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68화 (69/319)

68화 겨울 이적시장[3]

찰칵 찰칵

가람은 김하늘의 집무실 문을 열자, 순간 눈부신 플래시 세례에 황급히 문을 닫았고, 잠시 뒤에 김하늘이 문을 열고 나왔다.

“뭐야? 이 넥타이는..”

그 말과 함께 김하늘은 넥타이를 풀어 다시 메주었고, 그 상황에 가람은 놀라 물었다.

“형.. 이게 뭐예요? 왜 형 집무실에 기자들이 있는 거예요?”

“왜기는. 우리 에이스의 재계약 때문에 이 형이 부른 거지.”

“네에?”

“네에는 무슨 자! 웃어~ 이제 들어가자. 카메라는 광고 촬영을 해봐서 익숙하지?”

“그렇기는 하지만 이건 무슨..”

가람이 말을 이어하기도 전에 김하늘은 가람을 데리고 집무실로 향했고, 가람의 등장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다시 한 번 시작되었다.

그렇게 한동안 카메라들이 열일을 했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가람은 미리 준비된 책상 앞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김하늘은 웃으며 계약서를 들고 나왔고, 그걸 본 가람이 김하늘만 들리게 작게 말했다.

“재계약에 기자는 왜 부른 거예요?”

“너를 노리고 있는 구단들이 많아서 그런 거야. 너도 선더랜드에서 계속 뛰고 싶다며. 그러니 이렇게 하는 게 좋아.”

“그래도 이건 좀 많은 것 같은데요. 그냥 구단 기자가 찍고 홈페이지에 올리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것도 방법이지만, 원래 좋은 일은 방방 소문을 내야 제맛이거든.”

“네 좋은 일이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가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계약서를 봤고, 거기에 쓰인 금액을 보고 순간 눈을 비벼야 했다.

“형! 이거 금액이 잘못되어 있는 거 같은데요.”

“잘못된 게 아니라고, 너라면 이정도는 받아야지.”

쓰인 주급은 2만 7천 파운드(한화 약 4천만 원)이었다.

얼마 전까지 유소년 계약으로 주급 670파운드 (한화 약 100만 원)을 벌던 가람에게 40배가 넘는 주급 상승이었다.

물론 승연의 삶에서 더 많은 주급을 받고 뛴 적은 있었지만, 18살 아니 이제 19살을 바라보고 있는 이 나이에 이정도 주급을 받아본 적은 없었다.

“형. 이건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니에요?”

“너야말로, 너무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거 아니냐? 지금 리그 득점왕을 유지하고 있는 너에게 이정도는 당연한 거라고. 어서 서명해.”

가람은 프리미어 리그 승격 시 주급 상승 옵션이 들어간 5년 계약에 서명하게 되었다.

서명하는 순간 플래시 세례는 한 차례 더 이어졌고, 서명이 끝난 후 김하늘과 악수를 했다. 그리고 계약서를 본 기자들과 가다렸다는 듯 자연스럽게 기자회견으로 이어졌고, 가람의 눈에 익숙한 기자들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BCD 스포츠국의 리사 뮐러입니다. 상당히 높은 주급으로 5년 재계약을 하게 되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구단에서 이렇게 저를 대우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구단에서 대우해준 만큼 더욱 열심히 해서 팀의 승격에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놀라운 32골을 터뜨리며 이미 리그 득점왕은 예약해둔 상태이신데요. 혹시 비결을 알 수 있을까요?”

“휴가 동안 좋은 스승님을 만나 가르침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스승이 누군지 알고 있는 리사 뮐러는 순간 질문을 이어가지 못했고, 다른 기자들은 스승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게르트 뮐러는 자신을 밝히지 말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가람은 에둘러 말을 돌렸다.

하지만 이 인터뷰는 결국 프란츠 베켄바워에게 들어가 한동안 게르트 뮐러는 그에게 잔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게르트 뮐러의 말도 안 되는 특별 훈련을 버텨냈다는 게 알게 된 프란츠 베켄바워는 가람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져만 갔다.

그렇게 이어진 인터뷰는 대부분 선더랜드와의 계약을 언제까지 이어갈지, 선더랜드에 대한 애정은 왜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통상적인 질문이었고, 가람은 별문제 없이 인터뷰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형. 이런 일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세요. 인터뷰 힘들다고요.”

