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07화 (108/319)

107화 적극적인 제안[1]

“좋은 경기였습니다. MOM 축하합니다. 김가람 선수.”

잉글랜드 축구협회장은 인사하고 작은 트로피를 가람에게 건넸고, 가람은 트로피와 부상으로 주어지는 상금을 함께 받게 되었다.

그렇게 트로피와 상금 전달식을 하고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중계진의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가람은 어느 때와 다름 없이 인터뷰를 했다.

“안녕하세요. 김가람 선수. 오늘 경기에 2개의 골과 2개의 어시스트를 달성하셨습니다. 소감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오늘은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아서 좋은 활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개의 어시스트는 손홍민 선배님과 이승운 선배님이 만들어 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에 장재현이 입을 열었다.

“언제나 겸손한 인터뷰를 하시는군요. 첫 번째 어시스트는 손홍민 선수의 마무리가 좋았다고 쳐도, 두 번째 어시스트는 김가람 선수의 정확한 킥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아닐까요?”

“하하하. 아닙니다. 이승운 선배님이 좋은 위치로 뛰어갔고, 골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으로 골을 만들어주신 게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오늘 경기 4일 뒤에는 독일과 경기를 가지게 될 것 같은데요. 김가람 선수는 독일과 많은 인연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게르트 뮐러가 스스로 소문을 퍼트려 축구 커뮤니티나 각종 인터뷰를 통해 가람이 게르트 뭘러의 제자라는 것이 밝혀진 상태였다.

심지어 이번 휴가 기간에는 독일 자동차 광고에 게르트 뮐러와 함께 광고를 찍기로한 것도 있었다.

이에 가람은 살며시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스승님께서도 이번 친선 대회에 독일이 참가하는 걸 알고 경기장에서는 공과 골대만 보고 움직이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그 말은 독일이라고 해도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군요. 오늘 경기는 U20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붉은 악마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하셨는데요. 이 부분은 어떠셨습니까?”

“선수는 팬들의 사랑과 응원을 먹고 사는 존재라고 할 수 있거든요. 오늘 경기에서도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나이에도 성숙한 생각과 겸손한 말로 인터뷰를 이어갔고, 인터뷰는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친 가람이 라커룸으로 향하려고 할 때 생각지 않은 인물이 가람을 향해 미소를 보이며 말을 걸어왔다.

“김가람 선수, 혹시 5분 정도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고마워요.”

가람의 눈 앞에 나타난 인물은 다름 아닌 잉글랜드 축구협회 회장이었다. 가람은 그와 그의 수행 비서를 따라 라커룸 인근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그럼 자리에 앉도록 하시죠.”

잉글랜드 축구협회장의 수행 비서의 안내로 가람은 쇼파에 앉았고, 이미 이 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는지 따뜻한 차를 담긴 찻잔이 차려져 있었다.

“마테차?”

생각지 않은 마테차의 등장에 가람이 살짝 놀라워하자, 옆에 있는 수행 비서가 입을 열었다.

“자기 관리 때문에 마테차를 드신다고 들어서 준비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자신의 취향까지 알고 있는 대접에 가람은 살짝 놀랐고, 가람이 놀라는 모습을 보자, 잉글랜드 축구협회장은 미소를 띄우며 입을 열었다.

“정식으로 소개하죠. 저는 잉글랜드 축구협회장 윌리엄 아서 그런트입니다. 윌리엄이라고 편하게 부르셔도 됩니다.”

“아. 네 저는 김가람이라고 합니다.”

가람이 살짝 어색한 듯 자신을 소개하자, 윌리엄은 가람에게 차를 마시라고 권했고, 가람은 먹기 좋게 적당히 식은 마테차를 단번에 마셨다.

경기를 뛴 후 갈증이 났고 게다가 방금 전에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더 목이 말라 단번에 마테차를 들이켠 것이었다. 옆에 있던 수행 비서는 바로 차를 채워주었다.

