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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92화 (93/319)

92화 FA컵 결승전 토트넘전[3]

전반 20분

나 홀로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손홍민을 보면서 순간 선더랜드 선수들의 사기는 꺾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낮아진 사기에 선더랜드 선수들의 발은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고, 게다가 혹시 모르는 손홍민의 역습을 경계하게 되면서 전반 초반처럼 활발하게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박지석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정신 차려!!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았어!! 던컨 왓모어!! 오비 에자리아!! 우선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해!”

박지석 감독의 지시에 선더랜드 선수들은 4-2-4에서 다시 4-4-2로 바꾸며 역습에 대비했다.

전술 변경을 하면서 수비 안정감은 찾으며, 선더랜드 선수들도 점차 사기가 회복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못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전반 42분

그렇게 모두가 전반은 이대로 끝날 것으로 생각하고, 선더랜드 선수들도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했다.

파아앙!!

“해리 케인 선수의 슈팅! 딘 핸더슨 골키퍼가 막아냅니다.”

“전반 20분에 손홍민 선수의 골을 기점으로 경기의 흐름은 토트넘이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나섰던 던컨 왓모어 선수와 오비 에바리아 선수가 이제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으로 내려와 역습을 대비하면서 공격 기회가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되면 투 톱으로 나선 올리비에 선수와 김가람 선수가 공격 지원을 받지 못해 고립됩니다.”

“여기서는 김가람 선수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내려와 2선에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된다면 하프타임을 기점으로 선더랜드에서 대책에 나오지 않는 이상 경기의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딘 핸더슨 골키퍼는 공을 잡고 잠시 고민하다가 하프라인 근처까지 내려온 올리비에 지루에게 길게 연결했고, 올리비에 지루는 딘 핸더슨이 찬 공을 따내기 위해 토트넘의 중앙 미드필더인 무사 시소코와 경합했다.

그리고

토오옹!!

“올리비에 지루 선수의 헤딩! 역시 공중볼에서 높은 강점을 보이면서 공을 쉽게 따냅니다.”

올리비에 지루가 머리로 따낸 공은 꼭 발로 패스한 것처럼 가람의 앞 공간으로 떨어졌고, 공을 받은 가람은 그대로 전진해 앞으로 치고 들어갔다.

“여기서 김가람 선수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갑니다. 하지만 아까부터 토트넘의 역습에 대비하고 있는 던컨 왓모어 선수, 오비 에자리아 선수의 도움은 받을 수 없습니다.”

가람은 공을 몰고 그대로 하프 라인은 넘어서 전진했고, 그 앞을 가로 막고 있는 에릭 다이어가 가람의 속도를 주의하듯 섣불리 발을 뻗어서 수비하지 않고 방향을 저지하기 위해 수비 자세를 낮추었다.

그때

토오옹~

가람은 에릭 다이어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보낸 후 민첩한 동작으로 에릭 다이어를 지나쳤고, 에릭 다이어는 자신의 가랑이로 공이 빠져나가자, 당황하며 뒤늦게 가람을 뒤쫓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멀어져 가는 가람을 보며 순간 에릭 다이어는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봤던 영상 속에서 빠른 속도로 돌파해 골을 만드는 가람의 모습이 생각나 자신이 그 골의 시발점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가람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멀어져 가는 가람의 다리를 향해 태클을 걸었다.

하지만

펄쩍~

뒤통수에도 눈이 달렸는지 가람은 앞으로 가볍게 뛰었다.

티이잇!!

물론 가람이 뛰기는 했지만 그래도 에릭 다이어의 긴 발에 살짝 걸리는 건 어쩔 수 없었고, 순간 가람은 균형을 잃을 뻔했지만, 놀라운 민첩성으로 몸의 균형을 잡아 공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유심히 보던 주심은 에릭 다이어의 태클 의도와 시도에 따라 파울을 줄 수 있지만 양 팔을 위로 올리며 어드밴티지를 주었다.

“김가람 선수! 에릭 다이어 선수의 태클을 피하고 토트넘 진형으로 파고 듭니다.”

“그렇죠. 에릭 다이어 선수의 태클에 살짝 걸리면서 쓰러질 수도 있었지만, 놀라운 균형 감각으로 다시 공을 잡아냅니다. 여기서는 쓰러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칭찬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에릭 다이어 선수의 태클로 속도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 사이 토트넘은 수비라인을 갖추고 루카스 모우라 선수와 손홍민 선수까지 수비에 가담합니다.”

에릭 다이어에게 발이 걸리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발빠른 루카스 모우라와 손홍민은 수비에 가담했다.

루카스 모우라는 왼쪽에서 달려들어 어깨를 넣고 가람과 어깨 싸움을 하려고 했지만, 가람은 꿈짝도 하지 않고 그대로 전진했다. 생각지 않은 가람의 뛰어난 몸싸움에 루카스 모우라는 어쩔 수 없이 가람의 다리를 향해 태클을 걸었다.

촤르르르~~

하지만 가람은 루카스 모우라가 태클을 거는 순간 공이 가볍게 찬 후 속도를 높였고, 에릭 다이어와 다르게 다리가 짧은 루카스 모우라의 태클을 가볍게 벗겨냈다.

그렇게 가람은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꼭지점까지 들어왔고, 루카스 모우라가 떨어져 나간 후 손홍민은 가람과 나란히 달리며 영리하게 가람의 방향을 토트넘의 수비수인 얀 베르통언 앞으로 가도록 유도했다.

그때

타탁! 터억!!!

가람은 공의 진행 방향으로 몸이 나가는 척하면서 먼저 나간 발로 슈팅 동작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발로 공을 디딤발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보냈다.

