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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46화 (147/319)

146화 20/21 프리미어 리그 첼시전[1]

삐이익 삑!!

“또 다시 주심의 휘슬이 울리면서 헤리 네쳐 선수가 쓰러집니다.”

해리 네쳐가 쓰러지자, 조르지뉴는 화가 덜 풀린 듯 쓰러진 해리 네쳐에게 뭐라고 쏘아붙였고, 그걸 본 주변의 동료들이 다급하게 조르지뉴를 말리기 시작했다.

“아. 이건 조르지뉴 선수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 같은데요. 카드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램파드 감독이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나와 선수들을 진정시키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중계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심은 옐로우 카드를 조르지뉴에게 건넸고, 조르지뉴는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리에서 벗어나자, 헤리 네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반 25분에 첼시가 고전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선더랜드의 수비가 생각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4-4-2 전술이 아니라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폭넓은 활동량으로 거의 중앙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하고, 올리비에 지루 선수는 2선 공격수 라인으로 내려와 연계를 하면서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더랜드입니다.”

“이번이 벌써 5번째 프리킥인데요. 세트피스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헤리 네쳐 선수의 거칠면서도 영리한 플레이에 첼시 선수들은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거든요. 이번 프리킥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해리 네쳐 선수입니다.”

삐익!

뻐어엉!

주심의 휘슬과 함께 해리 네쳐는 프리킥을 찼고, 공은 패널티 에어리어에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정확히 날아갔다.

수많은 선수들이 날아오는 공을 향해 경합을 벌였지만, 그 중에서 공중볼에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는 선수는 바로 지금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제일 나이 많은 86년생 동갑내기 선더랜드 듀오 공격수들이었다.

토오오옹!!

“올리비에 지루 선수! 수많은 선수들을 제치고 경합에서 이겨내 공을 따냅니다.”

올리비에 지루가 이마에 맞춘 공은 빈 공간으로 연결되었고, 그 공간을 마리오 만주키치가 미리 점유했고, 바로 떨어지는 공에 발을 가져다 대며 다이렉트 발리 슈팅을 때렸다.

뻐어어엉!!

마리오 만주키치가 찬 공은 살짝 높게 형성되기는 했지만 골대 상단 바로 밑을 노린 날카로운 슈팅이었고, 이 슈팅에 첼시의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는 어설프게 만세 자세를 취하며 막으려고 했지만 공은 그 양 팔 사이로 지나쳐갔다.

모두가 골이라고 생각할 때 그걸 부정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터어어엉!!

“마리오 만주키치의 슈팅이 골대 상단을 맞추고 그대로 골라인 아웃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늘 경기에 제일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첼시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지금 선더랜드의 스트라이커 듀오인 올리비에 지루 선수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빠른 발로 공격을 주도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정지된 상황의 세트피스에서는 그 어떤 팀의 공격진보다 무서운 모습을 충분히 보일 수 있거든요. 첼시의 램파드 감독은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할 겁니다.”

중계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에두아르 멘디 골키퍼는 볼보이에게 공을 받은 후 바로 전방을 향해 공을 길게 던졌고, 이미 대기하고 있던 티모 베르너가 공을 잡아 빠르게 역습하기 위해 뛰어 들어갔다.

타타타탓!!

“선더랜드!! 첼시의 역습을 조심해야 합니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지금까지 잘해왔던 경기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죠. 티모 베르너 선수의 속도는 상당히 위협적이거든요.”

티에리 앙리가 말하는 순간 이미 티모 베르너는 부스터라도 사용한 것처럼 순식간에 하프 라인을 돌파했고, 선더랜드의 수비진들은 티모 베르너를 감싸며 그를 압박하려고 했지만, 티모 베르너의 속도가 더 빨랐다.

“티모 베르너! 티모 베르너! 계속 치고 들어갑니다.”

“선더랜드의 수비진! 티모 베르너 선수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거든요. 첼시의 기회입니다.”

티모 베르너는 중계진이 말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선더랜드의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도달했고, 대부분 수비진들이 티모 베르너의 속도에 못 이겨 한 두 걸음 뒤따라 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만이 집요하게 티모 베르너를 쫓아왔고, 뒤에서 느껴지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압박에 티모 베르너는에 살짝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골대 정면에서 골대 왼쪽으로 방향을 튼 티모 베르너는 속도가 약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 짧은 틈에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겨우 따라잡아 티모 베르너의 슈팅 각도를 줄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티모 베르너가 앞서 있는 상황을 막아 설 수 있는 완벽한 수비 자세는 아니었고, 티모 베르너는 그 틈에 슈팅을 가지고 갔다.

뻐어어엉!!

“티모 베르너 선수의 슈팅!!”

티모 베르너 찬 공은 반대편 골대를 향해 휘어져 들어갔다.

하지만

파아앙!!

“딘 핸더슨의 선방!!”

“아!! 티모 베르너 선수의 슈팅이 아쉽습니다. 저기서는 저렇게 성급히 슈팅을 가지고 갈 게 아니라 한번 침착하게 수비를 제친 후에 완벽한 찬스를 가져갔으면 좋았을 텐데요.”

“아. 그건 티에리 앙리 해설자님이니까, 너무 쉽게 이야기 하시는 거 아닌가요?”

