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도쿄 올림픽 결승 프랑스전[1]
8월 7일 신주쿠 신국립 경기장 기자 회견장
대한민국의 기자회견을 끝난 후 프랑스 감독인 에르베 르나르 감독과 킬리안 음바페가 기자회견장으로 들어갔다.
둘의 등장에 기자들은 사진기를 쉬지 않고 움직였고, 올림픽 관계자는 결승전인 만큼 넉넉한 시간을 배분해 사진을 찍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한바탕 포토타임이 끝난 후 에르베 르나르 감독과 킬리안 음바페가 자리에 앉자, 정식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에르베 르나르 감독님. 결승전에 오른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올림픽에 나온 팀들이 꿈꿔온 결승전에 올라 기쁘며, 남은 경기에서도 생각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결승전 상대로 예상치 않은 한국이 올라왔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기자의 질문에 담긴 한국을 무시하는 답변을 유도하는 의도를 느낄 수 있었다.
"기자분께서 의도로 질문하셨는지는 알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생각은 안드레 자딘 감독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안드레 자딘 감독의 충격적인 인터뷰는 이미 축구계에 엄청난 파동을 가지고 왔다.
심지어 그 인터뷰처럼 상황이 돌아가자, 모든 이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데 그런 인터뷰를 인용하는 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결승전에 오른 프랑스의 감독이 그런 말을 하자, 기자회견장은 술렁이었다.
"그럼 감독님께서는 이번 올림픽의 우승은 한국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확정된 건 아니지만, 그렇게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며 도전자의 입장에서 한국을 상대할 생각입니다."
"도전자요?"
"네 맞습니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경기를 준비했고, 이기려고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의 노트북을 치는 소리가 기자회견장을 덮었고, 말 그대로 이건 특종감이었다.
지난 월드컵의 우승 국가이며 앞으로 킬리안 음바페를 중심으로 또다시 월드컵을 우승 시킬 가능성이 높은 프랑스가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올림픽팀이 한국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안드레 자딘 감독의 인터뷰와 다를 건 없지만, 저는 김가람 선수를 상당히 높이 평가합니다. 불과 3년 사이에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고, 뛰어난 축구 센스, 신체 조건과 슈팅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모든 포지션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골키퍼를 시켜도 잘할 겁니다."
"하지만 축구는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 있어도 팀워크가 핵심인 종목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한국을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겁니다. 한국의 김한범 감독의 전술은 김가람 선수를 중심으로 상당히 높은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한 선수라고 하지만 그 한 선수의 기량에 따라 팀이 몇 단계 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이미 디에고 마라도나를 통해 입증된 것을 말이죠."
안드레 자딘 감독이 동양의 펠레라는 발언에 이어서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이번에 가람을 마라도나와 비유한 것에 모두 놀랐다.
그리고 한국을 계속 높이 평가하는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보며 살짝 부아가 오른 일본 기자가 손을 들어 질문했다.
"그럼 프랑스는 한국에게 지기 위해 경기를 하는 겁니까?"
정식 기자회견에서 상당히 무례한 질문일 수 있지만, 한국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에르베 르나르 감독에 대한 불만을 담은 질문이었다. 그 질문을 받은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뭐. 오늘 제 말을 듣고 그렇게 오해하실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도전자의 입장에서 이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 미리 말씀드리면 그 전략이나 전술에 대해서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 챔피언을 상대하는 도전자처럼 최대한 자신의 정보는 누출하지 않을 생각이니까요."
그렇게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인터뷰가 어느 정도 종료되고 기자들은 킬리안 음바페에게 질문을 이어갔다.
"감독님께서는 김가람 선수를 높이 평가하시는 것 같은데 킬리안 음바페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감독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을 때 공감은 가지 않았지만, 저는 감독님을 믿고 신뢰합니다. 그래서 저도 김가람 선수를 유망주라고 생각하지 않고 한 명의 프로 선수로 생각해 있는 힘을 다해 겨뤄볼 생각입니다."
지금 메시와 호날두 다음으로 축구의 아이콘이 될 거라고 많은 이들이 예측한 킬리안 음바페의 대답은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대답과 다른 무게감을 가졌다.
이미 펠레와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로 월드컵 우승을 맛본 킬리안 음바페는 펠레가 이룬 3번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기록을 이어갈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그런 그가 가람을 있는 힘을 다해 겨뤄보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킬리안 음바페 선수가 월드컵을 우승했을 때 나이인 19살과 김가람 선수의 현재 나이와 똑같은데요. 같은 나이대로 봤을 때 김가람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프랑스 국가대표에서 좋은 선배님들과 경기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 우승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김가람 선수를 보면 아까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김가람 선수가 주축으로 팀워크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죠. 이건 저도 해내지 못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대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독에 이어 선수까지 한국과 김가람을 높이 평가하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언론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언론들은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가 인정한 한국이라며 설레발을 떨기 시작했고, 몇몇 언론들은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월드컵 챔피언인 독일을 이겼다면서 월드컵 챔피언 킬러라고 프랑스를 이길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인 희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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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신주쿠 신국립 경기장
"안녕하십니까? 오늘 드디어 올림픽 결승전 대한민국과 프랑스, 프랑스와 대한민국의 경기가 이곳 신주쿠 신국립 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입니다. 저는 캐스터 배선재, 오늘의 도움 말씀에도 장재현 위원이 함께 하십니다."
