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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97화 (98/319)

97화 친선 대회 합숙[1]

2020년 6월 3일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스포츠> 진행에 배선재입니다. 오늘도 역시 도움 말씀에는 장재현 위원님이 함께하십니다.”

“안녕하세요. 장재현입니다.”

“오늘 함께 대화를 나누어볼 이야기는 바로 잉글랜드 축구 협회에서 주최하는 인종차별 방지 캠페인 친선 대회입니다.”

“그렇죠. 얼마 전 FIFA를 통해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계획한 4개 국가의 친선 대회가 확정되었습니다. 친선 대회에는 주최국인 잉글랜드, 아프리카 대표로 이집트, 아시아 대표인 대한민국, 그리고 마지막 국가는 독일 이렇게 4개의 팀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인종차별 방지 캠페인으로 벌어지는 대회라고 하는데 독일이 참가하는 건 조금 이해가 가지는 않거든요.”

“아무리 친선 대회라고 하지만 그래도 흥행을 생각 안 해볼 수 없으니 말이죠. 독일과 잉글랜드의 라이벌 관계를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흥행이 될 수 밖에 없거든요. 게다가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독일은 스스로 이 친선 대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독일과 잉글랜드의 라이벌 관계도 재미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그것보다 더 큰 이슈가 있습니다.”

그 말과 함께 화면은 배선재와 장재현을 비추는 화면에서 김가람의 인터뷰 장면으로 변했다.

Q.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뽑히셨는데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자리라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Q. 정식 국가대표가 아니라 친선 대회라 실망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친선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9월에 있을 월드컵 예선에서도 불러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친선 대회를 앞두고 팬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친선 대회에서는 손홍민 선배와 호흡을 맞출 것 같은데요.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인터뷰 화면에서 다시 배선재와 장재현을 비추는 화면이 나오자, 배선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김가람 선수가 드디어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동안 벤투호에 불리지 않았던 게 더 이상한 일이었죠. 게다가 이번 대회가 잉글랜드에서 치루어지기 때문에 김가람 선수의 국가대표 승선은 당연한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전술적으로 봤을 때도 벤투호에서 김가람 선수의 활용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황의준 선수와 함께 스트라이커의 자리에서 경쟁을 하게 될지 아니면 오른쪽 윙어 자리에서 황희천 선수와 경쟁을 할지 여러 가지로 궁금한 상황입니다.”

“그렇군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친선 대회가 잉글랜드에서 진행되면서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는 저희 눈에 익숙한 인물들도 보입니다.”

“그렇죠. 이번에 선더랜드에서 돌풍을 일으킨 김만재, 권윤성와 한때 국가대표 은퇴설이 돌았던 기성룡 선수까지 이번 대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기성룡 선수가 사실 클럽에 적응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은퇴설이 돌기는 했지만,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선더랜드로 이적한 후 폼도 다시 끌어올리고 박지석 감독도 알게 모르게 조언을 하면서 은퇴를 안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친선 대회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 말에 화면은 다시 잉글랜드 축구협회장의 인터뷰 모습으로 바뀌었다.

“현시대 아직까지 만연하게 퍼져 있고, 행해지고 있는 인종차별. 그리고 특히 축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적인 행위나 말은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막고 모두가 동등한 사람이며 축구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친선 대회를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대회를 승인하고 협력해준 FIFA에 감사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잉글랜드 협회장의 모습이 나온 뒤 다시 배선재와 장재현을 비추는 화면으로 전환되었고, 화면에는 일정이 나타났다.

6월 8일 이집트전

6월 12일 독일전

6월 16일 잉글랜드 전

그리고 그 화면과 함께 장재현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6월 8일을 시작으로 각 국가는 4일 간격으로 경기를 하게 됩니다. 별도의 토너먼트가 아니고 친선 대회이기에 승패를 겨루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경기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국가대표팀은 토트넘 구단의 협조로 토트넘 1군 훈련장인 핫스퍼웨이에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그곳에서 훈련을 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리뉴 감독과 벤투 감독의 친분도 한몫 한 건 아닌가 생각이 드는 부분이네요.”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토트넘이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마케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손홍민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한국 국적의 선수가 손홍민 선수의 빈자리를 메울 거라는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특기 그 선수가 바로 김가람 선수가 아닌지 현지 언론에서도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더랜드에서 뛰는 김가람 선수도 멋있지만, 토트넘에서 뛰는 모습도 기대됩니다. 이어서 각 국가의 대표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팀은 이집트입니다.”

그 말과 함께 이집트 국가대표 선수들이 화면에 나오고, 그 중에서 검은 뽀글뽀글 머리와 덮수룩한 수염의 사내 바로 모하메드 살라의 골장면이 나왔다.

“역시 이집트 하면 이 선수를 빼놓을 수 없죠. 모하메드 살라 선수입니다. 그렇지만 모하메드 살라 선수만 막아서는 안 됩니다. 이집트의 대부분 선수가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지만 이번 친선 대회를 앞두고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스쿼드에 포함했거든요. 특히 한 때 스토크 시티에서 뛰었던 왼쪽 윙어인 라마단 소비 선수나 현재 아스날에서 중앙 미드필더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무함마드 엘네니 선수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명단에 투입한 이집트군요.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서 독일을 볼까요?”