“힘들기는. 이제는 그냥 연예인처럼 카메라 앞에서 대답 잘하기만 하던데..”

“그런데 정말 저한테 이렇게 주급을 많이 주셔도 돼요? 형은 이제 제 에이전트가 아니라 구단주이기도 하잖아요.”

“특정 선수에게 너무 높은 금액을 주면 다른 선수들도 그 선수의 주급만큼 달라고 하겠지. 하지만 에이스 선수에게 너무 적은 금액을 주면 사기가 떨어지는 법이야. 올리비에 지루 선수도 자기 다음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게 너라면 이해할 수 있다고 했고 말이야.”

“뭐예요? 그럼 제가 팀 내 2번째로 높은 주급을 받는 선수예요?”

“그래. 사실은 제일 높은 금액을 주고 싶기는 했지만, 이번에 겨울 이적시장에 선수들 좀 영입하려고 해서 말이야.”

주급을 많이 받는다는 건 단지 돈을 많이 받는 거뿐만 아니라 팀에서의 위치를 의미하기도 하였다.

아직 어린 자신에게 팀 내 두 번째 높은 주급을 준다는 건 상당한 책임을 부여해준 것이었다.

사실 가람은 김하늘에게 대놓고 선더랜드가 유럽 정상에 오를 때까지 이적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그런 사실을 숨기고 선더랜드와 재계약을 추진해 좋은 급료를 받아내야겠지만, 지금 김하늘은 선더랜드 구단주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점을 조금 악용해서 가람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보통 급료를 제시했어도 재계약을 진행했을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대우를 해주었다는 건 김하늘의 사람 됨됨이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긴 이 양반이 돈에는 인색한 사람은 아니었지.’

가람이 승연의 삶을 살 때도 재계약 조건은 상당히 좋았었다. 그렇기에 승연도 김하늘의 구단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가람이 생각이 잠기려고 하자, 김하늘이 가람의 등을 툭 치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좋은 소식은 가족들에게 전해드려야 하지 않겠어?”

“네. 그렇죠.”

“기자회견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팀훈련은 이미 끝난 상태니깐 내 차로 같이 가자.”

“형은 겨울 이적 시장 때문에 바쁜 거 아니에요?”

“바쁘지. 미친 듯이 바쁘지. 하지만 오늘처럼 좋은 날은 잠깐 쉬어도 돼. 우리 가람이가 팀의 에이스로 인정받고 계약도 한 상황이잖아.”

“이 계약서는 형이 만든 거잖아요.”

“이런 계약서를 만들 수 있는 것도 네가 잘했으니깐 가능한 거야. 이 녀석아! 그냥 마음에 드는 선수라고 급료 많이 줄 수는 없다고. 아무리 구단주라고 해도 말이야. 자아! 가자! 오늘 같은 날은 역시 삼겹살이지.”

“형.. 지금 시즌 중인데 그렇게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요.”

“으이구! 맨날 닭가슴만 먹어서 어린 녀석이 감정도 메말랐네. 캐서린씨도 네가 자기 관리를 독하게 하는 것 같다고 걱정이시더라. 오늘은 형한테 술도 배우고 그러자.”

“형.. 저 아직 미성년자라고요.”

“으이구. 이렇게 준법 정신이 뛰어나셨나? 이제 며칠 뒤면 1월 1일 네 생일이잖아. 만 19세 한국 나이로는 20살이다. 욘석아!”

그렇게 가람은 김하늘의 강권에 그날 저녁에 스미스 패밀리 가든의 손님 3명을 초대해 가족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했다. 술을 마시며 기분 좋은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다.

--------------

2019년 1월 9일

“안녕하십니까? 매치 오브 더 위크 진행자 개리 리네커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챔피언쉽 겨울 이적 시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오늘 프로그램 진행을 도와주실 분은 앨런 시어러씨가 저와 함께 하십니다.”

“안녕하세요. 앨런 시어러입니다.”

“오늘 1부에서 프리미어 리그 겨울 이적시장을 다루었고, 이어서 2부에는 챔피언쉽 겨울 이적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2부까지 꼭 함께 하고 싶으시다고 하시더라고요.”