“죄송합니다. 갈증이 나서..”

“아니요. 괜찮습니다. 제가 이렇게 김가람 선수를 부른 이유는 오늘 경기를 인상 깊게 봐서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말에 가람은 살짝 소름이 돋았다. 단순히 인상 깊게 본 이유로 높으신 분 그것도 잉글랜드 축구협회장이라는 사람이 단독으로 자신을 부를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김가람 선수 같은 뛰어난 공격 자원을 수비에 두는 살짝 이해 안가는 전술이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 자리에서 모하메드 살라 선수를 완벽하게 막아내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아니요. 정말 대단했습니다. 저는 빙빙 돌려 말하는 건 싫어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어요. 우리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와주세요.”

“네에?”

윌리엄의 말에 가람은 순간 당황했다. 그런 표정을 본 윌리엄은 웃으며 말했다.

“왜요? 제가 못할 말이라도 했나요? 공격 자원을 수비에 쓰고는 엉뚱한 감독에 이런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지 못하는 무능한 축구협회 게다가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선택하게 되면 결국 병역을 이행해야 하지 않나요? 제가 보기에는 좋은 게 하나도 없는 선택인 것 같은데요.”

“...”

가람은 순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윌리엄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윌리엄이 말을 이어갔다.

“오. 우리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뛰게 되면 혜택을 말씀드려야겠군요. 우선 김가람 선수 맞는 포지션은 당연히 뛸 수 있고요. 이건 이미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고요. 그리고 복수 국적자지만 잉글랜드의 국적을 선택한다면 잉글랜드 축구협회에는 감사의 의미로 약간의 세금 혜택도 지원해드릴 예정입니다. 게다가 김가람 선수가 합류해서 월드컵에 우승하시면 여왕님께 말씀드려 기사 작위까지 내릴 생각이 있습니다.”

포지션, 세금 혜택, 기사 작위까지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내놓은 제안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축구 선수로 원하는 포지션과 현실적인 문제인 세금 혜택 그리고 명예로운 기사 작위까지 이런 대우를 준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그것도 위대한 업적을 세운 인물도 아니고 만 19세인 자신에게 그런 제안을 한다는 게 더 놀라웠다.

게다가 잉글랜드 축구협회장이 그 여왕님의 손자라는 점에서 지금 내놓은 제안이 거짓은 아닐 것이었다.

‘축구에 대한 잉글랜드의 광기는 무섭군.’

아마 이게 축구이기에 가능한 대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잉글랜드는 간절하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너무나 매혹적인 제안, 지난번에는 혼자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 대한민국 대표팀을 선택했지만, 이렇게 잉글랜드에서 제안을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것이었다.

그때

솨아아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듯 마음 한 구석에서 차가운 물 샤워 아니 이번에는 강력한 폭포수가 떨어져 내리는 것처럼 강렬하게 그런 마음을 가라 앉혀 버렸다.

윌리엄의 제안에도 가람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윌리엄은 그게 좋은 신호가 아니라는 걸 눈치 챘다.

그리고 가람이 대답을 하려고 할 때 윌리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물론 지금 바로 결정해 달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무언가 근거가 있어야 김가람 선수도 제대로 판단하죠.”

“근거요?”

“그래요. 근거! 저는 그 근거로 이번 친선 대회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훌륭한 선수들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그 말씀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만약 김가람 선수가 대한민국을 이끌고 이긴다면 저는 더 이상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잉글랜드가 대한민국을 이긴다면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시죠. 귀화 아니 국적의 선택을 말이죠.”

윌리엄에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 순간 가람은 윌리엄이 대한민국을 얼마나 만만하게 생각하는 지 알아챘다.

솔직히 말하면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을 낮게 보는 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가람의 기분은 솔직히 좋지는 않았다.

가람은 입가에 웃음을 띄며 말했다.

“그게 좋겠네요. 저도 약팀에 속하고 싶지 않거든요.”

