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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25화 (126/319)

125화 도쿄 올림픽 조별예선 브라질전[2]

안드레 자딘 감독은 우세훈이 골을 넣고 골 세레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며 순간 벙쪘다. 이번 대회에 골을 넣지 못한 공격수라고 생각해서 마크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도 사실 공격수였다.

생각지 않은 변수에 머리가 아파지려고 할 때 옆 벤치에서 큰 소리로 외치는 김한범 감독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스!! 작전대로 되고 있다!!”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가 보여주는 행동과 함박 웃음으로 봤을 때 아마도 감독의 계획대로 상황이 잘 돌아가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패배를 모르는 팀이라며 홍보를 해왔다.

그 홍보에 안드레 자딘 감독은 아직 강팀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을 이기는 걸 보면서 안드레 자딘 감독은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경기를 두고 많은 비밀 훈련을 했었다.

하지만 첫 골에서 나온 움직임을 보면 가람은 자신이 무리하지 않고 주변의 동료를 이용해서 골을 넣어 안드레 자딘 감독의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그 모습은 꼭 자신들의 전술을 알고 있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설마 우리의 전술이 노출된 걸까?'

수석 코치의 보고에 따르면 언론 공개 훈련 이후 진행된 비밀 훈련을 목격한 동양인 몇 명이 있었다. 그 중에서 포르투갈어를 능숙하게 하는 동양인이 한 명이 팬이라면서 푹신한 빵 안에 검은 속이 들어있는 빵을 준 적이 있다고 했다는 말이 기억났다.

그렇게 혹시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수석 코치가 다가왔다.

“감독님. 지난번에 말씀드린 비밀 훈련 때 만났던 동양인이 한국 벤치에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안드렌 자딘 감독은 김한범 감독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설마 모든 걸 알고 있는 거야?”

그렇게 안드레 자딘 감독이 놀라고 있을 때 김한범 감독은 그런 안드레 자딘 감독을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김철수가 입을 열었다.

“감독님. 생각대로 되는 것 같네요. 정말 브라질 국가대표팀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크하하하. 다들 브라질이 개인기나 삼바 축구로 상대팀을 찍어내린다고 생각하고 있나 본대 내가 보기에 변한 것 같았거든. 아닌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변한 게 아닌가?”

“그걸 눈치채고 저를 비밀 훈련장에 침입 시키셔서 카운터 전술을 만드셨잖아요.”

“에이~ 말이 거창하게 카운터 전술이냐! 저기에서 보자기로 나온다고 하니 그에 맞춰서 가위를 낸 것 뿐이지.”

“그게 카운터 전술입니다.”

“크하하하. 그런가?! 그건 둘째 치고 이거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잘 되었는데 문제는 지금부터야! 브라질이 다른 팀들처럼 무너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수를 꺼낼지 나도 궁금해지는군.”

그렇게 벤치가 경기장의 선수들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을 때 먼저 움직인 건 안드레 자딘 감독이었다.

안드레 자딘 감독은 알렉스 텔리스 선수를 불렀고, 크게 소리치는 게 아니라 귓속말로 무언가 지시했다.

그 모습을 본 김한범 감독은 자신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걸 간파했다.

“철수야! 아무래도 저쪽 벤치에서 너 훈련장에 찾아간 거 들킨 모양이다.”

“아.. 그런가요? 인심 좋은 일본인 느낌으로 접근해서 필살 단팥빵도 주었는데 말이죠.”

“흐음.. 오히려 그게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구나.”

“그게 왜요?”

“너희 어머니의 단팥빵은 맛있잖아! 그러니 그런 맛있는 걸 준 사람을 쉽게 잊지 못하는 거겠지.”

“아! 그렇겠네요.”

“원래 저기서 소리치면 너한테 어떤 말인지 알아보게 하려고 했는데 그 작전을 물 건너 갔네. 이제는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 지 봐야겠구나.”

