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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14화 (115/319)

114화 팀탁터 강이찬[1]

“안다고 할 정도로 친하지는 않습니다.”

“하하하. 그래? 정말 츠바사가 말한 대로 이야기하네.”

“네에? 그게 무슨?”

“츠바사가 자기 이야기하면 아마 친하지 않을 거라고 했거든."

가람은 자신이 츠바사가 예상한 대로 행동했다고 하니 순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친한 관계는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저한테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는 피곤한 녀석일 뿐입니다."

"그래. 그 녀석 너무 열정적이라 나도 살짝 버거울 때가 있기는 해. 하여튼 그 녀석 우리 구단 2군에 있는데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 너 만나면 다음에는 자신이 이길 테니 각오 단단히 하라고 전해 달라고 했고.”

“하.. 그런가요?”

가람이 시큰둥한 표정을 짓자, 토마스 뮐러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표정도 이해 가지만, 그 녀석도 너 정도.. 아니다. 솔직히 너정도 실력은 없지만 근성이나 노력은 끝내줘. 안 그래도 스승님께 자기도 훈련 시켜 달라고 매일 같이 조르고 있어.”

“스승님께요?”

“스승님이 바이에른 뮌헨 2군 공격 코치로 일하고 계시거든. 거의 매일 같이 시달리고 계시는데 재능 없다고 거의 쫓아내고 계시지.”

“그렇군요.”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이제 라커룸에 들어갈 때가 되자, 토마스 뮐러는 가람을 보며 귓속말로 물었다.

“그런데 넌 어디 국가대표로 갈 생각이야?”

생각지도 않은 물음이었지만, 잉글랜드와 독일의 라이벌 관계를 생각해보면 물어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가람이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간다면 앞으로 독일은 잉글랜드를 이기는 데 상당히 힘들 것이었다.

오늘 경기도 그랬지만 앞으로 2년 뒤에 있을 월드컵에 다음 세대의 뛰어난 재능이 나오지 않는다면 독일이 지금의 가람이 들어간 팀을 이기는 건 힘들 것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가람은 사실대로 말해주려다가 혹시 모르는 일이 있을 수도 있기에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 제가 토마스 뮐러씨에게 대답을 해줄 정도로 친하지는 않은 것 같네요.”

“이야. 이거 냉정한 걸. 같은 스승님 밑에서 있는 제자 사이인데도 이럴 거야?”

“하하하. 그렇다고 그냥 알려드리기에는 복잡한 이해 관계가 있어서 말이죠.”

나이보다 성숙한 생각으로 자신의 말에 넘어오지 않는 가람을 보면 토마스 뮐러는 씁쓸하게 웃더니 독일의 라커룸으로 갔고, 가람은 오늘 경기의 MOM으로 뽑히며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축하 드립니다. 김가람 선수 오늘 경기 4골이나 넣으면서 지난 경기에 이어 또 다시MOM으로 뽑히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게 감사드립니다. 팬분들이 있어서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단순히 팬분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하기에 독일을 상대로 4골이나 넣으셨는데요. 어제 좋은 꿈이라도 꾸셨나요?”

“꿈보다는 잠을 푹 잤고요. 컨디션도 좋았습니다. 사실 첫 프리킥 골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오늘 왠지 골이 잘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군요. 이제 4일 뒤에 있을 잉글랜드와의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4일 연속으로 3경기를 치르는 건 힘든 일인데요. 아마도 다음 경기에 교체 투입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잉글랜드와의 경기가 그 어떤 경기보다 제일 기대가 됩니다.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경기입니다. 웬만하면 출전을 강행하고 싶네요.”

가람의 의지가 담긴 인터뷰의 마지막 말이 끝나고, 경기 진행 요원이 준 트로피와 상금을 들고 사진을 찍은 후 가람은 라커룸에 향했다.