“좋습니다. 김가람 선수랑 이렇게 말이 잘 통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잘 통할 줄 알았다면 미리 이야기 할 걸 그랬습니다. 오늘 승리 축하합니다.”

그렇게 윌리엄은 대화를 마쳤고, 가람은 따라준 마테차를 마저 마신 뒤에 인사를 하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가람이 나가자, 수행 비서가 입을 열었다.

"이런 제안을.."

"왜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하는지 궁금하겠지. 하지만 지금 내가 직접 본 저 사람의 재능은 진짜야. 그렇다면 체면 차릴 필요가 없지 않겠어? 그리고 협회와 연결된 기자 있지? 전화 연결해줘."

"알겠습니다. 협회장님."

가람이 라커룸에 도착하자, 그 모습을 본 기성룡이 가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어디 갔다온 거냐? 인터뷰는 아까 끝났다고 들었는데.”

“중간에 대회 관계자 분께서 따로 인터뷰를 요청하셔서 다녀왔어요.”

기성룡은 더 물어보려고 했는데 아직도 젖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가람을 보고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우선 씻고, 돌아갈 준비를 해. 덕분에 다들 늦었다고 입이 삐죽 나올 판이거든.”

“빨리 씻을게요. 주장.”

가람은 빠르게 샤워를 마친 후 국가대표 팀에서 제공해준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 후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미 라커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솔직히 좋은 활약을 했지만, 이런 나태한 모습을 보인다면 선배들에게 찍히는 건 당연한 일이었기에 서둘러 국가대표 버스에 올랐다.

그때

빠앙! 빠앙!!

“축하한다!! 막내야!!”

“데뷔전 2골 2도움 대박이야! 대형 막내 탄생이네!!”

생각지 않은 폭죽 터지는 소리에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주었다. 아까 기성룡이 말한 것과 다른 분위기에 가람은 화들짝 놀랐고, 단순히 선수 뿐만 아니라 스탭들도 버스에 오른 가람의 등을 쳐주면서 같이 축하해주었다.

그렇게 한바탕 가벼운 서프라이즈가 끝나고 가람이 자신의 자리에 앉게 되자, 벤투 감독이 김철수의 통역을 통해 말을 했다.

“오늘 김가람 선수의 좋은 플레이로 친선 대회의 중요한 첫 경기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골에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던 이승운 선수의 플레이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말에 이승운을 향해 선수들이 박수를 쳐줬고, 하복부쪽에 얼음 찜질을 하던 이승운은 아직도 거동이 불편한 지 힘들게 손을 올려 화답했다.

그 모습을 본 벤투 감독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4일 뒤에 있을 독일전. 아마도 지난번 월드컵 때문에 어떻게든 우리에게 치욕을 갚아주기 위해서 노력할 거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오늘 이런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독일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수고했고, 오늘 남은 시간은 푹 쉬도록 하세요.”

그 말과 함께 벤투 감독은 자리에 앉았고, 버스가 출발하자, 선수들도 각자 자리에 앉게 되었다.

가람도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차려는 순간 가람의 앞자리에 앉아 있는 이승운이 고개를 돌렸다. 가람은 이승운의 얼굴을 보고 먼저 입을 열었다.

"몸은 괜찮으세요?"

“괜찮아. 그리고 아까 말은 못했지만, 나이스 도움이었다. 막내야.”

솔직히 이승운이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엄지 손가락을 들자 가람은 안심을 했고, 그 순간

띠리링!

[이집트와의 친선 대회에서 3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15포인트를 부여합니다.]

띠리링!

[팀의 막내로서 선배 선수의 심부름과 부탁을 들어주며 팀에 적응했습니다.]

[5포인트를 부여합니다.]

한 경기를 같이 뛰었지만, 놀라운 활약에 선수들은 가람을 인정하고, 그리고 가람도 팀 분위기에 적응이 된 것을 상태창이 인지했다는 듯 보상 포인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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