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화 하이 리스크[1]
8월 8일 라이트 오브 아카데미(선더랜드 1군 훈련장)
선더랜드의 선수들은 발을 맞춰 뛰고 있었고, 가람도 그 속에서 훈련을 하며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체력 훈련을 마친 후 가람은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했고, 그 모습을 본 기성룡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너 좀 사람 같아 보인다."
"그게 무슨 소리세요? 선배?"
"아니. 원래는 체력 훈련이 끝나고 바로 포지션 훈련을 하겠다고 세팅하던 너였는데 지금은 쉬고 있잖아."
"아..뭐 그냥.. 시차 적응이 안 돼서 그런지 컨디션이 바로 돌아오지 않네요."
"그래. 돌아오자마자 훈련에 참가하는 것부터 괴물이기는 하지만 감독님도 아까 훈련 전에 이야기 하셨듯이 컨디션 안 좋으면 바로 들어가. 알았지?"
"알겠어요. 선배."
그렇게 기성룡은 다른 선수들을 찾아 다니며 일일히 인사를 건네고 말을 붙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리 캐터몰을 대신해 이번 시즌부터 주장의 자리를 맡게 된 기성룡은 까칠할 것 같은 외모와 다르게 동료들에게 장난이나 가벼운 농담을 치며 팀의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휴우...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 지치다니..'
김가람 / 나이: 만 19세 / 키 : 182 / 몸무게 : 75 / 주발 : 양발
|개인기 75 (90)|, |슈팅 85 (100)|, |킥정확도 80 (95)|, |드리블 80 (95)|, |헤딩 70 (85)|, |패스 80 (95)|, |태클 75 (90)|, |민첩 84 (99)|, |체력 84 (99)| , |속도 84 (99)|, |몸싸움 80 (95)|, |위치선정 80 (95)|
미분배 포인트 : 90
그 말에 상태창은 슬럼프 상태에 빠진 능력치를 보여주며 지친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았다.
결승전이 끝난 후 상태창은 바로 패널티를 적용한 것이었다.
[미션에 실패하셨습니다. 패널티를 부과합니다.]
[3개월간 슬럼프 상태 돌입 / 모든 능력 15 저하 / 포인트 분배 제한]
하지만 나쁜 것만 정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셨습니다.]
[60포인트를 부여합니다.]
[현재 슬럼프 상태로 포인트 분배는 제한됩니다.]
[올림픽에서 득점왕에 오르셨습니다.]
[30포인트를 부여합니다.]
[현재 슬럼프 상태로 포인트 분배는 제한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생각지 않은 이득도 얻을 수 있었다.
[다시 깨어나는 열정]
각성 상태에 대한 고민[완료]
패배로 인해 슬럼프 상태로 돌입[완료]
복수에 성공하기
???????
[보상: 각성 상태 전환]
지난번에 가람이 잠을 못 자게 했던 각성 상태에 대한 미션은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갱신된 것이었다. 수행해야 할 미션의 내용 중 두 개가 밝혀졌는데 그 중에 하나는 완료된 상태였다.
그렇게 나쁜 일, 좋은 일을 함께 겪으며 가람은 잉글랜드로 돌아왔고, 바로 몸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박지석 감독이 부여한 휴가에도 훈련장에 나온 것이었다.
삐이익!
제임스 플라워 수석 코치의 휘슬 소리와 함께 선수들은 포지션 훈련에 들어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박지석이 강이찬을 보며 말했다.
"가람이 몸상태는 어때?"
"상당히 피로가 쌓여 있어요. 지금 저렇게 훈련을 하고 있지만 몸에서 비명이 계속 지를 걸요. 게다가 시차 적응도 못하고 바로 왔잖아요. 이건 형이.. 아니 감독님이 말리셔야죠."
그렇게 강이찬이 박지석을 몰아붙이려고 할 때 박지석의 등 뒤에서 진한 눈매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잘생긴 사람이 대신 대답했다.
"이찬아! 너는 에이스의 숙명을 몰라. 지금 저기 임대나 이적해온 녀석들 봐라. 다 가람이 보고 있잖아. 가람이 친선 대회, 올림픽 경기에서 명성을 많이 쌓았지. 쟤네들은 가람이랑 같이 훈련하고 싶을 걸. 우리팀에 메시 같은 존재라는 거지."
"아.. 정한이형.."
"얌마! 여기서는 코치야."