꼭 전쟁의 노련한 지휘관처럼 상대가 어떤 전술로 나올지 그 변화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듯 말하는 김한범 감독을 보며 김철수도 옆에서 긴장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경기가 다시 시작되기 전에 루카스 파케타 선수와 가브리엘 제수스 선수가 교체되었다.

“브라질 전반 6분에 빠른 교체를 진행합니다.”

“그렇습니다. 전반 이른 시간에 골을 먹혔다는 것을 의식한 듯 공격적인 교체를 가져갑니다. 가브리엘 제수스 선수는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뛸 수도 있고, 윙어의 자리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도 뛰는 게 가능합니다. 어디서 뛰는지는 경기를 지켜보면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가브리엘 제수스가 들어간 후 경기는 주심의 휘슬에 브라질의 공으로 시작되었다.

삐이익!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공을 가브리엘 제수스에게 건넸고, 가브리엘 제수스는 뒤쪽에 있는 중앙 미드필더인 웬델에게 공을 건넨 후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장재현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안드레 자딘 감독은 가브리엘 제수스 선수를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위치에서 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호베르투 피르미누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까지 내려와서 폴스 나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장재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까지 내려와 웬델과 마이콩 사이 위치에서 공을 돌리며 경기를 진행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돌린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브라질의 공격 자원 선수들이 공격 진영으로 나가자, 자신이 공을 몰고 직접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스트라이커라고 하지만 공을 다루는 센스가 웬만한 미드필더보다 좋은 호베르투 피루미누였기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자신의 클럽팀인 리버풀에서도 이렇게 뛰어난 볼 트래핑과 탈압박 능력으로 공을 운반했고, 다른 득점원들과 2대 1패스나 연계 패스 플레이가 좋아 같은 팀의 사디오 마네나 모하메드 살라의 득점을 많이 도왔다.

그리고 지금 안드레 자딘 감독의 교체를 통해 보여준 수는 바로 그런 것이었다.

가브리엘 제수스라는 위협적인 스트라이커를 두어서 대한민국의 수비진들의 이목을 끌고, 그 사이에 호베르투 피루미누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을 연계하는 플레이를 하며, 그 끝은 최근 뛰어난 성장으로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호드리고 고에스나 비니우스 주니어가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골을 먹힌 시점에서 안드레 자딘 감독은 다소 무리라고 해도 원래 브라질이 가지고 있는 공격적인 전술을 펴는 것이었다.

토오옹!!

그렇게 호베르투 피루미누가 공격적으로 하프 라인을 넘어서려고 하자, 가람이 꼭 미드필더처럼 호베르투 피루미누를 막기 위해 다가왔다.

쿠우우웅!!

단순히 다가오는 게 아니라 밀착 마크를 하며 거칠게 몸싸움을 하는 가람을 보며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게 겨우 19살짜리 선수라고.. 이 말도 안 되는 피지컬은 뭐야!’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아까 기술이 뛰어난 루카스 파케타가 가람과 경합을 벌일 때 개인기나 볼 트래핑으로 탈압박을 하지 못했던 장면이 순간 떠올랐다.

이 정도의 압박은 자신이 뛰는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상위권 팀의 수비수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것이니 아직 육체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루카스 파케타가 견딜 수는 없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달랐다.

수많은 이와 같은 압박을 이겨내고 공을 지켜내는 것이 매번 경기에서 펼쳐지는 일이었다.

그렇게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자세를 낮추고 허벅지에 힘을 실은 후 가람을 등진 후 가람의 몸싸움을 견디려고 했다.

쿠우웅!

다시 한번 가람이 거칠게 몸으로 부딪혔지만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자세를 바꾸자, 아까와 다르게 충격이 다소 줄어들었다.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자신의 대처에 만족했다. 그리고 이렇게 몸을 밀착하고 있는 상대는 항상 다리를 벌리고 달려들었기에 상대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넣으면 손쉽게 수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바로 실행에 옮겼다.

