민 선수 정지 상태에서 공을 치고 들어옵니다. 김가람 선수 살짝 반응이 더딥니다.”

가람은 허를 찔려 살짝 반응이 느렸는데 그 사이에 손홍민은 이미 두 걸음이나 앞서 나간 상태였다.

‘제길.. 빠르기는 정말 빠르군. 괜히 슈퍼 소닉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어.’

가람은 순간 멀어지는 손홍민을 보며 태클을 걸까 고민을 해봤지만, 이미 손홍민은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고, 여기서 아무리 정확한 태클로 공만 걷어낸다고 해도 심판에 따라 패널티킥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가람은 손홍민의 장기인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들어 슈팅을 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어 어쩔 수 없이 황급히 어깨 싸움으로 손홍민의 자세를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때

투우욱!!

가람의 어깨가 손홍민의 어깨에 닿기도 전에 공은 다시 해리 케인에게 리턴 패스로 나아갔다.

“제길..”

이미 해리 케인은 김만재의 수비를 벗겨내고 혼자 있는 상태라서 그대로 슈팅을 가져간다면 골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반에만 두 골이나 먹힌다면 다시 따라잡는 건 어려운 일이었기에 가람은 손홍민을 두고 어떻게든 해리 케인을 막기 위해서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토오옹!!

해리 케인은 가람이 손홍민에게서 벗어나는 걸 보더니 다시금 손홍민쪽으로 패스를 넣었고, 뒤늦게 나타난 권윤성이 손홍민을 막으려고 했지만 손홍민은 자신에게 오는 공을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 했다.

뻐어엉!!

촤르르르르~

“고오오오올~~ 슈퍼 소니 손홍민의 골로 토트넘이 2대 1로 앞서갑니다.”

“이거죠. 손홍민 선수와 해리 케인 선수의 연계로 골! 멋집니다. 그 김가람 선수 허망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지만, 둘의 연계 앞에서는 무너집니다.”

완벽하게 속아버린 가람은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쉬었고, 골을 넣은 손홍민은 코너킥 에어리어쪽으로 가서 골을 도와준 해리 케인과 함께 악수 세레머니를 나누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가람은 속으로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아.. 선수단의 차이가 이 정도로..’

가람이 아무리 선전을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토트넘과 선더랜드의 전체적인 스쿼드의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해리 케인에게 밀린 김만재, 아무리 가람이 마크를 하고 있었지만, 원래 오른쪽 윙백으로 손홍민을 수비를 했어야 하는 권윤성의 늦은 커버.

경기를 하면 할수록 아쉬움만 커져가고, 그 아쉬움이 어느새 이번 경기는 쉽지 않다는 마음으로 변해가려는 순간 생각지 않은 알림이 귓가에 울리며 눈 앞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삐리링

[리그컵 4라운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역전골을 기록해라.]

[보상 20포인트]

상태창은 여기서 포기하지 말라는 듯 무리한 요구를 했다. 오랜만에 나온 포인트 보상이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상태창은 가람을 도발하듯 깜빡이기 시작했고, 가람은 하늘을 보며 크게 외쳤다.

“으아아앗!!!”

생각지 않은 가람의 기합성에 선더랜드 선수들은 놀라 가람을 쳐다봤고, 가람은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소리쳤다.

“이길 수 있어요. 조금만 더 힘내봐요!!”

가람의 외침에 선더랜드의 선수들은 순간 골이 먹혔을 때 느꼈던 절망감에 부끄러웠다. 사실 막는다고 해도 어떻게든 휘집고 들어오는 토트넘의 공격은 막기 어려웠다.

골을 넣고 있는 해리 케인이나 손홍민도 문제였지만, 공을 운반하며 센스 있는 패스를 하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나 뛰어난 오프더 볼 움직임으로 수비의 시선을 분산 시키고 있는 델리 알리도 마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었다.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은 상태였고, 팀의 주득점원이자, 에이스인 가람이 저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래!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다. 시간은 많이 남았어!!”

리 캐터몰은 박수를 치며 다시금 주변의 동료들을 격려해주기 시작했고, 토트넘 선수들이 세레머니를 마치고 경기를 준비하는 사이에 선더랜드는 다시금 정비를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경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 선더랜드의 벤치에서 박지석 감독이 앞으로 나와 모두가 들릴 수 있도록 크게 외쳤다.

“최선을 다해라!! 홈팬들에게 고개 숙인 모습을 보이지 마라!!”