배선재의 말에 독일의 선수들의 활약상이 나왔고, 그 다음에 화면에 검은 머리에 정장을 입고 있는 요하임 뢰브 감독이 나왔다.

“우리 한국에게는 익숙한 상대이기도 하죠.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에게 패한 독일입니다. 어쩌면 저는 이번에 친선 대회에 독일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맛본 굴욕을 갚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이번 친선 대회에 어쩌면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이 달려 있을 수도 있는데 독일 현지에서도 그런 추측에 관한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 대표팀에서는 어떤 선수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한 팀이기 때문에 제일 위험한 팀이죠. 아무래도 리노이 자네 선수나 티모 베르너 선수 같은 뛰어난 공격수들이 있죠. 그리고 이번 시즌에 놀라운 선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패배에 대한 설욕을 하고 싶어할 겁니다.”

“그렇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잉글랜드를 살펴볼까요?”

그 말과 함께 델리 알리의 크로스를 받아 골로 연결하는 해리 케인의 모습 등 주로 해리 케인이 득점하는 장면이 나왔다.

“잉글랜드는 역시 주최측이라는 점과 홈 어드벤티지가 있는 걸로 보이는데요. 친선 대회이기는 하지만 영국의 축구 열기로 봤을 때 잉글랜드 팬들은 패배를 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잉글랜드에서는 역시 해리 케인 선수가 제일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잉글랜드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봤을 때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중시한 하나 된 팀 즉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경기를 하게 된다면 상당히 힘든 경기가 예상됩니다. 사실 모든 팀을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상대도 강팀이지만, 대한민국도 이제는 약팀이라고 볼 수 없죠.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아까 김가람 선수의 활용에 대해서 살짝 언급 드리기는 했지만, 이번 대한민국 친선 대회 명단에는 그 어느 때보다 유럽파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는데요. 이승운 선수, 백승훈 선수, 이강운 선수, 이재선 선수, 권창우 선수, 황인보 선수, 손홍민 선수, 황의준 선수, 황희천 선수, 김만재 선수, 권윤성 선수 이렇게만 말해도 벌써 11명이 됩니다. 그만큼 이번에는 벤투 감독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대부분 기용하고 있습니다.”

“정운영 선수만 아쉽게 부상으로 빠지기는 했지만 사실 역대급 스쿼드라고 해도 되겠죠.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친선 대회에서 한국이 일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그렇죠. 앞서 조금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김가람 선수가 어떻게 팀에 녹아내릴지가 더욱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배선재와 장재현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때

띠이잉~

TV의 정겨운 전원 오프 소리와 동시에 화면은 꺼졌다.

“막내야!! 라면 세팅은 끝난 거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선배님!!”

대답을 하면서 가람은 사발면을 따서 뜨거운 물을 넣어 컵라면을 세팅해서 가지고 갔고, 그 모습에 노란 머리로 염색을 한 사내가 시큰둥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굼뜨게 행동해서 어쩌자는 거냐? 배고파 쓰러지겠다.”

“바로 갑니다. 바로~”

대답을 하고 가람은 바로 컵라면을 들고 가지고 왔고, 컵라면을 받아 든 사내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김치는?”

사내의 말에 가람은 잽싸게 2인실에 있는 작은 냉장고에서 캐서린이 한국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억지로 싸준 김치를 꺼내 가지고 왔다.

“여기 있습니다.”

“야. 너무 군기 잡히게 행동하지 마. 내가 꼭 괴롭히는 거 같잖아. 안 그래?”

“아닙니다. 제가 편해서 이렇게 행동하는 겁니다.”

“그래. 너는 좀 다르구나. 축구 좀 한다고 으스대는 강운이랑 다르게 사회 생활을 좀 할 줄 아는 것 같아.”

“칭찬 감사합니다.”

“자식! 내가 이번 대회에서 확실히 너한테 좋은 패스 넣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알겠습니다.”

가람의 대답이 마음에 든다는 듯 나무 젓가락을 반으로 쪼갠 사내는 컵라면과 가람이 꺼내준 김치를 먹기 시작했다.

“야아~ 이거 진짜 너희 어머니가 담근 김치 맞어?”

“네. 맛있으시면 한통 가지고 가셔도 됩니다.”

“자식아! 어차피 대회 끝나고 한국 들어갈 건데 내가 왜 김치를 가지고 가냐? 그런데 너희 어머니 음식 솜씨는 굉장하시다. 맛있어.”

가람에게 라면을 같이 먹자는 말 한마디 없이 사내는 라면을 먹었고, 그 모습에 가람은 단전에서 뜨거운 것이 끓어오르긴 했지만, 그때 가람을 진정시키는 듯 상태창이 떴다.

삐리링

[팀의 막내로서 선배 선수의 심부름을 하며 팀에 적응해라.]

[보상 5포인트]

[패널티: 실패 시 6개월간 스탯이 40% 저하됩니다.]

사실 5포인트를 받는 것보다 실패 시 받게 되는 패널티가 너무 무서워서 가람은 눈물을 머금고, 눈 앞에 있는 선수의 시중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람이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는 사이에 컵라면을 다 먹은 사내는 가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너 메시 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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