티익!!

호베르투 피루미누의 예상 대로였다면 공은 가람의 가랑이를 시원하게 지나고, 그걸 보며 가람이 당황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찌 된 것인지 반대로 자신이 찬 공이 무언가에 맞고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는 걸 보며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되려 당황했다.

“헛!!”

생각지 않은 상황에 호베르투 피루미누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튀어나왔고, 다시 공을 잡기 위해서 몸의 중심을 높이는 순간

휘이이청!!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뒤에서 가람이 자신의 몸을 밀고 나오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 실수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몸의 중심을 낮추려고 했지만, 이미 가람은 불도저처럼 밀고 나왔고, 호베르투 피루미누는 낡은 고목처럼 가람의 힘 앞에 균형을 잃고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김가람 선수!! 호베르투 피르미누 선수와의 경합에서 이겨내고 공을 따내기 위해 전진합니다.”

“주심도 정당한 몸싸움으로 보고 휘슬을 불지 않습니다. 또 다시 찬스를 만들어내는 김가람 선수!! 전반 10분 정도 지났는데 삼바군단 브라질이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공을 잡는 순간 브라질의 선수들은 호베르투 피루미누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 가람이 붙었다고 해도, 호베르투 피루미누가 가람을 이겨내고 그의 특기이 탈압박으로 공격적으로 나갈 것을 생각해 앞으로 전진해 나가려는 했다.

그런데 역으로 가람이 호베르투 피루미누를 밀어내고 자신들의 진영으로 치고 올라오자, 브라질 선수들은 역동작에 걸리며 느려질 수밖에 없었고, 가람은 그만큼 더 공격적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타타타탓!!

“김가람 선수! 특기인 고속 드리블을 이용해 순식간에 브라질의 미드필더 라인을 뚫어버립니다.”

“그렇죠. 호베르투 피르미누 선수가 생각지 않게 뚫리게 되면서 기회를 잡은 김가람 선수입니다. 이거 호베르투 피르미누 선수가 다른 스트라이커처럼 공격적인 위치에서 공을 잡았다면 상황이 달랐겠지만, 방금 전 위치는 거의 중앙 미드필더가 공을 빼앗긴 것과 마찬가지였거든요.”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장점은 순식간에 단점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고, 가람은 좀 더 속도를 올려 패널티 에어리어쪽으로 다가갔다.

이미 가브리엘 제수스가 들어오면서 아까처럼 엉성하고 촘촘한 지역 수비는 없어진 상황이었다. 있다고 해도 가람이 단번에 뚫어낼 수 있었기에 아무런 문제 없이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단 번에 접근했다.

그렇게 가람이 다가오자, 브라질의 수비라인이 이번에는 아까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서며 가람을 막으려고 했고, 그걸 본 가람은 바로 슈팅 자세를 가지고 갔다.

그 모습을 본 브라질의 중앙 수비수인 가브리엘과 루이스 필리페가 다급하게 앞으로 튀어나왔지만 가람의 슈팅이 더 빨랐다.

뻐어엉!!!

가람이 찬 공은 브라질의 중앙 수비수인 가브리엘과 루이스 필리페 사이에 공 하나가 지나갈 만한 작은 틈새를 향해 나아갔다.

이대로 둔다면 공은 자신들의 사이를 지나 에데르송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을 왼쪽 골대 상단을 향해 날아간다는 생각에 가브리엘은 어떻게든 공에 몸을 맞추려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런 그의 노력에 공은 그의 엉덩이에 맞았다.

티이익!!

토오옹~~

하지만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된다는 말이 있듯이 가브리엘의 엉덩이에 맞은 공은 가람이 찬 슈팅 방향의 반대편으로 급격히 꺾이게 되었다.

그리고 가람의 슈팅 방향으로 이미 몸의 무게 중심을 싣고 있었던 에데르송 골키퍼는 반응조차 못하고 그대로 공이 날아오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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