"네에.. 안정한 코치님. 그래도 저는 선수들의 몸을 관리하는 팀닥터로서 말하는 겁니다. 아직 김가람 선수는 100%의 몸상태가 아니니까 훈련을 중단하고 회복 마사지를 받는 걸 건의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강이찬을 보며 박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 나도 가람이 훈련 시간이 길어져서 부상을 당하는 건 원하지 않으니.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게 보여주기 식은 이 정도면 된 것 같아."
"알겠습니다. 감독님. 그럼 저는 준비하러 갈게요."
그렇게 강이찬이 준비하기 위해 건물로 들어갔고, 안정한 코치를 보며 박지석이 입을 열었다.
"선배가 보기에는 어떠세요?"
"가람이?"
"네에."
"상당히 무리하고 있는 걸로 보여. 잠깐 대화를 나눠봤을 때는 멘탈은 괜찮은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결승전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것도 있고, 자신이 역습에서 밀리고 골을 먹혔다는 점에서는 내상이 좀 심하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아..사실 은메달만 딴 것도 대단한 건데 말이죠."
"그래. 하지만 공격수라는 놈들은 만족을 모르거든. 저러다가 자칫 잘못하면 슬럼프 올 수도 있다. 아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페이스는 천천히 올리면서 다른 선수들하고 따로 관리하는 게 좋아 보여."
"그렇게 하죠. 그 부분은 선배님께 맡길게요."
"그래. 그럴려고 나 영입한 거 아니겠냐? 공격 훈련 및 공격수 멘탈 관리~ 그리고 언제까지 선배라고 부를래. 이제는 코치라고 불러!"
"그럼 선배는 저한테 존댓말 쓰실 거예요?"
"에잉~ 관둬라. 그건 싫다. 선배로 불러라."
"아. 그리고 공식 자리에서는 영어로 소통하게 될 테니까요. 영어도 좀 공부해두세요."
"알았다. 아 선수 때보다 코치 생활이 더 힘들 것 같네. 괜히 왔나? 피곤해."
"하하하. 그럼 저는 구단주님 미팅 있어서 들어가 볼게요."
"그려. 나는 좀 보다가 가람이 데리고 이찬이한테 가야겠다. 나중에 보자."
그렇게 박지석과 안정한은 헤어진 후 안정한은 포지션 훈련을 하는 가람을 봤다.
뻐어엉!!
이번 시즌에 바르셀로나에서 임대로 온 안수 파티의 크로스를 받은 가람은 공의 퍼스트 터치가 좋지 않아 원하는 위치에 두지 못했는데 억지로 슈팅을 가지고 갔다.
하지만
퍼어엉~
가람이 찬 공은 딘 핸더슨에게 읽혔고, 골이 되지 못했다. 가람은 고개를 한번 저은 후에 다시 뒤로 돌아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슬럼프 상태에 돌입한 이유 때문인지 체력 뿐만 아니라 공을 다루는 센스나 슈팅까지 이전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은 없었다.
'훈련을 좀 하면 감각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이건 좀 가혹하네.'
떨어진 스탯이 패널티를 증명하듯 이전에 포인트를 올리기 전의 몸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 시켜주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U20 월드컵 시절과 챔피언쉽 시작 전의 능력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다시 자신의 차례가 되어서 공을 차려는 순간 가람은 크로스를 올리는 사람이 바뀐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가람아~ 이거 받아봐라."
뻐어엉!!
어느새 나타난 안정한은 크로스를 올렸고, 가람은 크로스를 보며 달리기 시작했다.
현역도 아니고 코치가 찬 크로스였지만, 크로스는 날카로웠고, 먼쪽 골대를 향한 크로스는 연결만 된다면 골키퍼는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곳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은 가람이 여태까지 자신들이 미디어를 통해 봤던 그 선수라면 충분히 연결해 골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타타타탓!
하지만 가람은 있는 힘을 다해 뛰었지만, 아쉽게도 공이 먼저 땅에 떨어졌다.
그래도 가람은 포기하지 않고, 떨어지는 공을 향해 달려들어 공을 잡았고, 딘 핸더슨과 1 대 1 찬스에서 침착하게 반대편 구석으로 슈팅해서 골을 성공 시킬 수 있었다.
"좋아! 잘했어. 오늘 가람이는 여기까지 훈련하는 걸로 하자. 그렇게 해도 되는 거죠? 수석 코치님?"