그렇게 가람의 발에서 네덜란드의 전설 요한 크루이프의 전매 특허인 크루이프턴이 재현되었다. 생각지도 않은 가람의 크루이프 턴에 순간 손홍민과 얀 베르통언은 균형을 잃고 가람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김가람 선수 골대를 앞에 두고 크루이프 턴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손홍민과 얀 베르통언이 사라지면서 가람 앞에 공간이 생겼고, 그 순간 토트넘의 선수들은 가람이 슈팅을 가져갈 거라고 생각했다.

토트넘의 골키퍼인 위고 요리스도 가람이 패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슈팅을 한다면 막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토오옹~~

가람은 공의 밑둥을 가볍게 차올렸고, 슈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약한 파워와 골대가 아닌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코스에 토트넘의 선수들은 가람이 공을 잘못 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타타탓!!!

토오옹!!!

촤르르르~

“고오오오오올!! 전반 45분에 올리비에 지루 선수의 다이빙 헤딩 골을 만들어냅니다. 김가람 선수가 만들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는 올리비에 지루 선수의 멋진 마무리!! 무사 시소코 선수가 막기 위해 함께 경합을 버렸지만 올리비에 지루 선수 공과 함께 무사 시소코 선수도 골대에 넣어버립니다.”

“이 골은 올리비에 지루 선수가 마무리를 했지만, 이 골의 지분으로 따지면 김가람 선수가 90프로 만들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뒤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무사 시소코 선수와 경합을 벌이며 뒤에서 달려오는 올리비에 지루 선수가 헤딩할 수 있는 정확한 공간으로 패스를 넣었어요.”

“사실 올리비에 지루 선수가 빠른 발을 가진 선수는 아닙니다. 오히려 김가람 선수를 막으려고 토트넘 선수들이 시간을 끌게 되자, 따라 잡을 수 있게 된 거죠. 그리고 이걸 이용한 김가람 선수의 도움은 놀랍습니다.”

“오늘 경기에 김가람 선수는 맨시티전 세 번째 골에서 여감 없이 보여주었던 자신의 기술적인 능력과 함께 놀라운 시야와 패스 능력까지 보여줍니다. 폭발적인 스피드면 스피드, 슈팅이면 슈팅, 패스면 패스! 이 어린 나이에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장재현은 흥분한 듯 말을 이어갔고, 그런 모습에 배선재도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런 선수를 다른 국가대표팀이 채간다면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로 보입니다. 벤투 감독님은 어서 잉글랜드로 날아와서 이 경기 아니 김가람 선수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을 넣은 올리비에 지루는 무사 시소코와 경합을 벌이며 이마쪽이 찢어졌는지 피가 살짝 나오기 했지만, 그걸 무시하고 골을 넣자마자 가람에게 뛰어와 가람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선더랜드에서는 김가람 콜이 이어졌다.

-김가람! 김가람!!

-김가람!!

-선더랜드의 용사!!!

관중들도 이 골을 만든 게 누군지 알고 그 주인공의 이름을 연신 불렀고, 반대로 토트넘의 팬들은 지금의 골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조용했다.

올리비에 지루는 골을 넣은 선수는 자신이지만 오히려 이런 패스를 준 것에 감사하다는 듯 가람을 한동안 들어 올린 뒤에 내려 놓고 함께 골을 넣은 것을 기뻐했다.

그렇게 잠시 세레머니가 이어진 후 주심은 올리비에 지루 이마의 출혈을 본 뒤 벤치로 가서 조치를 받는 것을 지시했고, 그렇게 올리비에 지루가 빠진 채 경기는 10대 9로 잠시 진행되었다.

잠시 동안 토트넘은 숫자적으로 우위를 점했지만, 그런 숫자적 우위를 가져가기도 전에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삐이익 삑!!

“양팀 2 대 2 공방전이 이어지면서 무승부로 전반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전반전 어떻게 보셨나요?”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오늘은 양팀 모두 공격적으로 나선 전반 초반이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전반 5분에 기성룡 선수의 골로 선더랜드의 우세가 시작했지만 전반 10분에 루카스 모우라 선수의 코너킥을 골로 연결한 손홍민 선수의 골로 1대 1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양팀 적극적으로 공격을 했는데요. 전반 20분에 손홍민 선수가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하는 70M 드리블과 득점이 터지면서 경기의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그렇죠. 그 골을 기점으로 손홍민 선수의 역습을 대비하기 위해 박지석 감독은 던컷 왓모어 선수와 오비 에자리아 선수를 중앙 미드필더로 내리면서 경기가 순간 토트넘의 흐름으로 흘러갔습니다.”

“사실 그때 좋은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토트텀의 추가골이 나올 수도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여기서 또다시 김가람 선수의 마법과 같은 플레이가 나왔습니다. 처음에 에릭 다이어 선수의 태클을 피하고, 루카스 모우라 선수와 몸싸움도 좋았지만, 정말 놀라운 건 손홍민 선수와 얀 베르통언 선수를 꼼짝 못하게 한 크레이프 턴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손홍민 선수의 70M 드리블 후 환상적인 슛도 인상적이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김가람 선수의 도움이 더 강력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경기는 2대 2, 전반 45분 동안 4골이 터졌는데요. 남은 후반 45분 동안 얼마나 많은 골이 터질지 기대되면서 경기 후반으로 이어드리겠습니다.”

하프 타임 토트넘의 라커룸

“너희들!! 도대체 뭐 하는 거냐!! 정신 차려라!! 흐름을 잡았을 때 확실히 마무리 하지 않으면 상대는 다시 일어난다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어?! 우리는 전반 20분에 손이 만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아주 엉망이었어!!”

무리뉴의 호통에 순간 토트넘의 라커룸은 얼어붙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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