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88화 (89/319)

88화 서포터즈 데이

2020년 5월 8일 라이트 오브 아카데미(선더랜드 1군 훈련장)

선더랜드의 1군 훈련장에 이른 아침부터 김가람과 김만재, 권윤성이 나타나 몸을 풀고 있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 훈련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훈련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몸을 만들기 위해서 잠시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던 김만재와 권윤성은 어느새 일상처럼 가람의 훈련에 동참해 왔다.

물론 이 둘도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같이 할 생각은 없었지만, 게르트 뮐러와 함께 했던 특훈을 함께하면서 가람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막아본 적 없었고, 그 후에는 어떻게든 한 번은 막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함께 해온 것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면서 점점 더 성장한 가람을 여태까지 막아보지 못하며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렇지만 가람을 상대로 한 훈련은 좌절만 준 것이 아니라 성장도 함께 주었다. 그 성장으로 챔피언쉽 팀의 다른 공격수들을 상대로 철옹성 같은 수비를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자신들이 생각해도 가람과의 훈련을 통해 컨디션 조절도 되고, 실력도 느는 게 느껴지니 아침 훈련을 멈출 수가 없었다.

물론 시합이 끝난 다음날에는 몸이 움직이지 않아 몇 번 빠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부분 날에는 가람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그렇게 셋은 평소처럼 자신의 루틴에 맞춰 훈련을 하고, 마지막에는 가람을 상대로 수비 훈련을 마무리하면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앉아서 휴식을 취하던 권윤성이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 듯 말했다.

“오늘이 서포터즈 데이라고 하는 데 혹시 뭐 하는 지 알아? 가람아.”

“저도 사실 자세히는 몰라요. 이전부터 해왔던 거라고 들었는데요. 작년에는 저 형이랑 같이 월드컵 뛰고 있어서 저도 이 번 년도에 처음 참여하는 거예요.”

“그렇구나. 옷은 역시 구단에서 제공한 정장 입고 가야겠지.”

“아마 그럴 거예요.”

“그건 그렇고 오늘 서포터즈 데이 끝나고 회식 한다고 했잖아. 완전 기대된다고!”

서포터즈 데이

리그가 끝난 그 주에 진행되는 일종의 서포터즈 행사였다.

선더랜드의 모든 서포터즈가 오는 행사는 아니라 시즌권을 가진 이들 중 추첨을 통해 뽑힌 사람들만 오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는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올해의 팀 등을 선정하고 시상을 진행했다.

평소라면 골수 팬들만 모이는 자리였지만, 이번 시즌에 선더랜드가 37승 9무 무패에 승점 120점이라는 무패 우승을 달성하고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하게 되면서 추첨의 경쟁은 여느 때보다 치열했다.

그리고 권윤성의 말에 가람은 걱정하듯 입을 열었다.

“선배. 리그는 끝났지만 아직 FA컵 결승은 남은 상태라고요.”

“감독님도 오늘은 많이 먹어도 된다고 하셨어. 장소도 스미스 패밀리 식당이니 음식은 당연히 맛있을 거고.”

“선배는 조금만 과식해도 바로 살로 가는 스타일이잖아요.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으윽!! 또 시작하는 잔소리!!”

권윤성의 말에 가람은 흠칫 놀라더니 말을 멈췄고, 그걸 옆에서 지켜본 김만재가 입을 열었다.

“잔소리가 아니라 걱정하는 거잖아. 이 녀석아. 너도 프로면 프로답게 관리하도록 해. 그리고 이렇게 걱정해주는 가람이가 있는 걸 고맙게 생각하고.”

“히잉. 알겠어요. 맨날 만재 선배는 가람이만 감싸돌아. 피이.”

그렇게 셋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침 훈련을 마무리했고, 라커룸에 돌아와 샤워를 한 후 선더랜드의 오전 훈련을 준비하려고 했다.

그때 라커룸 문이 열리면서 정장을 입은 리 캐터몰이 들어오더니 훈련복으로 갈아입은 가람 일행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이고.. 이 녀석들! 이러고 있을 줄 알았다. 오늘 훈련 취소되었다는 연락 못 받았어?”

“연락이요?”