라커룸에서는 가람의 복귀를 기다렸던 선수들이 가람이 들어오는 순간 모두 가람을 축하하고 등을 두들겨주었고, 가람이 샤워를 마친 후 다 같이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베이스 캠프인 토트넘 1군 훈련장 핫스퍼웨이에 도착하자, 김철수가 일어나서 선수들을 향해 말했다.

“오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감독님이 오늘 경기에 뛰신 분들은 마사지를 받고 푹 쉬라고 하셨습니다. 마사지 순서는 방에 올라가 계시면 전화로 알려줄 겁니다.”

김철수의 말이 끝나자, 스탭들이 먼저 버스에서 내렸고, 순서대로 다들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가람의 차례가 되자, 가람도 걸음을 옮기기 위해 일어섰다.

그때

휘청~

순간 가람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자칫 잘못하면 쓰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가람은 민첩하게 손을 뻗어 의자 손잡이를 잡아 쓰러지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그때

“야. 너 괜찮은 거야?”

가람보다 뒷자리에 앉아 있었던 권윤성이 걱정하듯 물었고, 가람이 뒤돌아 보자 뒷자석에 있는 김만재와 이강운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가람을 쳐다봤다.

“괜찮습니다. 선배. 살짝 발을 헛딛여서 그래요.”

“가람아.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의무실로 가는 건 어떠니?”

김만재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자, 가람도 이미 두 사람이 그렇게 권유를 하니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할게요. 안 그래도 손목 때문에 의무실을 가려고 했으니까요.”

그렇게 가람이 버스에서 내리자,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강운이 가람의 짐까지 들어주었다.

“뭐야? 나 멀쩡하다고. 벌써 부상자 취급이냐?”

“조심해서 나쁠 것 없잖아.”

이강운의 말에 가람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의무실로 향했고, 의무실의 문을 열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여어~ 우리 귀여운 막내 왔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놈 하나 하고.”

이승운은 대놓고 이강운을 보며 싫은 기색을 보였고, 이강운은 살짝 머쓱하게 서 있었다. 그때 포마드로 단정하게 다듬은 올백 머리와 늑대처럼 경계심이 가득한 눈을 한 사내가 이강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는 부상자만 들어오는 겁니다. 이강운 선수는 나가도록 하세요.”

“아.. 저 가람이가 치료를 마칠 때까지 있으면 안 될까요?”

“이강운 선수가 보호자인가요?”

“아.. 아니요.”

“그럼 나가도록 하세요.”

사내의 축객령에 이강운은 꼬리 말린 강아지처럼 기가 죽어 밖으로 나가며 가람을 보고 입을 열었다.

“네 짐은 어떻게 할까?”

“그냥 거기다가 둬. 내가 가지고 갈게. 여기까지 고맙다.”

그렇게 이강운이 나간 후, 가람은 사내를 봤고, 사내는 가람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현장 의료진에게 들었습니다. 오른쪽 손목에 부상을 입으셨다고요.”

“네.”

그리고는 사내는 태블릿 PC로 동영상 파일을 보기 시작했다. 그 동영상은 가람이 부상을 당했을 때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흐음.. 태클을 피하고 넘어가는 과정에 상대방 다리에 걸리셨네요. 오른쪽 손목이죠? 한 번 돌려보시겠어요?”

가람은 이미 상태창에 의해서 부상을 완벽하게 회복을 했기에 아무런 문제 없이 손목을 돌렸다.

그런 모습을 본 사내는 살짝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지금 가동 범위나 표정을 봐서는 부상이 심한 것 같지는 않네요. 통증은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아까 동영상을 봤을 때는 골절에 가까운 부상일 텐데.. 부모님이 상당히 터프한 몸을 물려주신 것 같습니다. 정말 통증이 없으신 거 맞으시죠?”

“물론입니다.”

가람의 말에 강이찬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가람을 보고 한숨을 가볍게 쉬면서 말을 이어갔다.