"안녕하세요. 장재현입니다."
"대한민국이 드디어 결승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상대는 월드컵 챔피언인 프랑스인데요. 오늘의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솔직히 다른 팀들보다 프랑스의 국가대표팀의 기자회견은 다소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을 강팀으로 생각하고 도전자의 입장에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고 했는데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프랑스의 스쿼드가 대단합니다."
"그렇죠. 와일드 카드로 뽑힌 골키퍼 위고 요리스,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 그리고 공격자원에 앙투앙 그리즈만 선수까지 와일드 카드의 무게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죠."
"그 뿐만 아니라 킬리안 음바페, 오스만 뎀벨레, 무사 디아비, 하셈 아우아르, 다요 우파메카노 등 이름만 들어도 이미 해외 축구에서 두각을 들어내고 아니 주전 자리를 차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팀이 한국을 경계하고 경기를 준비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힘든 경기를 예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렇습니다. 말씀 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먼저 프랑스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위고 요리스
콜린 다그바 - 라파엘 바란 - 다요 우파메카노- 테오 에르난데스
크리스토퍼 은쿤쿠 - 앙투안 그리즈만- 하셈 아우아르
무사 디아비- 킬리안 음바페 – 오스만 뎀벨레
"이어서 한국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구성운
황태형 – 권윤성 – 권경언 – 최성
이강운 - 정호민 – 권창우 - 정운영
김가람 – 우세훈
“대한민국은 베스트 포지션에 4-4-2 전술로 나왔습니다. 그에 비해 프랑스는 4-3-3 포지션인데 앙투안 그리즈만 선수가 미드필더 자리에서 시작하게 되네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지금 저 포지션은 앙투안 그리즈만 선수가 미드필더에서 시작하지만 앙투안 그리즈만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봤을 때 좀 더 위쪽에서 플레이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4-2-4 전술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상당히 공격적인 전술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대한민국은 이 점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주심의 휘슬 소리에 경기가 시작하겠습니다.”
삐이익 삑!!
주심의 휘슬과 함께 프랑스의 공으로 경기는 시작되었고, 킬리안 음바페의 패스를 받은 앙투안 그리즈만은 가볍게 드리블하며 앞으로 천천히 전진했다.
그에 맞춰 오스만 뎀벨레, 킬리안 음바페, 무사 디아비 공격 자원 선수들도 각자의 공간을 찾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가람은 바로 앙투안 그리즈만을 압박하기 위해서 다가갔고, 앙투앙 그리즈만은 가람이 다가오는 걸 보고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가람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들 듯 드리블을 치고 나갔다.
가람도 자신에게 다가 오는 앙투안 그리즈만을 피하지 않고, 더욱 압박하며 달려들었고, 둘이 부닥칠 것 같을 때 앙투안 그리즈만이 공의 방향을 바꿔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투우욱!
가람은 긴 다리로 앙투안 그리즈만의 공을 정확하게 터치했다.
그렇게 가람이 앙투안 그리즈만의 공을 쳐내는 것에 성공한 순간 그때를 기다린 이강운이 달려들어 공을 낚아 채려고 했다.
하지만
타타타탓!!
“김가람 선수의 발에 맞고 나온 공을 킬리안 음바페 선수가 잡아냅니다.”
“프랑스 선수들 집중력이 좋습니다. 킬리안 음바페 선수의 스피드를 생각해 보면 한국 선수들은 집중해야죠.”
장재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킬리안 음바페는 가람과 앙투안 그리즈만을 두고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뛰었고, 가람은 킬리안 음바페가 뛰쳐나오자 그를 추적하는 사냥개처럼 뒤따라갔다.
“김가람 선수가 킬리안 음바페 선수를 마크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하지만 거리가 다소 있어 보입니다.”
“그렇죠. 이건 김가람 선수가 마크할 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마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킬리안 음바페를 마크하지 않고, 오히려 킬리안 음바페의 주변 패스 루트를 막기 시작했고, 킬리안 음바페는 자신을 마크하지 않는 한국 선수들을 보며 이대로 뚫고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타타타탓!
등 뒤에서 들려오는 선명한 추격자의 발걸음 소리.
수많은 관중들의 소음이 있는데 이런 소리가 들린다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킬리안 음바페에게는 확실히 들려왔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그런 소리를 내며 자신을 추적하고 있는 게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괴물 자식!’
킬리안 음바페는 자신의 속도에 자신감이 있는 상태였지만, 긴 보폭으로 순식간에 자신을 따라잡는 가람을 생각하며 순간 소름이 돋았다.
킬리안 음바페는 눈 앞에 패널티 에어리어가 들어왔고, 이 정도 속도가 붙은 상태라면 그대로 유효 슈팅을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동시에 바로 속도를 살려 슈팅을 가져가려고 했다.
그때
촤르르르르~~
뒤에서 따라온 추격자가 결국 발톱을 들어내 긴 다리로 슬라이딩 태클을 걸어 공만을 정확히 걷어냈다.
“김가람 선수!! 킬리안 음바페 선수에게 완벽한 타이밍에 태클을 걸어 수비에 성공...”
배선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가람의 발에 맞고 굴러가는 공을 향해 한 선수가 뛰어 들어가 바로 슈팅을 때렸고, 공은 그대로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뻐어어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