아침 훈련을 하면서 훈련에 방해되는 핸드폰은 모두 라커룸에 둔 상태였기에 이제 씻고 옷을 갈아입은 가람 일행은 순간 놀라 각자 핸드폰을 열어봤다.

핸드폰에는 부재중 통화와 미학인 문자 등 표시가 떠 있는 상태였고, 팀 매니져에게 온 문자에는 오늘 훈련이 취소되고 맥플릭스를 포함한 각종 언론 인터뷰가 진행할 거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리 캐터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내가 팀 매니저에게 말해서 인터뷰 순서 바꿔 달라고 할 테니까 서둘러서 옷 갈아입고 와.”

“알겠습니다.”

리 캐터몰의 말에 가람 일행은 대답 한 후, 택시를 타고 스미스 패밀리 가든으로 돌아가 정장을 갈아입고 다시 택시를 타고 1군 훈련장으로 향했다.

인터뷰는 1군 훈련장을 배경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모든 선수들은 맥플릭스 다큐멘터리 팀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다음에는 언론매체에서 호출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인터뷰의 중심에는 역시나 이번 시즌에 43골과 27개 도움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챔피언쉽 득점왕과 도움왕을 기록한 가람이 있었다.

수많은 인터뷰 요청에 힘들어할 법도 했지만, 가람은 이미 이런 것은 강승연의 삶에서 지겹도록 해봤기 때문에 능숙하고 간결한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오전 인터뷰 시간이 끝나고, 다른 선수보다 늦게 끝나서 홀로 구단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눈에 익은 한 사람이 다가왔다.

“앞에 앉아도 돼?”

“집에서는 매일 앞에 앉으면서 그런 걸 왜 물어보세요? 리사씨.”

“여기는 밖이니까 물어는 봐야지. 혼자 먹고 있네?”

“인터뷰 시간이 길어져서 그렇죠. 혹시 식사 드셨어요?”

“난 먹었어. 오늘은 구단에서 식사 제공해주니까 말이야.”

훈련 대신 일종의 미디어 데이로 잡은 날이라 선더랜드에 온 언론 매체의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했기에 리사 뮐러도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렇군요. 식사는 마음에 드셨나요?”

“당연하지. 여기도 캐서린씨가 담당하시는 거 아니야? 듣기로는 이제 보조가 아니라 메인 자리에 오르셨다며?”

“엄연히 말하면 메인은 아니고요. 총괄 셰프로 되셔서 레시피를 전수하고 식당 관리 를 하시는 거래요. 사실 식당 개업하면서 바빠서 그만 두시려고 했는데 샤오루 구단주님이 붙잡았죠. 그리고 편의를 봐주신 거죠.”

“그렇구나. 오늘은 이거 끝난 후 서포터즈 데이에 참가하겠네?”

“네. 그렇죠.”

대화를 마친 가람은 식사에 집중했고, 리사 뮐러도 가람의 식사에 방해하지 않도록 앞에서 조용히 그런 모습을 지켜보다가 커피 한잔을 내려서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가람이 식사를 마치자, 입을 열었다.

“이제 이야기 해보세요.”

“뭐?”

“이야기 해보시라고요. 리사 뮐러씨가 괜히 시간을 쓰면서 제 앞에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궁금한 게 있어서 계신 거 아니에요?”

그 말에 리사 뮐러는 순간 서운한 마음과 함께 당황해서 허둥대더니 입을 열었다.

“아.. 그거야 물론이지. 그.. 다른 게 아니고 지금 잉글랜드 축구 협회에서 너를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뽑으려고 준비하는 건 알고 있어?”

“아까도 몇몇 기자분들이 물어보시기는 했는데 아직 제대로 제의가 들어온 것도 아니고요. 아직까지는 제 마음은 한국 국가대표팀이에요.”

“역시 그렇구나. 그.. 그럼..”

평소 당당하게 인터뷰를 하던 리사 뮐러는 기자 답지 않게 계속 말을 더듬거렸다. 그때 가람의 등 뒤에서 리 캐터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슈퍼 에이스! 이제 모일 시간이야. 데이트는 그만해~”

그 말에 가람은 웃으면서 자신의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데이트 아니에요~ 리사씨 그럼 나중에 봬요.”