“후우~그렇죠. 저도 그렇게 믿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의무팀장으로 있는 거죠. 부상을 숨기고 경기에 출전하려는 선수들을 찾기 위해서 말이에요. 저기 옆에 누워 계신 이승운 선수도 생각보다 부상이 심해요. 잉글랜드전 끝날 때까지 경기는 나설 수 없는데 매일 같이 근성으로 버틸 수 있다고 고집을 부려서 제가 좀 짜증이 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사내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가람의 오른쪽 손목에 약간의 힘을 주었다.

꽈아악!!

만약 부상을 입고 고통을 숨기는 거라면 이 쯤에서 비명을 지를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가람은 이미 부상을 회복한 상태였기에 그저 그걸 보며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저는 남자가 제 손을 잡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가람이 비명은커녕 농담을 하는 걸 보며 사내는 가람의 오른 손목을 놓았고 차트를 꺼내 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정도의 압력이 가해지는데 고통이 없으신 걸 보면 부상은 아닙니다.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국가대표 의료팀을 맡고 있는 강이찬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부상이 아니라는 걸 보증해드리죠. 뭐 이미 내려오셨으니 의무팀 옆에 있는 회복 마사지실로 가서 마시지를 받으시는 건 어떠신가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가람은 자신의 짐을 들고 회복 마사지실로 들어가려고 할 때 이승운은 가람을 보며 그동안 심심했던 자신의 일상을 말하려고 했다.

“막내야. 여기가 얼마나 심심한 곳인지 알어?”

그때 강이찬이 그런 이승운을 제지했다.

“환자분은 회복에 집중!! 이승운 선수 내가 말 했듯이 지금 부상을 제대로 다스리지 않으면 아름다운 휴가는 물 건너갈 거라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도대체 아름다운 휴가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승운의 부상 부위로 봤을 때 대략 짐작이 간 가람은 이승운을 뒤로 하고 회복 마사지실로 들어갔다.

회복 마사지실에 들어가자, 강이찬이 뒤따라 들어오더니 주변 마사지사를 보며 입을 열었다.

“김가람 선수는 제가 마사지를 하겠습니다.”

의료팀장이 직접 마사지를 해준다는 말에 가람은 살짝 놀랐지만, 강이찬은 능숙하게 가람을 마사지 의자에 안내한 후 마사지를 준비했다.

“그럼 피로골절이나 피로도를 체크하기 위해서 이전보다 좀 강도를 높여서 할 겁니다. 만약 아프시면 비명을 지르셔도 됩니다.”

그렇게 안마를 시작하는 순간

으으윽!!

가람은 허벅지쪽을 마사지 받는 순간 생각지 않은 통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역시 아프시군요. 아무래도 피로가 쌓이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다들 부상을 당하기 전에 그렇게 이야기를 하죠. 우선 계속 마사지를 할 텐데 통증이 느껴지면 언제든지 이야기해주세요. 만약 피로가 쌓였다면 부상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경기는 뛰실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강이찬의 마사지가 시작되고 가람은 입에서 나오는 신음 소리를 최대한 참으며 마사지를 버텨내려고 했다. 하지만 강이찬은 꼭 가람의 입에서 비명을 쥐어짜겠다는 듯 가람이 아픈 곳을 정확하게 알아채서 마사지를 진행했다.

‘제길.. 이건 아픈데..’

하지만 지금 참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행동으로 봤을 때 강이찬의 권한으로 가람은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뛰지 못하게 할 것이 분명했다.

그때 가람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눈 앞에 상태창이 출력되었다.

김가람 / 나이: 만 19세 / 키 : 182 / 몸무게 : 75 / 주발 : 양발

|개인기 90|, |슈팅 95|, |킥정확도 95|, |드리블 95|, |헤딩 85|, |패스 95|, |태클 90|, |민첩 98|, |체력 90|, |속도 97|, |몸싸움 95|, |위치선정 95|

미분배 포인트 : 20

그리고 가람은 다급하게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분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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