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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64화 (65/319)

64화 리그컵 4라운드 토트넘전[3]

전반 45분

“해리 케인 선수 헤딩!!!”

터어엉!!!

“아! 오른쪽 골대 상단을 맞추고 골라인 아웃이 됩니다.”

“해리 케인 선수 머리를 부여잡습니다.”

“에릭센 선수의 크로스를 이렇게 놓치는군요. 주심 휘슬을 입에 물려고 합니다.”

잠시 후 딘 핸더슨이 골킥을 차자, 그 순간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삐이익!!

“전반 이렇게 종료됩니다. 전반전 양팀 2 대 2를 기록한 가운데 팽팽한 경기는 후반전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보셨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선더랜드의 선수들의 분전이 놀랍습니다. 이렇게까지 토트넘을 상대로 팽팽한 경기를 할 줄은 몰랐거든요. 특히 전반 20분 경에 손홍민 선수의 골이 터지는 순간 경기가 기울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바로 따라잡는 모습을 보면 후반전에도 재미있는 경기가 이어질 거라고 예상됩니다.”

그렇게 생각지 않은 동점으로 상반전 경기를 마친 양 팀을 보며 중계진은 후반전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선더랜드 라커룸

“모두 잘하고 있다. 후반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대로 하면 된다.”

“네. 알겠습니다.”

들려오는 선수들의 대답에는 여유와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전반.. 너무 빠른 페이스로 진행되었어.’

이번 시즌 선더랜드가 상대했던 그 어떤 팀보다 강팀인 토트넘이었다.

그런 강팀을 상대로 기회를 만들고, 상대의 기회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더 높은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했다.

프리 시즌에 다른 팀들보다 체력 훈련과 팀워크를 강조하며 훈련을 했던 것이 여태까지의 경기에서는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지금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는 오버 페이스가 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 양상 이대로만 간다면 역전골은 물론이고,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 페이스가 빠르기는 하지만, 따라가고 있는 경기였다.

이대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리그를 위해 이번 경기를 포기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잠시 고민을 하던 박지석 감독은 베테랑 수비수인 글렌 로번스에게 다가갔다.

“괜찮나?”

“허억.. 허억..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최선을 다하라고 했지만 무리하라고는 하지 않았다. 만약 후반에 힘들다면 리그를 위해서라도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

글렌 로번스는 박지석 감독의 말에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이미 허벅지 뒤쪽에서 느껴지는 뻑뻑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박지석 감독은 이어서 리 캐터몰에게 다가갔다.

“주장. 후반전 괜찮겠나?”

“걱정하지 마세요. 감독님. 이 날을 위해서 체력 단련을 한 거 아니겠습니까?”

리 캐터몰은 자신 있게 답하기는 했지만, 옆에 있는 팀 닥터인 이안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감독님. 이미 이 녀석은 오버 페이스예요. 이미 피지컬 코치랑 이야기를 나눴어요.”

토트넘의 중원에서 무사 시소코 선수와 몸싸움을 펼치며 평소보다 힘든 경기를 했던 리 캐터몰이었다.

해리 케인에게 괴롭힘을 당한 글랜 로번스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었다. 박지석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주장. 너무 무리하지 마라.”

“아닙니다. 저는 뛸 수 있어요. 감독님.”

가끔 육체의 능력을 뛰어넘어 정신력으로 버티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리 캐터몰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박지석 감독은 결심한 듯 말했다.

“주장. 이 경기가 리그컵 결승전인가? 아니면 승격 결정전인가?”

“둘 다 아닙니다.”

“그래. 지금 이 경기는 그 정도로 중요한 경기가 아니야. 아직은 이렇게 불타오를 경기는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자네는 휴식이 필요해.”

리 캐터몰은 순간 욱했지만, 감독의 지시를 무시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

“그게.. 감독님의 뜻이라면 따르겠습니다.”

“그래. 이해해준다니 고맙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그런트 리드비터가 교체로 들어간다.”

그렇게 박지석 감독은 선수들 하나 하나를 살피더니 마지막에 가람에게 다가왔다.

“오늘 경기 어떻게 생각하나?”

여태까지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했던 박지석 감독은 가람에게 다른 질문을 건넸고, 가람은 몸 상태에 대해 대답을 하려다가 순간 되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요?”

“그래. 오늘 경기 어떻게 생각하나?”

“토트넘이 강팀이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님.”

“그래.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지. 그렇다면 네가 할 수 있는 걸 전부 펼쳐봐라. 나도 최대한 지원해주겠다. 하지만 후반전 15분까지다.”

“네에? 그게 무슨?”

“지금 팀은 네 페이스에 따라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로 경기를 했어.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에이스라면 그렇게 팀을 이끌 수 있어야 하지. 하지만 모두가 너와 같지는 않아.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나?”

그 말에 가람은 순간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상태창의 보상을 얻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그게 다른 사람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뛰어난 활약을 한다고 해도 결국 축구는 팀 스포츠였다.

자신의 페이스에 다른 선수들이 말려들어 부상이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면 그 순간 경기는 끝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걸 박지석 감독은 알아채고, 가람에게 알려주는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감독님.”

“그래. 너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거라고 생각한다. 명심해라. 후반전 15분까지다. 그때까지 결정 지어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프 타임이 끝나고 가람은 살짝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승연의 삶을 살면서도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상태창의 보상에 현혹되어 생각보다 다른 선수들을 혹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오버 페이스였어.’

[리그컵 4라운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역전골을 기록해라.]