“네에. 사실 이 팀에 대해서 아까 프리미어 리그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말을 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2부에서 함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런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럼 앨런 시어러씨가 그렇게 설명을 하고 싶다고 하셨던 팀에 대해서 바로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 말과 함께 화면은 선더랜드의 모습이 나왔고, 영상에는 김가람이 재계약하는 모습과 함께 몇 명 선수들이 김하늘 구단주와 악수를 하며 계약을 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 영상을 지켜본 개리 리네커가 입을 열었다.

“선더랜드군요.”

“그렇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번 선더랜드의 겨울 이적시장 행보는 놀랍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저도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앨런 시어러씨가 말씀하시려는 부분이 우선은 우레이 선수의 임대 해지죠?”

“맞습니다. 공동 구단주인 샤오루 구단주의 힘으로 우레이 선수가 영입 된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죠. 사실 아무리 못한다고 해도 마케팅 용도로 데리고 온 선수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데리고 있는 게 관례였거든요. 그런데 선더랜드는 상당한 금액의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우레이 선수와 임대 해지를 진행했습니다.”

“솔직히 우레이 선수가 나온 경기를 보면 임대 해지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돈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해결될 줄 몰랐습니다.”

“놀라운 부분이죠.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다음 행보입니다. 구단주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라는 듯 첼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피카요 토모리 선수와 제이크 클라크숄더 선수를 영입하고, 뉴캐슬에서 뛰고 있는 기성룡 선수에 레스터 시티 U23의 하비 반츠 선수까지 발 빠르게 영입을 했습니다.”

“놀라운 건 이 중에 임대 영입은 하비 반츠 선수 한 명뿐이라는 겁니다. 원래 챔피언쉽 팀에서는 최대 5명까지 임대가 가능해서 챔피언쉽의 팀들은 가능한 한 프리미어 리그의 선수들을 최대한 임대하려고 하는데요. 선더랜드는 임대보다는 완전 영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라고 보십니까?”

“사실 임대는 원래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데 한편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안한 상황이죠.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임대생 신분이라 팀에 녹아내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고요. 그렇지만 이렇게 과감히 투자를 통해 이적을 시킨다면 젊은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안정된 팀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되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아본 결과 하비 반츠 선수도 완전 영입 조건 걸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지난 여름에 이어서 상당히 과감한 투자를 하는데요. 그 배경은 역시 선더랜드를 거의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샤오루 구단주의 정책이 유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와 함께 화면은 바뀌더니 선더랜드에 수많은 관광객과 번화한 거리가 보이며, 시즌 초반에 선더랜드에 투자를 하며 계획을 발표한 샤오루의 모습이 나왔다.

“그렇죠. 사실 처음에 샤오루 구단주가 밝힌 선더랜드 구단 계획을 들었을 때는 맨체스터 시티의 만수르 구단주를 따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맨시티보다 더 지역 사회와 협력해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선더랜드의 열정적인 서포터즈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홈경기 매진 행진을 멈추지 않는 것도 겨울 이적시장에 돈을 쓸 수 있는 배경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맨체스터에는 두 개의 구단이 있어서 나름 힘 겨루기가 있지만, 여기 선더랜드에는 선더랜드 구단 하나밖에 없으니 더 쉬웠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이렇게 말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은 보기 좋은데요. 게다가 이번에는 홈그로운 정책을 의식한지는 모르겠지만 상당수 젊은 잉글랜드 선수들을 영입했습니다. 아! 한국 국적의 기성룡 선수도 있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앨런 시어리씨.”

개리 리네커의 질문에 앨런 시어리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솔직히 선더랜드의 박지석 감독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지만, 기성룡 선수는 스완지 시절 이후에 좋은 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를 영입하는 건 약간의 도박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도박이요?”

“그렇죠. 만약 스완지 시절의 좋은 폼을 보여준다면 박지석 감독의 선택은 좋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뉴캐슬에서 제대로된 경기를 뛰지 못했거든요. 과연 기성룡 선수가 폼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요? 선더랜드의 FA컵 3라운드 상대가 뉴캐슬로 잡혔습니다. 그 경기에서 만약 기성룡 선수가 나온다면 재미 있는 경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