“하하하. 그런가요. 하지만 지금 첼시도 오랜만에 좋은 역습 찬스를 가지고 갔는데요. 그걸 마무리를 못하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아쉬워서 한 소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즌에 첼시에서 티모 베르너 선수에게 원하는 장면이 바로 시즌 첫 경기에서 나올 뻔했는데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렇습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는 선더랜드의 공으로 다시 시작 되겠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다시 진행되었고, 두 팀은 날카로운 공방전을 이어갔지만, 0대 0 스코어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전반전 경기를 어떻게 보셨나요?”

“오늘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사실 첼시가 훨씬 우세한 경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경기가 진행되고 보니 선더랜드가 왜 지난 시즌에 챔피언쉽에서 무패 우승을 할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선더랜드는 높은 수비 조직력과 수비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건 강팀을 상대로, 심지어 그 강팀의 홈에서 경기하는데 절대 기가 죽지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풀어나간다는 점이죠.”

“어째서 그 점이 인상 깊다고 말씀하시는 건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플레이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건 팀 스스로 자신들의 플레이에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건 약팀들이 가지기 힘든 자질이죠. 경기를 하면 할수록 흔들리게 되고, 그 흔들림이 안 좋은 결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더랜드의 플레이에서는 그런 점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흡사 꼭 디펜딩 챔피언 팀이 자신의 플레이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들었습니다.”

“그렇군요. 티에리 앙리 해설자님께서 상당히 선더랜드를 좋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그게 혹시 첼시가 아스날의 라이벌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시고 계신 건 아닌가요?”

“하하하.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 있다고 하기에는 선더랜드의 플레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럼 후반전에 양 팀은 어떤 플레이를 통해서 결과를 만들면 좋을까요?”

“우선 첼시는 많은 기회를 만들지 못했는데요. 전반에 한 차례 나왔던 티모 베르너 선수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처럼 많은 기회를 만들어 골을 노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첼시에게 역습을 이용하라는 점은 선더랜드의 수비가 튼튼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맞나요?”

“맞습니다. 선더랜드의 수비.. 오늘 한 경기이지만, 이 정도의 수비 조직력과 협력 수비라면 중위권 아니 상위권도 노려볼 만 할 것 같습니다.”

“경기 한 경기만 치렀는데 이렇게 벌써 리그 결과를 말씀하시다니 살짝 놀랍습니다. 그렇다면 선더랜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더랜드는 지금 해리 네쳐 선수나 기성룡 선수의 롱패스를 이용해서 공격을 만들어가지만 이게 확실하게 마무리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쉽습니다. 솔직히 올리비에 지루 선수나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지금 전성기 시절만큼 골 마무리 능력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팀의 에이스인 김가람 선수가 투입돼서 마무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럼 저희는 잠시 광고가 나간 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마틴 테일러의 말과 함께 광고가 나갔다. 티에리 앙리는 정리를 하듯 종이에 무언가 적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마틴 테일러가 의아한 듯 물었다.

“뭐 적는 거야?”

“아. 이거요? 그냥 버릇인데요. 양 팀 유효 슈팅과 공격 패턴에 대해서 머릿속에 기억한 걸 적어두었어요.”

“이거 열정이 대단한 걸.”

“하하하. 아니에요. 해설하게 된 거 확실히 해야죠.”

“그래서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될 것 같아?”

“경기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에이 그건 중계용 멘트고 사심을 담아서 말해봐.”

“하하하. 블루스 녀석들이 이기는 걸 보고 싶지 않다는 게 제 마음이죠. 아무래도 저는 거너스니까요.”

“하하하. 역시 해설이 되어도 다 이렇다니까. 개리 리네커도, 개리 네빌도, 제이미 캐러거도 선수 시절처럼 라이벌 팀을 경계한다니까. 하긴 그래서 팬들이 좋아하는 걸 수도 있고. 그래서 선더랜드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야?”

마틴 테일러의 말에 티에리 앙리는 아까 종이에 쓴 유효 슈팅 개수를 보여주었다.

“첼시는 유효 슈팅 2개, 선더랜드는 4개예요. 심지어 그중에 마리오 만주키치가 골대를 맞춘 것도 있죠.”

“에이~ 유효 슈팅이 중요한 건가? 골이 중요하지.”

“그렇게 보실 수도 있지만, 저는 유효 슈팅을 가져가기 위한 흐름, 패스의 줄기가 훨씬 깔끔해요.”

“패스? 하긴 생각해 보니까 오늘 중앙 미드필더로 나와서 파울 많이 이끌어낸 선수가 하나 있었지. 그 친구가 좋은 패스를 뿌리는 것 같던데 이름이 뭐였더라?”

“해리 네쳐요. 그리고 기성룡 선수도 좋아요. 이전에 스완지 시절에도 좋은 패스를 뿌렸던 선수였는데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플레이에서 완숙함까지 느껴져요. 해리 네쳐 선수가 급하게 경기를 조율할 것 같으면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걸어주었어요.”

“호오. 이런 말을 중계 때 했어야지. 지금 사석에서 하면 어떻게 하나?”

“하하하. 그런가요? 하지만 선더랜드도 마무리가 되지 않는 게 아쉽네요.”

그렇게 어느새 하프 타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는 순간 한 선수가 터치 라인 앞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기장에 관중 특히 선더랜드 진영에서 큰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 환호성에 카메라들은 누구를 비춰야 하는지 순간 당황하다가 결국 환호성의 주인공은 찾을 수 있었다.

그 선수는 바로 선더랜드의 등번호 32번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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