"아. 물론입니다."
이미 제임스 플라워 수석코치도 가람의 몸상태를 알고 있는 상황이라 흔쾌히 수락을 했다.
"저는 더 할 수 있습니다. 안정한 코치님."
"아니~ 너 멘탈은 아주 훌륭하고 칭찬하고 싶지만, 몸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어. 원래 너의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아까 땅에 떨어지기 전에 공을 잡을 수 있었거든. 내 말이 틀려?"
안정한이 아까 크로스를 강하게 찬 것도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걸 알게 된 가람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슈팅 능력 뿐만 아니라 다른 능력도 많이 떨어졌는데 몸싸움을 하면서 전반적인 능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체감하고 싶었지만, 안정한 코치까지 말리니 그만 하는 게 맞았다.
강승연의 시절에도 박지석 감독과 함께 코치 생활을 했던 안정한이었다.
안정한은 공격 코치로서 선수 시절에 가지고 있었던 감각과 훈련 방법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까지 선수들에게 세심하게 가르쳐주는 것에 능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들의 멘탈 관리를 잘해주었는데 박지석이 자리를 잡으면서 역시 안정한을 코치로 데리고 온 것이었다.
그런 안정한까지 말리고 있으니 더는 고집을 피울 수 없을 것이었다.
만약 여기서 더 한다고 고집을 피우면 저 괴팍하고 장난끼 많은 코치가 분명 옆에서 훈련을 방해할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코치님 지시에 따르도록 할게요."
"오케이~ 그럼 너는 나랑 회복실로 가는 걸로~"
안정한은 가람을 데리고 회복실로 향했고, 그 모습을 본 선수들 사이에서는 살짝 동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기성룡이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환기 시켰다.
"어제 올림픽에서 복귀해서 그래. 모두 포지션 훈련에 집중하도록 하자."
선수들은 다시 훈련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기성룡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가람의 등을 쳐다봤다.
"몸이 아주 무거워 죽겠지?"
"아니요.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괜히 무리하지 마. 그러다가 슬럼프 온다. 하긴 우리팀 에이스가 슬럼프에 빠지면 나는 바로 자유의 몸인가?"
"자유의 몸이요?"
"크크크. 사실 예전에 지석이가.. 아니 지석 감독님이 날 영입하려고 할 때 난 프리미어 리그 팀 정도는 돼야 코치 한다고 했거든. 그런데 이게 웬일? 챔피언쉽에서 좀 비비고 있을 줄 알았는데 바로 승격한 거지."
"하하하. 그렇군요."
"그래. 다 너 때문에 그런 거다. 그런데 네가 슬럼프에 빠져서 성적 안 나오면 나는 자유의 몸이 되는 거지. 어때? 이 코치님의 자유를 위해서 슬럼프에 빠질 생각은 없어?"
"죄송하지만 없습니다."
가람의 당찬 모습에 안정한은 정신적으로 가람이 문제 없다는 게 확실히 느꼈다.
그리고는 회복실 앞에 안정한은 가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여기까지고 나머지는 강이찬 팀닥터가 회복 마사지 해줄 거야. 올림픽 다녀와서 피곤해서 그런 거니까 몸 컨디션에 신경 쓰지 말고. 오히려 그런 거 신경 쓰다가 진짜 슬럼프 오니까 말이야. 마음 편히 먹어."
"감사합니다. 코치님."
그렇게 안정한의 배려를 받으며 회복실로 들어간 가람은 솔직히 자신과 상성이 별로 좋지 않게 느껴진 강이찬 팀닥터를 만날 수 있었다.
"김가람 선수. 기다리고 있었어요. 바로 눕도록 하세요."
가람은 바로 마사지 의자에 누웠고, 강이찬에게 몸을 맡겼다. 강이찬은 잠시 가람의 몸을 눌러보더니 입을 열었다.
"오늘은 좀 아플 겁니다. 혹사 당한 몸으로 훈련을 했으니 그만한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하세요."
"네에?"
가람의 대답이라고 할 수 없는 말이 나오는 순간에 강이찬은 바로 마사지에 들어갔다. 그리고
으아아아앗!!!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에 가람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고, 강이찬이 꼭 악기를 연주하듯 가람의 몸을 누르면 누를 수록 비명은 터져 나왔다.
그렇게 한동안 가람의 몸을 마사지하면 할 수록 강이찬의 표정은 굳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