[보상 20포인트]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달콤한 보상 그리고 후반전 15분까지 남은 15분이라는 시간에 가람은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후반전 10분

“이거.. 경기 전반전 양 팀 서로 공격을 하던 양상과 다르게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나오는 선더랜드의 공격을 일방적으로 막아내기 바쁜 토트넘입니다.”

“맞습니다. 선더랜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리 캐터몰 선수와 그런드 리드비터 선수를 교체하며 계속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선더랜드의 공격이 성공하느냐 마느냐가 이번 경기를 판가름 낼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축구 경기에 중요한 건 흐름이라고 할 수 있죠. 선더랜드가 이 흐름을 골로 마무리한다면 흐름은 선더랜드쪽으로 계속 흐를 거라는 말씀입니다. 반대로 토트넘이 이 흐름을 막아낸다면 경기는 토트넘이 이길 거라는 거죠. 특히 선더랜드의 선수들이 지금까지 보면 평소 경기보다 많이 뛰고 있거든요. 만약 막아낸다면 토트넘은 충분히 뒤집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군요. 결국 이 경기는 한 골! 후반전 누가 먼저 골을 넣는지가 중요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토오옹!!

그런트 리드비터의 패스가 정확히 가람의 앞 공간으로 떨어졌고, 가람은 공을 잡기 위해 손홍민과 몸싸움을 벌이며 달려갔지만 이미 가람의 앞공간에 대기하고 있던 벤 데이비스가 한발 빠르게 공을 걷어냈다.

“휴우우우~~”

후반전에 마음을 먹고 수비적으로 나서는 토트넘을 상대로 가람은 생각보다 쉽게 공을 잡지는 못했다.

공간도 공간이지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토트넘의 왼쪽 라인 수비는 가람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압박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수비도 제법 하잖아.’

손홍민이 공격이 아닌 수비적으로 돌아서서 가람을 마크하기 시작하자, 가람은 공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가람의 마음도 모르고 시간은 점점 60분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박지석 감독이라면 리그를 위해서라도 선수들을 대거 교체할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팽팽하게 이어졌던 경기의 흐름은 체력을 비축한 토트넘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젠장..”

솔직히 지금 이 스쿼드로 한 단계 뛰어나다고 평가되는 토트넘을 상대로 이 정도 싸운 것은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가람이 원하는 건 유럽 정상이었다. 지금의 이런 핸디캡을 달고도 결국에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리그 경기는 솔직히 너무 쉬웠다.

게르트 뮐러의 가르침과 뛰어난 신체 능력으로 가람이 골을 넣으면 상대 팀 선수들은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지금 토트넘은 그런 팀들과는 달랐다.

리그의 팀들은 선더랜드를 강팀으로 인식하며 금세 무너졌다. 반면에 토트넘은 선더랜드를 약팀이라고 생각해서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무너져 내릴 일은 없었다.

앞으로도 이런 팀들을 상대로 골을 넣고 이겨야 했다. 그제야 왜 역전골에 20포인트라는 많은 포인트를 부여했는지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리그컵 4라운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역전골을 기록해라.]

[보상 20포인트]

이런 상황에 가람을 놀리는 듯 상태창은 깜빡거렸다.

대부분 사람은 이런 상황에 빠진다면 포기를 하거나 무기력감에 빠지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회귀의 삶을 살았던 가람에게는 오히려 자극되었다.

그렇게 극한의 상황에 몰린 가람은 불타올랐다.

말은 길지만 가람이 마음을 먹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권윤성이 스로인을 준비하다가 가람에게 공을 건네는 짧은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토오옹.

그리고 공이 가람의 앞 공간에 떨어지자, 무사 시소코가 한걸음 먼저 다가가 공을 잡으려고 했다.

그 순간

삐리리리~~!!

[히든 스킬 – 더티 사커]

[설명 :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겠다는 다짐에 강승연의 삶에서 파울에 걸리지 않는 더티 플레이를 재현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 창이 나오면서 가람은 목줄이 풀린 맹견처럼 등 뒤에서 거칠게 달려들어 무사 시소코를 밀어버렸고 무사 시소코는 생각지 않은 가람의 거친 공격에 그대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그대로 공을 가로챈 가람은 공을 몰고 패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달려들었다.

“김가람 선수 거친 몸싸움으로 공을 가로챕니다.”

“오. 이건 좀 놀라운데요. 여태까지 저렇게 거칠게 경기를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말이죠. 마음이 급해 보입니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저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경기에는 그리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가람이 드리블로 패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접근하려고 하자, 앞에서 손홍민과 벤 데이비스가 가람의 앞 공간을 자르며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가람은 그들의 마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돌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고, 손홍민은 가람이 골대가 아닌 골라인 아웃 쪽으로 가도록 방향을 몸으로 막았다.

하지만

쿠우웅!!

가람은 손홍민의 방해에도 어깨를 밀어 넣으며 우격다짐으로 뚫고 나가려고 했고, 생각지 않은 공격에 손홍민은 몸의 밸런스를 잃어버리고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또다시 이어진 파울성 플레이에 선수들은 주심의 판정을 기다렸지만, 주심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고, 경기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원래 손홍민이 유도한 방향으로 가람이 드리블을 한 경우를 대비하여 그곳에서 커버 플레이를 하려고 했던 벤 데이비스도 크게 당황해 뒤늦게 가람을 쫓아 유니폼을 잡고 저지하려고 했다.

찌이익!!

벤 데이비스의 거친 저지에 옷이 찢어졌지만 가람은 멈추지 않았고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김가람 선수!! 엄청난 드리블!! 황소처럼 저돌적으로 달려듭니다.”

마틴 테일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가람은 바로 슈팅 자세를 가지고 갔다.

뻐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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