그렇게 리사는 멀어지는 가람을 보며 방금 들었던 말에 실망감이 들었다. 그리고 뒤늦게 이런 감정을 느낀 자신을 보며 놀라워 했다.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에휴! 도대체 뭘 생각한 거야. 일에 집중하자 집중!! 파이팅 독신!”

-----------

스미스 패밀리 식당

1층의 공간은 전부 서포터즈 데이에 사용되었고, 행사는 박지석 감독의 말로 시작되었다.

“우리 선더랜드가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거둬 다시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하게 된 것은 오늘 이 자리에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서포터즈 분들과 못 오신 모든 서포터즈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선더랜드라는 팀의 지휘봉을 잡으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도 선수 시절에 선더랜드 원정 경기를 뛸 때 볼 수 있었던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이 떠올랐습니다. 언제나 열정적인 응원 감사드리며 이런 응원을 받으며 앞으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지석의 말이 끝나고, 주장인 리 캐터몰과 베테랑 글랜 로번스가 인사를 진행했고, 순서대로 선더랜드의 선수들이 한 마디씩 인사를 했다.

그리고 가람의 차례가 되자 식당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젊은 여성팬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 와아아!!

- 가람 오빠!!

그 환호성에 가람은 순간 움찔하다가 웃음을 머금고 인사를 했고, 마지막으로 구단주인 김하늘이 입을 열었다.

“사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승 퍼레이드를 한 후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아직 FA컵 결승전이 남아 있고 우리는 우승을 할 수도 있기에 우승 퍼레이드는 FA컵이 끝난 다음에 하겠습니다.”

그 말에 서포터즈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김하늘은 환호성을 잠시 즐기다가 말을 이어갔다.

“물론 이 말이 박지석 감독님께는 부담이 되겠지만, 저는 감독님께 부담을 줘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우승 퍼레이드는 뒤로 미루지만 매번 이시기에 이뤄지는 서포터즈 데이는 미룰 수 없어 먼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안 그러면 로버트씨에게 혼나거든요.”

그 말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크게 소리 쳤다.

“그럼! 혼나고 말고!! 내가 서포터즈가 된 1930년 때부터 이 시기에 서포터즈 데이는 진행했다고!”

족히 90세는 되어 보이는 노인이 웃으며 말하자, 김하늘은 알겠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럼 재미 없는 저의 인사말은 이걸로 끝내도록 하고요. 이어서 팬들이 뽑아주신 올해의 팀을 로버트씨가 발표해주시고, 마지막에는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시상식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로버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크를 잡고 선수들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딘 핸더슨

권윤성 – 김만재 – 글랜 로번스 – 브라이언 오비에도

조지 허니먼 – 리 캐터몰 – 맥스 파워

김가람 – 올리비에 지루 – 던컨 왓모어

약간 포지션이 다른 선수들도 있었지만, 팬들이 뽑은 선수들은 중간에 이적한 선수가 아닌 시즌 초반부터 뛴 선수들로 뽑은 듯 했다.

로버트의 호명에 불린 선수들은 한 명씩 나왔고, 팬들이 만들어준 작은 트로피를 받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 선수가 트로피를 받자, 로버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는 올해의 선수다! 이 선수를 뽑는 건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겠지. 바로 김가람.”

로버트의 말에 가람은 다시 앞으로 나왔고 아까 받았던 팬들이 만든 트로피보다 약간 더 큰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내년에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해. 그럼 내가 내년에도 이 상을 또 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내년에도 노력해서 우승하도록 하겠습니다.”

생각지 않은 호기로운 답변에 서포터즈들은 환호성과 웃음소리로 답했고, 그 말을 들은 로버트는 마음에 든다는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선더랜드의 용사! 내가 죽기 전에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리도록!!”

“왕이시여. 명을 받들겠습니다!!”

흡사 용사에게 임무를 내리는 왕처럼 말하는 로버트를 향해 가람이 재치있게 대답하자, 분위기는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모든 식순이 끝나자, 서포터즈 팬들은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싸인을 요청하는 시간이 다가왔고, 가람은 역시나 여기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손이 저리도록 싸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싸인과 사진 요청을 모두 마친 가람은 뒤늦게 회식에 합류하려고 2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기분 좋은 알림 소리의 메들리가 들려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