그리고 그 말이 홈팬들에게 들렸는지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가가 라이트 오브 스타디움을 뒤덮었다.

“We are Sunderland. We are Sunderland~~”

시즌 초반 동양인 구단주와 동양인 감독이 이끄는 팀에 많은 팬들은 우려를 표했고, 많은 팬들은 떠났었다. 물론 그 자리를 우레이 영입으로 많은 중국 서포터즈가 채워주기는 했지만 원래 지역 팬들은 떠났고, 만원 관중은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작된 리그에서 선더랜드는 1라운드에서 승격 후보인 아스톤 빌라를 꺾으며 기세를 올렸고, 점점 리그 무패를 이어가며 승승장구를 하자 떠났던 팬들은 다시 돌아와 연일 만원 관중으로 선더랜드를 응원해주었다.

역전골을 허용했는데도 들려오는 선더랜드의 응원가에 선수들은 고무될 수밖에 없었고, 그 기세를 몰아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올리비에 지루부터 시작된 공은 리 캐터몰을 거쳐 바로 가람에게로 공이 이어졌다. 그 순간 손홍민과 무사 시소코가 달려들어 가람의 전진을 막아서려고 했다.

“김가람 선수 손홍민 선수와 무사 시소코 선수의 협력 수비에 갇힙니다.”

“게다가 벤 데이비스 선수가 뒤를 받치고 있습니다. 몇 차례로 스스로의 힘으로 이 상황을 타계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죠.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가람은 천천히 공을 몰고 하프라인에서 전진해 들어가자, 손홍민이 달려들어 공을 뺏으려고 했다. 그 순간 가람은 공을 발바닥으로 컨트롤해서 살짝 띄운 다음에 왼쪽 전방을 보며 공을 길게 패스 했다.

뻐어엉!!

공은 경기장을 종으로 가르며 던컨 왓모어의 앞공간으로 날아갔고, 순간 가람에게 집중되어 있던 토트넘의 수비진들은 당황했다.

그리고 그렇게 뻗어나간 공을 잡은 건 세르주 오리에와 속도 경쟁에서 이긴 던컨 왓모어였고, 공을 잡은 던컨 왓모어는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던컨 왓모어 선수!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크로스가 이번에는 좀 긴 것 같습니다. 올리비에 지루 선수가 잡기에는 다소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데요.”

개리 리네커가 말하기 무섭게 올리비에 지루가 점프를 했지만 공은 올리비에 지루를 넘어가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모두가 던컨 왓모어의 실수라고 생각한 순간 그 자리에 가람이 나타나 떨어지는 공을 낚아챘고, 그대로 패널티 에어리어를 파고 들었다.

“이 공을 김가람 선수가 잡아냅니다. 놀라운 위치 선정으로 골 찬스를 만드는 김가람!!”

가람의 앞에는 이제 중앙 수비수 두 명과 골키퍼만 있는 상태였고, 중앙 수비수 사이에서 올리비에 지루가 골대를 파고들고 있는 순간이었다.

“김가람 선수! 좋은 찬스!”

그때

촤르르르!!!

어느새 나타난 손홍민이 가람의 앞공간을 봉쇄하는 듯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왔고, 가람이 여기서 슈팅을 가져가면 공이 손홍민에게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토오옹!!

가람은 공의 밑둥을 찼다.

공은 슬라이딩 태클을 하는 손홍민을 넘어 골키퍼와 올리비에 지루 사이에 떨어졌고, 올리비에 지루는 쓰러지듯 공에 머리를 맞추었다.

촤르르르~~

“고오오올!! 올리비에 지루 선수!! 동점골을 만듭니다. 경기 2대 2! 한 팀이 달아나면 다른 팀이 바로 쫓아오고 있습니다.”

“이건 골을 넣은 올리비에 지루 선수도 칭찬해야 하지만, 골대 앞에서 침착하게 패스를 한 김가람 선수를 칭찬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멋진 연계입니다. 꼭 해리 케인과 손홍민 선수의 연계를 보고 화답하는 것 같은 골을 만드는 김가람 선수와 올리비에 지루 선수입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한 듯 골을 넣은 올리비에 지루는 가람을 향해 달려들어 골을 만들어준 가람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그리고 자신의 슬라이딩 태클을 넘어 골까지 연계 시킨 가람을 보며 손홍민은 애꿎은 잔디를 쥐어짜며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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