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친선대회 독일전[3]
하프 타임 독일의 라커룸
모든 독일 선수들이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가람의 골에 사기가 떨어졌다는 것을 증명하듯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때 요아힘 뢰브 감독이 선수들을 보더니 결심했더니 박수를 치며 선수들의 시선을 끌었다.
“모두 주목해라. 오늘 경기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잘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너희들도 느꼈겠지만, 지금 한 선수에게 너희 아니 나를 포함한 독일팀이 농락 당하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너희들의 실수가 보다 내 실수가 크다. 미안하다.”
그 말과 함께 요하임 뢰브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고, 자존심 강한 요하힘 뢰브 감독의 사과에 독일 선수들은 화들짝 놀랬다.
그렇게 놀란 선수들을 보고 요하임 뢰브는 고개를 들어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세계 최강의 팀에게 어울리지 못하는 전술을 지시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김가람 선수에 대해 맞춤 전략으로 그를 봉쇄한다. 그래. 원 맨 팀에게는 원 맨팀에 맞는 전술을 보여줄 것이다. 토마스 뮐러!”
“네 감독님.”
“너는 김가람 전담 마크를 하며 전술적 프리롤을 부여한다. 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감독님.”
“그래 너한테 맡긴다. 너의 활동량으로 지워버려라. 그리고 토니 크루스 미안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한다. 사미 케디라가 들어갈 거다.”
“알겠습니다.”
토니 크루스는 살짝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풀었고, 요하임 뢰브는 일카이 귄도안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일카이 귄도안! 너는 김가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여차하면 사미 케디라와 함께 토마스 뮐러를 지원한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에 모든 선수들이 놀라 요하임 뢰브를 봤다.
토마스 뭘러의 전담 마크에도 모잘라 일카이 귄도안, 사미 케디라까지 3명의 마크맨을 붙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결심했다는 듯 요하임 뢰브의 표정은 단호했고, 그런 감독의 결정은 절대적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일카이 귄도안의 대답을 들은 요하임 뢰브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2대 1로 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전술을 변경하면 당연히 공격의 수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전반전 중반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김가람이 토마스 뮐러를 막기 위해 신경을 썼을 때 한국의 공격은 형편 없었다는 걸 말이다. 그럼 결국 우리는 김가람을 막으면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가람을 막고 최대한 간결한 역습과 코너킥으로 골을 결정짓는다. 알겠나!!”
요하임 뢰브의 말에 모든 독일 선수들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요하임 뢰브가 말을 다했다는 듯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토마스 뮐러가 박수를 치며 크게 외쳤다.
“모두 힘내자!! 대한민국에게 독일 전차군단의 힘을 보여주자고!!”
그 말을 들은 독일 선수들은 하프 타임 시작했을 때와 다르게 다시 사기를 되찾고 눈에는 승부욕으로 가득 찼다.
“오늘 경기 기분 좋은 2대 1로 대한민국이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후반전이 시작될 것 같은데요. 후반전은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보면 될까요?”
“전반 5분에 김가람 선수의 프리킥 골, 전반 45분에 터진 김가람 선수의 놀라운 중거리 슈팅 골로 대한민국이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모두 김가람 선수의 놀라운 능력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이 부분은 저 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목격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건 반대로 독일도 이제 김가람 선수에 대해 대비를 했다고 봐야 할 텐데요. 후반전에는 김가람 선수를 막아내려는 독일의 전술적 변화를 중심으로 시청하시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가람 선수를 대비해서 독일에서는 어떤 전술로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은 경기장에 나타납니다.”
“지금 보면 토니 크루스 선수가 벤치에 앉아 있고, 사미 케디라가 교체로 출전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원에 강한 압박을 통해 김가람 선수를 수비하려는 거로 보입니다.”
삐이익!
주심의 신호에 경기는 대한민국의 공으로 시작이 되었고, 황의준은 권창우에게 공을 건넸고, 권창우는 고민 없이 뒤에 있는 가람에게 공을 건넸다.
토오옹!!
가람이 공을 잡는 순간 토마스 뮐러가 따라 붙었고, 가람은 이미 자신을 누군가 전담 마크 할 거라고 예상했기에 토마스 뮐러를 제치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
그때
쿠우웅!!
어느새 나타났는지 모르는 일카이 귄도안이 어깨 싸움을 걸어왔고, 순식간에 가람은 토마스 뭘러와 일카이 귄도안에게 둘러 쌓여 마크 당하게 되었다.
“제길..”
가람은 두 명의 마크에 순간 버거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토마스 뮐러의 몸싸움이 그리 강하지는 않아서 버틸 수는 있었지만, 수준 높은 선수의 집중 마크를 견뎌내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며 힘들게 드리블을 이어갈 때
촤르르르~~~
가람의 앞으로 사미 케디라가 공을 노리며 거칠게 태클을 들어왔고, 가람은 두 명의 선수를 상대하면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태클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람은 이대로 태클에 걸려 공격 기회를 무산 시킬 수는 없었기에 공 밑바닥을 툭 차 올렸고, 사미 케디라는 공을 내보낼 수 없다는 듯 다리를 들어 올렸다.
터어억!
“사미 케디라 선수의 다소 높은 태클!! 김가람 선수는 공과 함께 앞으로 쓰러집니다.”
삐이이익!!!
주심은 가람이 쓰러지는 순간에 화를 내는 것처럼 거칠게 휘슬을 불었고, 사미 케디라에게 다가가 바로 옐로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아 이건 확실히 옐로우 카드 감입니다. 김가람 선수는 넘어져서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람은 사미 케디라의 다리에 걸려서 앞으로 넘어졌을 때 손을 잘못 짚었다는 걸 직감했다.
뚝!!
직감은 어김없이 빗나가지 않았고, 가람은 오른쪽 손목을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몸에 매우 심각한 부상을 감지했습니다. 회복이 진행됩니다.]
상태창은 오랜만에 일이 생겼다는 듯 바로 나타났고, 가람의 오른쪽 손목에 시원한 느낌과 함께 고통이 완화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매우 심각한 부상답게 이전보다 고통이 오래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젠장...’
이대로 시간을 끈다면 여태까지 벤투 감독의 처신으로 봤을 때 바로 교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 가람은 고통을 이겨내며 자리에서 어떻게든 일어났다.
하지만 옆에서 가람이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걸 목격한 손홍민은 가람의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는 바로 벤치를 보며 의료진을 불렀다.
“김가람 선수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했지만, 의료진이 들어가는 걸로 봐서는 부상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리플레이 화면에서 가람이 넘어질 때 오른쪽 손목이 꺾이는 장면을 확인한 중계진들은 한탄을 했다.
“아! 이건 좀 위험해 보이는 부상입니다.”
“그렇죠. 사미 케디라 선수도 저런 의도를 가지고 한 태클은 아니었겠지만, 결과는 참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중계진의 걱정 속에 김가람은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온 의료진과 함께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안돼!!!
-사미 케디라 개자식아!! 너 죽을래!!!
-저 새끼 일부러 한 거 아니야?! 망할 새끼야!!!
가람을 응원하는 팬클럽에서 눈물이 섞인 절규와 사미 케디라를 향한 욕설과 함께 살인 예고까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순간에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에 경기장은 시끄러워졌지만 경기는 그것과 상관없이 다시 시작되었다.
“김가람 선수가 치료를 받기 위해서 나간 이 순간에 수적인 우위를 가진 독일입니다.”
“그렇죠. 김가람 선수가 빠지면서 독일은 역으로 좋은 찬스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이 어떤 변수를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프 라인 인근에서 시작한 프리킥은 백승훈이 준비를 하더니 왼쪽에 있는 손홍민의 앞 공간을 향해 길게 공을 패스했다.
뻐어엉!!
“백승훈 선수! 손홍민 선수 앞 공간을 향해 정확하게 프리킥을 찼습니다.”
타타탓!!
손홍민은 발빠른 움직임으로 공을 향해 뛰어갔고, 손홍민을 견제하고 있던 조슈하 키미히도 손홍민의 속도에 맞춰 같이 경합을 벌였다.
속도는 손홍민이 우위에 있었지만 조슈하 키미히는 속도에서 자신이 밀린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에 속도보다는 공이 떨어질 위치를 미리 파악해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먼저 자리를 차지했다.
조슈하 키미히는 공이 떨어질 공간에 미리 몸을 세워 벽을 만들었고, 손홍민은 그 뒤를 덮치듯 달려들었고, 조슈하 키미히는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 쓰러졌다.
삐이익!!
주심은 휘슬을 울리고 손홍민의 파울을 선언했고, 손홍민은 억울하다는 듯 표정과 제스쳐를 지었지만, 주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 좋은 패스였지만, 조슈하 키미히 선수의 영리한 수비에 막힙니다.”
“그렇습니다. 조슈하 키미히 선수 먼저 공이 떨어질 위치를 파악해서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되면 뒤에서 덮치듯 달려든 손홍민 선수에게 파울이 선언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독일의 프리킥이 선언되고 조슈하 키미히는 바로 공을 차서 전방에 있는 선수에게 연결하려고 했다.
그때 토마스 뮐러와 사미 케딜라가 양손을 바닥으로 내리는 시늉을 하며 천천히 하라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모습이 무엇을 뜻하는 지 알아챈 조슈아 키미히는 공을 전방으로 차지 않고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것이 공격을 가다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독일은 한동안 공을 돌리더니 터치 라인 부근에서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나오려고 대기하고 있는 가람을 보자 그제야 공을 하프 라인쪽으로 길게 차서 일부러 터치 라인을 넘겼다.
“오늘 경기가 친선 대회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 건지 독일의 선수들 상당히 매너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김가람 선수가 빠졌을 때 골을 넣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렇게 공이 터치 라인 밖으로 나갔고, 대한민국의 공이 선언되었다. 치료를 마친 가람이 안으로 들어오자 사미 케디라가 다가와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고, 가람은 괜찮다고 하면서 손을 들어보였다.
“다시 김가람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경기에 투입되는 거 보면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아까도 봤듯이 김가람 선수가 공을 잡으면 세 명의 선수가 압박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풀어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장재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권윤성의 스로인을 받은 백승훈이 가람에게 공을 건넸고, 가람은 공을 받는 순간 스포츠카의 시동이 걸리는 것처럼 순식간에 하프 라인을 넘어 뛰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